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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15 15:51:08
Name 달과별
Subject [일반] 프랑스의 대학입시 이야기
프랑스의 입시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0. 배경:
먼저 프랑스에도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프랑스 중등교육제도의 특징은 알려진 것처럼 학년진급은 상당히 어렵습니다만, 역설적이게도 고등학교 졸업장만은 쉽게 취득이 가능합니다. 즉, 고3까지 올라가는건 어렵지만 고3을 졸업하는건 쉽다는 겁니다.

프랑스의 수험생이라 할 수 있는 바칼로레아 응시자는 작년 기준 71만명이었습니다. 바칼로레아는 20점 만점으로 점수가 매겨지는 시험으로 이과/상경/문과/실업으로 나누어 응시합니다. 10점 이상 합격점수를 받은 학생은 최소대학입학자격을 가지게 되며, 88%의 학생이 통과했습니다.

PGR21에도 몇번 소개가 되었던 철학과목은 공부 안하고 대충 써내나 잘 써내나 점수가 별반 다르지 않고,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버리게 됩니다.

질문 하나! 만약 바칼로레아 물리영역에서 모든 정답을 다 맞췄다면 몇점을 받을까요? 20점 만점이니 20점?
정답은 20점 만점에 21.5점입니다. (-_-;) 평균점수도 20점을 넘기는게 가능하며, 작년 기준 전국에서 240명이 20점을 넘겼습니다. 그러니까 100점 만점이래놓고 비공식 120점까지 있는거지요. 철학적이지 않습니까!?

바칼로레아가 원래는 상당히 상위권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이전에는 16점 이상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2% 내외였으나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4%까지 올라가더니 2012년 대선기점으로 현재는 10%선을 넘어 말 그대로 폭등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랑스에서 고등학교 문과는 한국을 초월한 수준으로 찬밥 대우를 받고 있어, 이과 바칼로레아에서 16점 이상만 따진다면 여전히 상위 %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이 바칼로레아 점수가 고등교육기관 지원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은 대학교와 그랑제콜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근데 이 두가지는 상호배타적이 아닙니다. 밴다이어그램으로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A가 대학교. B가 그랑제콜. 그리고 둘돠에 속하는 교집합.

1968년 68운동의 성과로 한국에서는 소르본의 분리와 국립대학교의 평준화를 꼽습니다. 바칼로레아를 통과하면 입학자격이 갖추어진다는 건데요. 그 68년에 소르본대학 도핀캠퍼스가 세워집니다. 현재의 파리9대학이고 이 대학은 평준화가 안 됩니다. (-_-;) 즉, "숫자+대학교"라는 명칭을 기준으로 평준화 여부를 나누는건 불가능합니다. 파리9대학은 작년부터 그랑제꼴에도 소속되게 되었습니다! 교집합인거지요.

그랑제콜이 아닌, 국립대학교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도 평준화 정책에서 배제가 되었습니다. 즉, 비평준화, 비Université가 그랑제콜을 뜻하지 않습니다. 또한 70년대부터 세워지기 시작한 기술대학교(Universités de Technologie)는 국립대학이 아닌 상위권 그랑제콜입니다. 전문대가 아닙니다!

프랑스 현지인들도 대학교와 그랑제콜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랑제콜이 명문대는 맞습니다. 이중분류를 하는 것은 1줄 요약을 하는데에는 편리하지만 더 자세한 설명에선 방해가 되는 면이 있습니다.

아무튼 프랑스에서 첫 학위를 수여하는 기관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1. 포스트박(post-bac) 전형과
2. 준비반(prépa) 과정으로 나뉘게 됩니다.



1. 포스트박(post-bac)
고등학교 졸업 직후 바칼로레아 성적을 기준으로, 첫 학위 수여기관을 진학하는 전형입니다. 다만 프랑스의 많은 명문 첫 학위 수여기관이 이 과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지 습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파리 국립이과학교(에콜폴리테크닉), 파리 고등사범대학이 대표적입니다.

