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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6/06 09:33:23
Name 공룡
Subject [연재] 최면을 걸어요 (9) - 최종회
9. 최면을 걸어요

탁탁탁!

운재 일행은 이제 탈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편에 섰던 로봇들은 다시 적이 되어 있었다. 바깥의 상황은 테란이 전멸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이곳 지휘부는 무서운 속도로 달아나는 중이었다. 비록 거의 대부분의 병력을 데리고 왔던 테란족이었지만, 그들의 행성과 식민지들은 여전히 많았고 다시 힘을 길러서 병력을 모으면 되는 일이었다. 운재 일행이 타고 왔던 레이스와 스카웃들은 그리 에너지가 많지 않았다. 이런 속도로 달아나는 우주선에서 탈출해 지구로 귀환하려면 조금이라도 빨리 우주선을 벗어나는 길 뿐이었다. 하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했고 막아서는 병력은 갈수록 많아졌다.

“제길!”

운재는 이를 갈았다. 몇 명이 또 낙오가 되었다. 미안했다. 자신의 욕심일수도 있는 일 때문에 그들이 희생되는 것 같아 정말 미안했다.

“교대해요!”
“괜찮아!”
“잔말 말고 교대해요!”

진광은 운재의 등에 업혀 있는 정민을 자신의 어깨로 옮겼다. 어깨를 통해 미세하게 정민의 심장 뛰는 소리가 느껴졌다.

“형은 팔도 다쳤잖아. 그리고 형보다 내가 40킬로 더 나간다구요.”
“...... 미안하다. 그리고 저그와 프로토스족 당신들에게도 미안합니다. 난 도저히 녀석을 버리고 갈 수 없었어요.”

다른 이들은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 때 그들은 무언의 동의를 한 상태였다. 운재는 총을 쏘아 정민의 머리와 몸에 달렸던 선들을 모두 잘라내고 그를 탈출시키려고 했다. 도저히 정민을 죽일 수가 없었다. 가장 반대하던 프로토스족의 다크템플러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고, 저그족은 언제나 처럼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 그들 중 몇몇은 낙오되어 지금 저 깊은 곳 어디에서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동지를 버리는 것은 비열한 테란족이나 하는 짓이지요!”

다크템플러는 그렇게 말하며 적들이 있는 안쪽으로 뒤돌아 달려갔었다. 그는 스스로 몸을 감출 수 있는 존재였고,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뛰어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규모 추적대와 맞설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운재는 달려야 했다. 적어도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탈출에 성공을 해야 했다. 자신은 현재 이들을 이끄는 대장이었다.

“진광아!”
“왜요?”
“나, 사실은 너랑 동갑이야.”
“... ...”
“생일도 네가 빨라.”
“... ...”
“거짓말해서 미안.”
“후후, 난 이미 알고 있었어요. 10년 전부터..... 어차피 그래도 대장은 형이고, 형은 대장이에요.”
“... ...”
“대신 얼마 전 형을 묶어 동수형한테 항복했던 거...... 용서해줘요.”
“후후...... 안돼!”
“젠장!”
“전쟁이 끝나면 동수형에게 압수한 우리 해적선 포세이돈을 돌려달라고 할거야.”
“오! 다시 해적으로 돌아가려구요?”

운재는 반색을 하는 진광을 잠깐 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아니, 너만 태워서 보내버리려구.”

진광은 화가 난 듯 했지만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옆구리에 맞은 총상 때문에 달리기가 힘이 들었지만 지금 정민을 들쳐 업고 갈 사람은 자신 뿐이었다. 저그족이나 프로토스족에게 정민을 맡기기는 싫었다.

콰광!

갑자기 거대한 폭발음이 울린다. 그리고 좀처럼 흔들림이 없던 거대한 우주선의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맨 뒤에서 엄호하며 따르던 질럿들은 잠시 멈춰 서서 폭발음이 난 쪽을 바라보았다.

“위대한 프로토스를 위하여!”

질럿들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낙오되었던 다크템플러의 이름은 에피라우였다. 지금 그는 정민이 있던 곳 바로 아래, 즉 행융합로가 있는 곳에 있었다. 첫 번째 폭발로 인해 몸의 절반은 날아간 상태였지만 에피라우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 두 개의 융합로가 남아 있다. 수비대가 들이닥쳤지만 오염된 그곳에 발을 들일 테란 병사는 없었다. 대신 다급하게 로봇을 부르고 있다. 에피라우는 여유 있게 두 번째 융합로에 자신의 강력한 검을 들이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허리에 찬 검을 마지막 융합로에 힘차게 던졌다.

