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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12 16:44:12
Name 달덩이
Subject [일반] [공연후기]예술의 전당 2010 베토벤 시리즈_ 수원시립교향악단
- 글에 앞서서 공연 소개
http://www.sac.or.kr/bannerPage.jsp?htmlURL=/lab2010/2010thegreat3bseries/index.html


- 이 시리즈는 굉장히 우연찮게 알게되었습니다. 실은 이 공연을 예매하기 전에 먼저 가기로 한 건 다음달에 있을 2번째 공연이었습니다. 김선욱씨(군이 어울릴려나..)가 3월에 있을 공연에 나온다고 해서요. 한번 쯤 직접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그런 생각이 든데에는 루나틱 헤븐님의 영향이 좀 컸음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게다가 이번 공연에서 <에그몬트 서곡>이 연주되는 줄 알고 덥썩 예매해버렸는데, 제가 잘못 알았더라구요. 하하하 - 잘못 알게된 것과는 별개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다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갖게 된 공연입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 있을 3번의 공연의  협연자들이 인지도가 꽤 있는 우리나라의 젊은 연주자들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지요.
이번 연주에서는 <코리올란 서곡>.<피아노 협주곡4번>.<교향곡 7번>이렇게 3곡을 연주하였습니다.



  공연을 보러가기전에 충분히 음악을 들어보고 가야 하는데, 게을러 터진 천성인지라 음악을 구하지 못해서 사전 지식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나마 제대로 듣고 간 것은 <교향곡 7번>뿐입니다. 하지만 집중해서 들은건 몇 번 안되는지라.. 걱정이 태산같았습니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어느정도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는 점??? 뭐 어쨌든 이왕 끊은 표니까 가야지요. 이것 때문에 유료회원으로 가입도 했는데..-_-


 국내 오케스트라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얼핏 갤러리와 블로그들을 뒤져보니 최근에는 서울시향이 제일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 같고,  그 외에는 부천, 성남, 부산,그리고 이번 시리즈를 담당한 수원도 꽤 괜찮은 평을 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KBS는 조금 말이 많은 것 같은데, 그 전 KBS를 잘 모르는지라...) 지휘를 맡은 김대진씨는 지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얼마 안된 편인 것 같더군요. 


 첫번째 곡은 <코리올란 서곡>이었습니다. 1807년에 하인리히 요제프 폰 콜린의 비극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플루타크 영웅전>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로마의 영웅이었던 사람이었으나.. 배반 당하고 로마에 대치하였으나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였다는 그런 내용이랍니다.


제가 주로 들은건 카라얀이 지휘했던 버전이었습니다만, 클라이버의 지휘도 좋은 것 같습니다. 카라얀 버전이 헐리우드 비극영화 같은 느낌이라면(배경을 알고나니 왠지 글래디에이터같은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클라이버는 거기서 약간 힘을 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위가 클라이버, 아래가 카라얀입니다. 





 피아노 협주곡4번은 이번에 처음 알게된 곡입니다. 하지만 들어보니 꽤 익숙한 멜로디더라구요.  이 곡은 <코리올란 서곡>과 같은 날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이 곡의 특이한 점은 피아노가 음악의 시작을 알린다는 점이겠지요? 찾아보니 베토벤 이전에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시도되었다고 하네요. 1악장의 밝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꽤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것에 비해서 2악장과 3악장은 짧다는 것도 특징이면 특징이겠지요. 교향곡같은 느낌을 주는 피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다른건 많이 안 들어봐서..

아래 영상은 아라우가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 4번입니다.  아라우 버전은 특히나 서정적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1악장은 사랑스런 커플들이 따사로운 햇빛을 쬐며 행복한 표정으로 산책하는 기분이랄까요.












 교향곡 7번은 워낙 유명한지라..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나왔던 음악이지요.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는 가장 리드미컬한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주구장창 카라얀 버전만 듣고 갔습니다.. 음 이 영상은 한 80년대 쯤 찍은걸까요? 언제꺼인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악소개는 이렇게 대충 하고, 공연 이야기를 적어봐야겠지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피협4번 2,3악장이 연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임동민씨의 피아노 연주를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어그러지는 느낌없이 또렷한 베토벤을 보여주었습니다만.

