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12/25 20:52:49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미드 추천] 그레이스포인트 (Gracepoint) - 누가 대니를 죽였나?



올해 미드 신작들 가운데 폭스 사에서 제작한 미드 [그레이스포인트]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호러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도 정주행했다는 이 작품은 오리지널은 아니고 영국 드라마 [브로드쳐치]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정주행을 했습니다.

고래관찰관광으로 먹고 사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 그레이스포인트에서 12살 난 대니라는 남자 아이가 해변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외부에서 온 베테랑 형사와 지역에서 자란 형사가 짝을 이뤄 대니를 죽인 범인을 찾는다는 것이 큰 줄거리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단지 대니를 죽인 범인을 쫓는 스토리라인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 동안 평화롭고 순박하기만 한 것처럼 보였던 마을 주민들의 감춰진 민낯을 하나 둘 드러내고 누가 볼 새라 카펫 밑에 급하게 쑤셔 넣었던 그들의 추한 모습들, 욕망들, 상처들을 다 들춰내어 화면 앞에 불러 세웁니다.  

그러면서도 그 가운데 누가 대니를 죽인 범인인가 하는 가장 중요한 물음은 놓치지 않고 극의 중심에 탄탄하게 배치해 놓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정말 모두 범인인 것 같기도 하고 범인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심지어 죽은 대니마저도 과연 부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착하고 모범적인 아이”이기만 했나? 하는 의심마저 들게 됩니다.

결국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범인이 드러나고 모든 것이 종결되는 것 같지만 엔딩 신에서의 마지막 90초의 반전은 이 드라마가 아직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끝을 맺게 됩니다.

총 10부작이라 정주행에 큰 부담은 없고 역사적인 명작 미드로 남을 만한 작품은 아니겠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더 바랄 나위 없이 충분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적나라한 내면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는 다른 드라마나 매체에서도 많이 다뤄진 분야라 새로울 건 없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말처럼 익숙한 소재도 어떻게 요리가 되었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듯 이 드라마는 끝까지 동력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마라톤을 완주해 낸 느낌이라 뒷맛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주인공 형사 역을 맡은 배우가 낯이 익었는데 알고 봤더니 [닥터후]에서 닥터 역할을 했던 데이빗 테넌트였더군요. [닥터후]에서 본 기억으로는 이런 베테랑 형사 역이 잘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은근히 잘 어울렸습니다. 특이하게도 데이빗 테넌트는 오리지널인 영국 드라마 [브로드쳐치]에서도 같은 형사 역을 맡았었다고 합니다. 한 배우가 오리지널과 리메이크에 같이 출연해서 똑같은 역할을 맡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셈입니다.