포스트박 전형의 최고 학교는 그랑제꼴인 INSA Lyon(국립응용과학원 리옹캠퍼스)입니다. 5년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선발하며, 이과 상위 4% 정도의 학생을 뽑아갑니다. 아래서 언급이 될, 강도가 높은 준비반(prépa) 과정을 피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학교라 프랑스인들의 키보드배틀 주요 떡밥입니다. 그들도 대학서열 키배 자주 하거든요. 크크.

인문계에서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국립대학교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가 유명합니다. 프랑스는 이과를 매우 선호하는 나라로, 바칼로레아 이과 상위 15%가 문과 상위 5%보다 유리합니다. 문과 상위 7%대 학생들을 뽑아갑니다. 3년간의 공부 뒤에 첫번째 학위로 학사학위를 수여합니다.

그 외 모든 국립대학교도 포스트박 전형으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3년제 학부입니다. 이 경우 프랑스는 파리 위주의 나라이며, 평준화 된 학교 사이에서도 인-파리 대학을 가장 알아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고등학교 졸업 직후 진학 가능한 대학교들의 순위를 나열하면
그랑제콜 5년제>=파리9대학 및 시앙스포를 비롯한 비평준화 3년제(상위10% 커트라인)>평준화 인-파리 대학>지방대학
한국으로 치면 인서울과 지거국은 남아있고 평준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높은 이유입니다. 프랑스의 대학은 무상에 가깝고,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 국가보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 준비반(prépa)
고등학교 졸업 직후 그랑제콜 준비반에 진학하여, 2년간의 추가 공부를 한 뒤에 첫 학위 수여기관으로 진학하는 전형입니다. 기관에서 3년간 공부를 한 뒤에는 첫 학위로 석사학위를 받게 됩니다. 전 세계에서 프랑스에 유일하게 존재합니다.

준비반에 진학하는 학생은 INSA Lyon, 즉 이과 상위 4% 이상의 학교를 진학하려는 이유가 있어서겠지요.
INSA Lyon도 이 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합니다. 핵심은 준비반을 시작하면 INSA Lyon에 포스트박 전형으로 지원이 불가능하고, INSA Lyon보다 아래에 있는 학교에 갈 확률도 상당히 높다는 겁니다. 어느정도 도박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키배대상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만큼 매우 어렵습니다. 공과대학 준비반의 경우 1년차에 위상수학, 복소해석학, 수리물리, 수리확률등을 배우게 되니 한국 공대보다 1-2년은 진도가 빠릅니다. 물론 진도도 진도지만, 여기서부터는 등수내에 드는게 관건입니다.

ENS (고등사범학교) 350명
Polytechnique (국립이과학교, 에콜폴리테크닉) 400명
Centrale 500명
Mines (국립광업학교) 200명

프랑스에서 최고 첫번째 학위 수여기관이라고 불릴만한 곳들입니다. 합쳐서 1500명 가량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명문 학교들을 더 나열해보면,
HEC
ESSEC
ESCP
SUPAERO
SUPELEC
ENST
ENSTA
ESPCI
ENSAE
ESE
INA
여기까지 4500명 정도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대 정원 비중인데 이미 학교 숫자만 15개가 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이 목록까지는 명문대인걸 일반인이 기억합니다만, 바로 다음 레벨로 넘어가면 잘 모르는 빈도가 폭증합니다.

프랑스도 명문대학을 진학하는 주 이유가 취업, 그리고 부모님이 자랑하기 위해서인데, 두번째 이유가 만족이 안 되버리는 겁니다.(ㅠㅠ) 또한 프랑스의 현재 경제사정상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도 간단한 일이 아니기에 골치가 아파집니다.



근데 여기서
3. 스위스:
1969년 스위스 연방정부는 독일어권 지역인 취리히에 이어 프랑스어권 지역인 로잔에 또 하나의 연방공과대학을 설립하기로 결정합니다. 설립 당시 프랑스 내에서 관심을 주는 학생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30년이 지나고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스위스 연방정부의 쇼미더머니+스위스의 연봉수준이 알려진 겁니다.

