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9/27 00:08:32
Name SaiNT
File #1 db10.jpg (27.0 KB), Download : 72
Subject [일반] 데릭 지터를 보면서 떠오른 한 선수


우리 아스날도 그런 선수가 한 명 있었습니다.

아스날은 2006년 4월 15일 WBA와의 홈경기를 "데니스 베르캄프 데이"로 정했습니다.
이 날 아스날 팬들은 붉은색이 아닌 오렌지색 옷을 입고 오기로 했고, 베르캄프의 축구적 고향 아약스의 팬들을 초청했습니다.

사실 베르캄프는 이미 전성기가 한참 지나서 주로 벤치 멤버로 기용되고 있었고, 그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마저도 경기력이 별로 좋지 않았고, 시즌종료가 한 달도 안남은 시점에 불과 리그 1골을 기록하고 있었죠.

아마 구단측에서는 기념경기를 하기에 이 날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WBA는 19위를 마크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아무리 챔스를 병행하며 5위를 달리고 있는 아스날이라고 해도 무난히 이길 것 같았으니까요.
당시 아스날은 챔스에서 장대한 서사를 쓰고 있었지만 리그에서는 토튼햄에 밀려서 4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경기는 이겨야되니 베르캄프는 벤치에서 스타트했습니다.
흘렙의 골로 전반을 1:0으로 마치고 후반 70분대로 넘어가고, 이른바 "벵거 타임"이 되어서 베르캄프가 등장합니다. (반페르시와 교체)
하지만 WBA는 기다렸다는 듯이 베르캄프의 등장 직후 동점골을 넣어버립니다.
아스날은 이미 반페르시와 함께 그 날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흘렙까지 빼버렸기 때문에 위기에 빠집니다.
베르캄프가 뻘줌할 상황이었습니다. 그가 경기력으로 도움을 주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려웠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베르캄프가 기다린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한 그 날에 피레스의 결승골을 만들어내고(베르기 패스 -> 피레스 슛 -> 재차 슛 이어서 공식 어시스트는 아니었지만)
이어서 90분이 다되어갈 즈음, 아크 부근에서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는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쐐기골을 넣었습니다.
시즌 2호골이었습니다. 그토록 넣지 못했던 골이 바로 "베르캄프 데이"에 터진 것입니다.

그 시즌에 아스날은 마지막 라운드가 되어서야 승점 2점 차이로 토튼햄을 제치고 극적으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하이버리의 킹'이라는 별명을 가진 앙리가 하이버리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것도 멋진 일이었죠!
그리고 잔디에 키스)



이 골은 아스날에서의, 그리고 그의 커리어에서의 마지막 골이 되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규Roy문
14/09/27 00:11
수정 아이콘
앙리 베르기면 무서운 게 없었는데..
14/09/27 00:24
수정 아이콘
마지막 시즌에 슈퍼서브로 나서면서 체력 부담이 덜해지니 오히려 경기력이 좋아진 측면도 있었죠.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떤 경기에서는 거의 수미처럼 플레이를 하지 않나...진짜 월클은 어디에 놓아도 잘한다는걸 보여줬었고.
그립습니다. 아스날 No.10
Lainworks
14/09/27 00:39
수정 아이콘
팀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챔스 어웨이였을겁니다. 수비 다하던 경기....
늘지금처럼
14/09/27 00:30
수정 아이콘
외모는 되게 무섭게 생기셨는데 막상 플레이 스타일은 되게 테크니컬한 반전이 매력이셧죠 크크크
멜라니남편월콧
14/09/27 00:53
수정 아이콘
하이라이트는 우아한데 풀경기 보면 심판 안볼때마다 수비수랑 싸우고 있던 분 크크크
칸나바롱
14/09/27 01:16
수정 아이콘
테크니컬한데 또 한성격 하셨던 분이죠...
14/09/27 02:14
수정 아이콘
위에도 같은 댓글이 있지만 더티함에 있어서도 그 테크닉 만큼이나 일가견이 있던 분이셨습니다. 크크크
키스도사
14/09/27 00:32
수정 아이콘
스포츠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극적이고 감동을 준다는 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산성비
14/09/27 01:29
수정 아이콘
무패우승 4글자로 갈음을...
14/09/27 02:25
수정 아이콘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로 가장 강력한 투톱으로 앙리 - 베르캄프가 뽑혔었죠..
14/09/27 03:51
수정 아이콘
앙리 베르캄프

