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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30 20:03:24
Name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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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차이나타운>에서 아쉬웠던 점 몇 가지.


[증명해봐. 네가 괜찮은 영화라는 증명.]

29일 <차이나타운>이 개봉하자마자 보고 온 후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남겨봅니다. 감상평 쓰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이번 영화엔 유독 할 말이 많은 지라, 용기내어 몇 자 써갈겨봅니다.

시놉시스는 그저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누아르라는 장르가 가지는 오묘한 맛을 좋아하는 터라 기대가 컸었습니다. 거기에 신예감독의 입봉작은 영화팬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역시 기대한 만큼 실망감이 돌아온다는 말이 맞았습니다. 한국 여성누아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김혜수씨와 김고은씨 두 여배우의 연기는 호평을 받을 만했으나, 영화 전반적으로 보여지는 미숙한 완성도에 역시 입봉작은 입봉작이구나 하는 안타까움만 날릴 뿐입니다. 차이나타운은 플롯보다 캐릭터 중심에 더 가까운 영화이기에 우선 캐릭터 먼저 보도록 하죠.



[주의! 본문은 영화 <차이나타운>의 주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아는 것을 원치 않는 분은 주의해주세요!]  



1. 일영

일영은 영화 <차이나타운> 에서 가장 주축이 되는 인물입니다. 영화의 초반은 일영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일영은 역시 주인공 답게 조숙하고, 강인하며, 떡잎부터 남달라 보입니다. 지하철 10번 보관함에서 살아남은 아이답게 독기를 품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 독기는 어디로 가버리고 '박석현'이라는 들장미 소년 캔디를 만나자 일영은 줄줄 녹아버립니다. 재떨이로 후드려맞으면 다시 되돌려주고야 마는 일영인데 석현이 만들어준 파스타 한 접시에 마음이 쿵덕쿵덕해버리다니.. 짜장면만 먹다 양놈국수먹으니 세상이 달리 보이는가 봅니다. 세상사 모르는 일이고 사람마음 모르는 법이라지만... 글쎄요, 일영의 마음을 사로잡고 도피를 꿈꾸게 하기에는 설득력이 한참 부족해보입니다. 왜냐하면 박석현은 원체 깊이가 없는 캐릭터고, 일영과의 연결고리마저도 그다지 끈끈해보이지 않아보이기 때문입니다.

일영은 자신의 운명을 자기 손으로 바꾸어야하는, 능동적 인물입니다. 아니, 그런 인물이어야만 하죠. 하지만 영화내에서는 너무나 수동적이고 어떤 상황을 타개하려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은 어떻게 보면 신세계에서 이정재가 맡은 '이자성'과 비슷한 포지션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자성의 캐릭터는 급이 다릅니다. 이정재는 정청이라는 아주 끈끈한 관계의 인물이 뒷받침되었고 상황자체도 더 극적인데다 사건의 스케일도 크기 때문에 그런 수동적인 모습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의 감정선이 잘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석현이라는 캐릭터는 정청만큼 심층적인 캐릭터도 아니거니와 박보검군의 연기력은.. 황정민의 연기력에 비할 바가 못되죠.

또, 냉혹한 범죄자가 선량한 일반인을 만나 심경에 변화를 일으키고 자신이 몸담았던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플롯은 이제 클리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그럼 <차이나타운>은 클리셰를 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클리셰는 잘못이 없습니다. 2011년 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드라이브>라는 작품은 이런 클리셰로 아주 담담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한 주인공 드라이버와 캐서린 멀리건이 주연한 아이린이 가지는 감정의 관계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아주 자연스럽고 세밀하게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지게 합니다. 연출력의 차이가 돋보이는 부분이죠. 어떤 강요에 의해 받아들이는 설득이 아닌, 인물들에게 이입하면서 관객 스스로 만들어가는 설득말이죠. <드라이브>가 가지는 깊이감은 유투브 동영상 every frame a painting.의 드라이브 편에서 잘 드러납니다.

