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07/02 00:32:57
Name Cand
Subject 현근대사 최고의 정치 사기극
 






지금은 이미 좀 지난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위고 아래고 가릴 것 없이 마냥 현실에 안주해 조금의 개혁도. 아니. 변화라는 짧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손사래를 치던 그 시절.

그런 그 시절에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행동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연설에는 힘이 있었고. 그의 공약에는 새로움이 있었고. 그의 식견에는 개성이 있었고. 그의 행동에는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는 결국 선거에서 참패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현재의 사가(史家)들이 꼽고 있는 그의 선거 참패 요인 중에서도 가장 첫번째로 꼽는 것은 당시 기득권의 선거결과 조작이다.


과거 선거 당시 현재의 선관위와 같은 역할을 하였던 한 부처에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조금 전 발표한 공문을 보자.


"몇몇 단체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의견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다소 왜곡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어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일부 단체와 개인에 의해 비정상적인 경로로 참여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정확히 조사하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문 발표 후 그들이 공문과 같은 이유로 최종 집계에서 배제했던 표는 약 47,000표에 달한다.

이 표 중 약 90%의 표가 '그 후보'의 표였다는 것을 감안하고, 총 유효 투표수가 십만표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이미 정치가 아니다. 이것은 사기이고, 민의에의 배반이며, 그들의 부패를 알리는 지표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루어졌고. 결국 약 만표 정도의 차이로 개혁을. 혁명을 주장했던 '그 후보'는 낙선하게 된다.

결국 그런 조작에 힘입어 선거는 다시 한번 여당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혁명도. 개혁도. 변화도.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아래의 모두가 그를 원했으나. 위가 그를 원치 않았다는 이유.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의 이상과 꿈은 산산조각났으며. 그도, 그의 이상도. 다시는 정계로 돌아올 수 없었다.

변화를 위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으나 결국 힘앞에 무너졌던 순간. 민주화의 첫걸음이 산산이 깨어진 그 순간.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끝내야만 했던 개혁. 그것이 가져올 결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부당한 억압에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그 때를 돌이켜 통탄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현재 부각되고 있는 그의 두번째 패인은 그가 내걸었던 공약이다.

따지자면, 상대측 후보의 공약은 무난했다.

기존의 것을 들고 나와 조금의 숫자놀음과 눈속임으로 새로운 것으로 치장했다 한들, 무난했다는 것은 현재도 이론이 없으리라.

하지만 그의 공약은 무난하지 않았다.

무난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여기서 좋은 뜻으로도, 나쁜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말하자면, 당시의 시대상과 비교해봤을때 그의 공약은 다분히도 혁명적이었고 실험적이었다.

이는 당시 사회에 염증이 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굉장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는 플러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지식층은 이 공약에 대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그 공약의 실현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동시에 느꼈다.

그런 의문과 불안은 결국 기득권층의 이해와 맞물려 당시의 정국 및 지지층을 전례없이 양분했고, 결과는 위와 같았다.

만약 그가 조금만 더 온건한 공약을 들고 나와서 집권한 후 그의 이상을 펼쳤다면 지금 이곳은 어찌 되었을까.

그것을 이제는 상상으로 밖에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은. 아직도 어떤 이들에게 있어서는 천추의 한이 되리라.




그러나 지금 와서 이런 논의가 무슨 소용이랴.

시간은 이미 그와 그의 이상을 흙으로 되돌렸고.

그가 메우고자 했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시간으로 더욱 괴리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그가 만들고자 했던 파도는, 망망대해에 던져진 조약돌 정도의 파문 밖에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작디작은 파문이 조금이라도 지금의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도록 하자.






- 자료 사진 -

자료 1 - 당시 선거를 주관했던 부처의 긴급 공문

자료 2 - 최종 투표 결과

자료 3 - 선거 전 인터뷰

자료 4 - 공약 A

자료 5 - 하마평

자료 6 - 상대 후보의 하마평













.......................헥스밤님 글을 읽고 삘받아서 한번 휘달려봤습니다. 여러분은 언제쯤 '그 후보'에 대해 눈치채셨나요?

...아니 그보다. 유게 갈까요? (...)



* Noam Chomsk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1-10 15:4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6/27 02:01
수정 아이콘
16년이 지나 파맛 첵스가 탄생하였읍니다
信主SUNNY
10/07/02 00:37
수정 아이콘
... 게시판을 찾아가세요.
10/07/02 00:38
수정 아이콘
아아 이럴 수가...........
10/07/02 00:41
수정 아이콘
문장력이 괜찮아서 정독 했습니다.


