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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11/28 19:06:07
Name 헥스밤
Subject (10)중국이 컨이 좋았다.
오늘 떠오른 몇 가지 단상들.


점심에 아는 아저씨와 밥을 먹었다. 그는 정치적으로나 실제적인 삶에서나 꽤나 우파인데, MB 탄핵을 이야기했다. 뭐, 난 감상주의자가 아니라 탄핵은 잘 모르겠지만, 이 정세가 끝나고 누군가 묻힌 상황들-대포폰을 비롯한-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내년부터 정권은 다리를 절게 될 지도 모른다.

대충 '항모 빼 거지같은 쌀국놈들아' 정도가 예상되었던 중국의 컨이 좋았다. 그들은 6자회담을 제의하며, '난 쪼잔하게 배한두척엔 신경 안써요. 다만 동북아 평화는 역시 대국이 책임져야죠'를 선언했다. 오오. 짭서급 컨트롤이다. 중국 입장에서 이는 성사되면 띵호와 안되도 지화자의 꽃놀이패 아닌가. 러시아는 적당히 상황 보다 시장 큰 중국을 택해야 하겠고, 가사상태의 경제상황에 있는 일본이 과연 미국에 적극 협조할지도 의문이고. 미국이 일본에 옛날처럼 돈 팍팍 얹혀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뭐. 자세한 내막과 꿍꿍이야 다르겠지만 적어도 회담을 '제의'할 정도라면, 중국은 나름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겠지. 설마 블러핑? 에이. 이게 뭐 자취방에서 열리는 홀덤 토너먼트도 아닌데.

반면에 한국 입장에선...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을 거다. 개인적으로 비속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저녁 먹으며 뉴스를 보다 절로 '아주 씨X 그냥 X주고 뺨맞기도 가지가지 하는구만.' 이라고 중얼거렸다. 좀 크게 중얼거렸는지, 옆 테이블 사람이 잠시 날 쳐다봤다. 그러던 중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이제 동두천이나 의정부에 포격 날리고 6자회담 하자고 하갔고만'. 안 받아들일 거 알고 찌르는 거겠지. 받아들이면 우리는 국치일을 두 개 가질 수 있는 특권을 가진 품격있는 국민이 될 수 있을테니. 안 받아들이면. 음. 근데 안 받아들이면 어쩌지. 어차피 중국이나 북한 눈엔 미국만 보일텐데. 뭐. 실제로도 그렇고. 미국이 가래면 가야지요. 하지만 중국도 굳이 미국이 이 판에 끼길 바라고 던진 패는 아닐 듯 하다. 여긴 내가 알아서 할테니, 가세요. 아니 천하의 미국이 혓바닥이 왜이리 길어. 쫄리면 뒈지시든가. . 정도의 제스쳐가 아닌가 시퍼요.

미국은 참 뻘쭘하겠다. 항모 끌고 왔는데 6자회담 카드라니. 한국의 호흡이 좋지 않았다. 승낙하자니 이건 에이스 포켓 들고 죽는 일이고, 거부하자니 이건 왠지 동북아 평화에 나쁜 짓을 하는 것 같고. 오바마 참 불쌍하다. 뭐랄까, pgr 카오스 내전을 하는데 우리팀에 rheim이 있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려나. 카오스 하고 싶다. E버전 한판 해봤는데. 재밌던데.

지금 당장 한국 정부가 뭘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에 진행된 무드로 이후로 대충 진행될 것이다. 이미 판이 너무 크다. 플레이어가 조율할 수 있는 판이 아니라, 판 자체가 살아 움직이며 플레이어들을 압도하는 그런 상황. 그러면 판을 키운 놈이 잘못이다. 왜, 카드패 들춰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격언 있지 않은가. '못 먹을 판엔 끼지를 말라'. 전작권이니 서해5도 전력강화니 수많은 단어들이 머리 속에 명멸한다. 아니, 그러게 못 먹을 패로 왜 자꾸 찔끔찔끔 대결국면에 들어왔데. 뻥카의 달인 sam farha도 2-9스페이드를 들면 죽는다. 다면적인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김대중-노무현 시절 대결국면을 의도적으로 피한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이득보지 못할 싸움을 피하는 건 나약한 게 아니라 영리한 것이다. 조선반도가 전시상태가 되서 얻을 이득이 없으면 안 그래야 된다.