2. 석현

문제의 배역입니다. 보면서 굉장히... 극장을 나가고 싶게 만드는 이유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었습니다. 지금은 2015년이고, 더 이상 달려라 하니와 들장미 소녀 캔디는 먹히지 않습니다. 관객과 평단은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원하고, 그게 아니라면 아예 시작부터 단순하고 깔끔하게 출발했어야 합니다. 아무리 트랜스 체인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차라리 트랜스 체인지 안하는 편이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면적 캐릭터인 하니와 캔디를, 그것도 남자배우가 해석하기는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영화 초중반 내내 펼쳐지는 오글거림의 향연이었습니다. 왓챠에 실린 인상깊은 코멘트가 제 심정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귀여운 척하는 남자주인공,  내가 영화 속에 들어가 대신 협박하고 돈 뜯어내고 싶었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영화 커뮤니티 몇몇 분들은 배우의 발연기가 원인이었다고 생각하시던데 사실 이건 감독 책임이 더 큽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각본에서 수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그 다음 각본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배우가 캐치해서 다시 해석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걸 숙련된 배우가 아닌 신인배우가 하기에는 경험치가 턱없이 후달리죠. 수준급 배우를 갈아넣어도 모자랄 판에 신인배우를 썼다는 점은 명백한 미스캐스팅이라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석현'은 기초설계부터 엇나간 인물이었고 거기에 부실공사까지 더해지니 대참사가 일어날 수밖에요.

3. 엄마 (우희)

김혜수의 엄마연기는 개인적으로는 그저 그랬습니다만 대체로 호평이더군요. 저 역시 김혜수의 연기력은 대한민국 여배우 중 상위권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네거티브를 날리자면 '타짜'까지는 김혜수 자신만의 음색과 톤이 개성이 되었는데 이제는 '김혜수 연기'가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왠지 대사만 읽어도 김혜수가 연기하는 게 들리는 건 환청인가 싶습니다.

다시 배역으로 넘어가서 이 우희라는 인물 역시도 어딘가 아쉬운 구석이 없잖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혜수 특유의 연기톤을 감안해도 타짜의 '정마담'만큼 연기폼이 안 올라온다면 그건 각본의 잘못일 가능성도 생각해야한다는 것이죠.

인천 차이나타운 '마가흥업'의 '엄마'가 가지는 냉혹함과 일영을 입양한 '양엄마'가 가지는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으면, 더 뚜렷하게 보여주었어야죠. 충분히 더 존재감이 살아날 수 있었던 캐릭터였는데, 이렇게 두루뭉술하고 희미하게 사라져버린 것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대비를 준다고 해서 캐릭터가 양 극단을 달리는 개또라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1 대 9를 만들라는게 아니라, 적어도 3 대 7은 만들어야지 4 대 6에서 왔다갔다하면 안 된다는 말이죠.

캐릭터 외적인 면에서 실망스러웠던 점은 김혜수의 '파격적인 특수분장' 이었습니다. '김혜수, 특수분장 뱃살까지 소화한 연기 열정', '김혜수, 파격의 끝', '온몸에 전율' 같은 제목으로 수십개의 언플을 뿌렸는데 실상은 정말 '특수분장' 많이 했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얼굴은 아름다운 여배우 그래론데 몸만 뚱뚱해보이게 만들면 뭐합니까.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분장이었습니다. 보형물만 빼면 언제든지 섹시 탑 여배우로 손쉽게 돌아갈수 있다는 거죠. 진짜 '파격'이라는 단어는 크리스천 베일의 체중증감에나 쓰는 것입니다. 한국 영화가 성장하고 싶다면, 그놈의 '여배우' 타령좀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메이크업 안하고 얼굴 더러운 걸로 내세우려면 <군도>의 '마향'정도는 되어야 이야기나 좀 할 수 있는 겁니다.(영화는 망했지만)

4. 홍주. 치도. 우곤. 쏭

조연 캐릭터가 상당히 겉도는 느낌입니다. 홍주는 '평소에는 띨빵한데 화나면 개 무서운 바보 캐릭터'에서 일말의 발전이 없는 캐릭터였고, 치도는 능글능글한 독사 캐릭터, 우곤은 비록 하수인이지만 말없이 여주인공을 좋아하고 케어해주는 캐릭터, 쏭은 그냥 착한 날라리... 하나같이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에 행동도 별 반 다를게 없는, '무엇을 하든 상상 그 안에 있는' 인물들 입니다. 네 인물을 맡은 네 배우 모두 연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일영과 엄마사이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습니다. 빤히 보이는 네 캐릭터가 살아남는 길은 일영과 더 붙어서 유대감을 확실히 다져서 관객의 머릿속에  박아 넣는 것이었는데 극 중 러닝타임을 쓸 데 없이 잡아먹은 부분이 많아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작업도 자신의 포지션을 챙겨서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좀 더 몰입이 됐을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조연들이 비중도 애매했습니다. 어설프게 조금씩 떼어가는것 보다는 한 캐릭터에게 아예 몰아주는 편이 더 나았을 지도 모릅니다. 홍주가 아니라 우곤에게 더 몰아줬어야 하지 않았나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도 해봅니다. 차라리 일영-석현-우곤 삼각관계로 갔더라면 정말 뻔하디 뻔해보이는 구도지만 그래도 먹히는 부분이 분명이 있었을 겁니다. 애매하게 욕먹고 애정코드를 놓칠 바에는 욕먹더라도 확실하게 잡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뻔한 전개인데 철판 깔고 더 뻔뻔하게 치고나갔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5. 연출

