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04/07 11:15:34
Name The Siria
Subject MWL 그들이 걷는 길(4) - 시련을 넘을 때, 사람은 더욱 굳세진다, 장용석.
 2005년 1월 24일.
 장용석, 그가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 내면서, 그 환상적인 10렙 프문의 위용을 뽐내면서,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스타폴의 세례를 퍼부으면서, 먼저 두 경기를 내주었음에도, 내리 세 경기를 잡으며, 장재호라는 거인을 쓰러뜨리고 자신의 첫 우승을 쟁취한 그 날.
 감히 말하건대 그는 그 시점에서 해가 하늘을 향해 온 강을 물들이며 떠오르는 그 기세와 같은, 대나무를 칼로 한 번에 쪼개어 버리는 그 기세와 같은, 한자로 표현하면 실로 욱일승천에 파죽지세인 그 모습이었다. 상당히 어려운 순간에서도 발휘된 침착한 운영과 과감한 공격, 그리고 상대의 예리한 칼날을 잡고, 자신의 칼을 상대의 폐부에 찌르는 그 결단력까지.
 센티널의 소년이 정상에 오르는 순간, 이제 그의 질주가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명승부를 창조한 사람의 성숙과 그 포효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느낌. 그는 분명 강해진 것처럼 보였다.
 같은 시점에 열리고 있던 쇼타임과의 PL5 8강에서의 승리. 정말 그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또 다시 장재호와의 조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그 순간.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패배의 연속. 갑작스럽게 그는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는 평정심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결승에서 두 경기를 밀리고도 뒤집던 그 모습이, PL5에서 패배를 맛보았다고 WEG 시즌1에서 발휘되지 않았다는 점은 어떻게 해명할 수 있으랴.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도 어느덧 데뷔한지 만으로 1년하고도 다섯 달이 더 지났다.
 탄탄한 실력과 그리고 덤으로 갖추어진 외모, 이 모습으로 등장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지도 벌써 그만한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사이에 그는 성장했고, 또 성장했다. 자신의 첫 우승도 맛보았으며, WCG라는 무대에 나가 해외 체험도 충실하게 했다. WEG에서 아쉬운 탈락을 하였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경험으로 변했으리라 믿는다.
 성숙.
 그에게 지금 느껴지는 단어는 그것이 아닐까 싶다.
 많이 성장하고, 많이 올라가고 있는 것. 그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었던 것이 지난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의 모습이었고, PL5 4강전까지의 모습이었다. 경험이 붙으면서 더욱 날카로워진 공격력과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운영의 모습은 센티널의 상징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소 그는 지금 분명, 주춤하다.
 성숙의 시간이 컸고, 그 화려한 꽃을 피웠지만, 정말 그 무렵의 그의 모습은 꽃이 어이없이 지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원히 진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 잘 할 자신이 있는 선수이고, 그런 모습을 항상 보여주었던 선수이니까.
 지금의 주춤한 시간은 그래 화려하게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잠시 침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니, 그럴 것이다. 지금껏 그가 보여준 재능은, 역량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간 그가 보여준 모습을 회고하면, 더욱 그렇지 않은가. 대역전으로 우승을 거머쥔 모습이라던가, 데뷔 후부터 겁 없이 질주하던 그 모습을 생각한다면.

 공교롭게도, 그에게 이 번 시즌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PL3와 온게임넷 2차리그의 화려한 데뷔. 그리고 비록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PL3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한 순간에 워3리그의 아이콘이자, 센티널의 절대 강자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
 그리고 맞이하게 된 PL4와 hello apM WEG. 분투하고, 잘 싸웠지만, PL4에서 그는 조 3위로 자신의 다음 시즌 진출이 보장되었음에 만족해야 했고, WEG에서는 팀의 결승진출이 달린 결정적인 순간에서 두 번 모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에 그 때 그 경기를 이겼더라면 하는 그런 느낌, 아쉬움. 아마 그는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기억하며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의 우승과 WCG 국가대표 1위 선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PL5에서도 상당한 질주를 거듭한 것이 아니었을까. 패배의 기억에서 승리를 위한 답을 찾아내는 그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갑작스러울 정도로 연속적인 패배를 당하며, 그는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난 기억한다. 그가 패배의 고통에서 승리로 가는 답을 발견해 왔던 그 모습을. 지금의 그는 그저 자신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련을 넘어설 때, 사람은 더욱 굳세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4/07 11:40
수정 아이콘
지나엘....
