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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10 13:04:26
Name 발롱도르
Subject [일반] 1968년 남한의 상황
아래 이승복 글이 있어 당시 1968년 한국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간단하게 요약해봅니다.



1. 1.21 김신조 사건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에 의한 청와대 습격 미수 사건이 일어납니다. 보통 유일한 생존자 김신조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 사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공작원(124부대) 무장게릴라 31명이 박정희를 암살하기위해 청와대를 습격하려 서울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하였지만 결국 한국군의 저항을 받아 침투한 31명중 29명이 사망하고 1명은 실종되었으며 김신조 한명이 투항하게 됩니다.

이때 침투한 무장공비들이 자신을 막아서는 종로 경찰서장 최규석 총경을 살해하고 민간인이 타던 시내버스를 국군병력이 탄 버스로 오인 수류탄을 던져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합니다.

그리고 도주과정에서 무차별 난사로 인해 결혼예정이던 아가씨나 중학교 수위등의 일반 만긴인 피해도 발생합니다.

남한은 총 32명 사망(군 장병 25명, 민간인 7명)에 52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유일하게 생포된 김신조는 기자회견에서

[내래 청와대를 까부수고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소]

라고 발언해서 온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을 하게 만들었다며 기자회견을 준비한 방첩대가 크게 까여 죽어지내고 중앙정보부가 권력을 잡게 됩니다.


이 사건때문에 주민등록번호가 탄생하게 되고 예비군과 5분대기조, 그리고 육군3사관학교,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생깁니다.
당시 군대 훈련이 엄청 빡세지고 무엇보다 당시 복무기간이 축소되던 중에 이 일로 [현역병들은 육군/해병대는 6개월 해군/공군은 3개월씩 복무기간이 연장]되어 버립니다. 제대를 앞둔 말년병장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인데요.

후에 이름을 바꾸고 개신교 목사가 된 김신조는 술집에서 오줌누다가 왠 청년에게 뒤통수를 맞고 "너 때문에 군대에서 개피봤다" 라며 욕설을 듣습니다. 그리고 김신조는 그냥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2.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1968년 1월 23일 북한 동해상 원산 앞바다에서 미합중국 해군의 정보수집함(AGER-2) 푸에블로 함이 북한 해군과 공군의 강제 공격을 받고 나포되었습니다.

김신조사건이 터진뒤 이틀만에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해군 함선을 나포한 사건이 터져버렸는데요.

교전중에 미군 1명이 사망했고 남은 82명의 미군이 북한에 포로로 잡혀버렸습니다.


미국은 무려 82명이나 포로로 잡혀서 몸을 사려야 하는 입장인지라
결국 버처 함장 이하 푸에블로 함 승조원들은 공개적으로 세계 각국의 기자단 앞에서 북한 영해 침범과 북한에 대한 해적 행위를 자백하는 문서에 서명했으며 미국 정부도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됩니다.

결국 1968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에 승조원 82명과 전사자 시신 1구가 판문점을 통해 송환됩니다.

이때 나포사건을 이끌었던 북한 고위층 장군들은 작전성공후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받았지만 잡아놓았던 미군 장병들이 본국으로 송환된 뒤 그 후폭풍을 막기 위해, 그리고 세습 체제에 방해가 되는 이유로 후에 군사파 숙청으로 대거 숙청됩니다.

북한은 나포한 푸에블로 함을 대동강변에 전시하고 안보공원으로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3.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1968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3일에 걸쳐 울진·삼척에 북한측 무장공비 120명이 침투한 사건입니다.

1968년 11월 2일 밤 북한 유격대가 남한에 활동 거점을 구축하기 위하여 울진과 삼척으로 침투하였고 이들은 남한측의 군복·신사복·노동복등으로 위장한뒤 기관단총과 수류탄을 들고 마을로 쳐들어가 주민등를 집합시킵니다.

그리고 북한 책자를 나눠주며 북한의 발전상을 선전하고 주민들이 인민유격대에게 가입할것을 강요합니다.