프랑스에서 상위 1000명 내에 들어서 에콜폴리테크닉이나 고등사범학교를 진학해도, 아무에게나 진학의 문이 열린 스위스 로잔연방공대를 졸업한 학생보다 평균 연봉이 낮습니다. 또한 세계화되는 시대라 돈의 중요성이 부각이 되는데요. 로잔연방공대는 수많은 투자로 국외에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이와 다르게 미국인 엔지니어에게 "텔레콤"을 졸업했다고 하면 모른다는 거죠.

준비반 전형과 그랑제콜에 대한 비판이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촉발이 됩니다.
국제적 인지도 문제 해결을 위해 파리의 공대 그랑제콜들이 연합, 파리 공과대학(파리텍)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만, 연고대를 "서울지역대학" 소속으로 넣기만 하고 100% 행정적 독립을 보장하면 허울밖에 더 될까요? 이 이유로 실패합니다.

또한 최초 프랑스 내에서는 입학난이도를 이야기하며 평가절하하였지만, 로잔연방공대의 어려운 졸업을 보며 재평가가 이루어집니다. 프랑스에서 그랑제콜은 진학만 하면 놀아도 졸업시켜준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와 반대니까요. 일 잘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라는 인식이 생겨버립니다. 사실 프랑스 국립대학도 중도탈락률이 높긴 합니다만, 그쪽은 능력을 인정을 못 받아왔는데 로잔연방공대는 그게 아닌겁니다.

그리고 그랑제콜은 실무에서 빠르게 일할 인력을 길러내는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가진 로잔연방공대와 다른 모습입니다. 프랑스 내부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선호현상이 대단한데도 그 인력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프랑스 정부도 나름 묘책을 내어, 비평준화 국립대이자 박사학위 과정이 이루어지던 파리9대학을 그랑제콜로 만들어 버려 벽을 허물도록 노력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이공계열 내에서는 반대가 많아 쉽지 않아보입니다.
상기 이유로 박사학위 수여기관 선호 순위는 또 달라집니다.



4. 박사과정:
에콜폴리테크닉 박사학위보다는 소르본(파리대학) 박사학위가 우선이 됩니다.
수많은 그랑제콜의 박사과정이 실제 소르본에서 이루어지고, 그쪽과 공동학위 과정입니다.
프랑스 교육기관의 노벨상 수상자 집계는 이러한 특징상 자연스럽게 이중집계(그랑제콜-소르본 박사)가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번외로 국립행정학교라는 특수 그랑제콜이 박사과정 비스무리한 위치에 존재하는데 이쪽은 행정고시에 대입이 간단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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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윌셔
15/05/15 16:04
수정 아이콘
예전에 바칼로레아 입시문제가 흥미로워서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윤리 부문이었나.. '진리가 우리 마음을 어렵게 하면 대신 환상을 좇아도 되는가?' 라는 주제가 참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네요
ohmylove
15/05/15 16:08
수정 아이콘
'어떤 진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게 나은가 아님 모르고 편안하게 있는 게 나은가?'라는 제 평소 물음과 비슷하네요.
잭윌셔
15/05/15 16:13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사실 이 물음에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라는 가치판단이 가능할까요? 저도 종종 생각해보는 문제인데, 참 그때 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달과별
15/05/15 16:1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철학부분은 스페인의 Selectividad 문제들이 훨신 좋은 것 같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철학의 역사를 배우는 과목이 대입 필수입니다. 근래에는 데카르트의 제1철학에 관한 성찰이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답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네요.

바칼로레아 철학은 말 그대로 공부를 안해도 되는 문제들이고, 결국 입시에도 실질적 영향이 없기에 한국의 '도덕' 과목보다 낫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집중을 받는 이유가 상당히 미스터리한 부분입니다. 한국의 도덕교과도 생각을 요구하는 질문을 상당히 던지곤 하거든요.

번외로 프랑스 고등학교 문과는 상상 이상으로 상태가 안좋아서, 주요 법대 신입생의 숫자를 보면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많을 정도입니다.
잭윌셔
15/05/15 16:36
수정 아이콘
달과별님께서 이쪽 계열을 잘 아시는 분 같아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지만 :-)
Selectividad을 준비 했던 바로는, 철학 문제는 지정된 철학가들(Platon Aristoteles Sant agustin Santo tomas descartes hume kant Marx Nitze Ortega) 내에서만 출제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Selectividad은 '공부'를 해야 풀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됩니다만, 결국엔 학원에서 주입식(이라 말하고 겉핥기라고 읽습니다)으로 가르치게 되더라구요.