역시 문제는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드보이가 올드보이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장도리씬이 있었고, 신세계가 신세계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엘레베이터씬이 있었습니다. 액션은 치고 박고 때리고 맞는게 전부가 아니라 신선함이 있고 독창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는게 제 개똥철학입니다. 차이나 타운은 누아르를 지향하면서도 정작 액션에는 소홀한 행태를 보입니다. 김고은이 보여준건 재떨이와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어머니밖에 없었고 나머지 시간은 처맞고 굴러다니다 뛰어다니는 게 전부였습니다. 의도된 것인지, 김고은씨가 액션을 거부해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왜 더 자신의 장르를 소화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 뿐입니다. 힛걸도 그렇게 싸우면서 죽기 직전까지 가는데 일영은 도대체 어떻게 차이나타운에서 수금하러 다녔던 건지 궁금합니다. 정리하자면 일영의 전투력은 왜 그리 허접했나에 대한 아쉬움 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또 부언하자면 칼자국, 볼펜자국, 화상자국 등 특수분장이 너무 허접해서 집중이 잘 안 됐습니다. 솔직히 너무 티났어요.. 분장팀은 루팡이었던게 분명합니다. 아 그리고. 어디 '피' 좀 잘 만드는 사람 없나요? 칼빵 맞는데 무슨 텔레토비도 아니고 빨간 물감이 주르륵 흘러요.. 아놔...

6. 배경

제목이 차이나타운인데, 차이나타운이 그리 부각되지 않아서 처음에 좀 의아해 했었습니다.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했으니 인천 차이나타운의 뒷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기대했거든요. 74년 <차이나타운> 처럼이 제목이 차이나타운이라고 무조건 차이나타운 얘기 해야하냐고 반론 할 수있는데, 74년 <차이나타운>의 차이나타운은 진짜 차이나타운이 아니라 함축적 의미의 차이나타운이거든요.(헉헉)
차이나타운에 대한 묘사를 조금만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보다는 프리미엄 러쉬에서 나온 차이나타운의 묘사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말도 안되는, 거기에 진부하기까지 한 '각막 하나에 삼천, 콩팥 하나에 오천' 이러고 있을건지.. 오늘도 리얼충은 좀 더 현실성 있는 묘사를 요구해봅니다.

(사실 원제는 '코인로커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본을 쓴 한준희 감독은 애초부터 '차이나타운'이라는 배경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급사의 입김이 불었건 어쨌건 개봉제목이 차이나타운이 된데다가 차이나타운 묘사 해놓은것 처럼 낚시를 했으니 저는 따질 수 밖에 없습니다. )

7. 마치며.

잘 다듬었다면 수작이 될 뻔했는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그래도, 까야할 건 까야합니다. 처음엔 그래도 입봉작인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순제작비가 25억이더라구요. 이건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부당거래>는 32억원으로 275만명, <블라인드>는 28억원으로 230만명, 심지어 <숨바꼭질>은 같은 25억원으로 560만명을 흥행시켰습니다. 15세 관람가인 숨바꼭질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는 청소년 상영 불가에 타겟층도 비슷합니다. 또한 셋 모두 비평에도 호평을 받았죠. 영화는 구렸지만 제발 밥값은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야 제가 좋아하는 누아르가 뒤어어 또 나올 수 있을테니까요. 한준희 감독의 더 발전한 차기작을 기대해보며, 김고은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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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5/04/30 20:18
수정 아이콘
내일 보러갈 생각입니다. 포털 평이 좋아보이길래 기대했는데... 역시 포탈평은 안 믿는걸로;;
보고 나서 더 얘기 나누고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25억이 적은돈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25억이면 영화 제작비로는 적은돈 맞습니다. 언급하신 <숨바꼭질>만 해도 배우들이(감독도 아니고;) 현장에서 제작비 아껴야 한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뽑아낸 작품도 제작비가 아쉬운 모습이 많았고요. 실상 25억 제작비면 액션은 기대를 안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25억이면 독립영화가 되지 않는 마지노선 수준이라서요;;

