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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27 23:57:00
Name 망고가게주인
Subject [일반]  인터스텔라만큼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

어쩌다 가끔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그 영화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봤을 때,
도입부에선 앞을 어디다 뚝 떼어 놓았는지 이유 모를 급박한 전개가 관객의 눈을 집중시키고
중반부엔 넋 놓고 보고만 있으면 이해가 안 되는 낯선 개념들 (가령, 책장 뒤에 갇힌 5차원의 세계 같은..) 이 나타나 무슨 이야기지? 집중하여 이해하려고 애쓰게 하고
결말에 도달해선 뒤통수를 훅 치는 예상 밖의 결말을 주는,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에 출연진 이름이 에스컬레이터 속도로 올라갈 때까지 충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결심하죠. 이 영화 한 번 더 봐서 제대로 이해해주겠어!!
이번에 본 영화가 저에겐 그런 영화였습니다.

아는 동생 덕에 처음으로 영화시사회란 걸 가보게 되었습니다. 으레 주연배우가 나와 손 흔들면 플래시 세례가 터지는 장면을 기대했던 저는 낯선 얼굴의 영화감독이 설명하는 영화 소개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그동안 내가 봐왔던 영화와는 다른 고발 형태의 다큐멘터리, 그것도 내가 믿는 기독교의 윤리적 문제들에 정면돌격하는 공1업 발업질럿러시 느낌의 영화라고 하면 감이 오시려나요?

스포하고 싶지 않아 자세히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몇억이 들어간 사랑의 교회 건축물을 배경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각종 친인척 비리에 연루된 여의도 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 이야기, 성도 빚으로 교회를 건축한 대형 교회들의 이야기, 성도들의 선택이었다는 변명으로 교회세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형 교회 목사 이야기, 본인의 지은 죄는 있으나 회개함으로 용서받았다며 교회 개척을 시작한 전병욱 목사의 이야기 등등 기독교가 지탄받고 있는 문제들을 총망라해 집중 조명했다고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기독교인인 저로서는 부정할 수 없는 죄의 모습에 너무나도 안타깝고 한숨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다큐멘터리가 내내 우울하진 않습니다. 마이클 모아라는 가상 인물의 다큐멘터리 감독을 내세워 대형 교회 목사들을 풍자하는 씬, 여기에 최승호 피디, 이상호 기자, 이용마 기자가 찬조 출연하여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는 불편했던 마음을 중간중간 통쾌하게 풀어준다고나 할까요?

김재환 감독의 쿼바디스.
기독교인이라면 마주쳐야 하고 바로 알아야 할 실상이며 어쩌면 영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이라면, 김재환 감독 특유의 직격탄, MBC 사장이 섭외한 피디와 기자들의 블랙코미디, 그리고 기독교가 변질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기독교는 본래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 참고로 김재환 감독은 기독교인이랍니다. 영화시사회 때 짧게 전도를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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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kandPowerless
14/11/28 05:39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셨다면 예전 영화인 문정현 감독의 <슬로브핫의 딸들>이라는 작품 추천드립니다... 역시 기독교를 다룬 작품이고 벌써 10년 가까이 된 작품이지만 쿼바디스에 나오는 웬만한 문제의식을 그 당시 벌써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에 감탄스러운 작품입니다.(초점은 좀 다르지만요) 사실 <슬로브핫>을 본 이후로 기독교 문제에 관심이 생겨버려서 <쿼바디스>를 볼때는 '별 새로운 관점도 아니군' 이라며 감흥없이 봤던건 함정... 첨언하자면 <쿼바디스는> 여러 표현방식이 참신한 점과 스케일이 마음에 들지만 굳이 '마이클 모어'의 컨셉을 차용한 것은 별로였다고 생각합니다.
개미핥기
14/11/28 09:02
수정 아이콘
저의 인생영화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abyssgem
14/11/28 12:44
수정 아이콘
제가 시시때때로 땡기면 보고 또 보는 영화라면 '킹덤 오브 헤븐' 있네요. 한 100번은 봤을라나... 물론 극장판 말고 감독판요.

사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별로 안좋아하는데, 정작 베스트는 그거네요.
착한밥팅z
14/11/29 13:29
수정 아이콘
저는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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