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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21 01:26:42
Name 잉's
Subject [일반] PGR 첫 글에 술 냄새가 풀풀 납니다.
안녕하세요, 초급 피지알러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본론부터 하겠습니다.
할머니가 아프세요. 외가 쪽 조모시고 여든 넷이시니 노환이시죠.
정신은 총명하시지만 정신에 비해 신체가 따라주질 않으니 당신은 한없이 우울하시고 제 어머니를 비롯한 자식들은 외조모님의 우울과 신체의 불편함에 곤혹스러워 하십니다.
제 외가는 어머니 형제 분들의 사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모실 여건이 되는 자식이 있다면 이렇게 곤란하진 않을텐데 한 사람 한 사람 도대체가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죠.
제 어머니는 여자 형제 중 맏이로 어떻게든 당신 어머니를 모시고 싶어 하시지만.......
못난 당신 자식들이.. 취직도 못하고 결혼도 하지 못해 외조모님 모실 공간이 마땅찮아 차마 모시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 어머니를 마주 할 수가 없네요.
어머니의 맏이인 입장에서..
당신 속 상한 말씀 하시는 것 뿐이지만 나 때문인것 같아, 취직도 결혼도 못해 불효하다 생각하는데 이마저도 어머니 뜻대로 해드릴 수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한심하게도 어머니를 피했습니다.
어머니 생각하며 펑펑 울어도 도저히 어머니의 눈을 바라 볼 용기가 나질 않아.. 밖에서 어머니 주무실 시간까지 술을 마시며 버텼습니다.

어머니의 눈을 피해 집에 와 방에 누웠지만 오늘도 잠에 들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럴바엔 죽을만치 술을 마시고 기절하듯 잠들고 싶습니다.

PGR 자게에  이런 글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글이 자게에 어울리지 않다면 삭제 부탁드리겠습니다.
벌점은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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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디망디
15/04/21 01:35
수정 아이콘
마음이라도 있으니
행동으로 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마음도 별로 없어서... 삐뚤어진건가봐요 저는...
연날리기
15/04/21 01:42
수정 아이콘
그 마음 응원하겠습니다.
VinnyDaddy
15/04/21 01:43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어울리지 않을 자게가 어디 있겠습니까.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게 커뮤니티의 주요 기능 아니겠습니까.

입바른 소리일까 걱정하면서도 말을 꺼내 보자면 잉's님이 어머님 마음을 알고 그 때문에 더 아픈 것처럼, 어머님도 잉's님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괴로워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혼자만 괴로워하시면 어머님 마음도 아플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괴감에 괴로워하지 마시고 어머님을 한번 꼭 안아드려 보세요. 실질적 도움이 안되더라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서로에게요.
힘내세요.
잭윌셔
15/04/21 01:48
수정 아이콘
벌점이라뇨.. 자유게시판 인걸요.
잉's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가늠할 수 조차 없지만, 그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힘내세요!
면역결핍
15/04/21 01:55
수정 아이콘
저도 제 친구와 결혼한 전 여자친구와 그 친구 집들이를 하고
술 마시고 휘갈긴 글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술마시고 이제 친한 다른 친구에게 조차 치부나 슬픔은 말하기 힘든 나이가 되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죄다 탈퇴했기에 남길수 없는 말을 멋대로 휘갈긴 거지만

그러한 배출구로 PGR 자게를 선택하셨다면
적어도 저는 글쓴 잉's님의 편을 들어 주고 싶네요.

장미빛 미래만 가득하다는 말보다는
우리 안좋은 일들, 언급하기 꺼려하는 일을 발판삼아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보아요.
15/04/21 02: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신 한 분 한 분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옳겠지만 따로 댓글 달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내일 어머니를 꼭 안아드려야겠네요.
남사스러워 하시더라도..
제가 어머니에게 부끄러운 자식일지는 몰라도..
애교있는 성격은 못되지만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말씀 드리고 어머니에게 마음이라도 전해지기를 바래야겠네요.
아무로나미에
15/04/21 03:27
수정 아이콘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힘내세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아픈일들 많게 살아가죠.

편안히 하는 것보다, 하고싶어도 못하는 마음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조만간 좋은 일 있기를 바랍니다
15/04/21 09:00
수정 아이콘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활용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지금은 길게 답변 드릴 상황이 못되서 답글 주시거나 쪽지 주시면 자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쭌쭌아빠
15/04/21 11:13
수정 아이콘
언제나 부모님 문제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부모님 노후 문제로 참 가슴이 답답한 상황이고, 그럴 때가 많네요.
어쩌겠습니까. 힘내는 수 밖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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