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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23 00:18:43
Name 세레나데
Subject [일반] 쉽게 읽고 지나가는 재무 이야기 - (1) 돈의 시간가치
☆ 안녕하세요 피쟐 눈팅 전문 세레나데입니다...:)
전 절대 재무 전문가가 아니고 그냥 일개 학생일 뿐입니다만, 재무쪽을 전공하고 또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나도 PGR21에 뭔가 족적을 남기고 싶은데 내가 잘하는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재무", 즉 돈 굴리는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늦은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재무는 정말 관련 공부를 해본 사람이 아니면 문외한이기 십상인 영역이라, 이야기 하듯 쉽게 설명 드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글 시작하겠습니다. (조금 깁니다 ^^;)


(가) 시간가치?
피쟐 여러분을 치킨집을 하는 사장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손님이 치킨과 맥주를 실컷 먹고 있네요. 3만원 어치 먹은 손님이 나가면서
6개월 후에 3만원의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어음을 두고 갑니다. "6개월 후에 현금으로 교환하세요 사장님!"
손해 보는 느낌이 드시겠죠?
또하나.
어머니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내일이 네 생일인데 10만원을 줄까, 아니면 내년 생일에 15만원을 줄까?"
보통 이 질문에 내일 10만원을 받는다고 대답할 겁니다.
이처럼, 내년의 만원은 지금의 같은 만원과는 전혀 그 가치가 다릅니다.
이런 현상을 "돈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the money)라고 부르며, 재무 이론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부분이고,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입니다.

(나) 왜 다른데?
실생활을 예로 들게되면 "내년에 어머니가 안주실 수도 있잖아"와 같이 신용 문제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오늘은 신용 위험(간단히, 말해놓고 안지킬 위험)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죠. 어머니는 말씀을 무조건 지키신다고 하면
내년에 15만원을 받는 것을 택하실 건가요? 아닐 겁니다.
재무 이론에서는 돈의 시간가치가 다른 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지금 내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이것을 굴려서 큰 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돈이 미래 돈보다 가치가 높다.
바꿔 말하면, 미래의 돈은 현재시점에서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가치가 낮다.
그래서, 현재의 돈과 미래의 돈을 비교하려면 같은 선상에 놔야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현재의 돈을 미래로 보내던가,
미래의 돈을 현재로 가지고 와야합니다.
일반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미래의 돈의 가치를 따질 일이 많기 마련이고 따라서 미래의 돈을 현재로 가지고 올 일이
많습니다. 이 것을 재무관리에선 '할인한다'고 하고, 속어로 '땡겨온다'혹은 '땡긴다'라고 실전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다) 할인한다고?
네, 할인합니다. 미래에 얻게 될 돈을 현재 시점에서 얼마가 될까 따져보는 것. 그것이 바로 할인, 즉 땡기는 겁니다.
근데, 어떻게 땡길까요.
이것은 재무 공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 '할인율'의 적용을 필요로 합니다.
'할인율'은 간단히 말해서 무슨 비율로 땡길거니, 하는 얘깁니다.

재무 이론에서는 이 할인율을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1) 아무 위험도 없이 투자한다면 몇% 이자를 받을 수 있을까?
2) 은행에서 돈을 빌려올 때 몇%로 빌릴 수 있을까?
여러분이 국가에 돈을 빌려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겠죠?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국채에 투자한다"라고 하며 이때의 이자율을 할인율로 적용하는 것이 1) 의 경우 입니다.
여러 재무 이론에서 1)의 방법으로 미래의 돈을 땡깁니다. 전문용어로 "무위험 이자율"이라고 합니다.
즉 제가 지금 국채에 1만원 투자하면 1년후에 1만 1천원이 된다고 하면,
할인율은 10%가 되는 거지요^^ 1년 후의 1만 1천원은 지금 아무 위험없이 투자하는 1만원과 같으니까요.

2)는 회사들이 돈을 땡길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무역회사가 1년 후에 수출 대금을 1억원 받는다고 생각해 보죠. 은행에서 돈을 10% 이자로 빌려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약 9천만 90만원 정도를 대출을 받으면 1년 후에 이자가 붙어 갚아야 할 돈이 1억이 되겠죠?
이 1억을 수출대금 1억으로 갚으면 회사는 빚이 없을 겁니다.
왜 은행에서 빌릴 때의 이자를 할인율로 하는지 감이 오시죠? :) 지금의 9천 90만원이 미래의 1억원과 쌤쌤이 됐으니까요.
이것을 전문 용어로 "시장 이자율"이라고 합니다.

