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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20 13:48:5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리뷰 [몽타주] - 한국형 스릴러의 강박관념...??? (스포없음)









어떤 영화들은 제작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개봉 무렵에 와서 예고편을 보고서야 제작이 되었는 지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몽타주]라는 영화 역시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데 예고편을 봤더니 [살인의 추억]과 느낌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원래 스릴러물을 좋아하기도 해서 어제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정근섭 감독은 이번 작품이 데뷔작인 신인 감독이라고 하고 주연에는 엄정화와 김상경, 송영창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스릴러 영화라고 하면 범죄가 발생하고 그 범인의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한국형 스릴러'라는 장르에서는 단순히 범인을 쫓는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해서 꼭 반전이 하나 들어가줘야 하고 거기다가 보는 사람의 눈물을 쥐어 짜내는 애절한 사연까지 있어야 스릴러로서의 기본적인 기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리해서 그 두 가지 요소를 다 집어넣으려다 보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시나리오상의 허점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범인이 정체가 드러나고 범인을 잡은 데 있어서 논리적으로 딱딱 들어맞아야 하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나 저럴 리가 없는데 라고 하는 장면들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게 되면 스릴러 영화로서의 매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지요.

[몽타주]역시 이러한 '한국형 스릴러'영화의 함정을 비켜가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왜 꼭 형사는 그 범인을 잡아야만 되는 가슴 절절한 사연이 있어야 하며 왜 범인은 그렇게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해야 하는지...일단 등장인물들의 행위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는 게 스릴러물의 제 1 요건일 텐데 거기서 부터 잘 납득이 안되니 그 다음의 눈물 코드의 감동도 반감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한 마디로 결론을 위해서 무리한 논리 전개를 마다하지 않다보니 설득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고 중간 중간의 상황이나 장면에 대해서는 설명 없이 넘어가 버리니 나중에 "어, 그때 범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지?"라는 의문이 해결이 되질 않습니다...

그냥 스릴러 영화는 스릴러 영화로서 충실히 기능할 수는 없는 걸까요?...
시나리오를 좀 더 철저하게 검토할 수는 없었던 걸까요?
우리가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시킬 때는 자장면을 먹고 싶어서 그런 것이지 무슨 엄청난 산해 진미를 맛보겠다고 간 것은 아니잖아요?
왜 거기에 이것 저것, 심지어 유머 코드까지 다 집어 넣으려고 할까요?

글을 쓰고 나니 이 영화가 마치 망작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 것 같은데 실제로 영화는 나쁘지는 않습니다. 연기도 그만 하면 괜찮고 연출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돈 주고 볼만 합니다... 개인저긍로는 올 상반기에 개봉한 [내가 살인범인이다]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다만 위의 이야기는 꼭 [몽타주]에 국한해서 하는 얘기라기 보다는 그냥 한국의 스릴러 영화들에 대한 저의 불만을 이 영화를 통해서 넋두리 한 번 한 것이라고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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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20 13:52
수정 아이콘
형사에게 그 절절한 사연을 다 보여줄려고 하면 질질 끌리니까 뺀거 같긴 한데요. 저는 범인에게 받은 그 굴욕감이 그가 집착한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머진 크게 무리 없었던.. 꽤 볼만했던 영화로 기억날것 같습니다.
All Zero
13/05/20 14:00
수정 아이콘
영화는 안 봤지만 대충 뻔하게 짐작이 되네요.
너에게힐링을
13/05/20 14:14
수정 아이콘
사이코매트리는 더 하죠..제목만 듣고 간단한 텍스트 줄거리만 읽어도 화면이 머리속에 그려진다는..혹시나 하고 봤더니 역시나..
shadowtaki
13/05/20 14:28
수정 아이콘
한국형 스릴러의 강박이라기 보다는 한국영화의 강박이라고 봐도 될만큼 최근 한국영화는 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집어넣으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종이사진
13/05/20 14:36
수정 아이콘
스릴러라는 장르의 대중성이 약하지는 않겠지만, 그리 즐거운 이야기가 아닌 담에야 관객이 한정되어 있는 우리 나라에서 흥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스릴러 매니아가 나라마다 평균 5% 정도라고 가정할 경우, 미국과 한국의 관객수는 꽤나 차이가 날텐데, 수익성을 생각하면 보다 다양한 관객을 불러들일 요소가 필요하겠죠.
13/05/20 15:13
수정 아이콘
국내 스릴러는 살인의 추억을 뛰어넘을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는 거예서 큰 산이 있네요.
살인의 추억의 연출과 연기 모두 너무 뛰어나서 평타만 쳐줘도 좋겠지만요.
종이사진
13/05/20 16:41
수정 아이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스토리가 있죠...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뉴스에서 접하던 분들은 스릴러 호불호에 상관없이 흥미를 가질 듯 합니다.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
13/05/20 15:31
수정 아이콘
감동이나 신파가 없는 아애없는

삭막한 영화가

돈이 안되어서요 ㅠㅠ

안그럼 뭐 미화라도 해야하는데
13/05/20 17:00
수정 아이콘
시나리오상의 허점.. 구멍..
제가 영화나 드라마를볼때 가장중요하게 생각하는것중하나인데..
생각보다 힘든건가봐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모르겠지만..
....
영화보다가 저런게 느껴지면.. 몰입하고 있다가도 제 의식이 현실로 확 나와버리더군요.. ㅠㅠ
DEMI EE 17
13/05/20 21:45
수정 아이콘
국내영화는 언젠가부터 쥐어짜낸 허접 반전, 신파, 억지가 하나의 클리셰가 된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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