가관이다. 이건 뭐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60년이다. 본토가 공격당하고, 민간인이 사망하고, 그리고 남한은 뭘 어떻게 할 수 없고, 남한이 아닌 주위 강대국들의 요구에 따른 테이블이 만들어진다. 때마침 대통령도 이씨다. 뭐 이거 역사교과서에서 많이 본 내용 아닌가 싶다. 아싸리 조봉암이나 이런 양반들도 살아나면 좋겠구만.

UDT 회원들이 시위하다 잡혀갔다더라. 평등한 세상이 되었다고 좋아하기보다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깝치다간 이제 그들도 잡혀간다.

지난 대선 직후 내 생각은 대충 이랬다.

"어차피 누가 되나 국내 경기는 망하던지 잘되던지 둘 중 하나일 거고. 대통령이 신도 아니고 세계 경제 속에 한조각에 불과한 나라 경제를 뭐 살리면 얼마나 살리고 죽이면 얼마나 죽이겠어. 정치? 87년에 노태우 뽑는 그런 놀이? 대신, 제발 외교는 '안했으면' 좋겠다. 외교는 한번 망가지면 그거 대통령 바뀐다고 나중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 근데 대통령이 외교를 잘 할 것 같지는 않네. 외교에 국한된 평가는 아니지만."

불길한 예감은 대체로 들어맞는다. 미국까지 끌어들여 천안함 외교쇼를 펼치고-천안함 사건 자체의 진실이나 그것이 국내 정치에 미친 파급력에 대해서는 판단보류중이다. 다만, 이를 둘러싼 외교(라고 하면 외교라는 단어에 가위눌릴 듯 하지만)는 분명 외교쇼였다-딱히 더 할 제제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 끼고 추가제제 어쩌고 하시더니, 결국 멋지게 '미국의 이란 제제'에 동참하게 되었고, 중동 외교는 박살이 낫다. 먹고살고자 하는 수 많은 프리랜서 일 중에, 중동 건설 경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거래처를 상대하는 일이 있는데, 안 짤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까진 안 짤렸다. 물론 나나 거래처 말고, 다른 부분에서는 누군가 직업을 잃었을지도 모르겠지. 괜찮아. 화공플랜트 몇개 덜 짓고 정유시설 몇개 덜 짓고 우리는 대신 원전 지으면 되잖아? 원전왕님이 함께하시니....개뿔.

그리고 이제 돌고 돌아 6자회담이다. 딱히 애국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세금 꼬박꼬박 내고 정부지원학자금대출 꼬박꼬박 받고 이자 꼬박꼬박 내는 내 입장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급적 다음 정권 이전까지는 재개하지 않았으면 하는 그 6자회담.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니지. 여섯 명이 모여서 뭘 하지. 인간지네 2찍으면 되겠네 그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년에 그 이유와 관련한 소논문 비슷한 걸 썼었다. 2002년의 촛불시위와 광우병 촛불시위를 비교하던 글이었는데. 요는 '그래도 2002년에는 명확한 논리적 대립구도가 존재하고 비교적 소통과 논쟁을 지향하는 구도였는데, 이제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대체로 말이 통하질 않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다가, "그런 관점이라면, 당신은 냉소 말고 뭘 할수 있나요?" 라는 어떤 선배의 말에 나는 '침묵이요'라고 대답했었던 것 같다. 그래, 이건 정치적인 글이 아니다. 언제나처럼 쓰는 소소한 일상의 일기일 뿐. 어떤 아줌마가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류의 말을 했던 것 같지만 착각일 것 같다. 대학원생은 아닥하고 논문이나 써야지.