[그레이스포인트]...피지알 회원님들에게 추천해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드라고나
14/12/25 20:56
수정 아이콘
트윈픽스 생각납니다. 원판과 리메이크에 같은 역으로 출연 하니 오픈 유어 아이즈와 바닐라 스카이의 페넬로페 크루즈 생각도 나는군요.
BetterSuweet
14/12/25 21:05
수정 아이콘
탐 크루즈가 영화보고 반해서 직접 제작-상대역으로 캐스팅, 그 후 사귀는 거 보고 정말 스케일이 다른 작업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신용재
14/12/25 21:35
수정 아이콘
시즌1 으로 마무리 된 작품인가요?
왕좌의 게임, 워킹데드가 다 휴방이라서 볼거 찾고 있었는데 이걸 봐야겠군요!!
Neandertal
14/12/25 21:46
수정 아이콘
시청률이 생각 만큼 좋지는 않아서 시즌2는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폭스에서도 리미티드 시리즈로 기획한 것이라 반응이 좋으면 시즌2 가고 안 좋으면 접는 것으로 어느 정도 사전 조율이 되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비드 데 헤아
14/12/25 22:08
수정 아이콘
이거 원작보다 못하다고해서 그냥 묵혀두고 있었는데 볼만한가요?
Neandertal
14/12/25 22:13
수정 아이콘
저는 원작은 보지 못했습니다...딱 이틀 킬링타임용으로는 적당한 것 같습니다...사실은 저는 킬링타임용 보다는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만...--;;;
마브라브
14/12/26 04:49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요즘 딱 드라마가 땡기던 참이라 오랜만에 미드나 볼까 싶어 찾아보니 국내엔 서비스하는 곳이 없는거같은데. 불법공유;;로 보라고 추천한건가 싶어 찾아봐도 자막도 제대로 없는거같고.
Neandertal
14/12/26 08:40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말씀 드리긴 뭣 하지만 저도 토렌트로 다운 받아서 본 거라...--;;; 자막은 영어 자막으로 봤습니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방영이 되면 좋겠지만 미국 내 시청률이 좋지는 않았고 시즌 2도 취소가 된 작품이라 정식 루트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백화려
14/12/26 09:53
수정 아이콘
브로드처치를 보았지요. 한번에 쭉 달렸습니다.
그레이스포인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원작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볼만할 거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642 [일반] 그 건물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16] Neandertal7660 14/12/27 7660 7
55641 [일반] 라섹 수술을 하다. [54] 구름이가는곳6807 14/12/27 6807 0
55640 [일반] 노동유연화에 실린 두 가지 함의 [52] 바위처럼7416 14/12/27 7416 31
55639 [일반] 보조 배터리 관련된 용량 체크 이야기 [10] Leeka6789 14/12/27 6789 1
55638 [일반] 주말의 스마트 시장 이야기들 [18] Leeka6388 14/12/27 6388 0
55637 [일반] "국민모임"과 정동영 [55] Dj KOZE6133 14/12/26 6133 2
55636 [일반] 15개월 전 뿌려놓았던 복선 [21] 당근매니아8608 14/12/26 8608 3
55635 [일반] 기업인 가석방 추진 논란; 與, 가석방 여론확산전..野 "더 엄격해야" 반발 [45] 함박웃음오승환4724 14/12/26 4724 0
55634 [일반] 신고리원전 공사인부 3명 사망 가스누출 추정 [10] kapH3702 14/12/26 3702 0
55633 [일반] 김무성 대표 '열악한 아르바이트 처우는 인생에 좋은 경험' [157] 당근매니아12463 14/12/26 12463 0
55631 [일반] 기성용 인터뷰 "지금의 나는 다르다" [209] 발롱도르15236 14/12/26 15236 0
55630 [일반] 상의원 (스포함유) [16] 성동구7284 14/12/26 7284 2
55629 [일반] 색연필이 필요해 포포탄3182 14/12/26 3182 2
55628 [일반] [프로야구] 각팀별 군전역자 및 밴덴헐크소식 [55] 제논7736 14/12/26 7736 0
55626 [일반] 김무성 허니버터칩 게이트 [224] 발롱도르16502 14/12/26 16502 0
55625 [일반] 영국은 왜 연말에도 축구를 하나요 [36] Marionette7675 14/12/26 7675 0
55624 [일반] 대한민국 시민의식 [174] 송파사랑14689 14/12/26 14689 0
55623 [일반] 4월은 너의 거짓말 - 이런 돌직구들을 뿌려대면 버틸 수가 없다. [18] 고스트10199 14/12/26 10199 1
55622 [일반] 100년전 이맘 때 유럽 서부에 있었던 일 [3] swordfish-72만세6582 14/12/25 6582 2
55621 [일반] [미드 추천] 그레이스포인트 (Gracepoint) - 누가 대니를 죽였나? [9] Neandertal10554 14/12/25 10554 0
55620 [일반] 2014년의 만화 - 기대 이하였던 만화 [26] 삭제됨10093 14/12/25 10093 0
55619 [일반] 내맘대로 뽑아본 생활속의 전자음악 ABC [Part 0] [13] Dj KOZE4843 14/12/25 4843 4
55618 [일반] 말랑의 오브디이어 [10] 말랑10049 14/12/25 10049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