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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14 12:40:35
Name 베스킨라
Subject [일반] 5년간의 연애, 그리고 헤어짐. 제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
안녕하세요. 눈팅만 7년째인,

오늘 떡국을 먹어 1살을 더먹었으니 이제 진짜 26살이된 85년생 대한 청년입니다.

대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피지알 사이트를 알게되고 참 다양하고 대단한 분들이 많고,

멋지고 유익한 글들을 보며 참 감탄도 많이 하며 인터넷 키면 피지알부터 접속해 눈팅해왔습니다. ^^


설연휴인데 기분도 꿀꿀하기도 해서 평소처럼 피지알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으로

5년 넘게 연애해온 여자친구와의 이별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처음으로 라이트 버튼을 눌렀습니다.

저와 그녀와의 이야기는 제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피아노를 전공하고자 예고에 진학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 온

친구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년동안 학급 서기를 해서 수시로 교무실을 드나드는데..우연히 보고..

제가 다니는 시골 학교로도 전학을 오나 싶어 신기해 하였지만..이후 제가 이렇게 좋아하게 될줄 몰랐죠..

처음으로 고3때 서로 인사하기 시작했고..그때 제가 다른 친구와 교재를 1년 안되게 하고 있었죠.

그녀가 저를 좋아한다고 우연히 듣고..그녀가 접근할려고 하면 참 멀리하고 모질게 했었죠.

고등학교에서 나름 기대주였던 저는 수능을 망치고 옆 지역 국립대에 진학하게 되고

교재하던 친구와는 이별하게 되었지만...그녀와는 제 불알친구들과 끼리끼리 어울리며 자주 보고 연락하게 됐죠.

친구들과 놀러 등산을 갔다가 내려오면서 그녀에게 마음이 가게되어 사귀기 시작했고..

다른 지역 사립4년제 음대에 다니던 그녀와 장거리 주말 연애를 하면서 서투른 연애를 하며,

그녀에게 상처를 많이 줬고 그녀는 절 떠나려 했지만 계속 제가 잘해주겠다며 붙잡았죠.

저는 대학교를 다니며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멋지게 군생활을 해보고 싶어 ROTC를 지원했고,

그녀는 졸업장을 더 좋은 곳에서 받고 싶어 제가 다니던 학교로 편입하게되었죠.

대학 생활을 CC로 하며 데이트도 많이 하고 여러 곳에도 놀러를 다니고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그녀는 대학교 꼬마아이들 가르치는 프로그램 강사와 학원 강사를 하며 돈을 벌고..

저는 군에 들어와 직장생활을 시작했죠.

처음 1년 동안은 서로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그리워하며 휴가때는 불알친구들에게도 연락도 안하고

그녀하고만 보내고 헤어질때는 너무나 아쉬워 하며 너무나 서로를 좋아해주었죠.

제가 있는 부산으로 한달에 한번씩 주말에도 놀러와 데이트도 행복하게 했고...

휴가때는 제주도, 스키장, 스파, 해수욕장 안가본곳 없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었죠..

바쁜 일들로 평일엔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일 때문에 연락 불통이고..퇴근해도 스트레스와 체력 소진으로 지친 몸으로

상대를 잘 해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했는데..많이 힘들어 하더군요..

그래서 작년 중순부터 제가 군복무 마치는 것을 기다리기 힘들어하며, 외롭다고 하여,,

틈틈히 만나 달래주고 어렵게 연애를 이어갔지만....

이번 1월 중순 휴가를 나가 만났는데...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군 복무를 마칠때까지 헤어져 있자며, 지금까지 나만 바라봐온 자기 청춘이 아쉽다며,

다른 여러 남자들과 만나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하더군요.

그리고 이미 얼마전 어떤 남자로부터 헌팅을 받고 한번이지만 만나보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굳게 마음을 먹은 그녀를 잘 설득했고 다시 되돌릴수 있었지만 괜한 자존심과 객기에...

마지막에는 저도 그렇게 하자고..수긍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고...