(라) 마치며...
그 외에도 수많은 할인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대충 위에 두가지만 알아도 굵직한 할인율의 개념은 정리가 된 것이고,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재무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할인, 즉 땡기는 것에 대한 감이 대략 오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할인율은 굉장히 기초적인 개념이면서도, 재무를 웬만큼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정확히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그런 개념입니다.
또 실제 회사에서 회계 장부를 작성할 때 이 놈의 '할인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고, 할인율 1% 를 다르게 책정함에 따라 장부에 기록되는 돈이 몇 억씩 왔다갔다 하곤 합니다.
몇프로로 땡길까, 하는 문제는 계산은 간단할지 몰라도 그게 적절한가 하는 문제에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거든요.

첫 글이니 우선 이정도로 마치고, 반응이 좋아서(...) 다음 글을 쓰게 된다면 주식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글은 이거보다 훨씬 길겠네요^^; 재밌게 쓰려고 했는데 글의 내용이 너무 길어질까봐 최대한 잡담을 배제하다보니
루즈한 감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재무라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론에 대해 조금이나마
피쟐러 분들이 접근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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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_Inter.™
09/10/23 00:28
수정 아이콘
재무개념이 빈약한 저에게 무안단물과 같은 글입니다. ㅠㅠ

꼭 연재 부탁드립니다. (_ _)
09/10/23 00:29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배운건 하나밖에 없지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쉽고 재미있게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 기쁩니다 흐흐
어려운 개념들이 많겠지만, 이런 분량의 글로 쉽게 쓰신다면 어떤 거라도 다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Jamiroquai
09/10/23 02:59
수정 아이콘
쉽고 재미있게 잘 설명해주셨네요^^

계속 연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onestly
09/10/23 04:06
수정 아이콘
문과생으로써 재무관리 첫장부터 펼쳐지는 온갖 수열 공식에 좌절하고 항복하는 듯 싶었으나,

그런이들을 위한 친절한 미가,현가표가 존재하기에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고작 재무관리의 시작일뿐이라죠. ㅠㅠㅠㅠ

(과목 특성상 수학과학생들도 종종 보이는데,

경영학과생들은 회계학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에 비해

그들은 초항,공비 등 듣기에도 생소한 단어들을 통해서 수학적으로 접근하더군요.)
09/10/23 07:41
수정 아이콘
세레나데님이 부럽습니다.
제가 학생일 때는 이런 개념을 모르고 재무관리를 배웠었는데. 미리 기초가 잡혀 있으시다니.

지금은 실무에서 배워서 익히긴 했지만 뭐 실생활에서 재무개념이 있으면 좋긴 하죠.
뭐 텍스트로 쓸 거니까 수학은 없겠죠?
요즘은 간단한 더하기도 계산기를 쓰는 1인이
꺄르르뭥미
09/10/23 09:56
수정 아이콘
저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인데 왠지 반갑네요~
수학/통계학/경제학에 관해 이런 글을 연재해볼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물론 무서워서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지만요...

연재 부탁드려욤
09/10/23 11:3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라면 1년 후에 15만원을 받겠네요. 1년만에 무려 50%의 추가수익이라니!~ 인플레에 따른 돈 가치하락을 따져도 엄청난 수익률이군요.
세레나데
09/10/23 11:49
수정 아이콘
kekino님// 이론적으론 당연히 15만원을 받아야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10만원을 받을걸요?크크크
당장 10만원을 받아서 그걸로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

polaris님// 최대한 수식을, 아니 아예 안 쓸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재무 싫어하는 이유가 대체로 그거인지라....
Zergman[yG]
09/10/23 13:01
수정 아이콘
일단 어머니에게는 Credit Risk가 크기때문에
1년후에 15만원을 안주실 risk를 감안한다면 전 10만원을 받는쪽을 선택할거같네요 흐흐
DuomoFirenze
09/10/23 14:15
수정 아이콘
너무 잘 읽고 갑니다..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미네랄
09/10/23 17:47
수정 아이콘
할인율이 50%면 넘 과한데요? 할인율이 넘 높아서 공감못하는 분이 계신듯.. 크크
저도 걍 내년에 15만원을 받을래요..^^;; 여튼 그래도 좋은글 잘봤습니다.
세레나데
09/10/23 19:41
수정 아이콘
흐흐 역시 50%는 무리수였나요. 어머니가 내년에 11만원 줄게 이러는것도 이상한거 같아서 좀 과하게 때려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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