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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7 15:59:03
Name Red Key
Subject [일반] 임금체불건으로 노동부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안좋네요.
회사가 경영상 어려워 희망퇴직을 받아서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도저히 미래가 불투명한 듯 하여 희망퇴직을 하였습니다.
현재 이직하여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5월 말에 퇴직하였고, 8월에 퇴직금과 퇴직 위로금을 받기로 회사와 협의하고 동의서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전 회사에서 차일 피일 미루더니 오늘까지 왔고, 얼마전까지는 '생각보다 사정이 어려워 퇴직금 지급이 좀 늦다, 미안하고 이해해달라.'라는 전화를 하더니, 이제는 통보도 없이 지급일자를 미뤄버리고, 전화해서 문의하면 '언제 줄지 몰라서, 통보도 못했다. 미안하다. 그런데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라는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화 받는 직원분에게는 화나는거 없습니다. 그분이야 죄가 없죠.

지금까지 이래 저래 그 동안 정도 있고 하니 줄때까지 기다려보자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미루는 것도 아닌 아예 지급계획이 언제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발끈하여 오늘 인터넷으로 임금체불 진정을 신청하였습니다.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통쾌할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지 않네요.
짧지않은 기간동안 전 회사에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고, 이직시 경력직으로 이직하였습니다.
현재 진정취소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중입니다. 좀 미안한거 같아서요.
전화로 문의했을때 좀 더 확신만 줬다면 이렇게까지는 안했을텐데.....제가 너무한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신경성 두통때문에 오후 내내 머리가 지끈지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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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Anscombe
10/09/27 16:01
수정 아이콘
뭐, 회사가 어떤 곳이었느냐에 따라 온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겠죠. 그게 정말 사정이 어려운 거였다면 그럴 수도 있으니.. 가끔은 온정주의적 대처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저는 정부 지원금 반 떼먹고 반만 주는 곳에 있습니다... 조만간 나옵니다만...^^
10/09/27 16:15
수정 아이콘
남의 일이다 싶으면 무조건 진정서 넣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겠지만
내일이라고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안 좋을 거 같네요.
머리 많이 아프시면 창가에서 바람이라도 쐬시고 다시 기운내세요.
10/09/27 16:28
수정 아이콘
마음 아프시겠네요
하시는일이 건너건너 다아는 좁은 바닥이 아니라면 위로금은 몰라도 퇴직금은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회사는 어려워도 사장은 안어려울지 어찌 알겠어요
취소할떄 하시더라도 언제까지 준다는 문서상 증거라도 받고 취소하세요
코뿔소러쉬
10/09/27 16:24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맘이 불편하시것네요.
튼튼한 나무
10/09/27 16:27
수정 아이콘
혹시 진정을 취소하시려면 노동부에 문의하셔서 차후에 다시 진정을 접수하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하시고 취소하세요.
얼핏 어디선가 듣기론 한번 진정한 것을 취소하면 상황이 계속 해결되지 않더라도 다시 진정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퍼펙! 할 수 있다
10/09/27 16:27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4월달에 경력으로 이직하고.. 퇴직금이 5월달에 안들어 오길래 전화했던 기억이 있내요..
퇴직금이 일이십도 아닐터인데.. 퇴직금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힘들어서 못 주는건지..
여력은 있는데 다시 다가올 위기 때문에 못 주는건지..
(생각해 보니 위 두가지 상황이라면 회사의 앞날이 똑같은거 같내요..)

미안한 마음이 전 회사사람들과의 정때문이실거 같은데..

너무 하신건 아니라고 생각되요..
Hibernate
10/09/27 16:35
수정 아이콘
월급 못주는데 직원은 왜데리고 있답니까. 줄수 있는데 안주는것일 뿐..
그렇게 돈사정이 나쁘면 당연히 장사를 벌써 접었겠죠..