“후후, 지구인들에게만 멋진 역할을 맡길 수는 없지. 그런 희생정신은 우리 프로토스족이 훨씬 세련되고 숭고하다.”

무너지며 파괴되는 핵융합로를 바라보며 에피라우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위대한 프로토스를 위하여, 그리고 당신들을 위하여... ...”

------------------------

“제길!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운재는 가까스로 도착한 격납고에서 남은 병력들을 레이스와 스카웃에 태우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우주선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이지?

“우리 형제 중 한 명이 적의 심장부에 검을 들이댔소. 이제 이 우주선은 파괴될 것이오. 빨리 탈출합시다. 대장!”

질럿 중 한 명이 이야기한다. 그는 에피라우가 죽기 직전에 보낸 메시지를 들었던 것이다. 아랫입술을 피가 나도록 물며 운재는 질럿의 손을 한 번 잡아주고는 레이스에 올랐다. 원래 1인승이었던 레이스를 2인승으로 개조한 터라 좁은데, 정민까지 집어넣으니 옴짝달싹도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정민의 심장은 거의 멈춰가고 있었다. 빨리 귀환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모두 수고했다. 전원 탈출하라!”

세 대의 비행체가 테란의 우주선을 빠져나갔고, 그와 동시에 거대한 테란의 마지막 남은 지휘부 우주선은 파괴되기 시작했다.

“상황 보고하라!”

동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적어도 지구는 무사한 듯 했다.

“여기는 운재, 지금 귀환하는 중.”
“정민이는?”
“......제거!”
“으응......”

잠시 후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이 자식아, 그렇다고 정민을 죽이냐? 너 오면 나한테 죽었어!”

도경의 목소리다. 운재는 피식 웃었다. 역시 죽이지 않길 다행이다.

“운재형!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아서 지구까지 제대로 귀환이 될지 모르겠는데?”
“뭐야?”

진광의 말에 운재가 에너지바를 보니 바닥을 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탈출 시에 연료통 부위에 상처가 생겨서 연료가 조금씩 새고 있는 모양이다.

“도경이 형! 우리 에너지가 바닥이야. 형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니 에너지충전 부탁해요!”
“싫어 임마! 탈출해서 헤엄쳐서 오든지!”
“우리 우주선에 정민이 형이 타고 있으면?”
“뭐? 이*끼 장난치면 죽는다!”
“급해! 지금 정민이 형 심장이 멎어가고 있어!”
“젠장! 기다려!”

멀리서 급속도로 다가오는 커세어 한 기를 보며 운재는 잠시 눈을 감았다.

--------------------

프로토스와 저그족은 부대를 정비하자마자 테란의 행성을 향해 떠날 준비를 했다. 지금이 아니면 테란족은 다시 병력을 모아 공격준비를 할 것이기에 아예 뿌리를 뽑을 생각인 듯 했다. 지구연방에서도 병력을 지원하기로 했고 강도경이 스스로 지원을 해서 연합군 사령관이 되었다. 3일 후 연합군은 테란의 행성을 향해 떠났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더 지난 후에야 정민은 깨어날 수 있었다.

“여긴 어디?”

정민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아직 자신은 죽지 않았나? 어쨌건 어둠은 싫었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빛이 쏟아져서 정민의 눈을 때렸고, 그 눈부심에 얼른 손으로 그늘을 만들어야 했다.

“어?”

정민은 자신의 손이 멀쩡한 것에 놀랐다. 설마 아직도 테란에 잡혀서 환상 속에 있는 것일까? 몸도 이상이 없는 듯했다.

“여어, 일어났구나.”

중년의 남자가 정민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흰 가운을 입지도 않았고, 포르말린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중년의 남자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다.

“후후, 역시 알아보지 못하네. 정민아, 나 동수형이야. 몰라?”
“예?”

정민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정민으로서는 사고가 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태의 기억만이 남아있었고, 그러기에는 동수의 나이는 너무나 많았다. 차라리 동수의 아버지라고 하면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정민은 잡혀있을 당시 목소리들이 나누던 이야기들이 기억났다. 냉동된 채 정지된 시간들의 갭......