내일까지 연구보고서를 제출해야 되는데. 80페이지쯤 썼는데 10페이지쯤 더 써야 한단다. 죽겠다. 아니. 죽고 싶지 않다. 모든 일들이 다 잘 풀리면 좋겠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2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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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0/11/28 19:11
수정 아이콘
역시 저는 국제정세를 판단할 통찰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중국의 6자회담 제의를 보며.. 뭐야 싱겁네 하고 생각했더니..

이게 꽤 괜찮은 카드였군요.
낭만토스
10/11/28 19:18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전 중국이 무슨 중대발표를 한다길래....
북한 사과해라 혹은 조지워싱턴 빼라 뭐 이런 단순한 것일줄 알았는데
외교력 없는건 우리나라뿐이네요.
10/11/28 19:23
수정 아이콘
많이 배우고 갑니다.
10/11/28 19:26
수정 아이콘
아직 나이도 많지 않으신 듯 싶은데 국제정세를 보는 눈이 있군요.
저는 아직 이나이 먹도록 뭘했나 싶습니다.
맥주귀신
10/11/28 19:27
수정 아이콘
저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역시 '제대로' 공부한 분은 다르긴 다르네요.
10/11/28 19:29
수정 아이콘
그건 그렇고 어째 대체로 공산국가의 외교력이 점점 넘사벽이 되가려 합니다.
어쩔수 없다 생각은 하지만 다른 방면으로 좀 더 힘을 키워야 할 듯 싶네요.
10/11/28 19:30
수정 아이콘
도데체 6자회담이 뭐길래 그러는걸까요. 가르쳐주실 친절하신 분을 모십니다.
10/11/28 19:32
수정 아이콘
글쎄요. 중국이 최선의 선택을 한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민간인 살상이라는 희대의 삽질을 한 북한 때문에 힘들어 보여요. 북한의 삽질 덕분에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은 중국이 결사반대하던 합동훈련을 항모까지 끌고와서 양껏 훈련하고 압박주면서도 '민간인까지 학살하는 북한의 미치광이 짓을 보고 6자회담이란 소리가 나오니?' 라는 식으로 무시할 명분을 획득했습니다. 미국이 6자 회담 승낙할 확률은 거의 없어요. 세계 인식도 당연히 그럴 것이고, 그동안 6자회담 한다고 해놓고 뒤통수 까인 적이 하도 많아서 6자회담 자체의 신용과 효력도 낮아진 지금은 더더욱 그렇지요. 한국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6자회담 거절한 것도 미국도 6자 회담 거절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만약 미국이 이 회담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국치일이고 나발이고 일단 미국의 눈치를 봐서 천천히 결정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이 민간인 학살하기 전에 이랬다면 모를까. 지금 중국의 6자회담 권유는 아무리 잘 봐줘도 평타 정도네요.
정 주지 마!
10/11/28 19:51
수정 아이콘
눈이 날카로우시네요. 저도 좀 배우고 싶습니다. 추천만 해드리고 갑니다.
총알이모자라
10/11/28 20:04
수정 아이콘
중국의 6자회담 요구는 그냥 어정쩡하게 나온 당혹감의 표현일뿐입니다. 천안함 사태로 이어진 미항모의 서해훈련을 대놓고 반대하던 때와 달리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북한의 편을 대놓고 들수는 없으니 대화하자라고 하는 것일뿐입니다. 중국이 천안함사태때 6자회담을 주장하지 않았고 미국의 항모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니니 큰소리치지 못하니 국면을 전환시키겠다고 제시한 카드일뿐입니다. 사실 6자회담이라는게 의미있는 회담인가요? 중국은 어차피 북한 편입니다. 이번 연평도 사태에도 북한에 대한 질책 한마디 없이 국면전환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의 머리속에는 한국은 없다는 겁니다.
컨이고 뭐고 할거 없는거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유리하면 큰소리치는 것뿐입니다. 큰소리칠게 없으면 무력도발을 해서 꺼리를 만드는 거죠. 중국과 북한은 종속관계입니다. 북한은 중국의 종속국입니다. 북한이 뭔짓을 해도 중국은 북한의 편을 들어줄뿐입니다.
10/11/28 20:11
수정 아이콘
꽃놀이패는 아닙니다.
꽃놀이패가 아니게 강요하는 방법이 존재하는 경우라서 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6자회담에 참여조건을 걸고
이 조건을 의장국인 중국이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참여할 수 없다고 하면 끝입니다.
회담 제의를 거절한 한국과 미국이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없는 것이
원래 6자회담은 별로 유용하지 못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죠.
다른 방법으로는 '안보리에서 논의할 내용을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식으로 대응도 가능합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6자회담의 개최조건이 미항모의 철수가 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6자회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와 미항모의 철수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린다고 미국이 철수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6자회담이 열릴려면 미항모가 철수해야돼'라기 보다는 '미항모가 철수하려면 6자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라'가 현상황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6자회담과 군사적 행동을 모두 전략적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이 성사된다고 해서, 군사적 대응을 안 하는 것은 아니고 고의적으로 6자회담을 받는 척하면서
군사적 대응에만 신경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보리회부에 한국과 미국은 별다른 의지가 없습니다. 안보리 회부를 막기 위한 카드라는 것은 의미가 적죠.

