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9/04 13:33:11
Name DavidVilla
Subject [일반] [잡담] 경찰서에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때는 자칭 pgr 죽돌이였는데, 현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입지가 매우 좁아진.. DavidVilla입니다.
오늘 역시 경험담을 하나 적어 볼까 하는데, 자게에 매번 이런 스타일의 글만 적는 것 같아 일단 사과부터 드리고 시작할게요.(뻔뻔하죠?;)
아, 제목은 나름 훼이크예요. 제목학원 다닐 돈이 없어서 그러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 바랍니다..ㅠ

낮에, 잠시 볼 일이 있어 시내를 다녀오는데, 버스 안에서 깔깔대는 여학생 다섯 때문에 도저히 책에 집중이 안 되더군요.(근데 학교는 대체 몇 시에 끝난거니!?)
처음엔 방해를 받는 기분이 들어 짜증이 났지만 이게 또 자꾸 듣다 보니 빵 터질 만한 이야기가 쏟아져서 참느라 죽을 뻔했네요; 어휴~ 얼굴이 화끈거려서 그냥..
여학생 다섯이 나란히 맨 뒤에 앉아 남친 얘기를 하는데 정말 공감도 되고, '과거의 내 행동이 여자 애들한테는 저렇게 보였겠구나..'하면서 다소 민망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그렇게 손에 펼쳐진 책은 안중에도 없이 뒷좌석의 대화에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단체로 우르르 내리더군요. 뭐가 그리 급한지 헐레벌떡 뛰어 내리면서도 깔깔대는 모습을 보면서 '너희도 여지없는 여고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저씨 미소(...)와 함께 다시 책에 집중하고 있는데 뭔가 느낌이 와서 뒤를 돌아보니 !!!! 검정색 지갑 하나가 그대로 놓여져 있더군요. 순간 어머니께서 종종하시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지갑이 떨어져 있건, 뭐가 떨어져 있건 남의 물건은 절대 손도 대지 마라!' 후우.. 난감했습니다. 바로 엊그제도 이 말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 이런 경우에는 고민이 안 되더군요. 이미 올 해 들어서만 핸드폰을 두 번이나 습득해서(;) 주인에게 무사히 찾아준 경력(!)이 있던 터라 또다시 그 지갑을 망설임없이 확~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기대감'과 함께 그 지갑을 거칠게 열어보았지요! 하.지.만. 각종 음식점 관련 카드와 사진들만 잔뜩일 뿐, 땡전 한 푼 없더군요. 아, 만원이라고 적힌 문화상품권 하나 있었네요.^^; 아무튼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어차피 돈이 있었어도 가질 생각은 없었던지라 바로 차에서 내려 되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조금만 되돌아가면 경찰서가 나온 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한 번 열어봤지만 역시 신분증(학생증)은 없더군요. 대신 카드들 뒤에 섹시 댄스로 정평이 난 모 아이돌 그룹의 리더와 같은 이름이 적혀 있어 살짝 설레이긴 했네요.(왜 설레였을까;;;;) 아무튼 그렇게 난생 처음 경찰서로 갔는데, 거기서 만난 경찰관이 웃기게도 저와 이름이 완전히 똑같아서 참 기분이.. 풉.. 근데 지갑을 이리저리 살펴보고도 씁쓸한 미소와 함께 난감한 표정을 지어서, 제가 그 학생의 교복 치마 색깔을 알려주고, '카드 뒤에 이름 있으니 참고하시면 금방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하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희망을 조금 찾은 듯해 보여 약간의 실망감이 들더군요.
그 당시에 느낀점을 써보자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지, 지갑 대충 훑어보고는(카드를 보고도 뒤에 적힌 이름을 못 찾던;;) '신분증이 없어 곤란하겠다'느니, '10여 개월이 지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신고자에게 이 물건이 돌아가니, 이 점 알고 계시라'느니.. 후우.... 저는 '꼭 찾아드리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라는 대답을 듣고 나올 거라 기대했었는데 조금 좌절스러운 기분이 들어서 위의 대사를 치면서도 다소 흥분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걸까요..? 경찰서에 처음 방문해봤는데, 다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 물론 서로 웃으면서 한 대화였고, 성격이 좋으신 것 같아 아마도 기분 나빠 하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조금 죄송스럽긴 합니다.

