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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6 15:22:21
Name TORCS
Subject [일반] 애국심
맹목적 애국심을 혐오하는 입장에서 나는 오히려 역사교육의 위험성을 두려워한다.
많은 이들이 국사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지만. 난 함부로 그렇게 얘기하지 못한다.
국사가 범인류적으로 객관적으로 정리가 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내 나라의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좋은 기준이 되겠지만 주관적으로 왜곡된
국사는 자칫 배타적 민족주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건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는
광기의 파시즘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순수하게 지적 호기심에 역사 이야기를 즐겨보는 편이다.
어제 Arata님께서 을사오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올려놓으셨길래
흥미롭게 읽었다.
고종 임금은 끝까지 나라의 주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의
집요한 협박과 위협때문에 그 의견을 대신들에게 양도한다.
이렇게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8명의 정무대신중 이완용을 포함한 5명이
주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게 된다. 이게 바로 을사조약이며 이 다섯을
을사오적이라 일컫게 된다.

난 내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나라를 사랑하지만
또 국가대표간 경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내 나라를 응원하게 되지만
그건 보편적 인류애가 준수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다.
내 동생이 다른 아이와 싸우게 되면 난 일단 내 동생 편을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동생이 부당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하면 자리를 바꿔 난 내
동생의 반대쪽에 서야 한다. 괴로워도 그것이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자의 댓가이다.

애국심이 배제된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본 을사오적.
내가 일본인들의 협박과 회유에 맞닥뜨린 저 8명의 정무대신중 하나라면.
나는. 애국심 따위는 관심없는 나는 을사오적처럼 나라를 파는 입장에 동조하는게 맞을까?
자신의 모든걸 버려가며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자들은 낭만주의에 허우적거리는 바보인가?
매국. 그에 대한 결론은. 아니다.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그것은 애국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가치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침략국이고. 그에 동조하여 나라를 파는 행위는 그 침략에 동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핍박을 견디고 부귀영화의 유혹을 이겨야 한다. 내가 그럴 수 있는 그릇인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지만. 나는 꼭 그러하고 싶다. 애국심이 없이도 나는 내 나라를
팔지 않겠다는 논리인 것이다.

무조건. 이란 말은 낭만적으로 들려도 무척 위험하다.
무조건. 내 가족, 내 고장, 내 나라를 위하겠다란 의지는 자칫 보수우익의 폭력이 될 위험이 있다.
그것을 초월하여 보편적 양심과 질서를 헤아리고. 그 다음 내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어야 한다. 그저 내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면
그건 짐승에 다름 아니다. 스스로 정의롭다고 믿는 어리석기까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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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포스
10/06/16 15:25
수정 아이콘
한국에 애국심이 제대로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온통 개인주의에 자기잘났다라고 떠드는 사람밖에 없는것 같은데..
밀가리
10/06/16 15:59
수정 아이콘
이영도씨가 말하길 애국심은 자신의 나라가 남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믿는 종교 라고 했지요.

해외에 나가서 그 나라 학생들이 받는 역사교육을 직접 받아보니 확실히 글쓴 분과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츄츄다이어리
10/06/16 16:06
수정 아이콘
애국심은 그렇다 쳐도 민족주의는 정말 버렸으면 좋겠어요. 저희 대학교만 해도 민족XX 운운하는데,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밀가리
10/06/16 16:14
수정 아이콘
언론도 우리나라의 이런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아주 잘 이용해먹고 있습니다.
http://news.nate.com/view/20100616n12132

이 기사보시죠. 지금 톱1기사인데 베스트 댓글까지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그나마 젊은이들이 많고 진보성향이 강한 nate이니 할말도 없습니다.) 더 재미있는건 어제 현 중국국가대표 감독이 한국에게 배울점이 많다고 인터뷰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극적인 기사만 헤드라인으로 내보내는거죠.
10/06/16 16:55
수정 아이콘
애국은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독도 얘기나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돈키호테의 꿈
10/06/16 17:24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애국심이라는 것이 계급의식을 가리는 도구로 많이 이용된다는 부분에서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라는 틀을 통해서 나라 전체의 구성원이 하나의 공동운명체인양 묶어서 이야기되지만,
사실 이건희 회장과 일용직 노동자가 공동운명체일 수는 없거든요.
근데 애국심은, 쇼비니즘은 이런 걸 가려 버립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도 어쩌면 그 하나일지도....
10/06/16 18:14
수정 아이콘
독도에 관해서는 국토에 대한 자존이나 중요한 해산 자원을 위해서라도 우리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만..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동해 주장입니다.

동해는 세계 모든 나라 중 오직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봤을 때만 동해죠..
다른 나라에서는 동해라고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일본 입장에서는 이를 서해라고 부르면 몰라도 동해는 전혀...)
차라리 한국해라고 주장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동해 주장을 위해서 뉴욕타임즈니 뭐니 돈내고 광고하는 것은...내돈이 아니지만 아까워요 솔직히..
10/06/16 21:08
수정 아이콘
애국심이나, 단결력을 강화시키는 사회 문화, 군대문화는 모두 조직이란 특성때문에 생기는데,
조직이란게 필요한거지만, 약점이나 잘못 운용될 경우 허점도 있어서, 마치 민주주의의 약점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다수가 소수/개인을 억압하는 차별문제와 다수의 선택이 합리적이라거나 옳은 결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확률적으로 더 높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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