캬....
요정 칼괴기
14/09/27 10:29
수정 아이콘
좋은 선수인데 한시즌만 놓고 보곤 최고의 선수는 아니고, 근데 끝나고보면 최고의 선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3994 [일반] 데릭 지터를 보면서 떠오른 한 선수 [12] SaiNT3590 14/09/27 3590 1
53993 [일반] 다이나믹듀오 최자가 극찬, 바스코가 러브콜한 신인 힙합뮤지션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 [22] 삭제됨6946 14/09/26 6946 0
53992 [일반] 나의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23] 오독오독4380 14/09/26 4380 0
53991 [일반] 온라인 결제를 위한 고행의 길 [72] 사과씨6871 14/09/26 6871 4
53990 [일반] 셸 쇼크 : 배시 버그 - 리눅스/OS X 사용자분들 얼른 패치하세요. [10] 조지영4059 14/09/26 4059 0
53989 [일반] 삶에 대한 푸념.... [46] black99035317 14/09/26 5317 2
53988 [일반] 인천아시안게임을 가다 (Week 1) - 약간의 사진/유툽 스압 [6] Clayton Guishaw4943 14/09/26 4943 3
53987 [일반] 불금기념 심심해서 써보는 새로나온 홍석천 라면 리뷰 [28] hola2679165 14/09/26 9165 1
53986 [일반] 일단 아이폰 6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16] Neandertal6645 14/09/26 6645 0
53985 [일반] [연예] '지니어스'가 몇 가지 룰을 바꿔서 시즌3로돌아옵니다. [33] 명랑6540 14/09/26 6540 0
53984 [일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헤비메탈 기타 솔로 파트 10개 [11] 요한6777 14/09/26 6777 2
53983 [일반] 애플 "아이폰6+ 휘었다는 고객 9명뿐..문제 없다" [123] Duvet12211 14/09/26 12211 1
53982 [일반] 혼자 못 일어나는것도 버릇이 아닐까? [64] 성동구9643 14/09/26 9643 0
53981 [일반] 부페가서 김밥먹는사람 [73] 로즈마리10762 14/09/26 10762 1
53980 [일반] 서강대에서 열린 어떤 이상한 국제학술대회 [89] 당근매니아10778 14/09/26 10778 5
53979 [일반] [웹툰추천] 양영순, <덴마>1부 [2012]: 명작 SF 웹툰 [41] 쌈등마잉7034 14/09/25 7034 0
53978 [일반] 전자필기를 중심으로 살펴 본 갤노트4 [33] Judas Pain10308 14/09/25 10308 1
53977 [일반] 부산 여행 후기 : 부산 맛집, 여행지 평가 (2) [19] punctum6748 14/09/25 6748 0
53976 [일반] JTBC 뉴스룸 김성근 감독 인터뷰 - 리더의 멘탈 붕괴라는 게 이런걸까요.. [71] 삭제됨9953 14/09/25 9953 6
53975 [일반] 부산 여행 후기 : 부산 맛집, 여행지 평가 (1) [27] punctum7086 14/09/25 7086 2
53974 [일반] [계층] 사이코패스(애니)에서 명대사라고 생각했던 부분 [6] 요정 칼괴기10839 14/09/25 10839 0
53973 [일반] 로린이 일베 교사 재임용 [148] 어강됴리17169 14/09/25 17169 2
53972 [일반] '사람이 먼저인 정치’로 바뀌어야 합니다. [24] 어강됴리4891 14/09/25 489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