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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20 05:25:21
Name 개떵이다
Subject [일반] 눈물도 없는 냉혈한.
그까짓꺼로 우는 사람들이 우스웠습니다.
굳이 남자는 울면 지는 거야가, 아니더라도
슬픈 이야기도, 비극적인 영화도, 타인의 아픔에서도
그저 무덤덤했을 뿐이니깐요.

그렇게 살아오면서, 아 나란 놈은 참 냉혈한이로구나.
나같은 놈이 또 있을까? 뭐, 이러는 게 나답긴 하지.
라고 생각은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떠신가요?
나완 전혀 상관없는 얼음위의 북극곰만 봐도 괜히 마음이 짠하지 않은가요
아버지란 단어에도 마음이 울컥하고 어머니께라는 말에 괜한 청승 떨어본 적은 없나요
뭔 놈의 영화며 드라마며 슬프지 않은 게 없고, 또 왜이리도 슬프게 만들었는지.
사춘기 소녀마냥 떨어지는 낙엽만봐도, 눈물 찔끔 흘리면서.
술 먹고 우는 건 둘째치고, 왜 술한잔 안 했는데 괜히 이런저런 생각에 맘이 심란한지.

비로소 깨닫네요. 얼마나 어렸었는지, 우스웠었는지.
겨우.. 이제야 겨우 어른이 된거구나 싶더라구요.
20대의 어른이라는 게 이런거라면,
30대의 어른이 되었을 땐 또 무엇이 달라질런지.

알 수가 없네요. 그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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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11/12/20 05:31
수정 아이콘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다리기
11/12/20 06:05
수정 아이콘
나 감정이 없는거 아냐? 왜 하나도 슬프지 않지?
라는 생각을 중학생 때는 했던 것 같네요. 고등학교 다닐 때도 간혹...

지금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본문에 어느정도 공감이 되네요.
글을 몇 시에 쓰셨는지 알 수 없지만, 새벽 시간대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 마련이죠..
choryuhyang
11/12/20 08:11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제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것은 입대날도 아니고 훈련소 생활을

할 때도 아니라, 우습게도 전역을 한달 남긴 병장말년 때였습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아버지가 이제 곧 정년이라

퇴직하면 복덕방이라도 차려야 먹고살지 않겠냐며 공인중개사를 준비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왜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세월이 얼마나 많이 흘렀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평생 살면서 울어본 때는 다 기억날 정도로 눈물이 없었는데

그 이후로는 눈물을 보이는 게 잦아졌습니다. 하지만 누구 앞에서 울거나 하진 않아요^^

우습게도 군대 갔다온뒤에 마음이 더 여려진걸까요?
po불곰wer
11/12/20 08:56
수정 아이콘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을 많이 알아갈 수록, 안쓰럽고 불쌍한 사람들과, 일들과, 것들이 늘어만 갑니다.
Biemann Integral
11/12/20 12:35
수정 아이콘
저도 제가 눈물은 없는 그런 냉혈한인줄 알았는데, 살면 살수록 눈물만 많아지고 작은 일에 감동하게 되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알아가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감정도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쩔땐 음악만 들어도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ㅠ
대한민국질럿
11/12/20 13:33
수정 아이콘
집떠나기 며칠전에 어머니께서 바쁘신와중에 집에 들르셔서 저 먹으라고 차려놓고 나간 밥상..
갑자기 울컥하더군요. 막 울면서 쑤셔 넣었습니다.

또 어렸을 적엔 영화보면서 울고 하는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어느새 영화관에서 눈물을 펑펑 쏟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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