“역시나 모르는구나. 너...... 한 동안......”
“여보!”

옆에 있던 소란은 동수의 옆구리를 찔렀다. 여전히 정민은 23세 정도의 나이에서 멈춰 있는 상태였다.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 동수도 그걸 깨닫고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자. 나중에 네 부모님도 만나게 해줄게. 우선은 더 쉬렴. 이곳은 병원이긴 하지만 예전처럼 병원냄새는 나지 않을 거야. 의학이 굉장히 발달했거든.”

동수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다시 어둠에 쌓일까 걱정했지만, 불은 켜 있는 상태였다. 가만히 상체를 일으켜 보았다. 몸이 멀쩡하다. 왠지 꿈일 듯 하다. 팔도 없었고, 온 몸에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꿈이 아니면 또 다른 최면에 빠진 것이리라.

“후우!”

혼란한 마음을 다잡으며 정민은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헛된 꿈은 꾸지 않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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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연합군의 첫 승전보가 전해졌다. 테란은 이제 연합군에 의해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강도경 함장이 있었다. 아마도 1년이 지나기 전에 테란은 항복을 할 듯 했다. 정민도 서서히 적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서운 과거의 악몽 때문에 좀처럼 사람들을 믿지 않았고, 특히 기계들이 내는 소리를 싫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군대에서만 운용되던 전략시뮬 게임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었다. 스타크래프트2는 출시 일주일 만에 1억카피가 팔렸고, 소형 게임기로도 등장했다. 광고 등에 프로토스나 저그의 유닛이 나오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이번 전쟁을 다룬 영화도 제작되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이 정민에게는 더없이 괴로운 일이었다. 스타크래프트에 관련된 어떤 것이라도 정민에게는 악몽으로 비쳐질 뿐이었다. 스타크래프트의 배경음만 들려도 발작을 일으킬 정도여서 여전히 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망가진 그의 몸을 완벽하게 재생시켜준 것은 저그와 프로토스의 의술이었다. 그러나 의술이 정신적인 면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정민에게 있어서 스타크래프트는 너무나 무서운 악마나 같았다.

오랜만에 동수를 비롯한 정민과 같이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던 이들이 병문안을 왔다. 나이 차이가 30년 가까이 나는 그들이었기에 정민은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주름진 얼굴 속에서 예전 젊은 시절의 얼굴을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들과 말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가끔 창 밖으로 들리는 비행기들의 소리에 비명을 지르는 것도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었다.

“정민이 너 이제 정말 스타크래프트는 다시 하기 싫은 거야? 스타크래프트2가 나왔는데 우린 다 하고 있지. 길드를 만들 생각이야. 우리 같은 오래된 사람들만 모이는 노땅 시니어길드지. 네가 에이스가 되면 좋을 텐데. 어쨌든 너도 노땅이니까.”

진남이 은근히 부추긴다. 하지만 정민은 스타라는 단어만으로도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 때 간호사가 들어왔다.

“주사 맞을 시간입니다!”

간호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능숙하게 정민을 뒤집어 엉덩이를 까고 주사를 놓았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효과적인 주사는 엉덩이 주사였다. 그런데 한참 뭔가 체크를 하던 간호사가 문득 주위에서 보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더니 반색을 한다.

“어마나! 혹시 예전에 프로게이머들 하던 분들 아니세요? 저희 엄마도 프로게이머였어요! 와, 영광이네요. 저기 저분은 장진수님이죠? 그리고 저분은 임정호님이고......”

간호사는 둘러싼 이들의 이름을 모두 정확하게 말해서 사람들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동수는 웃으며 정민을 가리켰다.

“간호사님 그럼 이 녀석은 누군지 아나요?”
“그럼요! 김정민 선수잖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에요.”

정민은 깜짝 놀라 간호사를 바라보았다. 귀여운 얼굴이다. 그리고 그 귀여운 얼굴이 자신을 정말 좋아한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야! 정민이형 좋겠다!”

서지훈이 부러운 듯 한마디 한다. 당시 미소년 게이머로 인기가 많았던 그였지만 지금은 자식이 셋이나 있는 가장이었다. 더구나 큰아들은 지금 정민이보다 나이가 두 살 더 많았다.

“무슨......”