얼마전 개봉했던 <스물>이 제작비가 50억이었죠. 25억이면 좀 너무 가난하다는 느낌입니다.
파우스트
15/04/30 20:31
수정 아이콘
내용을 다 아셔서 더 재미없으실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내용이야 뻔히 보이는 수준이지만서도요.
아 그리고 말씀해주신 부분은 제가 조금 과장한게 맞습니다. 25억이면 요즘 극장가에서 최저 제작비 수준인데, 제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른 독립영화 수준의 퀄리티가 나오니 25억 마저도 새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도 있긴 있었는데 제대로 짜여지지 않은 액션이어서 더 아쉽습니다. 카체이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무술액션정도는 나와줘야 맛이 사는건데 말이죠.
마스터충달
15/04/30 20:35
수정 아이콘
<숨바꼭질>이 몇몇 장면에서 정말 독립영화 같은 퀄이 나온게 있긴 했었는데 크크 내일 어떨지 두고 봐야겠네요.
전문가평이 클리쉐 클리쉐 그래서 부담없이 평을 봤습니다. 알아도 별거 없을 거 같아서요 흐흐
수면왕 김수면
15/05/01 10:44
수정 아이콘
허허. 얼마전에 리뷰하신 조치언 감독의 입봉작 [약장수]와 대비되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제가 두 편 모두 보지 않아 뭐라하긴 힘들겠지만 두 작품 모두 감독들의 입봉작인데, 한 쪽은 김인권, 박철민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페이의 두 연기자를 가지고 훌륭한 리얼리티를 뽑았다는 평을, 다른 한 쪽은 김혜수라는 훌륭한 흥행카드를 가지고도 (리뷰만으로는) 평작 이상을 주기 힘든 느낌을 받으니 말이죠.
세크리
15/04/30 20:22
수정 아이콘
저도 개봉 전날 시사회로 봤었습니다. 여자 둘이 주연이 되는 신세계를 원했는데 훨씬 못미쳐서 아쉬었네요. 개인적으로 엄마 캐릭터가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암흑가를 주름잡는 캐릭터야 하는데, 끝날때까지 그녀에게 무엇이 있길래 저 세계에서 제일 쎈 사람이 되었나 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네요. 김혜수라는 배우의 카리스마에만 모든걸 의지하려한 느낌이었습니다. 제 생각엔 이미 몇십년 전에 이미 교체당했어야 할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무술이 뛰어난것도 아니고 지략도 딱히 부각되지 않고...
이런 스토리 전개상의 오점에도 불구하고 클리셰의 전달은 명확한것 같습니다. 일영은 우희를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고, 우희도 마찬가지겠죠. 일영이 우희를 죽이는 마지막 씬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김고은씨는 숏컷하니 급못생기지는것 같습니다...
파우스트
15/04/30 20:34
수정 아이콘
아 그점을 깜박했네요. 저도 어떻게 엄마가 그렇게 막강한 빠와를 가진건지 의문이었습니다. 사실 칼잡이의 고수였던가 하며 기대를 했는데 끝까지 액션은 없었다는 것에 눈물이.. 마지막 장면은 좀 아쉽더라구요. 대부에서 돈 지오반니의 권력이 마이클에게 이양되는 그 정도의 깊이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해줘야하는데 너무 일차원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숏컷취향이라 제대로 저격이었습니다 크크
구밀복검
15/04/30 21:10
수정 아이콘
Forget it, faust. it's a china town....
파우스트
15/04/30 21:2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센스에 빵터졌습니다.
MoveCrowd
15/04/30 22:52
수정 아이콘
김고은이 두 편 연속으로 청불작으로 갔는데 실패로 모아지는 느낌이네요.
다음 작품 역시 허종호 감독의 '성난 변호사'로 장르가 액션, 스릴러로 예정되었던데.. 어떨까 걱정이네요.
이선균, 장현성, 임원희와 함께 하는 액션이라..
파우스트
15/05/01 00:44
수정 아이콘
전 느낌이 안좋아요.. 흐음.. 캐스팅이 무리수 같아보입니다.
Go2Universe
15/04/30 23:27
수정 아이콘
제대로 된 누아르 한편 없는 나라에서 여성 누아르를 한다는 것 자체가 패착이 아니었을까하네요. 영화는 안봤고 볼 생각도 없지만 이런 무의미한 성별만 바꾸기도 식상하기도 해요.
파우스트
15/05/01 01:03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나라 누아르는 누아르가 아니라 그냥 갱스터무비가 아닐까 합니다.거기에 죄다 어디서 본 듯한 설정, 클리셰. 저는 신인감독이라면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어요..
음해갈근쉽기
15/05/01 00:33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정도로 제 생각과 완벽히 일치하네요