주민들은 당연히 겁에 질려 머뭇거립니다. 예전 6.25전쟁때도 북한에 쌀을 받고 이름 한번 잘못적어 간첩으로 몰려 사살된 사례가 있었으니까요.
이런 주민들을 위협하겠다는 목적으로 전혀 무장하지 못하고 대항력도 지니지 못한 민간인을 향하여 대검으로 찌르거나 심지어는 늦게 도착한 주민을 돌로 머리를 쳐 무참히 살해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릅니다.

삼척군 하장면의 산간마을에서는 80세 노인, 52세의 며느리, 15세의 손자 등 일가 세사람이 난자당해 살해당합니다.

이에 군당국은 11월 4일 14시30분 보고를 받고 군경과 예비군을 동원해 공비들의 퇴로를 차단, 포위망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합니다.
무장공비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포위망을 형성. 강력한 화력을 이용하여 전면적인 소탕 작전을 벌였고 결국 침투한 120명을 모두 소탕합니다.

남한측 피해 집계 :

소탕작전중 사망한 민간인 23명
작전중 전사한 군경(軍警) 38명

북한측 피해 집계 :

공비 113명 사살, 7명 생포



이때 이승복 어린이 피살사건이 터졌는데 소탕사건 와중, 무장공비의 일단이 군경과 예비군에 의해 포위되어 쫓기면서 그중 무장공비 5명이 이승복의 집에 쳐들어왔고 공비들은 아이들에게 “너는 북한이 좋으냐, 남한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이승복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대답했고 이에 화가난 무장공비 5명이 이승복의 멱살을 잡아 입을 벌린 후 대검으로 입을 찢어 살해합니다.
이때 발견한 이승복의 시신은 오른쪽 입술 끝부터 귀밑까지 찢어진 상처, 뺨 중간과 귀 근처에 +자 형태의 상처 2개가 뚜렷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무장공비들은 일가족 4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달아납니다. 당시 쫒기는 와중에 있던 무장공비 5명이 이승복이 설령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 죽였을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때 칼을 36곳이나 맞고도 살아남은 형 이학관이 그때 이야기를 증언했고 이게 조선일보의 기사로 나면서 그 유명한 '공산당이 싫어요' 로 기사화되게 됩니다.

이승복의 아버지와 할머니는 이때 사건으로 정신분열증을 일으켰다고 하고 무장공비 120명 중에 한명이었던 김익풍씨가 2009년 이승복 41주기 기념식에서 이학관씨 부부에게 사죄를 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습격해서 박정희 목 따려고 하고 남쪽으로 침입해 민간인들 살해하고 세계 최강대국 미국 함선 나포하고 이 모든 일이 1968년 한해에 모두 터졌는데 당시 남한 사람들의 충격은 엄청났을 거라고 봅니다. 특히 마지막 3번째는 북한 군이 직접 남쪽으로 들어와 민간인들을 살육한 사건이었으니... 자신들도 그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상당히 두려웠겠죠.

그 결과 남한은 반공이 국시가 되게 되며 한국 정부와 국민의 반공 태세를 한층 공고해집니다.

또 이 사건들로 대한민국 국군의 훈련 강도가 세지고 똥군기가 대대적으로 확립되었는데
당시 말년병장이었던 분의 회고를 들어보면 제대 날짜 세면서 매일 개울가서 천렵하고 낚시하는데 갑자기 간첩이 넘어왔다고 하더니 삼킬로 짜리 모래주머니를 발에 채우고 매일 뛰게 시켜서 지옥 같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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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love
15/05/10 13:11
수정 아이콘
근데 어떻게 저런 많은 인원이 잠입할 수 있었던 거죠..?
소독용 에탄올
15/05/10 15:10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 감시능력이 딸려서요...
군 전력 자체도 저언저리 까진 북한이 우세(...)했을 수 있고, 경제상황도 상대적으로 더 나았기 때문에 부족한 감시능력의 빈틈을 이유 밀어넣기가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lupin188
15/05/10 13:12
수정 아이콘
그 당시의 군인들을 생각하면...눈물이 흐릅니다.....
15/05/10 13:15
수정 아이콘
이야기속 정말 재미있는건. 무장 간첩세력들을 잡아서 대부분 살렸다는 거 같네요. 김신조도 그렇고 북한 비밀을 얘기하면 살려주는 협상이라도 했나봅니다
발롱도르
15/05/10 13:18
수정 아이콘
그것도 있고 살려서 남한사회에 잘 적응시키면 그게 또 선전효과가 되거든요.

