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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28 18:19:07
Name nickyo
Subject [일반] nickyo의 고전! 옛날 이야기 3탄 - 동물원 (재일교포분의 공연작)
이번 이야기는 재일교포 3세이자, 일본의 저명한 이야기꾼 가문, 오사카의 쇼후쿠테이가에서 습명을 사사받은 재일 한국인 '쇼후쿠테이 긴페이'씨가 공연하는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긴페이씨는 몇 번 한국에 와서도 라쿠고 공연을 하셨었지요. 한국어 라쿠고와 일본어 라쿠고를 동시에 하시며, 생소한 1인극임에도 불구 한국의 공연도 굉장히 큰 호응을 받은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에-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늦게나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겨울은 매우 추웠습니다만 그다지 나쁜 일도 없는 정말 기분 좋은 새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동계올림픽도 정말 재밌었구요.

우리나라는 석유가 없는 덕분에, 공기도 맑고, 자동차도 적고, 조용하며 왠지 기분도 차분해지는군요. 이런 날엔 내 돈을 훔쳐갔던 도둑놈이 다시 찾아와 돈을 돌려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아, 정말 좋은 세상이구나 라고 느낍니다. 호랑이해인 올해가 기분 좋습니다. 매년 새해에 신문과 잡지에 '오늘의 운세'가 게재되고 있습니다, 용이나 호랑이해는 경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용맹한 동물이기 때문이지요. 호랑이가 새해 첫 날부터 TV에 나오고 있습니다만, 호랑이해인 새해는 왠지 기분 좋은 느낌입니다. 같은 십이지라도 뱀띠해의 정월은 그다지 좋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뱀의 해가 오면 어떻게 할거냐고 하신다면, 그건 그 때 일이니까 오늘은 넘어갑시다. 어쨌든, 이렇게 공연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그럼 신년을 맞아 십이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요새에는 지하철을 타고 우에노에만 가도 멋진 동물들을 실컷 볼수 있지요. 호랑이, 사자, 말, 하마, 사슴, 기린, 팬더, 곰, 용, 봉황등등..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동물원의 진귀한 동물들은 그야말로 진귀하여. 사람들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동물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잘 몰랐더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커다란 트럭 몇대에 동물 우리를 넣고 다니며 이동동물원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지요.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이동동물원이 올 때나 되야 이게 호랑이구나, 사자구나 하며 끄덕거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오사카의 호랑이는 담배를 핀다 하고, 도쿄의 호랑이는 때가 타서 까맣다고 했지요. 아니 심지어, 삿포로의 호랑이는 추워서 털옷을 입고 , 저 남쪽 큐슈의 호랑이는 더워서 팔가죽을 싹둑 잘라내니 사람팔마냥 곱고 하얗다고 했으니,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아저씨: 이쪽으로 와.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응? 인사도 하지 않고.

청 년: 아, 안뇽하세요?

아저씨: 이상한 인사네. 잠깐 앉을래? 어제 너의 어머니를 만났는데 뭔가 불평이 많으시더군. 아직도 놀고 있는 거냐? 어디서 일하더라도 너는 3개월을 못 버티다니. 무슨 이유냐? 음. 그렇게 살아서는 안돼. 잘 참지 못하는 인간은 안 된다구. 24살이나 되어서..

청 년: 누가 스물네 살이야?

아저씨: 스물 셋이었나?

청년: 스물다섯이라고.

아저씨: 그래, 그걸 자랑이라고 뻐기는 놈은 너밖에 없을 거다. 왜 너는 끈기가 없는 거냐?

청년: 있잖아, 나라는 인간은 말이야. 뭔가 열심히 해낼 자신이 있다구.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이 있고, 안 맞는 것도 있잖아. 그래서 말인데, 지금 나에게 맞는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아저씨: 자신에게 맞는 일이라... 어떤 일을 하고 싶은건데?

청년: 보다시피 나는 몸이 좀 부실해서, 힘쓰는 일은 잘 못해.

아저씨: 너에게 항만 노동자 같은 일을 시키는 것도 무리일 것 같은데.

청년: 게다가 나는 말주변이 없는 놈이라서. 그래서 말이지 나는 세일즈맨이나 외교관 이라든지 그런 일은 거저 줘도 좀 그렇고.

아저씨: 쓸데없는 소리 참 잘도 떠드는구나.