정민은 볼을 붉히며 말을 더듬었다. 그런 정민의 모습이 귀여운 듯 간호사는 생긋 웃었다.

“김정민 선수 잘 부탁드려요! 빨리 나으셔서 김정민 선수 게임 하는 모습 보고 싶네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게임들도 잘 하시려나? 아참, 제 이름은 이소연이에요.”

정민은 깜짝 놀라 다시 한번 간호사를 보았다. 예전 최면 상태에서 보았던 소연과는 많이 달랐다. 그렇게 예쁜 얼굴도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끌렸다. 특히 눈은 예전 소연과 많이 닮아 있었다.

“야, 정말 귀여운 아가씨네. 게다가 정민이를 좋아한다잖아! 이러다 정민이 퇴원 안하는 거 아냐?”

가장 나이가 많은 임성춘이 분위기를 잡는다. 다른 이들도 맞장구를 쳐댔다. 하지만 정민은 이미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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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사람들은 모두 떠났고, 동수만이 남아서 정민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진로의 문제였다. 정민의 부모님은 이미 나이를 드셔서 연금을 타고 계셨다. 때문에 정민이 일을 해야 했다. 비록 이번 테란과의 전투에서 마지막에 공헌한 점이 있지만 그 전에 지은 죄를 생각한다면 보상금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지인들이 돕는다고 해도 그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들 역시 1,20년 뒤면 연금생활을 해야 하고 정민보다 훨씬 일찍 죽게 될 것이다. 그저 의지만 하다가는 비참한 말년을 보내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의 갭 동안 정민은 멈춰 있었고, 그가 할 만한 일은 그리 없었다. 그나마 게임 쪽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정민은 지금 기계와 관련된 것은 모두 두려워하는 상태였다.

“무슨 일을 해보고 싶어? 한 동안은 내가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요즘 세상에서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가질 만한 직업은 없어.”
“... ...”
“어쨌든 너도 이곳에 적응을 해야 할 거야. 네 두려움은 이해를 하지만......”
“형!”
“응?”
“내가 어떤 식으로 테란의 앞잡이가 되었고, 어떤 식으로 전투를 해왔으며, 또 어떤 식으로 거기에서 깨어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구출이 되었는지 이제는 다 알게 되었어요.”
“그래... ... 심적으로 힘들 거야. 하지만......”
“최면을 걸어줘요.”
“응?”

동수는 정민의 말에 깜짝 놀랐다. 최면을 걸라니? 하지만 정민의 눈은 진지했다.

“다시 게이머를 하고 싶어요. 그때 내게 최면을 걸었던 것처럼 다시 최면을 걸어요. 내가 기계를 보고도 다시는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보고도 발작을 일으키지 않도록요. 어쩌면...... 다시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수는 한숨을 쉬었다.

“그건 나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말이야. 의식의 바닥까지 뒤집어서 두려움을 없애는 최면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야. 잠재적인 의식을 몽땅 뽑아내야 하는 과정에서 네 기억의 일부는 지워지게 될 거야. 이를테면, 네가 테란에게 잡혀 있을 당시의 내용이라던가, 지금 우리가 나누는 대화까지도 말이지. 어쩌면 넌 30년 전 그때로 돌아가게 될지도 몰라. 네 모든 추억은 다 묻어둔 채로 말이지.”

정민은 웃었다. 잠깐 동안 예전 소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건 환상이었고, 자신의 소망이 만들어낸 가짜였다.

“기억하고 싶은 추억은 없어요. 아니 오히려 잊고 싶어요. 그러니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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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하혁주 박사는 정민과 마주앉았다.

“다시 한번 묻겠네. 후회는 없나?”
“네.”
“어쩌면 소중한 무엇을 영원히 잊게 될지도 모르네.”
“네.”
“음......”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제가 원하는 것은 게임 뿐이에요. 그것마저 없다면 전 이곳에서 살아갈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박사는 결국 허락했다. 어려운 일이다. 최면에 제대로 걸릴지도 모르고 중간에 풀린다면 그것 역시 곤란했다. 박사는 정민의 머리에 커다란 원형의 증폭장치를 씌웠다. 정민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증폭장치 역시 기계였기에, 그리고 수십 년을 그런 이상한 장치들이 온 몸을 짓누르고 있었기에 거기에 대한 피해의식은 당연했다.