투항만하면 너희들도 이렇게 목숨살려주고 잘살게해주겠다는 ...
블랙숄즈
15/05/10 13:20
수정 아이콘
설령 그런 협상을 했다고 해도 이게 재밌는 일인가요..?
15/05/10 13:23
수정 아이콘
유쾌한 재미가 아니라. 이상하다는 뜻의 재미였습니다
블랙숄즈
15/05/10 13:26
수정 아이콘
위에 발롱드로님 말처럼 선전효과 때문인것 같습니다. IS에 가입하면 돈 여자 등등을 준다고 선전하며 가입자를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swordfish-72만세
15/05/10 13:23
수정 아이콘
사실 이용가치 문제죠.
이는 남북은 물론 동서냉전 당시 동서 모두 같았습니다.
없는 사람은 애초 그 존재 자체를 우리는 모르죠
15/05/10 13:28
수정 아이콘
그 시대는 그게 정석이었죠.
지금에서야 뭔 또라이짓인가 싶지만, 60~70년대는 체제 대결이 거의 극에 달하던 시절이라 전향자는 나름 군침도는 떡밥이었습니다.
swordfish-72만세
15/05/10 13:16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건데 당시 dmz는 준 전시였습니다.
양측의 체제 경쟁이 극에 달한 시기라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심했거든요
70년대 초까지 미군만 200여명 정도 전사하고
한국군도 수백명 사상자가 발생한 크고 작은 전투의 연속이었죠.
대충 아시고 싶은 분들은 히스토리 채널에 다큐가 있으니 참조해보세요

사실 그런면에서 당시 정부는 이를 완벽히 정보통제했다는.거죠.
그 흔적이 바로 이 글인데 이 사건은 다 주 전장인 비무장지대에서
벗어나 정보가 통제 될수 없는 지역들이었습니다 아니면 판문점이거나요

뭐랄까 이런 사건을 보면 한편으로 이용했지만 한편에서는 숨기고 싶어하는
이중적 행태를 알 수 있는 거죠
영원한초보
15/05/10 13:39
수정 아이콘
삼척에 왜 무장공비를 투입했는지 이해가 안갔는데
그런 상황이였으면 그 중 일부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swordfish-72만세
15/05/10 14:11
수정 아이콘
예 울진 삼척 등 위 세사건 판문점 미류나무 도끼만행 그리고 최후의
판문점 총격전까지 한국인 대부분은 인지 하지 못했던 1960년대
Dmz 충돌이라는 캠페인의 일부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박정희가 이후락을 평양에 밀사로 보내 남북대화를 시작하고
박정희와 김일성 모두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이 전역은 끝납니다