청년: 게다가 아침에 말이야... 졸려서 나는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구.

아저씨: 잠깐만, 일하는 사람이 당연히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는건데 졸려서 일을 못하겠다고?

청년: 아침 6시에 일어난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싫은 일인 줄 알아? 나는 말이지, 항상 눈을 뜨면 오후 2시정도라고.

아저씨: 네놈은 정말 게으른 녀석이군. 그렇다면 너는 어떤 일자리가 생겨야 열심히 일할 수가 있는데?

청년: 음... 내 희망을 말하자면 그게 말이지.

아저씨: 희망이란 주제넘은 말은 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말만 해보시지.

청년: 있잖아, 아침 10시 정도부터 슬슬 할 수 있는 일이 좋겠어.

아저씨: 아침 10시? 이거 원, 참. 어쨌든, 그리고?

청년: 음, 그래. 힘쓰는 일도 아니고, 힘들고 책임이 따르는 일도 아니고, 사람들과 대면 하는 일도 아닌... 그런 일 없을까? 그리고 졸리면 낮잠도 자고... 그럭저럭 4시정도 되면 일이 끝나는 그런 일 말이야. 많이는 필요 없지만, 하루에 1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저씨: 뭐? 힘쓰지 않고 머리도 안쓰고 사람도 안만나는데 10만원? 꿈같은 소릴... 그런게 있으면 내가 할거야.

청년: 그래? 그렇다면 5만원 정도라도..

아저씨: 흠, 그래. 5만원 정도라면 내가 아는 곳이 있지. 정말 그런 곳이 있다면 갈 꺼야?

청년: 정말 있어? 있어?

아저씨: 정말 있다면 갈 꺼야?

청년: 갈 건지 안 갈 건지는 일단 해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나 저나 있어?

아저씨: 사실은 내 친구가 사람을 하나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을 해왔는데. 동물원인데.

청년: 아, 텐노지에 있는?

아저씨: 그렇게 좋은 곳이 아니라. 동물원이 없는 시골 같은 곳에 신기한 동물을 데리고 가서 보여 주는 '이동 동물원' 이라는 거야. 몰라? 들어본 적은 있을텐데.

청년: 아, 들어본 것 같아. 이동 동물원. 코끼리나 기린같은 동물들을 옮겨서 보여주는 일이겠네?

아저씨: 아니야, 그런 무거운 동물들은 옮기기 힘들기 때문에 잘 안 데리고 다니지.

청년: 하마는?

아저씨: 하마 같은 동물은 물속에서 살잖아. 손이 많이 가는 동물은 없어.

청년: 그럼 뭐가 있는데?

아저씨: 뭐 그다지 멋진 동물들은 없지만 말이야. 뭐 사슴정도? 원숭이나 개 같은거.

청년: 개?.... 그게 무슨 동물원이야?

아저씨: 음 별로 좋은 동물원은 아니지. 아마 큰 뱀 정도는 있을 걸? 그나저나 사람 시선을 끄는 인기 있는 동물이 없으면 안 되는데 말이야. 호랑이나 사자같은.

청년: 그렇지. 그렇다면 조금은 동물원다울 텐데.

아저씨: 그 정도쯤 있어야 사람들도 많이 몰리고, 아이들이 보러 올 텐데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호랑이가 요즘 들어 자주 죽어버린다는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잖아? 이렇게 가죽을 벗겨내고 나서, 어떤 남자가 생각해 낸 것이 있는데 말이야. 어차피 호랑이나 사자나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람들이 모를테니까, 누군가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호랑이 우리 안에서 어슬렁대면, 모두들 깜빡 속아버린데. 그래서 말인데, 그 우리 안에 들어갈 사람을 한명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청년: 뭐라구?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어디 있어?

아저씨: 물론, 나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으리라고는 나도 미처 몰랐지. 이 일을 해보는 게 어때?

청년: 누구? 누구?

아저씨: 너 말고 누가 있어?

청년: 싫어...나는.

아저씨: 너 아까 한다고 말했잖아.

청년: 아니야. 조건이 있었잖아. 아침 열시쯤에 일 시작한다고.

아저씨: 열시 정도에 와도 괜찮아. 동물원은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지 않는 다구. 그러니까 10시정도에 문을 열면 되고.