하지만 1악장은 왠지 오케스트라와 협연자간에 조화가 100%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연주는 나쁘진 않았는데 말이지요. 피아노 터치..라고 해야 하나요 상당히 무게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에 비해 오케스트라는 전반적으로 가벼워 피아노를 감싸주기에 오케스트라의 포용력이 조금 부족했다느 느낌..?? 뭔가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답하면서 연주되는 것 같은 2악장, 저는 무언가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계속 걸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텅 비고 외롭지만, 황량하지는 않은 그런 기나긴 방을 걸어지나가서 문을 발견하고, 그 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2악장이 끝나버렸습니다. 3악장은 그 문너머의 세계를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꿈 꾸던 그런 이상향은 아니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사 같은 느낌일까요. 부침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고....  이런 두리뭉실한 느낌이 이 곡과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  임동민씨의 연주는 신중했지만 주저하는 것 없이 깔끔했습니다.  제가 쉽게 이해못한 1악장조차도 임동민씨의 연주는 참 좋았네요. 차근차근 감정을 다스리며 올라가는 듯한 느낌에, 기술적인 면은 이러쿵 저러쿵 평가할만한 능력이 없지만 깔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코리올란 서곡>도, <교향곡 7번>도 모두 관현악이 좀 더 뒷받침 되었다면 좀 더 좋았을텐데요. 전반적으로 관현쪽이 꽤 아쉬웠는데.. 그에 비해서 현의 소리는 참 좋았습니다. 특히 바이올린과 베이스가요.  <코리올란 서곡>에서는 감정의 진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각 현들이 이 곡의 진중한 느낌을 잡아주려고 노력한 것 같았습니다. <교향곡7번>은 전반적으로는 괜찮았는데,  중간 중간 어그러지고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리드미컬한 7번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은 했으나 노력한 흔적만 보이고 실제 살지는 않은 듯한 느낌... 몇몇 공연 후기를 보니, 피협4번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이 더 많아보이는데 저는 좀 반대로 가네요. 하하하 - 


다음달에는 김선욱군과의 협연으로 피협1번, 교향곡 1번과 8번을 연주한다고 하네요.

선욱군은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이번에는 준비를 좀 많이 해보고 가봐야 겠습니다
아마도  다음 공연 후기는 저 말고 다른 분이 작성하실 것 같네요. 실은 글을 써놓고도 pgr에 올려야 되나마나를 좀 고민했거든요.. 아는 것도 없는데 글을 쓰려니까 힘들어서요. 부족한 글보다는 음악들 듣고 같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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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10/02/12 18:2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김선욱군도 어느새 김선욱씨가 어울릴만한 나이가 되었군요.
10/02/12 19:39
수정 아이콘
임동민 씨.. 실력은 분명 출중한데 성격 때문에 오케스트라랑 잘 안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임동혁 씨도 마찬가지구요.
10/02/12 19:41
수정 아이콘
반대로 연주자가 어떻든 상관없이 피아노가 중심인 무대에선 지휘자가 피아노에 포커스를 맞추며
연주를 이끌어나가 줘야하는데, 지휘자는 자기 성향대로 지휘하고 연주자는 자기대로 지휘하고..
이러는 바람에 안 맞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하네요.

지휘가 누구인지 보니 김대진 씨였군요-_-;
김대진 씨도 막x 성격으로 좀 유명하죠..
10/02/12 19:50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예당 공연을 보고 왔는데 저에겐 매우 실망스런 연주였습니다.
파트 밸런스는 와르르 무너졌구요. 특히 7번 연주에서 아티큘레이션 다운 아티큘레이션은 찾아 볼 수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그 재밌는 베토벤 7번이 재미가 없었다는게 큰 문제였습니다.