6자회담이 다시 개최되는 경우에 미국과 북한간의 양자구도로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죠.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원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회담이 아닙니다.
적어도 6자회담이 열리는 경우에는 북한은 무조건 우리나라와 중국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온푸님
10/11/28 20:20
수정 아이콘
어찌되었든, 시간이 지나가면 쌓이는건 북한의 우라늄핵탄두죠...
6자회담을 해도 호구, 6자회담을 안하면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입니다.
후자라면 비핵화 선언은 깨지고, 우리 쪽도 핵무장(미국 핵의 재배치)으로 가야겠고요.
패러다임 시프트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역사가 평가해 주겠죠. 이 정권 하에서 벌어진 남북관계를요...

물론 지금까지의 남북관계가 그랬듯이, 1,2년 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죠;;;
대한민국질럿
10/11/28 22:09
수정 아이콘
와.. 저같은 문외한도 알기 쉽게 풀어서 써주셨네요. 지식과 필력 모두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부럽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0/11/28 22:14
수정 아이콘
음..많이 배우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10/11/28 22:56
수정 아이콘
약간 뻘소리하자면 '동두천,의정부'는 포격 못합니다. 미군기지가 있고 미군이 주둔하고있는 부대를 공격해서 미국측에 약간의 피해라도 간다면 UN이고 뭐고 미국에서 바로 공격합니다. 바로 전쟁이죠. 그런 멍청한짓을 북한이 절대 할일은 없죠.
몽키.D.루피
10/11/28 23:08
수정 아이콘
연평도 포격은 북한의 외교적인 대삽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 정치 상황에서는 어느정도 김정은의 치적 쌓는데 성공하고 군 내부 기강을 세우고 숙적을 쳐내는 동기가 되었을 지 몰라도 이러한 체제 세습을 위해서 외교적인 소모를 너무 많이 한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에서 우리 정부가 초기 대응 및 조사에서 삽질하고 국내외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미국 끌어들여 억지 외교 펼치면서 삽질한 것과 비슷한 삽질이죠.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대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의 쉴드가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중국에게 북한은 진짜 골치덩어리거든요. 쉴드 쳐주자니 사고치고 안쳐주면 핵으로 위협해서 한반도를 핵으로 무장하게 만들어 버릴 거 같고... 한반도가 핵무장되는 걸 주변 어느 나라가 바라겠습니까. 가장 최악의 상황이죠.
그러는 와중에 연평도 포격이 일어났고 조지 워싱턴 호가 서해에 거의 무혈 입성을 하게 됩니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 무혈입성입니다. 한국입장에서는 피를 많이 흘렸죠. 미국 입장에서는 완전 땡큐입니다.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얻은 것입니다. 핵항모를 중국 수도 턱밑까지 몰고 가는데 성공했는데 이건 어떤 경제 제재보다 더 위협적이죠.