저는 힘든 시간을 보내며...어떻게든 그녀 마음을 돌리고 싶어 찾아가기도 했지만 만나주질 않았고

연락조차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낙심하고 있던 저는 우연히 그녀의 미니홈피 아이디로 접속하게 하게됐고..

저랑 헤어지기 전에 보냈던 그 만났다는 남자와 메시지 기록을 보게 되어 마음이 심란해져..

어제 끊겼던 연락을 시도했고 문자로 답신은 해주지만 쌀쌀맞게 대꾸하는 그녀의 마음에서 이미 저는 보낸 사람이더군요.

그렇게 '다신 보지 말자..다른 여자 만나 행복해라' 라고 하는 그녀의 헤어짐을 통보 받았습니다.


5년 넘은 시간 동안 정말 저만 바라보고, 우릴 위해서만 생각하며 제 휴가때는 어디 어디 가자고 졸라대던,

애교 많던 이쁘장한 그 친구가 제 곁을 이렇게 차갑게 떠나려 한다는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군요.

내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일 이외에는 그녀 생각밖에 안했던 제가 너무 초라해지고..

세상을 사는데...나침반을 잃어버린 것처럼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마음조차 허전해서 밥 먹거나 어떤 것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어지고...마음이 심란하니 힘드네요.

지금 커플폰으로 맞춘 햅틱 폰에 모자 사서, 귀걸이 사서, 옷 사서 이쁘지~ 하며 이쁘게 웃는 그녀 모습이 담긴

영상통화 녹화 파일이...저를 눈물 나오는 약한 남자로 만드네요.



진짜 이별통보는 만나서 듣고 싶어 그녀에게 3월달에 만나서 듣고 싶다고 하여 마지막 만남을 약속했고,

그때 만나서 어떻게 해야할지..너무나 잡고 싶지만 보내줘야 할지.... 너무나 머리속이 꽉 차서 괴롭습니다.

허전한 마음에 가슴 왼쪽편이 너무 아려오고...짓누르듯 답답한 이 느낌 힘드네요. ^^;

아무래도 마지막까지 붙잡아보고....안되면...좋은 모습으로 보내줘야 할것 같습니다.

행복한 기억들이 너무 많아서...그녀에게 제가 좋은 추억으로 남고 싶은 마음도 크네요.


재미없고 긴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2010년 새해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들 다 잘되어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

저도 6월 전역 하고 새로운 직장으로 취직 준비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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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아프다
10/02/14 12:51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시간이모든걸 해결해주더군요 거의 2년사귄 여자친구랑 이등병 4개월만에 깨졌었죠 다른남자가 생겼단 이유로.
머 그이후로 단한번도 연락안하고 그럭저럭 살고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시간이 흐르니까 그냥 재미난 추억으로 생각하곤 해요~
10/02/14 12:53
수정 아이콘
더이상 연인으로써는 힘들더라도
친구로써는 남을 수 있도록..잘 만나주세요
알카즈네
10/02/14 13:25
수정 아이콘
휴가 나가도 만나지마세요..
겨우 조금씩 추스러가던 마음 다시 무너집니다.

한달.. 두달.. 지나면 조금씩 괜찮아지고 살만해질듯도 싶은데~
휴가나가서 연락을 하고 만나게 되면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이에요.
또 다시 극심한 정신적 공황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복귀하게 되실거에요.

옛추억은 그저 옛추억일뿐..
이미 마음 떠난 여자는 남자보다 더 독하더라구요.
예전의 당신이 알던 그녀와 지금의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랍니다.
10/02/14 13:45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이성친구 잊는것은.. 금방입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잊는것 같더군요.
좋은 모습으로 보내주시는것이 나을듯..
폭주유모차
10/02/14 13:58
수정 아이콘
저도 5년사귀고 헤어졌습니다.

여자들은 이미 마음이 떠나면 다신 돌이킬수없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죽을만큼 힘드셔도, 참고 참으신다면 괜찮아 지실껍니다.

그리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더 괜찮은 사람을 만나기위해 지금 아픈거라고........더 좋은분 만나실수 있을껍니다.