회사 오너가 자기 배는 불리고싶고, 직원들 돈은 줘야하는데 당장 손해볼것같고. 그래서 안주는거겠죠.
10/09/27 16:32
수정 아이콘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고 노동력을 이미 제공해 줬으면 응당 대가는 받아야지요.
미안해 해야 하는 건 Red Key 님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 쪽이죠.
돈이란 건 지저분한 거라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서로간에 안 좋습니다.
회사 사정 봐주는 것도 한도가 있지 진정서 내신 건 잘 하신 겁니다.
다다다닥
10/09/27 16:44
수정 아이콘
마음이 불편하시는 건 그쪽과 계속 심정적인 교류가 있다고 생각하셔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 쪽 회사와 계속해서 연락을 하시는건 권해드리고 싶지가 않네요.

공인노무사에게 간단하게 위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돈은 몇 푼 위임료로 지급해야겠지만 Red Key님의 상황을 살펴보건대, 돈 몇 푼 보다는 더 이상 그 쪽과 접촉을 끊는 것이 여러모로 적합해 보입니다.
허저비
10/09/27 17:23
수정 아이콘
3개월치 월급 + 1년 퇴직금 못받고 이직한 개발자입니다. (현재 같이 나온 사람들과 노무사 통해서 해결 중입니다)

아직 그쪽에 남아 있는 직원들과의 관계가 마음에 걸리시는지요?
솔직히 회사 사장이나 임원과 각별한 인연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미안해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끝까지 남아있다가 결국 회사가 거의 공중분해 된 이후에나 나온 처지입니다만, 먼저 나간 사람들이 회사에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딱히 그들을 욕한 적도 없고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행동이 저한테 피해로 다가올 일은 1g도 없거든요. 회사 관두고 나서는 결국 그사람들이 선임한 노무사한테 합류했네요 ^^;

경리직원? 같은 처지입니다. 말단 동료들 말할것도 없고 부장이건 차장이건 다 같아요 나오면 똑같습니다. 돈 안주면 쇠고랑 차게 될 사람은 보통 대표이사 뿐입니다. 그사람과 인연이 없는 이상에는 미안해 할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이사님 감옥 가시게 될까봐 마음이 아파서 돈을 포기하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진정 취하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같이 나오신 분들 모아서 노무사한테 한큐에 맡겨버리는게 시간 아끼고 마음 안쓰는 가장 쉬운 길이예요. 수수료 좀 아까워도 어쩔 수 없죠.
스폰지밥
10/09/27 17:24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일로 임금체불건으로 노동부 문을 두드린적이 있지요.. 다행히 한달후에 해결되었습니다.

가장 난처했던건.. 내가 모셨던 공사판의 사장과 내가 노동청에서 대면했을때입니다... 나중에 직원이 삼자대면비스무리하게 한다고 같은날 같은 시각에 사장과 나를 부르더군요.. 이미 남이 되어버려서 냉정하고 싸늘한 사이가 되었는데.. 그 사람과 말 한마디 나누지않고 몇시간은 앉아있었네요.. 정말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1년 가까이를 동거동락하면서 지내온 사이였는데..
사악군
10/09/27 19:35
수정 아이콘
잠깐 광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했을때는 노동청에서 체불금품확인원을 받은 뒤 가까운 법률구조공단을 방문하시면 소송절차를 "무료로" 대행해 드립니다. 임금사건의 경우 재산이나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완전히 무료로 소송대리를 해줍니다. 법률구조공단은 보통 법원 근처에 있습니다.
LogicPowerII
10/09/28 14:10
수정 아이콘
노동에 대한 댓가를 지불받지 못하셨으니 많이 힘드시겠군요. 그리고 취하신 행동이 너무하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회사 오너의 도덕적 해이에 의해 그런 경우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그정도 두통은 감수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회사의 오너들이 자기배만 부르자고 사업을 하는 사람만 있는게 아닙니다. 그 사업이란 것 조차 본인의
의지로 접고 싶다고 다 접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조그만 구멍가게라도 해보다 망해보면 그 심정 조금이나마 이해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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