중국은 반대로 골치 아프게 됐습니다. 북한을 버리자니 북한이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고 끌어안고 가자니 판이 너무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중국입장에서는 대화 제안 말고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셈이었죠. 저는 중대발표 한다길래 무슨 선전포고라도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6자회담이라니... 좀 김이 빠진 감도 있고 역시 중국은 카드가 없구나 싶었죠. 중국입장은 대화 안하면 어쩔건데? 입니다.
한국은 역시나 미국느님만 바라보는 호구 입증이죠. 피는 우리가 흘리고 단물은 미국이 가져간 꼴입니다. 우리 영토가 직격을 당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해로 들어오는 조지 워싱턴 호의 위엄에 위안 삼는 거죠. 우리에겐 미국느님이 있어!! 이러면서 말입니다.
북한은 내부 정치 사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국에게 외교적으로 거의 속박 당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북한 특유의 막가파식 외교는 중국마저 곤혹스럽게 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죠. 만약 중국마저 북한을 버린다면 북한은 핵만들고 미사일 쏘면서 시위하고 이러다가 한반도 전체가 핵무장할 수도 있다고 뻥카 때리면 중국이나 미국이나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포격 전에 핵시설 공개를 먼저한 건 이런 식의 막가파 외교의 전형적인 패턴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진정한 외교 천재는 이 놈들일지도...
다시 미국이야기를 하자면 미국은 조지워싱토의 서해 입성으로 거의 조커를 얻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중국이 먼저 제안을 했기 때문에 조건은 절대적으로 미국에 유리합니다. zigzo님이 말씀하셨듯이 항모를 서해안에 둔 상태로 6자회담이 열린다는 건 미국입장에서는 최상의 조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중대발표는 오히려 중국의 불안한 처지가 들어난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가 본토 수도 턱밑에 토마호크를 놓고 회담하고 싶겠습니까. 물론 미국이 미사일 쏠 일은 없겠지만 회담 압박용 카드로서는 최상급이죠. 거의 조커급이라고 생각합니다.
BoSs_YiRuMa
10/11/28 23:16
수정 아이콘
배우고 갑니다. 추게로..
10/11/29 03:03
수정 아이콘
많이 배웁니다. 글도 재미있게 쓰셔서 몰입해서 읽었구요.

저 역시 중국의 카드는 (우리에겐 열 불나지만)더없는 꽃놀이패라 봅니다.
다음달 3일 GW호는 미일합동훈련을 위해 빠져나가지요.
그 이후 한국이나 미국이 어떤 제재를 위한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암담한 상황이 오죠.

중국이 도와 안보리의 규탄성명정도가 최상이라 본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뺨맞고 정신승리하는 정도이고...
미국은 북핵문제에 주도권을 뺏기는 신세고...

중대한 발표라는게 고작 6자회담개최라는 것에 허탈하지만 묘수라 보입니다.
잘못하다 5자회담이 되지 않을까도 걱정되구요.
(과거 MB가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제안했는데... 이번엔 한국이 빠진 5자회담이 되지나 않을런지...)
Owl_Cliff
11/11/29 09:53
수정 아이콘
아니 언제까지 미국느님입니까 미국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주국방언제 할겁니까 중국 북한이랑 손잡으면 미국 그냥 바를수 있습니다.

중동친구들도 도와줄꺼고;; 미국 따위

경제에 있어서는 이제 중국에 상대도 안되고 군사적 우위로 협박이나 해대는 깡패놈 따위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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