물론 그도 그대로 좋은 의미의 문제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요구로 하는 순수철학쪽이 좀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터라 의견 차이가 있을 뿐이구요!

여담이지만, 스페인에 거주중인 지인의 말로는 곧 Selectividad이 없어질거라고 하더군요. 안타깝습니다.
기아트윈스
15/05/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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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출신입니다. 고등학생에게 많은 걸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교육쪽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철학사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고서 철학적 사유를 한다는 건 환상에 가깝습니다.

저더러 한국 철학 교육과정을 짜라고 한다면 스페인의 경우처럼 짤 것 같아요.
가장자리
15/05/15 18:19
수정 아이콘
프랑스의 문과는 거의 classe poubelle 정도의 취급을 받고 있죠 ㅠㅠㅠㅠ
classe는 뭐 척 보면 아실 거고, poubelle은 쓰레기라는 뜻입니다.
15/05/15 16:18
수정 아이콘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약 파란약 같네요.
물론 저라면 어려운 진리를 좇을 것 같긴 합니다.
환상이 환상이란걸 알았을때 전부 지금까지 따라간 게 무의미하지만 어쨌든 어려운 진리는 어떻게든 엿보면 그건 리얼이라고 생각해서요. 크쿠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는 참 한국 고등학생이라면 한번이라도 생각해봤을까 싶은 철학 질문이 많더라고요..
잭윌셔
15/05/15 16:43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네요, 적절한 예시인 것 같습니다 흐흐.
저는 어떤 의미로는 불가지론자여서 그런지 한 층 더 생소하게 다가오는 문제였습니다.
신의와배신
15/05/15 16:49
수정 아이콘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이 대학입시에서 시험문제로 출제된다는게 프랑스 대입시험이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꽃보다할배
15/05/15 16:43
수정 아이콘
이쯤되면 한국보다 입시가 더 복잡하네요 걍 전부 편준화라 뺑뺑이로 가는줄 알았는데
한국은 사실 심플하자나요 의치한이랑 카포 제외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모 이런식으로 줄을 세우니
MoveCrowd
15/05/15 16:48
수정 아이콘
한국도 수시 제도로 대학가는 인원이 더 많아지고 수시 제도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요!
달과별
15/05/15 16:51
수정 아이콘
프랑스도 한국처럼 줄을 세웁니다만 줄이 길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최상위권 학교의 신입생수가 500명 내외니까요.
덕분에 한국 기준 연고서성한급 학생들이 듣보(?)에 다니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요. 대학입시 관심이 엄청난 한국의 일반인들도 10~15개 학교 말고는 빠삭하게 알고 있지는 않죠.
비토히데요시
15/05/15 17:5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일반인들이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를 다 아는지도 모르겠네요....