청년: 아니, 그게... 힘을 쓰는 일이잖아.

아저씨: 힘쓸 필요 없어. 물건을 들거나 특별히 하는 일도 없다구. 그냥 호랑이 가죽만 뒤집어 쓰고있으면 된다니까.

청년: 그런 어려운 일을....

아저씨: 전혀 어렵지 않아. 호랑이 우리 안에 들어가 있기만 하면 된다니깐. 어려울 일 하나도 없다구.

청년: 그건 그렇지만... 나는 말주변이 없어서.

아저씨: 호랑이는 말을 하면 안 되니까, 말주변이 없는 편이 더 나아. 그냥 아무렇게나 떠들어대면 돼. 점심이 지나면 맛있는 밥도 먹을 수 있을걸? 그리고 점심 때 부터는 그냥 빈둥거리면서 어슬렁대기만 하면 돼. 졸리면 낮잠도 잘 수 있고, 4시가 지나면 동물원이 문을 닫는데다가 하루에 5만원이나 벌 수 있으니까, 해봐.

청년: 흠...생각해보니, 좋은 것 같기도 하네.

아저씨: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좋다니깐. 이거 봐. 누가 너한테 5만원이나 되는 돈을 주겠냐?

청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

아저씨: 제정신으로? 사람 값도 못하는 주제에. 누가 너한테 5만원이나 줄 것 같냐?

청년: 그건 그렇지만. 누가 나한테 "너 요즘 뭐하고 지내냐?"라고 물었을 때, "호랑이 탈을 뒤집어쓰고 호랑이 역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어떻게 말해? 그렇게 대답할 면목이 없다구. 모두들 나를 바보 취급 할텐데.

아저씨: 그래? 그래 관둬. 관두라고. 네가 불쌍해서 소개해주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건데. 너에게 무리하게 부탁하지 않아도 이 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엄청 많다구. 누가 너한테... 아니, 그만두자.

청년: 그렇게 화내지 마. 아저씨는 내가 이 일을 하도록 설득하려고 하잖아.

아저씨: 내가 이 일을 하도록 설득한다고 해서 일할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단지 너의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그런거야. 네가 어쨌든 성실하게 돈을 벌면 너희 부모님들은 안심하실 것 아니냐? 네가 싫다고 말해도 강제로 시켜볼 생각으로 벌써 소개장도 써 두었어. 음..., 여기에 장소랑 일할 순서도 써 두었어. 일할 장소가 바로 여기야. 조금 복잡하기는 해도 이걸 가지고 가면 '이케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 그 사람에게 말하면 그쪽에서 알아서 해 줄거야. 열심히 한번 해봐.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가보도록 해.

청년: 에엣? 그렇게까지...

해설: 한심한 남자는 종이에 적힌 주소대로 전차를 타고, 버스로 갈아타고서야 겨우 동물원에 도착했습니다.

이케다: 아아, 제가 이케다입니다만, 당신이 그 오사카에서 오신? 드디어 와 주셨군요. 제 시간에 도착하셔서 다행입니다. 이제 곧 손님들이 몰려들어 올 텐데, 아직 호랑이가 안 왔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빨리 호랑이 가죽을 입고 우리로 들어가세요. 당신인지 알아볼 사람은 일본에 한명도 없을 겁니다. 뭐, 무지 넓은 세상이다 보니 한사람 정도는 있을지 몰라도, 괜찮을 거에요.

청년: 그런 요상한 말씀은 뭐지요? 저는 정말 열심히 일할 생각으로 온 건데요.

이케다: 어이! 얼른 호랑이 가죽 가져오게. 저 사람은 우리 삼촌인데, 저 사람이 당신에게 호랑이 역할을 물려줄 거에요. 어이! 여기야 여기. 여기로 가져와. 그런데 당신, 지금까지 호랑이 역할 해 본 경험은 있나요?

청년: ....이런 일 물론 해 본적 없어요. 호랑이 경험 따위 있을 리가 없잖아요. 경험이 없으면 안 되는 건가요?

이케다: 아니, 아니에요. 경험이 있거나 없거나 일은 마찬가지에요. 옷 좀 벗고 이 호랑이 가죽을 입어보세요. 전부 벗구요.