이럴수가............
맛강냉이
10/07/02 00:46
수정 아이콘
글을 다 읽고 충격에 빠져 멍하니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진나라
10/07/02 00:47
수정 아이콘
이 글을 PGR 자게 사상 최고의 역사 낚시글로 임명합니다
Illskillz
10/07/02 00:49
수정 아이콘
식스센스 이후로 이런 반전은 처음입니다
10/07/02 00:51
수정 아이콘
놀라운 것은 저 문장에 거짓말은 단 1줄도 없다는거...
10/07/02 00:51
수정 아이콘
나만 낚일 수 없지!! 크크크
10/07/02 00:53
수정 아이콘
글을 위아래로 스크롤 하면서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언제 이런 일이 있었나를 생각하면서 머리가 아팠는데 자료사진 보면서 충공깽을 외치고 있습니다....문체가 얼핏 이문열씨 스멜이 납니다
실루엣게임
10/07/02 00:55
수정 아이콘
제목이 결론이 되네요(...)
10/07/02 01:00
수정 아이콘
세상에 아직도 이런 '유게'스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대체 선관리자위원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검은창트롤
10/07/02 01:00
수정 아이콘
아아...............이렇게 당해본 것은 정말 오랫만이네요. 누구지? 누굴까? 언제 얘길까? 라고 한참 생각했는데 ㅠㅠ
10/07/02 01:02
수정 아이콘
아.... 충공깽이 이런거네요.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반전인데요.
푸른음속
10/07/02 01:02
수정 아이콘
오늘의유머든 웃긴대학이든 올리기만 하면 폭발적으로 인기가 있는 게시물이 될 듯 하네요..
정말.. 제 생애 최고의 반전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인물이 우리나라 역사에 존재했다니..
pgr에서만 보기 아깝습니다 어디건 이 반전을 같이 공유하고 싶네요..
10/07/02 01:07
수정 아이콘
정말 가슴이 먹먹한 근현대사의 정치사기극이군요. 수려한 문장으로 쓰여진 좋은 글, 멋진 글 잘봤습니다. 글이라도 좀 못쓸것이지......-_-;
10/07/02 01:07
수정 아이콘
푸하하하하하하하

파닥파닥
10/07/02 01:18
수정 아이콘
오마이갓.
사상최악
10/07/02 01:19
수정 아이콘
유게에 올리셨다면 좋았을텐데요.
담배피는씨
10/07/02 01:28
수정 아이콘
자료사진 보는순간..
5초간 모지??
10/07/02 01:43
수정 아이콘
이건 정말 유게도 자게도 어울리는 오묘한..
지옥김치
10/07/02 01:50
수정 아이콘
유게에 올렸다면 이런 반전은 기대못했을것 같은데..

자게에 있어야 의미(?)가 있는 글 같습니다.
비소:D
10/07/02 02:01
수정 아이콘
정독했는데
괜히했어 괜히했어~ T_T
크크 유게면 안속았겠죠
2초의똥꾸멍
10/07/02 02:08
수정 아이콘
순간 나만 모르나..아 정말 난 무지한가 했는데..
LunaticNight
10/07/02 02:21
수정 아이콘
으앜 이런 건 더 많은 분들이 봐야해요. 떡밥강화!
10/07/02 02:58
수정 아이콘
이건 추천해야지 답이 없다...
Mynation
10/07/02 03:25
수정 아이콘
이.. 이거 좀 퍼가겠습니다..
켈로그김
10/07/02 03:30
수정 아이콘
이런 천인공노할 사기꾼들...
여간해서
10/07/02 03:49
수정 아이콘
현근대PGR21사 최고의 사기극
10/07/02 04:07
수정 아이콘
대단하네요. 읽다가 괜찮은 내용같아서 정독했습니다. 몇몇 또 오르는 정치인들을 대입하면서 읽었지만 잘 되지 않아서 무지함을 탓하고 있었는데 .. 정말 대단합니다.
고요함
10/07/02 04:58
수정 아이콘
정말 대단한 필력입니다..

현근대사의 정치사기극에 대한 완벽한 분석이군요..
10/07/02 05:41
수정 아이콘
역시 긴 글은 밑에서 부터 보는게 센스.
Hypocrite.12414.
10/07/02 07:38
수정 아이콘
대단한 글이네요. 한 상황을 캐치해서 이렇게 대입시키시다니.
탈퇴한 회원
10/07/02 07:56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고래밥
10/07/02 07:57
수정 아이콘
전 글쓴이님 자기소개가 낚시인 줄 알았어요 -_-;;