“조금 아플 거네. 그리고 집중도 잘 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이겨내야 하네. 준비가 되었나?”
“...... 네.”

정민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결심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시작하겠네. 자네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네.”

어두운 병실에서 증폭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증폭기에서 밝은 빛이 퍼지면서, 정민의 표정은 점차 평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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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오, 정말 김정민 선수 대단하군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2.19 패치로 불리해진 테란종족으로 이만큼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니 놀라운데요? 이걸 재기에 성공했다고 해야 하나요 다시 태어났다고 해야 하나요?”
“하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그저 예전의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로도 행복하니까요.”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당시에 스타크래프트로 해설로 처음 데뷔하셨죠?”
“그렇습니다. 이제 훨씬 멋진 그래픽으로 무장한 스타크래프트2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네요.”
“네, 말씀드린 순간 서낭춘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놀랍군요. 김정민 선수 벌써 15연승이에요.”
“그렇습니다. 제 2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겠죠. 더구나 24세의 나이에도 젊은 게이머들을 능가하는 컨트롤과 상황판단력을 보인다는 것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많은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배워야 할 듯 합니다.”
“그렇군요. 김정민 선수, 하루 14시간씩 연습을 한다죠?”
“그렇죠. 연습만이 대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좋은 소식도 있더군요.”
“네, 맞습니다. 요즘 같이 다니는 여자분과 곧 결혼한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맞습니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올 가을에 약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이래저래 경사가 겹쳤어요. 현재 김정민 선수가 길드마스터로 있는 노땅 시니어길드에서는 결혼에 맞추어 화성으로 단체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군요.”
“아! 이번에 재건된 화성으로요? 정말 부럽군요. 저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아이구 정말 주책입니다. 죄송합니다. 방금 펼쳐진 제 4경기 김정민 선수와 서낭춘 선수의 대전까지 오늘 경기를 다 보여드렸습니다.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요환은 방송이 끝나자 천정을 보고 드러누웠다. 정민이 녀석이 부러웠다. 자신도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고 있긴 하지만, 벌써 나이가 50대 중반인지라 예전의 손놀림은 나오기 힘들었다. 노땅길드에 있으면서 몇 번 정민과 대전을 했지만 결과는 늘 정민의 승리였다. 그나마 자신이 노땅길드에서 정민 다음의 2인자라는 사실에 위로를 삼아야 했다.

“어? 아버지 어디 가세요?”

회사를 막 다녀오던 둘째가 요환이 옷을 입고 나가자 묻는다.

“응, 잠시 산책 좀 하련다.”
“추운데 따뜻하게 입고 나가세요. 그리고 조심하세요. 요즘 범죄율이 좀 늘었다고 하던데......”
“하하, 이런 다 삭아버린 사람을 누가 데려가겠냐?”

요환은 껄껄 웃으며 밖을 나섰다. 기사가 차를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냥 걷기로 했다. 사실 요환은 충분히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그룹의 이사였고, 현 UN군 기술자문으로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이사를 온 옆집의 남자였다. 젊지만 건실한 남자다. 조깅을 하고 오는 모양이다. 날씨가 추운데도 벙어리 장갑에 엷은 티만 입고 있었다.

“아, 자네로군. 역시 젊은 건 좋은 거야.”
“하하, 그럼 뭐합니까? 먹고살기 바빠서 날마다 회사를 나가야 하는 월급쟁이인데요.”
“나도 그렇다네.”
“하하, 농담도 잘하십니다.”

요환은 그 남자와 함께 한가한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곳이라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편했다.

“흠, 그런데 전에 다니던 곳에서도 가상시뮬 관련 일을 했나?”
“아니요, 다른 일을 했어요. 재미난 기계를 만들던 곳이었죠.”
“음? 어떤 기계인데?”
“글쎄요 뭐랄까......”

남자는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돌렸다. 그 때 길 한 쪽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보였다. 차가 드문 편이었지만 길가에 저렇게 있으면 위험했다. 요환은 그 아이에게 다가갔고, 그 순간 아이는 사라졌다. 놀랍도록 정교한 3차원 그래픽이었다.

“응?”