청년: 아...발을 이렇게 집어넣고... 뭐야? 작업복 같네? 큰 호랑이였나 보군. 그리고 머리를, ...음 머리를 이렇게 하고, 손은 이렇게 넣고, 그렇군. 딱 맞나? 엣? 배부분이 지퍼로 되어있네? 아, 헤헤헤 어떻습니까? 잘 어울리나요?

이케다: 우와, 잘 어울립니다만. 호랑이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어떡합니까? 네 다리로 서 보세요. 모양새가 좀 어색한데. 어쨌든 이제 곧 손님들이 슬슬 들어 올테니깐 우리 안에 들어가세요. 이제부터 기어 다니도록 하구요. 지금은 서서 걸어 다녀도 됩니다만. 자, 자, 이 안으로 들어가세요 이 안으로.

청년: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이케다: 먼저라니? 아무도 거기에 들어가지 않아요. 당신 혼자 들어가는 겁니다.

청년: 혼자란 말입니까?

이케다: 당연하죠.

청년: 혼자면 너무 심심한데... 암놈 호랑이는 없나요?

이케다: 그런 게 있을리 있겠어요? 아무 말 말고 들어가세요. ....(철컥)

청년: 아니, 당신 그렇게 큰 자물쇠를 채우다니. 설마 내가 도망이라도 가 버릴까봐 그런거에요? 열어두세요. 내가 그리 못미더우신가?

이케다: 아니에요. 자물쇠를 확실히 잠가 두면, 보는 사람들이 정말 호랑이라고 믿어버리지 않겠어요? 당신이 호랑이가 된 이상, 확실하게 호랑이처럼 보여야지요. 호랑이가 우리 안에서 팔짱끼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다면 어떡하겠어요? 호랑이는 좁은 우리 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어슬렁 어슬렁거려야 합니다. 벌떡 일어서면 절대 안 됩니다. 보통 걸음걸이와는 다르게 해야 되요. 발과 머리를 반대로 하면서 걷지 않으면 호랑이 느낌이 나지 않아요. 이쪽으로 와보세요.... 머리를 이쪽으로 향하고, 발은 이렇게. 이런 모양으로... 이렇게.

청년: 우하하하! 정말 잘하네요. 당신이 하면 어때요?

이케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고. 당신은 아무래도 너무 폼이 안나는 걸? 가능한 한 옆으로 누워보세요. 그편이 나을 것 같은데.

청년: 앗, 이케다씨.

이케다: 왜 그러세요?

청년: 저기... 담배 좀 피우면 안될까요?

이케다: 농담하시는 겁니까? 호랑이가 우리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본 적이 있으세요? 담배는 참아주세요.

청년: 에잇, 그게 참 괴롭네. 아 , 이케다씨

이케다: 이번엔 또 뭡니까?

청년: 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호랑이는 소변볼 때, 한쪽 발을 들고 봅니까?

이케다: 나 참....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소변을 볼 생각을 하다니. 저 뒤쪽에 바위 굴 비슷한 것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거기서 사람들 몰래 일을 해결하세요. 먹이도 거기에 넣어줄 테니까.

청년: 먹이? ...잠깐잠깐. 이케다씨. 잠깐만요. 먹이라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설마 토끼나 생고기 같은 것은 아니겠죠?

이케다: 누가 그런 것을 넣어주겠습니까? 물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을 줄 테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지금 손님들이 들어오고 있으니까, 조용히 하시고.

청년: 예~. 우와, 사람들이 들어왔네. 뭐야? 아이들뿐이잖아. 하긴 어른들은 이런 걸 보러 오지 않겠지? 흠흠. 어? 뭐야? 호랑이가 무섭다고? 무슨 소릴... 내가 뭐가 무섭다구... 너희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섭겠지? 푸히히히... 어? 저건 사자 우리잖아? 사자가 이쪽을 보고 이상야릇한 얼굴을 하고있네. '오늘 호랑이는 조금 이상하구나...'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지? 후후. 이 어린이,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을 가지고 있네. 그러고 보니 나도 배가 고픈데. 나 빵좀 줘...,야, 나 빵 좀 달라니까?

어린이: 엄마, 저 호랑이가 빵 좀 달라고 하는데?

엄마: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디있니? 호랑이가 빵을 먹을 리가 있겠어? 호랑이는 고기를 먹는단다.

어린이: 이상하다. 빵을 달라고 말했는데? .....좀 줘볼까?