특히 협주곡때 관파트는 엉망이었지요. 그나마 7번 연주때는 목관 주자들이 좋은 연주를 들려주셨지만..
솔직히 7번 피날레 후 커튼콜 때 금관들 따로 박수받게 하는거 보고 경악했습니다.
김대진씨에 대한 일말의 신뢰마저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그나저나 4번 아라우의 연주는 정말 좋네요... 임동민씨의 가벼운 터치와는(나쁜 의미는 아니예요) 다르네요.
엘렌딜
10/02/13 01:06
수정 아이콘
역시 카라얀의 지휘는 언제봐도 간지가 넘치네요. 온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군요^^
카메라가 측면을 주로 부각시키는 것도 카라얀의 의도였다고 하지요?

카라얀의 7번은 제가 듣던 버전보다 조금 템포가 빠르면서 경쾌하네요. 성의있는 글과 좋은 음악 소개해준 글쓴이에게 감사드립니다~
달덩이
10/02/13 08:09
수정 아이콘
sungsik님// 아, 그런가요.. 전혀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로 가서.. 그래도 피협4번 2악장,3악장은 괜찮았던 것 같아요

Crom님// 파트 밸런스.. 어제 7번에서 그렇긴 했지요. 근데 전 애초에 금관쪽은 크게 기대를 안하고 가서인지 뭐.. 그냥 웃으면서 즐겁게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 7번보다 피협4번이 좀 나았던걸로..^^

엘렌딜님//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음악으로 메꾸려고 한것인지라.. ^^;;;;

내일은님// 김선욱군.. 이 더 입에 촥촥 감기기는 한데 말이지요. 흐흐흐.. 담달 연주는 나름 기대중입니다.
10/02/13 12:28
수정 아이콘
달덩이님// 요즘 주의깊게 듣고 있는게 관(특히 목관) 파트라 제가 거기 집중을 많이해서 그런지도 몰라요 하하
협주곡때는 부수석들이 하셨구요, 7번 교향곡 때 수석들 나오셔서 연주하시니 소리가 많이 다르더라구요.
특히 플룻과 오보에 수석님의 연주가 인상적이었어요. (7번 1악장)

협주곡때 임동민군과 오케스트라 사이의 괴리가 있었던건 사실인데
sungsik님이 말씀하신 개개인의 성격문제는 아닐 것 같은게.. 제가 알기로 임동민군과 김대진 지휘자는 각별한 사이라서요.
제 개인적으로 협주곡 감상이 안좋았던 이유에는 중간에 엄청난 핸드폰 벨 소리로 집중력을 확 잃은게 한 몫할거예요ㅠㅠ

다음 연주회 기회가 있을 때 전~~에 글에서 얘기 나온 것처럼 소소하게 pgr분들 뵈었으면 하네요.
달덩이
10/02/13 14:23
수정 아이콘
Crom님// 핸드폰은....정말 엄청났지요 그날 휴우.
Lunatic Heaven
10/02/15 22:31
수정 아이콘
아... 이러시면 선욱군을 강추한 제가 난감하지요. 크크크크크.
선욱군도 (아직까지 제가 갔던 공연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었지만) 좀 컨디션을 타는 연주를 한다는 소리를 들은지라
안그래도 다음달 공연은 어떻게 되려나 지금 초긴장 중입니다.
선욱군이 3월 11일 공연 전까지 거의 40일을 쉬고 나오는 거라 나쁠 일은 그닥 없겠다 싶으면서도
늘 그렇듯이 예술하는 사람들의 섬세함과 예민함이란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이라서요.
게다가 이번에 연주할 피협 1번은 제가 이미 작년에 애마누엘 엑스의 연주를 들어버린 상태라 비교크리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T_T


그나저나 김대진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어딜 가나 한결같네요.
제자인 선욱군도 그렇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성격이 평탄하시다는 말은 못 들어봤습니다^^;
뭐, 지휘에 대한 부분이야 직접 들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고...
임동민 씨 같은 경우는 동생인 임동혁군과 더불어 좋은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크게 ...뭐라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음... 그냥저냥 묻혀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어딜가나 공연장 핸드폰 벨소리와 기침소리는... 쫌...-_-;

소소하게 덧붙이자면. 전 블로그에 쓸 때는 그냥 '선욱아, 선욱이' 이러고 씁니다. 크크크크크크크.
'뭐, 알겠어?? 알아도 뭘 어쩔거야~' 이런 깡으로....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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