꽃보다할배
15/05/15 18:07
수정 아이콘
다 안다고 봅니다 어쨋튼 수능 학력고사를 전 국민이 거쳤고 저 서열은 한번도 깨진적이 없고 그 수험생이 부모가 되고 다시 자녀를 키울때 저 기준대로 대학입시를 강요하니까요
결정적으로 취업컷이라 모르는게 더 이상하죠
예전 학력고사 세대와 바뀐거 하나는 지거국 비중이 낮아진거 하나입니다
Jannaphile
15/05/16 02:54
수정 아이콘
학력고사 세대까지는 지거국이 중경외시랑 동급이거나 더 높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의 위상을 생각해 보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워졌죠.
격세지감입니다.
15/05/15 16:44
수정 아이콘
대학원에서 같은 연구실에 속해 일하던 프랑스 친구의 이력서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학력을 Lycee Louis le Grand라는 고등학교부터 적길래 어딘지 궁금해서 물어보니까 1550년에 설립된 학교라고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 고등학교 출신이 드가 보델레르 사르트르 베퀴렐 푸앙카레등 과학 예술 총망라한 올스타더라구요.이 친구는 ENS을 졸업하고 대학원은 다른 나라로 진학했는데, 본문에서 말씀하신대로 그랑제꼴은 마치 미국의 리버럴아츠같은 학부 위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학부생에게도 장학금도 제공되는등 특혜도 있다고 하네요. 제가 프랑스의 교육제도에서 받은 인상은 소수정예의 엘리트를 양성하는데 특화된 부분이 많은 듯 했습니다.
가장자리
15/05/15 18:22
수정 아이콘
Lycee Louis le Grand, Henri IV 이런 곳은 최고의 고등학교입니다. 이곳의 prepa는 엄청난 그랑제꼴 합격률을 자랑하죠.
그래서 이들같은 명문 prepa는 입학이 무지 까다롭습니다.
아마 그 친구가 적은 루이 르그랑은 준비반 과정일 가능성이 크고요, 준비반 부터는 고등학생이 아니라 대학생 취급밥습니다.
15/05/16 01:42
수정 아이콘
그 친구는 고등학교 3년 준비반 2년을 루이 르그랑에서 보냈더라구요. 그랑제꼴은 2년만에 졸업했던걸로 기억합니다
MoveCrowd
15/05/15 16:49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 바칼로레아 문제나 평등한 대학 시스템을 부러워 하는걸 프랑스인들이 보면
마치 우리가 한국교육을 칭찬하던 오바마를 보는 것과 같은 시선이 될 것 같습니다.
'쟤네 머래니..'
15/05/15 17:5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프랑스 그러면 그냥 대학평준화의 천국같이 묘사한 글들이 많았는데 역시 실상은 좀 다르군요. 이런 글 보러 pgr에 옵니다.
Ms.Hudson
15/05/15 17:55
수정 아이콘
음... 대학교와 그랑제콜의 구분부터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럼 그랑제콜과 '대학교' 모두 학사 학위 위주로 가르치는 학교인건가요?
그랑제콜의 박사학위 대부분이 파리대학과 공동학위로 진행되는거라면, 그랑제콜을 통해서 박사학위를 하는 메리트는 무엇이 있나요? 또 한가지, vice versa로 파리대학 소속 박사학생이 그랑제콜과 공동학위도 받을 수 있는건가요?
15/05/15 19:14
수정 아이콘
그랑제꼴은 학사가 아니라 석사로 인정되는 engineering degree가 나옵니다.
달과별
15/05/15 19:23
수정 아이콘
엄격한 구분은 그냥 안하고 넘어가시는게 좋습니다.
첫번째로 수여하는 학위가 석사학위로 인정되면 그랑제콜이라고 보시거나,
그냥 아예 명성이 높은 학교를 그랑제콜이라고 이해하시는게 편합니다. 프랑스 현지인들도 시앙스포가 그랑제콜 아닌걸 잘 모릅니다.