05/04/07 12:08
수정 아이콘
쇼부카드와 함께 아직까지 안드로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가와이나엘!
나나전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버렸으니까. 이번에도 잘 부탁합니다:)
아케미
05/04/07 16:26
수정 아이콘
장용석 선수, 문제없을 거라 믿습니다. 파이팅!
청[淸]
05/04/30 12:45
수정 아이콘
귀여워나엘! 힘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75 MWL 그들이 걷는 길(5) -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사람은 더욱 강해진다, 이형주. [5] The Siria2622 05/04/12 2622
774 WC3L, 6강 플레이오프 소식 [2] xsdenied2733 05/04/11 2733
773 WC3L 룰 변경 관련, 한국 선수들 참가에 큰 타격 [8] xsdenied3066 05/04/11 3066
772 헥사트론 EX도 해체인가요... [12] 워크초짜5091 05/04/10 5091
771 프라임리그 5 결산 (2) -맵별승패1 로스트템플- [2] leiru2291 05/04/10 2291
769 [설문조사] 가장 좋아하는 워3 게이머 별명은 무엇입니까? [43] 워크초짜4074 05/04/10 4074
768 [설문조사] 1.18부터 추가된 1:1 래더 맵을 평가하자면? [21] 워크초짜3112 05/04/09 3112
767 군대가신 오창정 선수.. 혹시 이런 상황이 ㅡㅡ? [10] 워크초짜3916 05/04/08 3916
766 전설의 시작. 전설의 끝 MWL CC. 4/8 (결과있음.) [7] atsuki3063 05/04/08 3063
764 프라임리그 5 결산 (1) -각 선수들의 온오프 비중- [10] leiru2908 05/04/07 2908
763 MWL 그들이 걷는 길(4) - 시련을 넘을 때, 사람은 더욱 굳세진다, 장용석. [4] The Siria3021 05/04/07 3021
762 MWL 그들이 걷는 길(3)- 별은 스스로 빛을 낼 때, 가장 아름답다, 이재박. [6] The Siria3255 05/04/05 3255
761 MWL해설진 3행시에요 ^^ [4] 워크초짜2531 05/04/05 2531
760 MWL 그들이 걷는 길(2) - 비상은 비상을 맛 본자에게 허락된다, 김홍재. [5] The Siria2937 05/04/04 2937
759 MWL 그들이 걷는 길(1) - 내가 가는 길이 곧 전설이다, 장재호. [6] The Siria3683 05/04/04 3683
758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더 오를 수 있는 곳이 있기에... April is War3`s day... [3] 워크초짜3063 05/04/03 3063
757 (MBC게시판펌)MWL카니발 1경기후 강현종해설의 글 [16] 칼스티어5135 05/04/03 5135
756 MWL 챔피언스 카니발. 1경기를 보면서 [6] atsuki3442 05/04/02 3442
755 프레데릭 선수가 한국 선수에 대한 글과 오정기 선수의 글등 입니다 [13] 워크초짜7176 05/04/02 7176
754 MWL 챔피언스 카니발 8강(미리니름-스포일러) [9] kama3306 05/04/01 3306
753 WEG 2005 시즌1 간략 정리(下) [6] The Siria2253 05/04/01 2253
752 IGE KOREA VS EUROPE !! 와티비메뉴얼. [11] 맛킹망치2320 05/04/01 2320
751 워크를 처음접하시는 분들께 조언한마디.. [18] 맛킹망치3925 05/03/31 392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