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본문은 Randall Munroe의 책
[What If?: Serious Scientific Answers to Absurd Hypothetical Questions] 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 때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제국주의의 전성기 때 대영제국은 북미의 캐나다로부터 시작해서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 인도, 호주, 뉴질랜드까지 자신들의 영토 안에 복속시킴으로써 상당한 영토의 대제국을 이루었지요. 정말 실제로도 해가지지 않는 제국이었습니다. 영국 본토에 해가 지더라도 지구상 다른 곳의 대영제국의 영토 어딘가 에서는 해가 떠 있었을 테니까요.

대영제국 전성기...
사실 오늘날 세계 공용어로서의 영어의 지위도 대영제국의 영화와 함께 형성된 것이지요. (혹자는 향후 중국어가 영어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만 저 Neandertal은 그 생각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아무리 중국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과거 대영제국이 가졌던 만큼의 위상을 가지게 될 거라고는 생각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국도 식민지들이 하나 둘씩 독립하기 시작하고 정치, 군사, 경제적인 영향력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미국에게 자신의 자리를 이양하고 이제는 유럽의 구석으로 물러앉았습니다. 대영제국(大英帝國)에서 두 글자 대(大)와 제(帝)가 빠져서 이제는 그냥 영국(英國)이 되고 말았지요. 여기다 이제는 스코틀랜드까지 독립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만약 스코틀랜드가 정말로 독립을 한다면 앞으로는 소국(小國)이라도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은 정도입니다.
이렇게 한때
[영원히 해가 지지 않는다]던 영국도 이제는 해가 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답은
[아니다]입니다.
영국은 실제로 아직도 해가지지 않습니다. 영국은 도버해협 서쪽의 섬나라만 영국의 영토가 아닙니다. 과거 제국주의시절 자신의 영토로 많이 편입했던 섬들이 아직도 영국령으로 세계 도처에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핏케언 제도, 포클랜드 제도, 남극의 영국령 등등이 태평양, 인도양, 남극해 등등에 골고루 퍼져 있어서 본토인 영국에서 해가 지더라도 영국령 섬의 어딘가 에서는 해가 볼 수 있는 상황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아직도 영국이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리지 않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남태평양에 위치한 핏케언 제도입니다. 그리니치 표준시로 약 자정쯤에 케이맨 제도에서 해가 지면 그 다음 영국령 섬에서 해가 뜰 때까지 약 1시간 정도 시간이 비는데 그걸 메꿔주는 곳이 바로 이 핏케언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의 인구는 다 합쳐도 겨우 수십 명 정도인데 2004년에는 이곳이 한 때 뉴스의 가십거리로 등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장을 포함해서 이 핏케인 제도에 살고 있는 남성들의 3분의 1이 아동성학대 협의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핏케언 섬

핏케언 섬
영국은 앞으로도 해가 영원히 지지 않을까?...
가장 가까운 위기는 2432년에 옵니다. 그때 핏케인 제도에서 완전일식이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
[일식]과
[해가 지는 것]은 다른 것"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잠시나마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다행히도 핏케인 제도에서 완전일식이 벌어지는 동안 케이맨 제도에서 아직 해가지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그 뒤로는 수천 년 동안 핏케인 제도에서 완전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니 영국이 현재의 영토 수준만 계속 유지한다면 상당히 오랫동안
[해가지지 않는 나라]의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이제 축구만 잘하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