김혜수씨는 정마담에서 이제는 정말 깨어나야 될 듯합니다

너~무 뻔해요 특유의 말투, 상대를 보는 눈빛, 몸짓, 분위기까지

최동훈감독이 그려준 분장이 너무 완벽해서 계속 안지우고 씻지도 않고

짠 냄새 풀풀 풍기며 외출하는 꼴이예요

비단 평론가들의 평가를 빌리지 않더라도 저는 김혜수씨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때문에

순전히 김고은씨 팬빨로 보긴 했지만

신인감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영화 장악력이 억센 김혜수씨와 입봉작에 대한 부담이 범벅되면서

흐지부지 됐다는 인상이예요

감독은 한컷 한컷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
(굳이 나홍진 감독의 정신병적인 광기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연기가 맘에 안들면 몇 테이크를 찍든 배우를 다독이든 밀어부치든 원하는 장면을 끌어냈어야 합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묘한 불안감이 온전한 영화 시간을 만나면서 완성도가 해체 되버린 느낌입니다

제 기대에 대한 배신감으로 댓글이 격해졌네요 양해바랍니다
파우스트
15/05/01 01:13
수정 아이콘
타짜는 정말 캐릭터의 짜임에 있어서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배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승승장구하고있죠. 하지만 동시에 그 한계가 되고 족쇄가 되어서 배우들의 발전을 방해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수, 김윤석, 유해진 모두 다 십년 째 같은 캐릭터에요.. 백윤식씨도 그렇고.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지 참. 오히려 발전은 조연으로 나왔던 배우들이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주진모씨라든지, 김응수씨라든지.
수면왕 김수면
15/05/01 10:5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느와르라는 장르는 삶에 대한 냉소와 살고자 하는 발버둥(?)이 이질적이지 않게 인물과 분위기에서 화합되어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 자체가 느와르인지는 차치하고)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씨가 맡은 <우진>이 한국 영화의 인물들 중에서는 가장 이런 느낌에 가깝지 않았나, 마 그래 생각합니다. 한국식 느와르를 표방하는 조폭 영화들은 냉소가 좀 적고 발버둥이 좀 많은 그런 느낌이라 [택시드라이버] 같은 냉소와 발버둥의 밸런스가 오묘한 그런 분위기를 내기가 오히려 쉽지 않죠. 차라리 느와르스러운 연출을 찾고자 한다면 만화 [군계]에 나오는 것 같은 마약 중독된 뒷골목 의사 정도가 낫지않나 싶어요.
파우스트
15/05/01 13:02
수정 아이콘
올드보이가 정말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긴 한데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탑자리에서 요지부동이라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이 장르에서 10년 동안 발전이 없다는 거죠.
수면왕 김수면
15/05/01 14:24
수정 아이콘
그렇죠. 참 대단한 작품인건 맞는 말인데 그 이상의 작품이 없다는건 한국 영화계가 가진 숙제죠. 결과적으로 대형 영화배급사 및 멀티플렉스 상영체인들이 독과점으로 시장을 나눠먹는 상황이 방화의 안정적 보급보다는 내부경쟁력의 하락이라는 부작용으로 더 크게 이어진 것 같다는 우려를 하는건 저만일런지...
15/05/03 23:34
수정 아이콘
전 부족한 시나리오를 배우들의 연기로 씹어먹는 느낌이었습니다
파우스트
15/05/04 18:13
수정 아이콘
저는 그렇게 될 수도 있었는데 씹어먹다가 박보검이 퉤엣~! 한 느낌이었습니다 ..
15/05/04 21:08
수정 아이콘
박보검은 논외로......ㅠㅠ
곧미남
15/06/09 15:17
수정 아이콘
이제서야 봤지만.. 정말 글쓴분 내용에 적극 공감이 가네요 진짜 박석현은 너무했어요 연기가 아닌 캐릭터가 이게 다 씹어먹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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