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강도, 폭행, 성범죄, 살인 등
인간으로서 용납이 되지 않는 일들을 예로 살펴봅시다.

위에 열거한 일들을 저지르면 법의 처벌을 당연히 받습니다.
그렇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의 사람 외에는
각자 이 일을 저지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일어난 과정은
그 때 일어난 상황 그대로를 재현할 수 없습니다.
일이 발생하기까지 미칠 수 있었던 보이지 않는 원인까지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일어난 상황을 완전히 재현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재판관의 판결에 따라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고,
죄를 저질렀음에도 아무런 일이 없었단 듯이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인 영향력으로도 이 판결에 영향력을 줄 수도 있겠지요.
법을 어김으로써 재판관의 판결로 잘잘못이 가려지지만

실제 과정은 어떠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일을 실행한 당사자의 머릿속엔 생생히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 의도로 그 일을 저질렀는지
직접 이 사람의 말을 빌리지 않고는 모릅니다.

설령 이 사람이 진실을 말하려 한다 할지라도
말하려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가미되어
말이 왜곡되어 나올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범법이든 다른 어떤 이들의 범법이든
일이 일어난 과정을 재현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을 저질렀든간에 빠져나갈 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신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증거가 충분하다는 것도
그 증거들을 얽어매었을 때 하나의 논리가 성립하여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영화나 만화에서 한 컷 한 컷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더 세밀하게 들어갔을 때 오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얼개가 한 이야기로 구성됐던 것처럼 오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믿는 대로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실을 판단 내리는 사람의 감정만이 사실을 사실이라고 확정지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 있을 때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수사들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이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는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에
편견, 선입견의 등가물로 사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임의적인 이야기가 사실로서 어떤 한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요약하자면, 사실이란 것은 존재하기 어렵고
사실로 사람들이 많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수사를 동원하여 이야기를 전달해야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