요환은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 일어섰고, 그 순간 자신을 덮치는 거대한 트럭의 모습이 보였다. 순식간에 트럭은 요환을 치고 달려갔다. 요환은 눈 앞이 흐려지는 속에서도 옆집 남자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자신은 이미 늦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남자는 요환에가 달려와 그 앞에 섰다. 그리고 서서히 벙어리 장갑을 벗었다. 그의 손가락은 여섯 개였다. 잠시 후에 요환을 치었던 트럭이 후진을 시작했다.

“제가 했던 일은 사람들에게 최면을 거는 기계를 만드는 일이었지요. 아주 큰 기계라서 만들기가 쉽지 않답니다. 이제 곧 당신이 들어갈 곳이기도 하구요.”

남자는 다 죽어가는 요환을 들고 트럭으로 향했다. 멀어지는 트럭을 뒤로 하고 정체불명의 사람 두어 명이 요환의 핏자국을 지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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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0일간의 연재가 끝이 났군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간 듯 합니다^^
복잡하면서도 보잘것 없는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네요^^

남들도 다 하길래 저도 따라서 해봅니다.
그동안 많이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했습니다.


special thx

소설의 주축이 된 선수들의 이름을 빌려주신(사실은 대부분 무단으로 그냥 쓴)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리 좋지 않은 배역을 승낙해주신 김정민 선수, 그리고 이번에도 무단으로 끌어쓰게 된 김동수 선수와 강도경 선수 그리고 박정석 선수, 열흘 전에 쪽지를 보냈지만 아직 소식이 없는 이운재 선수와 코믹한 역을 맡아주신(물론 자신은 원치 않았더라도) 도진광 선수, 막판에 욕보신 임요환 선수, 그밖에 이재훈 선수, 서지훈 선수, 임성춘 선수, 장진남 선수, 장진수 선수, 강민 선수, 이윤열 선수, 홍진호 선수
      

special thx 2

출연하신 피지알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무단으로 출연시켰다고 불만 품으시는 분이 있다면...... 다음에 쓸 소설에 또 넣어버리겠습니다 -_-+

슬램덩크의 소연양, 아트블래키님, bnm890님, hiljus님, 포세이돈 서포터즈, 해모수,  Epitaph님, bejjang님

special thx 3

리플을 달고 쪽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Zard님
120%coool님
Michinmania님
두번의 가을님
La_Storia님
후니...님
CnC.ME님
항즐이님
Epitaph님
물빛노을님
나의꿈은백수님
루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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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수님
언뜻 유재석님
icarus[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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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호랑이[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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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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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읽어주신 많은 분들 감사드립니다 (__)
제 나름으로는 그리 재미 없는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너무 길어져 버렸는데 모두들 재미있다고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좀 더 정성을 들이면 분명 더 좋은 내용이 되겠지만, 하는 일이 바쁘다보니 제대로 다듬지도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뭐, 어차피 이곳 pgr에만 어울리는 글이기에 다들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만^^

한동안 쉬어야겠군요^^ 모두들 즐거운 하루하루 되세요^^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6-0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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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versunny
03/06/06 09:46
수정 아이콘
너무 잼있내요~~ 긍뒈 마지막에 요환선수는 어케되는거죠??
그냥 이대로 끝나는건가요??
공룡님은 나중에 먹고살거 업으시면 소설가 하셔도 되겠내요^^
수고 하셧습니당~!!
님 나중에 먹고 삵 ㅔ어
03/06/06 09:51
수정 아이콘
드디어 대망의 라스트이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좋은 선물 받은 것 같네요..
그동안 좋은 소설에 애쓰신 공룡님께 우선 박수를~!!!!!
조금만 쉬시고 좋은 글로 다시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
(그 소연양이 슬램덩크에서 나오는 소연양이었군요.. 상상도 못했다는.. - -a)
p.s. 아무쪼록 추천게시판에서 다시 봤으면 하는 글이네요
Dabeeforever
03/06/06 10:13
수정 아이콘
대체 어떻게 하면 글을 이렇게 쓸수 있을런지...존경합니다~
그 소연이 그 소연이었군요;;;
해적선 포세이돈이라...ㅎㅎ
재미있게 봤습니다!!^^
03/06/06 10:29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네요 ^^
마지막 부분은... 2부가 나온다는 암시가 아닐까요?^^;
후니...
03/06/06 10:52
수정 아이콘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03/06/06 11:20
수정 아이콘
추게로 고고 ~~ ^^
03/06/06 13:0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03/06/06 13:45
수정 아이콘
아~!! 너무 재밌게 봤어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치.만..공룡님 미워요~
연재 읽으려고 들어왔다가..어제 못 본 경기 결과를 보고 말았슴다..
03/06/06 14:1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봤어요
03/06/06 14:52
수정 아이콘
공룡 문학상을 제정하는건 어떨까요? 주연 남우상, 여우상, 조연남우상 여우상, 엑스트라상..등등..
토스리아
03/06/06 15:26
수정 아이콘
정민선수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__)....^^헉..그런데 이번엔 요환선수가?....지훈선수의 출연이 또한 기쁘네요^^

