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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02 12:08:05
Name 하얀마녀
Subject [일반] 2000년 총선 낙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



- 선거결과 발표 후 선거사무실 -

(노무현)

모두들 고생했어요. 고생했고... 

결과가 좋았으면 참 좋은데, 결과가 안 좋은건 할 수 없고...

우리.... 우리보다, 우리가 겪은 이런 거 보다 더 참담한 일을 많이 겪으면서들 살아요.

훨씬 더 참담한 일들을 다 겪고 또 일어서고 그렇게 하는 게...


온갖 생각이 다 들겠지요. 

이웃사람들 보기도 그렇고, 분하기도 하고.


제일 좋은 약이 시간이에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은 시간이 약이에요.

시간만큼 확실한 게 없어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시간은, 시간만큼 확실한 대책은 없어요.

고생 좀 더 하고 갑시다.


개인적으로도 가슴에 상처를 입은 것은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가면 잊어버려지고

그 다음에 세상이 바뀌는 것도 시간이 걸려요



(운동원)

이 다음 선거는 시험을 쳐가지고 하세요. 

시험을 쳐서, 시험쳐서 하십시다. 이렇게 선거하지 마시고...

이 안에서 과거시험 쳐가지고 우리, 합시다...




- 개인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함께 한 자리-

(노무현)

호철이. 호철씨


(이호철 -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



(노무현)

세상엔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인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건 더 많고...


(이호철)

하여튼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납득이 안되고 설명이 안 됩니다....


(노무현)

인제 일상사에 비유를 하는데, 적어도 이 역사라는건 비유가 안 되는 거 같아. 비유로 설명할 수 없는 거 같애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또 하겠지.

나는 정말 동서(영호남)관계에 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지위 때문에,

우리가 극복해야 될 역사적 과정에 비추어서 하느님이 나한테  일을 좀 주는 줄 알았어, 여론조사 잘 나오고 할 때는(웃음)

근데, 하느님의 뜻이 다른가봐.


감당하기 벅차지만, 가자.



- 선거사무실 해단식 -

(노무현)

그 동안에 정말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오늘은 지구당 해체식이 아니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입니다.

오늘 이런 결과를 낳은데 대해서 민심을 원망하고, 또 잘못된 선택이라는데 분개하고, 그렇게 마음 상해하지 마십시오.


저도 여기 이제, 어려운 도전을 할 때. 

물론 각오는 했지만, 제가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은 그거였습니다.

우리 인간의 역사가 수천년 내려오는 동안에,

사람에 대한 적대감과 불신과 증오를 증폭시켜서 좋은 결과가 난 일이 없습니다.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오늘 이 판단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원망이나 어떤 증오도 갖고있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어떻게든 한번, 한번, 한번의 판단은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도,

오십년, 백년 이렇게 하면,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 될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승리만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한 순간의 승리가 모든 것은 아닙니다.

결코, 결코 헛일햇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아픔을 잊는 데는 시간이 약이겠지요. 또 털고 일어나야지요.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 노무현 자서전 中-




이후 휘파람으로 '화개장터'를 부르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노무현의 모습이 보이면서 영상이 끝납니다.

저는 뭐 노빠도 노까도 아니고... 따지자면 정치판세 분석하는 것만 좋아하지 어느 특별한 정당을 지지하는 것도 아닌 사람입니다만
(정당별 정책에 따른 개인적인 손익계산서를 따지자면 새누리당 쪽이 좀 더 이익이긴 한데, 그리 큰 이익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을 때 이 영상을 보면서 뭔가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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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02 12:24
수정 아이콘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게 노통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했던 점인 것 같습니다. 그립고, 보고 싶네요. 우리 언제 한번 이런 대통령 또 가져보나요...
리듬파워근성
15/05/02 12:26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5월이네요
15/05/02 12:30
수정 아이콘
저랬던 처지의 양반이 불과 2년 후에 그렇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인생사 몰라요.
15/05/02 12:50
수정 아이콘
검색해보니 찾아볼수가없어서 그러는데 몇표대 몇표로 낙선했는지 상대 후보는 누구였는지 알수있을까요?
영원한초보
15/05/02 12:53
수정 아이콘
부산 북구 강서구을
허태열 40,464 노무현 27,136
하얀마녀
15/05/02 12:53
수정 아이콘
북구 강서구 을 지역구였으며
당선자는 한나라당 허태열. 40,141표. 득표율 53.22%, 노무현은 27,136표 득표율 35.69% 였습니다
당시 부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중에 가장 높은 득표율이었죠. (2위는 영도구의 김정길. 29.14%)
15/05/02 12:56
수정 아이콘
답변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즐거운 꿀연휴 보내세요~
양념반후라이
15/05/02 13:14
수정 아이콘
몇표차인지는 모르지만 허태열한테 졌었어요. 그때 허태열이 노골적인 지역감정 유발로
말이 많았었죠. 제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초대 비서실장이 허태열이라는 뉴스를 보고
이 정부도 싹이 노랗구나 생각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스틸야드
15/05/02 14:28
수정 아이콘
그때 허태열의 '민주당이 되면 영남의 딸들은 호남 종살이하게된다' 발언은 정말 압권이었죠.
그런 인간이 청와대를 들어갔으니...
15/05/02 13:08
수정 아이콘
이런거 볼때마다 일베생각나서 치가 떨리네요.
전에 한번은 피시방에 갔는데 애들이 우르르 오더니 겜중에 온갖 더러운 일베용어를 쓰는데 참...
15/05/02 13:16
수정 아이콘
노통의 모습은 언제봐도 존경스럽고 감동적입니다.
참 시대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새삼스럽게 드네요.
이호철
15/05/02 14:01
수정 아이콘
아 깜짝이야.
15/05/02 15:5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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