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4/12 19:17:50
Name 잠이오냐지금
Subject 아마추어같은 남자의 헌팅이야기(2)
일단 그녀가 탄 버스에 올라탔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했다. 난 맨 뒷자리로 가서 앉았고 그녀는 중간정도에 앉아있었다.
내가 짠 계획의 첫번째는 일단 미행이였다.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였다.
30분정도 지났을까 그녀가 내리고 있었다. 부랴부랴 따라 내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시내를 지나 아파트들이 모여있는 단지내로 들어갔다.
정말 내가 무슨 범죄자가 된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조심히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한 아파트로 들어갔다. 103동..
그녀가 사는 곳이다.
이제 그녀가 사는곳을 알았으니 이 근처를 조사해야 한다.
근처에 특정한 건물, 유명한 장소등 뭐든지 조사해야 했다.
난 그날 그 동네를 2바퀴정도 돌면서 눈에 띄는 건물이라든지 점포등의 이름을 적어 집으로 가져갔다.

그후 난 시간이 될때마다 내가 적어온 건물의 이름과 점포이름을 인터넷에서 정보를 모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그녀가 내리는 버스 정류소에서부터 그 장소까지 가는 루트가 그녀의 집을 지나야 하는것이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것은 그 동네사람이라면 왠만해선 그곳을 알 정도의 건물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X마트라는곳이 내가 원하는 루트로 되어있었다. 거기다 X마트라면 설마 모르진 않을것이다.

다음 계획은 이제 다시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달리 방법이 없다. 또 기다려야 했다.

그녀를 다시 만나기까지 3일이 걸렸다. 중간중간 포기하기도 싶었지만, 집까지 따라갔다 왔는데 이대로 포기하긴 아쉬웠다.
어쨋든 긴 기다림끝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자 여기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있었다. 그녀보다 먼처 버스에 올라타고 먼처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는것이였다.
어차피 무슨 버스를 탈지도 알고 있었고, 어디서 내릴지도 알고 있는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또 한가지 추가한 포인트는 자리에 앉지 않는다였다. 그녀에 시야에 들어오는곳에서 난 서서 간다는 것이였다.
그녀는 역시나 중간에 앉았고 난 그 앞의 자리에서 서서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내리는 정류장의 안내방송이 나오는 동시에 내릴준비를 먼저 한다.
문이 열리자 마자 가장 먼처 내린후 그녀가 가는 방향으로 몇걸음 옮긴후 두리번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 옆을 지나간다. 이때 난 그녀를 잠깐 불러 세운다.

" 저기 죄송한데 길좀 물을께요. X마트로 가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죠? "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해야했다. 하지만 왜이렇게 버벅이고 떨림이 멈추지 않는지...참;;

" 직진하시다가,  왼쪽으로 가시다보면 조그만한 사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또 왼쪽으로 가시다가 보면 보일꺼에요 "

" 아 직진하다가 사거리에서 왼쪽이요? 감사합니다. "

다시 앞장 서서 출발하였다. 하지만 무작정 걷는게 아니라 그녀와의 간격을 어느정도 유지한체 걸어야 했다.
그녀가 알려준 대로 씩씩하게 걷다가 사거리가 다 왔을무렵 다시 두리번 거리 시작했다.
그리고 뒤돌아서서 그녀를 찾았다.
일정 간격을 두고 걷고 있었기 때문에 근처에 그녀가 눈에 띄었다.
난 다시 그녀를 불렀다.

" 저 죄송한데, 제가 약간 길치여서.. 아까 여기서 왼쪽이라고 하셨나요? "

" 네 여기서 저 골목으로 가시면 되요.. "

" 아.. 감사합니다 "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걸음을 늦춰 그녀가 앞서 가도록 하였다.
그녀는 당연히 집으로 가는거일테고, 나는 X마트로 가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길은 같다.
별 의심없이 난 그녀를 따라갈수 있게만든것이다.

그녀의 집 근처에 도착할즘 그녀가 아파트 입구쪽으로 방향을 튼다.
난 그녀에게 다시 말을 건냈다.

" 저.. 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네.. 계속 가시다보면 왼편에 X마트 나와요 "

"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

" 네.. 안녕히가세요.. "

이걸로 난 그녀와 구면인 관계를 만들었다.
다음에 만나면 인사정도는 할수 있게끔 말이다.

다음 계획은 역시나 그녀를 다시 만나는거다.
역시나 정류소에서 그녀를 기다렸고, 다행히 다음날 바로 다시 만날수 있었다.
만약 일주일이상 그녀를 못 만났다면, 계획이 틀어졌을것이다.
거리에서 한번 본 사람을 일주일후 기억하기란 쉽지않을것이다.