다음 작품 기다리겠습니다....빨리빨리요^^..
좋은작품 감사합니다.(__)
120%coool
03/06/06 17:14
수정 아이콘
드디어 끝이 났군요.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 엿보이는..^^;
게이머들의 나이든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재미있습니다.
공룡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03/06/06 18:38
수정 아이콘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은 언제쯤 연재하실 계획이신지.... ^_______^
항상 행복하세요...
03/06/06 23:31
수정 아이콘
pgr을 찾는 새로운 즐거움이었는데 끝나버렸네요.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PenguinToss
03/06/06 23:33
수정 아이콘
2부가 기대되는 걸요??
Hewddink
03/06/07 13:39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_____________^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 _ _ )
공룡님 원츄~~~ o 0 o b
03/06/07 17:58
수정 아이콘
앨범에 철하려고 정리해 보니... A4로 51쪽이 나오는군요. 중편소설이죠? ^^
너무 두꺼워 질 것 같아서 A4지 양면으로 인쇄하니, 말 그대로 한권의 책이 되었네요. 내친 김에 표지도 만들었습니다. ^^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단연 이운재선수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 저만 그런가요? ^^
김정민선수 살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눈물이 다 쏟아질 번 했습니다.
마지막회에서는 팔에 소름이 돋더군요. ^^ 그런데... 처음에는 불행에... 가슴 저리게 하던 정민선수... 친구들보다 청춘 시절을 한번 더 즐기는 모습이... 부럽네요. 하핫 ^^
03/06/07 19:47
수정 아이콘
모두 감사드립니다^^ 고칠 부분이 있어서 들어가는데 왠지 기분이 이상해서 추천란을 보니 몽땅 올라가 있더군요 -_-; 제 보잘것 없는 글 때문에 좋은 글들이 모두 밀려버렸네요. 죄송합니다.
고치려고 했는데 권한이 안되는군요. 땡스부분 선수중에 임정호 선수가 빠졌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워크계로 떠나신 낭춘님을 대신해서 서베짱이라는 캐릭터를 넣었는데 이곳은 고치지 못했네요^^ 나중에 보시면 고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03/06/07 20:18
수정 아이콘
흠 공룡님 댓글을 자세히 보니.... '낭춘님' 이라고 쓰셨군요....
본인은 낭천이라고 했으나... 채널에서 모두들 놀리려구 낭춘 내지는
난춘이라고 불렀는데.... 공룡님마저 낭춘님으로 부르시다니 -_-;;;;
하하하
03/06/10 06:16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언제나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_^
sunnyway
03/06/10 09:07
수정 아이콘
공룡님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에 감탄했어요.
끝에 납치된 요환선수를 보니, 그 다음 이야기는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와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부자지간의 혈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물론 2부를 생각하셨다기 보다는 다시 앞과 연결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 같지만요.. ^^;
RageATheM
03/06/12 02:13
수정 아이콘
감동~ㅠ.ㅠ
나르키소스
03/06/12 11:42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좋은글 잘 봤습니다..^^*
2부(?) 기대하고있겠습니다...
공룡님도 항상 좋은 하루 되세요...*^^*
이광배
03/06/12 18:47
수정 아이콘
소설 잘 봤습니다 ^.^
2부까지 봤을때 웬지 '환상의 테란'의 아류작이 될것같은(죄송합니다 -0-)기분이 들었었지만 끝까지 읽어보니, 그런점은 전혀 없고 정말 독창적이고 멋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2탄 기대할께여~~~
03/06/23 12:22
수정 아이콘
pgr엔 자주 왔는 이제야 공룡님 글 다 읽었네요.
재미있게 읽다가 에플로그 부분에선 흠칫! 했습니다. ^ ^;
2부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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