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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4 21:27:48
Name The Siria
Subject World E-Sports Games 16인의 시인에 대한 단상(10) - 4K.ToD, 유안 메흘로
이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결국 진다면, 패배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될 뿐입니다.
경기의 내용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의 내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더 나아가서는 주목을 끌며, 결국 한 시대를 풍미한 한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한 사람이 된다고 해도, 결국 승자에게 영광이 돌아가고, 명예와 때로는 부까지 돌아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억이 되는 것은, 기록으로 남는 것은 그 때, 그가 졌다는 사실일 테니까요.
비겁하게, 비열하게 이긴 것이 아니라면, 승리는 언제나 축복을 받습니다.
패배는 그 내용을 볼 때, 찬사를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도 있습니다.
허나, 결국 패배라는 단어는 위로라는 것을 받게 합니다.
이길 수 있었는데 졌거든, 일방적으로 무너지게 된 경우든 간에, 패배는 그 자신의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패배가 아쉽게 느껴지고, 위로가 따라오게 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지만요.

그러나 패배가 단순한 패배로 끝날 때, 패배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패배를 거울삼아, 자신을 더욱 발전을 시킬 때, 패배는 의미 있는 하나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자신의 몸을 담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부의 세계에서 한 순간의 일이라도,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되돌아보는 것은 자신이 더욱 높아지기 위한 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비상을 위한 하나의 길은 패배를 그저 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지요.
그 길에는 우직함과 묵묵함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에게 정진하는 것이지요.
승부의 세계에서 자신을 높일 수 있는 해답은 자신에게 정진하는 것입니다. 그 해답은 많은 경우에서 그 효용을 입증했습니다.
승부의 세계 제일 꼭대기에 오른 사람 중에 노력을 하지 않고 오른 사람이 있겠습니까.
승부의 세계 제일 꼭대기에 오른 사람 중에 패배를 겪지 않고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 과연 있겠습니까.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과의 대결을 통해 승리를 얻고, 축복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혹은 패배를 당하고, 위로를 얻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과 경기를 벌이지만, 그것은 자신의 내면과 벌이는 고독한 대화입니다. 고독한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더욱 높이고, 정진하는 그런 길입니다.
승부와 발전, 승리와 패배.
유안 메흘로라는 프랑스의 얼라이언스 시인이 이 땅에서 겪었던 일이자, 동시에 그가 앞으로 자신을 가진다면,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서 그가 겪었던 과정은 정말 많은 것을 남겼으니까요.

아, 하지만 그는 약한 휴먼이 아닙니다.
동료 잘 만나서 이 땅에 온 휴먼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호령한 사람입니다.
어느 대회에서 4강에 든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50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그가 이룬 성적 중에 하나는 WCG 3위입니다. 50가지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성적이지요.
한국에서 많은 얼라이언스와 4Kings의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아쉬운 패배는 그의 시가 더 정교해지고, 날카롭게 변화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무수한 강자들과 벌였던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역량이 실로 대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대회 3위였던 그 모습, 그 이기는 모습과 같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패배를 겪으며 그가 한 단계 더욱 발전한다면, 그래서 그 모습을 1월 30일 이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의 패배는 의미 있는 패배이자, 최고가 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 기억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나비가 화려한 날개 짓을 하기 위해서는 번데기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시인의 시가 자신의 생각을 모두 드러내기 위해서는 무수한 습작을 버려야 하는 것처럼.
그의 패배가 안타깝고, 다음에 더 잘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그가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 자신의 재능을 한 차례 보여준 시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떨어져도 공은 다시 튀어 오릅니다.
그가 겪었던 패배, 그가 이루었던 업적은 모두 다시 튀어 오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패배를 승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보여줄 것입니다.
그가 쓰는 얼라이언스의 또 다른 노래가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이미, 그가 여러차례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보여줄 그런 노래가 지금 시작하려 합니다.
이 노래는 패배를 알았고, 승리도 알았던 사람의 노래이기에 더욱 가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비상의 길, 승리의 길을 꿈꾸는 튀어 오르는 공 하나. 4K.ToD 유안 메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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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0 00:48
수정 아이콘
WEG 휴먼.. 가장 기대되는 선수죠.
높은 수준의 경기력.. 한국에 적응된 그의 플레이..

기대 됩니다. 휴먼의 아이콘으로 떠오를수 있을지..
05/01/22 08:19
수정 아이콘
옹겜 해설진의 ‘한국선수 다 됐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유안선수의 마킹사랑이 WEG에서도 빛을 발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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