어쨋든 난 그녀를 보았지만 못 본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가 오고 먼저 올라탔다.
그리고 빠른걸음으로 맨 뒷자석으로 가서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았을때 그녀가 카드를 찍고 있었다. 그리고 정면을 응시할때 난 일부러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일 없다듯이 다시 창문을 바라밨다.

그녀가 내리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난 맨 뒷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내리기 쉽지 않으므로 맨 마지막에 내린다.
그녀를 따라 다시 길을 걷는다.
어느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걷다가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 저 혹시 어제 제가 길 물어봤던 분 맞으시죠? "

" 아.. 네.. "

" 혹시 저랑 같은 버스 타셨나요? 버스에서도 본것 같아서요~ "

" 그런것 같은데요.. "

" 아 맞구나.. 어쩐지 조금 낯이 익다고 했어요~ "

" 네.. "

" 저... "
'뽀삐뽀삐뽀삐~"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좀더 준비한 내용은 더 있었지만, 그녀가 누군가에게 전화가 오는바람에 이야기가 끊겼고,
그녀가 집으로 들어갈때까지 통화는 계속 됬었다.
'아 오늘은 실패다..'라고 생각할때즘 그녀가 나를 보고 목인사를 해주었다.
됐다! 오늘은 대 성공이다! 인사를 했다는건 다음에 내가 인사를 해도 안 어색할수 있다라는거다.
오늘 계획된것중 그녀의 통화때문에 절반이상이 날아갔지만, 의외의 성과가 있었다.
난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 그녀를 약 10일만에 인사정도 할수 있는 관계로 만들었다.

남들이 보면 저게 머하는짓인가? 그냥 남자답게 번호물어보고 안되면 때려쳐야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너무너무 재밌었다. 하루종일 내가 짠 계획을 꼼꼼히 검수해보고,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그녀를 기달리는게 너무 재밌었다.
매일 회사-집-회사-집 햄스터마냥 수래바퀴속에서 살다보니, 재밌을수밖에 없었다.

다음 계획은 버스에서 대화하기 였다. 하지만 또 바로 보게 된다면, 의심할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 몇일의 시간을 두었다.
3일정도를 지하철로 퇴근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만나러 버스 정류소로 갔다.

다시 2일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버스가 오는 방향만 보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쪽을 쳐다본다고 믿고 난 계속 그녀를 응시했다.
결국 그녀는 내가 있는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어? 여기서 버스 타세요? "

" 네.. "

" 그럼 저번에도 같이 탔었나보네요? 왜 못밨지? "

" 이 근처에서 일하시나 보네요? "

드디어 그녀가 나에게 질문을 던져줬다. 난 최대한 자제한다고 했지만 얼굴엔 이미 함박미소가 퍼져가고 있었다.

내가 대답을 할려는 찰나에 버스가 도착했다.

" 아 버스왔네요.. 이거 타시죠? "

" 네.. "

그녀와 난 함!께! 버스에 올랐고, 자연스럽게 2인석에 함!께! 앉았다.

2주가 걸렸다. 2주동안 그녀와 나 사이를 조금씩 줄여나갔던 거다.

" 항상 이 시간에 집에가시나바요? "

내가 물었다.

" 네.. "

" 아 저도 이 시간에 퇴근하거든요.. 이런거 물어바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럼 내리시는곳이 집이세요? "

" 네~ 근처가 집이에요.. "

" 설마 했는데.. 저도 그 근처가 집이에요.. 저번에는 이사하고 처음으로 집으로 간거라서 잘 몰라서 여쭤봤던 거거든요 "

당연히 거짓말이였다. 그녀를 속이는 것이여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것말곤 다른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어쨋든 그녀와 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대부분이 그녀가 사는 동네에 대해서 묻는거였다. 동네가 워낙 복잡하고 처음와본 곳이라 정류장밖에 모른다고 잡아떼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식의 대화내용이였다.

버스에서 내렸다. 이제 그녀도 확실히 알고있다. 나의 집은 자신의 집을 지나쳐야 한다는것을..
역시나 자연스럽게 같이 걸어갔고, 시내를 지나면서 버스에서 물어봤던 질문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 아~ 저기가 그쪽으로 가는 길이에요? "

" 네 저쪽으로 쭉 가시면 바로 보여요 "

이런식의 대화내용이였다. 물론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으로 웃겨주기도 했다.

대화는 계속 이어갔고, 곧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난 그녀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녀도 간단한 목인사가 아닌, 미소와 함께 나에게 인사해 주었다.

마음같았으면 계획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바로 들이댔을거다.
하지만 2주동안 해온게 물거품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만 두고 다시 다음을 기약하였다.