힘내세요!!!!
양산형젤나가
10/02/14 14:00
수정 아이콘
지금 심경은 저도 이해가 가는데 3월에 보면 이미 여자친구분은 그 동안 마음의 정리가 될 대로 되어있으실 거에요...
그래도 마음이 남으신다면 마지막으로 한 번 잡으셔보는게 후회는 오히려 없던거 같구요.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올거 같지는 않아요.
힘내세요... 그리고 3월에 마지막으로 만나시는게 되시길... 괜히 이상하게 끌리고, 감정 오래가면 자기만 마음아파요.
베스킨라
10/02/14 15:59
수정 아이콘
숙소에 혼자 우울하게 있기 싫어 뒷산 꼭데기 찍고 왔더니 좀 나아지네요.
4men - 못해 노래 무한반복 하며, 창피하지만 혼자 청승맞게 울고 왔더니 후~ 이젠 이 마음 놓아줄수 있을것 같아요.
만나는건 3월엔 너무 늦을것 같고, 다음주에 만나서 붙잡아서 안되면 친구로라도 남게 해달라고 할려구요.
너무나 그녀를 지켜주고 싶고, 멀리서 지켜봐주고 싶네요. 그게 힘들어도요.
좋은 말씀 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어요! ^^
낙타입냄새
10/02/14 19:06
수정 아이콘
베스킨라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달전에 3년넘어 거이 4년동안 만났던 분과 헤어졌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 였고, 저를 많이 변화게 해주신 분이 였어요.
그런데 전 곧 소개팅을 합니다.
위에 이카님이 말씀대로, 생각보다 빨리 잊습니다.
그리고 3월달에 만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제가 보기에는 베스킨라님만 더욱 힘들어 지실 것 같습니다.
그냥 이상태로 보내주는 것이 서로에게 미련 안남기고 더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어운전
10/02/14 23:1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힘내시고..긍적적인 것에 열정을 쏟아부어보세요.
저도 극복중 이랍니다
너얼마있니
10/02/15 02:15
수정 아이콘
저도 85년생 여잔데..
일주일 전 700일 가량을 만난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그동안 헤어지고 만나길 반복하면서 마음정리를 한 탓인지 그렇게 힘들지는 않네요.
바쁘건 알겠지만 여자입장으로썬 소흘히 대한다고 느낀점도 많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걸 보며 소외감도 느끼고 그랬었네요.
서운한게 참 많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론은 제 존재의 가치를 높여줄 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속상했던 일들을 속으로 삭히고 웃으며 옆에 있어주니까 잘 모르는 건지 관심이 없던건지...
사랑해달라 관심가져달라 라고 떼쓰는걸 너무 무시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바쁜거 알면서 이해도 못해주고 귀찮게 군다라는 태도는 여자의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거겠죠. 많은걸 바라진 않아요. 그냥 여전히 사랑하고 신경쓰고 있다는것만 느낌으로 알게해주면 됩니다.
외로운 상태에서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표현한다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헤어지자는 말도 전부 날 좀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나의 흔들리는 마음을 니가 좀 붙잡아 줬으면 좋겠다라는 표현인데...
그냥 뭐 지금은 아무생각 없이 허탈하네요.
남자친구한테 얘기하는건 벽을 보고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

아마 여자친구분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했을지도 몰라요.
졸업생인 저와 학생인 남자친구를 만나는건 좀 힘들었었어요.

베스킨라님 군전역하고 취직도 잘 하셔서 좋은 여자분 만나시길 바랍니다. ^^
아픔을 경험삼아 다음엔 놓치지 않도록 하세요.

그리고 전 여자친구랑 친구로 지내는걸 새로운 여자친구가 알게된다면 싫어하지 않을까요? ^^;;
베스킨라
10/02/15 08:18
수정 아이콘
너얼마있니님// 정말...마음에 와닿는 말들 감사합니다. 정말 헤어질려고 하는 여자친구가 딱 저한테 할말이네요.
이번 주말에 만날려고 하는데...질문할 내용이 있어 쪽지 보냈습니다. 보시고 답장 부탁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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