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어원을 가진 비속어의 게시판내 허용 범위에 대한 공청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대표적으로 관광 게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과거에 발제가 되어 사용 여부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고, 제한을 하지는 않으나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자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에 게임 게시판에서는 간헐적으로 '역관광' 이라는 식으로 사용되나 자유 게시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 되었구요.

이번에 발제하고자 하는 비속어는 '(특정 인물을) 빨다' 라는 것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비속어 제한이 약한 디씨 등지에서 '후빨' '보빨' 등의 용어가 사용되게 됩니다. 뜻은 애널써킹, 구순성교(커널링구스)이며 특정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커뮤니티에서 여성만 보면 과도하게 껄덕거리는 일부 남성 유저들을 비판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었죠. 후빨, 보빨에서 수식되는 부분을 생략하고 '빨다' 라는 용법으로도 쓰게 됩니다.

문제는 이것이 일반적인 용법으로 쓰일 때인데, 여성의 그림이나 사진을 놓고 "이 중에서 어느 멤버를 빠시겠습니까?"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 글쓴이는 "누가 가장 마음에 드나요?" 를 위트있게 표현한 생각이었겠지만 위의 후빨, 보빨등의 비속어를 초창기부터 접하던 입장에서는 커널링구스를 생략한 문장으로 보입니다. 그러하기에 어원을 아는 사람에겐 상당히 불편한 문장이 됩니다. "어떤 멤버를 커널링구스 하고 싶나요?" 하고 똑같이 보이거든요.

더군다나 강간은 어휘가 강해서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그대로 쓰일 수 없어 관광으로 순화되었다고 보더라도, 후빨이나 보빨이나 여전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현역으로 통용되고 있는 단어들입니다.

성적인 어원을 가진 비속어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요?

저는 인벤이나 루리웹등의 게임 커뮤니티도 이용중인데, 여기서 후빨이니 보빨이니 좆문가니 하는 단어들을 쓰는 사람을 종종 보지만 딱히 간섭할 생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법률에 저촉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어지간한 음담패설도 무난히 유통되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어떤 아이돌 멤버와 커널링구스 하고 싶나요?" 가 결코 허용되지 않을 PGR에서 "어떤 아이돌 멤버를 빠시겠습니까?" 라는 글이 나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