그랑제콜은 전공교육보다도 실무위주로 골고루 교육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공부분은 그랑제콜 준비반에서 다지고 왔다고 감안하기 때문입니다.
15/05/15 18:10
수정 아이콘
공대인데 위상수학까지.. 과연 어디다가 써먹을지는 모르지만 대단하긴 하네요.
달과별
15/05/15 19:33
수정 아이콘
이건 반을 나누기가 귀찮은 프랑스 교육부 탓도 있습니다. 이공계 전공 모두가 뭉뚱그려 비슷한 레벨의 수학을 공부해야만 하다 보니 수학과 기준으로 맞추어진게 있죠. 위상수학, 현대대수가 그랑제콜 준비반의 꽃입니다. 한국 고등학교 수학 문제가 어려운 이유처럼, 꼬인 위상수학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이정도 레벨 수학을 입시수준으로 공부해야하는 나라는 거의 없죠. 공대생이 해내야 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되고요. 프랑스인들은 상기 이유로 필즈메달 수상자가 많이 배출되는 토양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15/05/15 19:50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어떤 공부를 하던간에 지적 충격을 한번쯤 받아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원가서라도 해석대수위상은 들어보려고요
15/05/15 18:22
수정 아이콘
그나마 문과의 위상이 살아있는 곳이 유럽이라고 대강 생각했는데, 유럽에서도 문과가 찬밥신세라는 건 좀 의외네요. 잘 봤습니다.
15/05/15 18:55
수정 아이콘
프랑스 국립대 의대는 입학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크크
가장자리
15/05/15 19:08
수정 아이콘
의대 입학은 비교적 쉽습니다만 1학년 말 시험이 극도로 어렵답니다.
약 90퍼센트가 유급을 하게 되고 결국은 학교를 옮기게 된다고 하더군요.
15/05/15 19:11
수정 아이콘
90퍼센트가 유급이라면, 사실상 본고사와 같은 효과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요?(...)
어쨌든 산술적으로 따지면 대충 그랑제꼴 비스무리하겠네요..
가장자리
15/05/15 19:18
수정 아이콘
프랑스에서도 의사는 상당히 선망받는 직업입니다. 크크
달과별
15/05/15 19:59
수정 아이콘
의대가 한국보다는 선호도가 많이 낮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위에 언급된 특수 그랑제콜을 먼저 생각합니다.
윤세나
15/05/15 19:02
수정 아이콘
진짜 복잡하네요..
그래도 어떠란 제도든지, 공부 열심히 하고 잘하는 사람이 좋은 학교 가는건 변함 없죠...
달과별
15/05/15 19:38
수정 아이콘
한국의 SKY 정원에 해당되는 대학의 숫자만 30여개가 되니 복잡해보이는게 가중이 됩니다. 프랑스인도, 전세계인도 모두 어려워합니다.
15/05/15 19:07
수정 아이콘
Ponts가 빠졌네요, 쌍트랄이나 Mines이랑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박사학위는 딱히 유니버시테를 그랑제꼴보다 선호하는 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교수따라 가는 느낌이라.
박사학위는 최근 파리텍을 없애고 Universite Paris-Saclay를 만들면서 박사학위는 올해 9월 졸업자부터는 폴리테크닉이나 ENSTA 등등 에서 박사를 해도 파리 사클레 대학 이름앞으로 학위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파리텍과는 다르게 파리 사클레에 포함된 대학들이 팔레조에 있는 폴리테크닉 캠퍼스로 모여들거라서 좀 달라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토다기
15/05/15 21:53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프랑스는 엘리트주의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 프랑스의 행정제도를 배울때도 '그랑제콜'이 언급되었거든요. 그리고 인터넷 하면서 들었던 사실이 1. '프랑스도 어렸을 때부터 과외나 학원을 다니며 미리미리 그랑제콜에 준비한다.' 와 포스트박과 준비반인지는 모르겠으나 2. '과를 선택해 공부하던 도중 유급이나 낙오(?)를 하면 다신 그 학과에 지원하지 못한다', 3 '그랑제콜에서 졸업하려면 한 번도 유급해서는 안된다.' 4. '대학입학문은 열렸으니 진학(1학년에서 2학년 올라가는 것)은 쉽지않다' 인데 제가 잘 알고 있는지 잘못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ebs 지식채널에서 보던 것처럼 마냥 천국은 아니었거든요.

글로보면 스위스 대학때문에 자기네 교육제도의 의심이 생긴 프랑스이군요.
달과별
15/05/16 10:43
수정 아이콘
중간에 유급이나 낙오해도 재지원이 가능합니다. :)
그랑제콜은 2번 전형, 즉 준비반을 통해서 입학하면 졸업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대학입학 후 학년진급이 어렵다는건 반정도 맞는 말입니다. 다만 준비반 전형을 통해 입학하는 그랑제콜들은 졸업률이 높습니다.
프랑스 그 어디에서도 졸업률이 낮은 평준화국립대학교를, 준비반을 통해 진학하고 졸업률이 높은 그랑제콜 위에 놓지 않습니다.

반면 졸업률이 낮은 해외대학(대표적으로 스위스의 로잔연방공대)은 인정을 해준다는게 아이러니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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