============================================================================

안녕하세요~ 어제는 투표때문에 정신없고, 오늘은 결과때문에 정신없네요^^
재밌는 글은 아니지만, 기다리고 계시는분들이 계셔서 또 올립니다.
계획은 1,2부로 완성하려고 했는데 초딩필력이다 보니 내용이 자꾸 자꾸 길어지네요..;;;
결국 3부까지 갈것같습니다.ㅜ_ㅜ;;
줄이질 못하겠어요 크흑..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5-15 09:21)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upin188
12/04/12 19:22
수정 아이콘
아...로그인 합니다...너무나 좋습니다...3부가 기다려지는군요....
근데 이거 실화인가요?? 궁금합니다.
블루마로니애
12/04/12 19:23
수정 아이콘
아...현기증 나요....3편 올려 주세요..
honnysun
12/04/12 19:24
수정 아이콘
아.. 이분 고수같은데...
12/04/12 19:35
수정 아이콘
정성 와.....
아스날
12/04/12 19:52
수정 아이콘
이분 아무리봐도 아마추어를 가장한 고수신듯^^
저같으면 급해서 계획이고뭐고 전번물어볼텐데..
가난한쉐리
12/04/12 19:55
수정 아이콘
아마추어지라구 하시지만 과정이나 풀어나가는게 아마추어가 아니신듯 흐흐흐
진중권
12/04/12 20:13
수정 아이콘
꽤 용의주도한데..
카네다 갱신했다
12/04/12 20:13
수정 아이콘
3편으로 연장됐군요
언능 올려주세요
또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ㅠㅠ
12/04/12 21:03
수정 아이콘
또 하나의 네임드가 출현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 혹시 제 글의 후기를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이 곳에서 몰래 알리자면 후기는 없습니다. 헷
Empire State Of Mind
12/04/12 21:23
수정 아이콘
Love&Hate 님의 이론과 잠이오냐지금님의 정성과 인내심이 더해진다면..

pgr에 봄날이 오기는 개뿔!!
DavidCoverdale
12/04/12 21:39
수정 아이콘
판짜기를 잘하시는군요. 헤헤
매콤한맛
12/04/12 21:53
수정 아이콘
속도의 찌르기
높이의 스토킹
냉면처럼
12/04/12 23:05
수정 아이콘
이런 방법은 개인적으로 비추지만,
흥미진진하고 결과가 무척 궁금하군요! 크

근데 결과는 이미 나온 이야기인가요? [m]
몽정가
12/04/15 19:45
수정 아이콘
스토커로 끝날 것인가!
로맨티스트로 끝날 것인가!!!!!!!!!
송지은
12/04/28 10:54
수정 아이콘
3화는 안올라오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52 [오늘] 5.16 [16] 눈시BBver.28879 12/05/16 8879
1451 수줍었던 스승의 날 선물 [7] 미모진8135 12/05/15 8135
1450 "당신 차 팔아." [7] nickyo11538 12/05/13 11538
1449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10, 완결) [21] 캐리어가모함한다9370 12/05/16 9370
1448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9) [11] 캐리어가모함한다11060 12/05/12 11060
1447 아마추어같은 남자의 헌팅이야기(3) [47] 잠이오냐지금11496 12/05/08 11496
1446 아마추어같은 남자의 헌팅이야기(2) [19] 잠이오냐지금9699 12/04/12 9699
1445 아마추어같은 남자의 헌팅이야기 [27] 잠이오냐지금12110 12/04/11 12110
1444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8) [13] 캐리어가모함한다10512 12/05/08 10512
1443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7) [17] 캐리어가모함한다10773 12/05/06 10773
1442 친일파 - 반민특위 [54] 눈시BBver.29017 12/05/04 9017
1441 친일파 - 누구의 문제인가 [32] 눈시BBver.218278 12/05/04 18278
1440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6) [18] 캐리어가모함한다8952 12/05/04 8952
1439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5) [18] 캐리어가모함한다10069 12/05/03 10069
1438 그녀와 만남 그리고 일 년 [33] 혼돈컨트롤10684 12/04/30 10684
1437 장인어른 처음 뵙던 날 [39] PoeticWolf11039 12/04/30 11039
1436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4) [10] 캐리어가모함한다9052 12/04/30 9052
1435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3) [17] 캐리어가모함한다10497 12/04/30 10497
1434 배틀크루저, 전함도 순양함도 아닌 [51] 눈시BBver.217707 12/04/30 17707
1433 봄의 끝자락입니다. [17] 유리별7716 12/04/28 7716
1432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2) [17] 캐리어가모함한다9449 12/04/27 9449
1431 프로리그 병행에 맞추어 스2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스2 기초글 (1) [29] 캐리어가모함한다11552 12/04/26 11552
1430 조서 작성시 대처법 [39] 닭엘12347 12/04/25 1234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