청년: 고마워. 아무래도 이걸 입고 먹긴 좀 힘들군..

어린이: 엄마, 이 호랑이가 방금 빵을 잡았어요.

엄마: 뭐? 참 별난 호랑이네 이 호랑이는..

청년: 아이구, 잘못하면 빵먹다가 뒤집어 쓴 가죽이 벗겨지겠다. 뭐야? 저 아이는 또 엄청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네? 어이쿠! 나한테 돌까지 던지잖아! 나쁜녀석이군.. 여기서 돌을 맞고 도망갈 곳도 없네.  어흥~~~ 어흥~~~~ 우하하하!! 깜짝 놀라서 도망가 버리네. 그런데 지금 장내 마이크에서 뭐라고 떠들어 대는거지?

사회: 손님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호랑이 우리 앞으로 모여주십시오. 호랑이 우리로 모여주십시오. 지금부터 쇼가 시작됩니다.

청년: 뭐가 시작 된다구? 어이, 저거 말이지... 싫은데, 그런 거 하기 정말 싫은데...

사회: 에, 오늘 와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부터 이동 동물원이 오늘 여러분께 특별 서비스를 보여드리고자, 맹수 쇼를 거행하고자 합니다. 저 쪽에 있는 사자우리를 여기 호랑이 우리 쪽으로 옮기겠습니다. 저 우리 안의 사자를 호랑이 우리 속으로 넣어볼까요? 호랑이와 사자의 일대일 승부! 밀림의 왕자라고 불리는 사자와 백수의 왕인 호랑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투, 격투가 전개되는, 손에 땀을 쥐는 맹수 쇼-!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청년: 뭐야? 이런게 어디있어?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5만원, 너무 싸잖아! 역시 5만원은 말도 안된다고. 정말 쇼를 할 생각은 아니겠지? 어? 정말로 사자가 들어왔네!! 어이, 저...저쪽으로 가! 들어오면 안돼!! 저쪽으로 가라구!! 으악!!어떡하지 !!!

어린이: 엄마, 이 호랑이는 너무 약한가봐.

엄마: 정말 약하구나. 빵을 먹는 호랑이가 강할 리가 없지. 저것 봐. 부들부들 떨고 있네?

손님1: 저것 봐. 백수의 왕도 밀림의 왕자앞에서는 꼼짝 못하는데?

손님2: 그래그래. 호랑이 따위가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사자 앞에 서니 꼼짝을 못하는 군. 봐봐. 사자가 갈기를 휘둘러대니까 호랑이가 구석으로 가서 쭈그리고 있잖아. 어이!! 호랑이!! 달려 들어봐~!

청년: 어떡하지? 너희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지. 이게 달려든다고 해결될 일이냐? 아, 드디어 내 옆으로 왔다 옆..옆으로 왔어. 저..저쪽으로 가. 가라구 제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부처님 공자님 예수님 사자님 제발 ...

해설: 염불을 외우며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다. 사자는 으르렁으르렁 하며 호랑이 옆으로 다가와서 호랑이 귀에 입을 가져가고는,













사 자: 걱정마. 나도 5만원으로 고용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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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조회수 200..

이렇게까지 인기가 없다니...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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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사라비
10/02/28 20:15
수정 아이콘
흐흐... 미묘한 유머 코드네요
사실좀괜찮은
10/02/28 20:45
수정 아이콘
흠... 이 만담은 이규정씨가 1985년에 쓴 '껍질과 알맹이'와 거의 비슷한 내용이군요. 마지막 묘사는 거의 동일하고... 어느쪽이 먼저 쓴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초보저그
10/03/01 13:06
수정 아이콘
라쿠고가 좀 마이너하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노래, 아이돌 등 웬만한 일본문화가 우리나라에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고, 그분들이 자막을 열심히 만들어주시는 덕분에 일본어를 못하더라고 웬만큼 즐기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자이, 게닌, 꽁트 쪽으로 가면 즐기는 층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자막도 아이돌 나오는 버라이어티이나 몇몇 유명한 프로그램이 아니면 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서 라쿠고를 즐기는 한국인이라면 좀 과장해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을 것 같습니다.

저도 스베라나이하나시에서 라쿠고 스승 이야기가 나와서 라쿠고가 무엇일까 상당히 궁금했었는데, nickyo님 글 덕분에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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