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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08 15:04:0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속지말자 사진빨!!!!

헨리 8세

어제 헨리 8세 얘기를 좀 한 김에 가볍게 그와 그의 넷째 부인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심각한 내용은 아니어서 가볍게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헨리 8세의 세 번째 부인이었던 제인 시모어가 아들인 에드워드 6세를 낳고 죽은 뒤 왕은 한 2년 정도 독신으로 생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국의 왕이 왕비 없이 오래 있을 수는 없는 법 다시 네 번째 왕비가 될 여성을 물색하게 되지요.

이번에는 국내에서가 아니라 해외에서 왕비를 찾아보려고 했기에 각국에 있는 대리인들을 통해서 왕비가 될 적절한 인물들을 물색해 보라는 지시가 내려오게 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서 한 나라의 왕이 다른 나라의 공주와 정략 결혼을 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헨리 8세의 첫 부인 캐서린 왕비 역시 그런 경우였지요. 아무리 정략 결혼이라고는 하지만 신부 미모를 전혀 안 볼 수는 없었기에 헨리 8세는 화가들로 하여금 후보 여성들의 초상화를 그려오라고 시킵니다.

이때 한스 홀바인이라고 하는 화가는 지금의 독일 지역에 해당하는 The Duke of Cleves라고 나라에 파견되어 그곳의 공주였던 Anne의 초상화를 그려와서 왕에게 바칩니다. 초상화에 그려진 앤 공주는 정말 예뻤고 왕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헨리 8세는 결국 이 독일 출신의 공주와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프랑스와 로마 제국의 움직임에 대항해서 The Duke of Cleves와 동맹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 정치적인 필요성도 작용했습니다.


Anne of Cleves

드디어 공주가 잉글랜드에 도착하고 헨리 8세가 마중을 나갔는데…아뿔싸!…도착한 공주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왕이 봤던 초상화에 그려진 인물과 도저히 동일 인물이라고는 여길 수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웬만하면 참고 결혼 하겠는데 헨리 8세 입장에서는 도저히 참아주기가 어려웠었나 봅니다. (김태희 사진 받았는데 개그우먼 박지선 나온 격?...박지선씨 죄송합니다...개인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그는 공공연히 Anne을 “플랑드르의 암말 (Flanders Mare)”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얼굴이 좀 길었었나 보죠…--; 헨리 8세는 곧 이혼을 요구합니다. 상대방 국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Anne 역시 헨리 8세의 요구에 반발합니다. 당연하지요. 이대로 이혼 당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면 무슨 망신이었겠습니까?...하지만 이 Anne은 아주 어리석은 여자는 아니었었나 봅니다. 어차피 돌아가버린 왕이 마음을 되돌릴 수도 없을 터…이혼의 조건으로 잉글랜드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게 해 줄 것, 먹고 사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재산을 줄 것, 왕실의 일원으로 계속 궁궐 출입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구하게 되고 헨리 8세가 “무조건 콜!”이라고 하자 마침내 이혼을 허락하게 됩니다.

Anne은 결국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잉글랜드에 계속 남아서 명예로운 타이틀인 “왕의 여동생 (The King’s Sister)”로 불렸으며 그녀의 의붓딸인 메리 1세가 즉위식을 할 때도 왕실의 웃어른으로서 가장 상석에 앉았다고 합니다. 사후에는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묻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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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트
12/07/08 15:1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그당시나 지금이나 별다를건 없군요. 남일같지 않아 좋네요(으잉?)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또 글써주세요!! 흐흐
12/07/08 15:19
수정 아이콘
크크크... 남일같지 않군요....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2/07/08 16:03
수정 아이콘
간이 큰 여성이었군요. 목숨 건진 것도 다행인데 거기에 딜까지 하다니..덜덜
12/07/08 16:17
수정 아이콘
여담으로 이 혼담을 주선한 신하인 토마스 크롬웰은 헨리8세에게 처형당했다고...덜덜덜
비공개
12/07/08 16:21
수정 아이콘
저 난리가 난 걸보면 어지간히 못 생겼었나보죠? 크크
12/07/08 16:29
수정 아이콘
The Tudors 보면 헨리 8세의 완전 빡친 모습이 그대로 나오죠 "She is a HORSE!"
래몽래인
12/07/08 16:41
수정 아이콘
와 똑똑하네요. 거기다 딜도 할 줄 아는...
루크레티아
12/07/08 17:12
수정 아이콘
사실 헨리 8세의 취향에만 맞지 않았다 뿐이지, 이후의 초상화들로만 보면 당대 여인들의 외모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웃기는 것이 앤 공주와 결혼할 당시의 헨리 8세는 '이미 아내 목을 친 전력, 괴랄한 성질머리, 사고로 다친 다리의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름과 악취를 풍김, 매독으로 의심받는 병까지 있음' 이라는 최악의 신랑감 조건에 만족하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프랑스 공주는 청혼을 받자마자 냉큼 스코틀랜드 왕과 결혼하고, 밀라노 공작의 공녀는 단박에 거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악평이 넘치는 왕과 결혼을 하러 와서 홀대를 받았음에도 꿋꿋하게 자기 주장을 실현한 앤 공주는 거의 튜더 왕가에서 몇 안 되는 괜찮은 여생을 보낸 사람이었습니다.
12/07/08 21:08
수정 아이콘
한스 홀베인은 어떻게 됬는지 궁금하네요
Neandertal
12/07/08 21:42
수정 아이콘
한스 홀바인은 이 일로 인해서 처벌을 받거나 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좀 위신이 깎였다는 것 같네요...국내에서 검색되는 이름은 한스 홀바인이로군요...상당히 유명한 화가였네요...저도 본적이 있었던 [대사들]이라는 그림을 그린 화가로군요...본문도 수정합니다...그리고 본문에 링크되어있는 초상화가 바로 한스 홀바인이 그린 초상화입니다...현재는 프랑스 르부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다미아니
12/07/09 07:08
수정 아이콘
독일의 대표적인 미술가 알브레히트 뒤러를 공부하면서 많이 거론된 이름이네요.
한스 홀바인.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의 한 명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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