-한글 '띄워'쓰기 ..... -
아.. 참 -_-;;
감성소년.
10/07/02 08:05
수정 아이콘
한 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바로 그 xx사건.. 크크
무리수인가
10/07/02 08:57
수정 아이콘
아 속았네요 크크
Who am I?
10/07/02 08:58
수정 아이콘
....나만 낚일수 없어요!
가만히 손을 잡
10/07/02 09:03
수정 아이콘
이 사건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껀후이
10/07/02 10:02
수정 아이콘
윽...당했다...
10/07/02 10:12
수정 아이콘
헉스... 대단한 반전입니다.
scvDancE
10/07/02 10:17
수정 아이콘
멍~~하게 리플까지 다 읽고 .....하하하하
이적집단초전
10/07/02 10:20
수정 아이콘
나중에 저 파맛님은 평화로운 첵스나라를 침략하는 악당으로 나옵니다. 첵스 광고에요. 어지간히 원한이 많았던 듯.
벤카슬러
10/07/02 13:12
수정 아이콘
나만 낚일 수 없어서 추천 드리고 갑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elecviva
10/07/02 14:05
수정 아이콘
켈로그김
10/07/02 14:34
수정 아이콘
회사 이름은 참 좋은데..
pErsOnA_Inter.™
10/07/02 14:48
수정 아이콘
'무슨 소리! 현대사 최고의 정치사기극은 삼당합당이지!'라고 진지하게 읽다가.. 헉..

반전 쩌네효. 올해 노벨평화상은 Cand님에게..-_-b
지나가다...
10/07/02 15:09
수정 아이콘
"정치글은 유게로!"를 외칩니다.

그 다음에 에게로 날려 버립시다!!
10/07/02 16:12
수정 아이콘
빨간글씨 클릭해볼 생각을 못하고 두번 정독 .. ㅜ.ㅜ
NeedlessEmotion
10/07/02 16:34
수정 아이콘
정말 가슴아픈 일이었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10/07/02 17:18
수정 아이콘
끝내 정의가 졌던 사건...원칙도 정의도 없고 약속도 무시하는 기업들...
GunSeal[cn]
10/07/02 18:31
수정 아이콘
리플을 읽지 않고 정독했던 나로써는... 첫번째 사진을 보면서도 한참을........
머릿속은 온통 ???????????????????????????????????????????????????????
10/07/02 20:27
수정 아이콘
식스센스를 뛰어 넘는 반전!!
추게로!!
킹왕짱킥
10/07/02 21:05
수정 아이콘
제가 지지하던 그분이 낙마하고 경쟁 후보가 당선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아침에 들었을때, 전 숟가락을 들 수 없었습니다..........
사상의 지평선
10/07/03 13:15
수정 아이콘
소름돋네요... 간지님인줄 알았다가...
막판의 반전이란....
설탕가루인형
12/01/11 14:3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이 투표를 기획한 분 이야기를 빌리자면
'설마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고 하네요.
윗분들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하시더군요.
12/01/21 15:27
수정 아이콘
하하하하...
오래간만에 추게글 들렀다가 빵터졌습니다.
알테어
12/01/27 00:56
수정 아이콘
이건 뭐... 대단하네요. 정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70 임요환씨를 기억합니다. [44] 겨울낙원16844 12/10/23 16844
569 약 20년 전, 안철수 후보님에 대한 추억 [138] mmbP41929 12/09/20 41929
567 당신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37] Ciara.35954 10/10/28 35954
566 단편만화 - 남김(2010) [50] 허클베리핀26924 10/10/23 26924
565 about 해설. [108] becker21427 10/08/21 21427
564 재액(災厄), 정명훈 [59] 한니발31075 10/08/18 31075
563 현근대사 최고의 정치 사기극 [59] Cand38083 10/07/02 38083
562 홍진호를 위하여. <BGM> [87] Hanniabal17745 10/06/28 17745
561 너는 이미 죽어있다. [58] fd테란17884 10/05/29 17884
560 예의를 지켜야죠 [66] 信主SUNNY25238 10/05/26 25238
559 2010년 독수리오형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13] 박진호9696 10/05/25 9696
558 최종병기 이영호 [57] fd테란14477 10/05/14 14477
557 열정 [55] Judas Pain11713 10/05/10 11713
556 지금 만나러 갑니다. [94] 온리진12959 10/03/12 12959
555 어떤 혁명가의 이야기 [36] 귀염둥이 악당8759 10/04/24 8759
554 [스압] 주옥같은 동물관련 판님 댓글 모음 Part 1. [57] ThinkD4renT17620 10/03/28 17620
553 플토 컨트롤의 로망, 다크로 마인 썰기 [38] 빵pro점쟁이14779 10/03/23 14779
552 하태기 버프, 투명 테란 이재호에 관한 소고 [58] kimera12141 10/03/14 12141
551 꺼져가는 속도거품, 드러나는 테저전의 끝 [66] becker12189 10/03/07 12189
550 [본격 알콜섭취 유도글 1탄] 니들이 진(gin)을 알어? [62] Arata9442 10/02/22 9442
549 눈이 정화되는 로고들을 한 번에 봅시다! [39] Alan_Baxter11995 10/02/12 11995
548 진화와 창조에 관한 이야기(1)-들어가기(개정판) [43] 반대칭고양이5936 11/02/12 5936
547 [서양화 읽기] 그림이 당신에게 묻다 -1- [31] 불같은 강속구5751 10/02/09 575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