뭐 진짜 종결 원인은 중소의 분열 월남전 종결 미중간의 밀월 시작으로
북한은 김일성 독재를 위한 외교관계에서 독자노선이 시작된 것과
박정희가 미국을 믿지 못하게 되면서 이긴 했지만요.
소독용 에탄올
15/05/10 15:14
수정 아이콘
빵빵 사건터지는 것 까진 이용해 먹을 수 있겠지만, '못막아서 이 글의 일이 생길정도인 상황'을 알리는 것은 정권정당성에 좋을 수가 없으니까요.
(사람이 막 죽어도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에서 당시 쿠닌에대한 국가의 인식을 알 수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니 당시'부터'인가요...)
15/05/10 13:27
수정 아이콘
'후에 이름을 바꾸고 개신교 목사가 된 김신조는 술집에서 오줌누다가 왠 청년에게 뒤통수를 맞고 "너 때문에 군대에서 개피봤다" 라며 욕설을 듣습니다. 그리고 김신조는 그냥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그 청년 용감하네요. 그래도 전직 무장공비시라 사람 죽이는건 일도 아니신 분일텐데
발롱도르
15/05/10 13:30
수정 아이콘
거기서 김신조가 같우 폭행한다거나 사고 일으키면 김신조도 인생 조지는거고 청년도 그걸알아서인듯..
치토스
15/05/11 00:24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세월이 지났는데도 그걸 마음에 계속 품어서 당사자를 우연히 보고 뒷통수 까지 때릴정도면.. 그 청년이 오죽 그 당시 열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크크..
아라리
15/05/10 13:38
수정 아이콘
말년에 군생활 6개월추가라니..어휴 끔찍하네요
피아니시모
15/05/10 13:41
수정 아이콘
저 시절 군인분들은....진짜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고생하셨을 겁니다..어휴 글로만 봐도 끔찍하네요..
기러기
15/05/10 13:53
수정 아이콘
칼에 36차례나 찔리다니... 살아남았어도 정신적 트라우마가 상당했을 듯 싶네요.
양념게장
15/05/10 15:36
수정 아이콘
폭풍 같은 68년이었군요.. 그나저나 을지프리덤가디언 <- 이 이름은 대박이네요. 이태원프리덤이 여기서 온건가...
발롱도르
15/05/10 15:52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자주하는 UFG 훈련이 을지프리덤가디언의 약자죠
15/05/10 16:07
수정 아이콘
푸에블로호 사진 속 인물들이 의도적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저뿐인가요?
뭐 예컨대 북한 측을 그네들이 모르게 조롱하는 것이라든지. 궁금하네요.
Seonowon
15/05/10 17:44
수정 아이콘
조롱의 의미 맞습니다. 나중에 그 뜻을 안 북한군이 미군을 엄청 패주었다는 일화도...
15/05/10 17:47
수정 아이콘
68년 위의 사건들이 이러난 계기 중 하나가 바로 베트남 전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이 베트남전으로 참전한 상황에서, 같은 공산주의 국가로써 북베트남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위의 도발을 일으켰다는 겁니다.

상당수의 전투병력이 베트남으로 빠져나간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 되어 추가적인 파병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죠.

또 재미있는 일화중 하나가 박정희의 미국에 대한 삐짐입니다. 김신조 사건때는 잠잠하던 미국이 푸에블로 사건때는 급박한 모습을 보이니 삐질만 하죠. 그래서 그런 박정희를 달래기 위해 미국은 1억달러를 추가로 원조하게 되고 박정희는 그중 절반을 예비군 개선 등 군에 투자함으로써 본격적인 군사정권이 시작되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Sydney_Coleman
15/05/11 03:15
수정 아이콘
개.. 개신교 목사요!?
헐...... 그나마 인권단체가 여럿 있는 요즘도 아니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도 픽픽 잡아 사형때려버리던 시절에 실제 무장공비가 어쨌건 풀려나 버젓한 직업을 갖게 되다니 참 기묘하군요.
15/05/11 07:36
수정 아이콘
당시에는 북파간첩조직인 HID 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였으니 윗쪽 사정도 비슷했을 듯 싶네요
purflower89
15/05/11 09:22
수정 아이콘
저 군생활 할 때 김신조 목사 초청해서 2시간정도 안보 강의 들었던게 기억나네요.(09년 군번입니다.)

부대에 목사분이 오신다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모였는데 정말 강해보이는 인상의 노인이 오더니 본인이 김신조라고 소개를..
그 나이에 풍채며 목소리며 여튼 보통사람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청와대 습격당시의 준비단계 부터 결말까지 직접 겪은 사실을 생생하게 말해주는데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경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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