음음! 어쨌든 그 경찰관은 다음 주 월요일에 그 지갑을 담당부서로 인계한다고 제게 말했고, 저는 경찰관의 요구에 따라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및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고는 모쪼록 그 지갑이 그 학생에게 무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올 해는 신기하게도 벌써 세 번째로 분실물을 접하게 되었다는 게 은근히 놀랍네요. 짧은 인생이지만, 그간 살아오면서 전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네 입만 챙기지 말고, 선행 좀 하고 살아라~'하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는.. 아무튼 이런 선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고마우신 우리 세 번째 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응?) 부디 잃어버린 지갑 꼭 되찾으시고, 앞으로는 잘 챙기시길 바라며 무의미한(;) 글 마칩니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시간 내서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도 물건 잃어버리시지 않도록 조심하시구요~ 혹시라도 습득하셨다면 꼭~ 찾아주시길 바라요.^^
(우리 어머니가 들으시면 '으이그~ 저 웬수..'하시겠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9/04 13:33
수정 아이콘
여자학생이니..이참에 이걸 찾아주시면 서로 러브라인으로....크크;;
근데..다른 한편으로 여자아이가 헛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학원비가 들어있었는데 잊어버렸다는 둥 용돈 들어있었는데 그거 없어졌다는 등의 소리를 한다면....더 난감해지겠죠..

지갑을 찾아주신건 참 좋은 일이신데 근데 세상이 참 답답하니...아무튼 잘 하셨네요^^..
치토스
10/09/04 14:17
수정 아이콘
좋은일 하셨습니다^^
저도 몇일전 일이 생각나네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승객이라고는 맨 뒷자리에 앉은 저와 중간 자리에 앉은 아저씨(?) 한분 이셨는데
비교적 그 분이 빨리 내리고 저는 혼자 빵구를 어떻게 칠까 우라를 어떻게 칠까(당구장 가는 길이였습니다^^) 생각하던중
먼저 내린 아저씨 자리 밑에 핸드폰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중간자리 까지 가서
그 핸드폰을 주워 왔습니다. 그리고 전화부 검색해서 가족한테 핸드폰 찾아가라고 말하려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던 도중
갑자기 버스 기사분이 다짜고짜 저한테 반말로 퉁명스럽게 "어이 뭐하는거야? 그런거 훔쳐가면 나한테 민원들어와 얼른 내놔"
이러더라구요-_- 순간 벙쪄서 가만히 기사분 쳐다보다가 아무리 기분 나빠도 저희 아버지뻘 되시는 사람한테 큰소리 치기는
좀 뭣해서 그냥 갖다주고 왔습니다. 너무 억울했어요-_-
네오크로우
10/09/04 14:46
수정 아이콘
제가 아주 예전에 즈음에 플스 시디 중고 거래하다 사기를 당해서 (입금 후 물건 못받은) 경찰서 갔었던 기억 나네요.

솔직히 너무 소액이라 그냥 무시할까 하다가 상대편이 끝까지 약올려서 신고했더니 경찰서에서 와서 조서 꾸미라고 하더군요.
고작 3만 5천원때문에 경찰서 가는거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뭐.. 신고 접수 됐으니 취하하려 해도 일단 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조서 꾸미는 도중에 중간에 직원분이 그 놈한테 전화했더니 (웃긴게 사기 치고도 전화하면 잘 받더군요.) 'xx 이젠 경찰이라고 구x 치는
새x들도 있네 아 병x같이 속았으면 x팔려서라도 찌그러져라 캬캬캬' 스피커 폰으로 전화한건데 상대는 장난인줄 알고 끝까지 저리
나왔던 겁니다. 사무실 사람들 첨엔 웃다가 점점 열이 받았고

저보다 담당 직원분이 울컥해서 제 기억으론 다음 다음날 그 사기꾼 관할 경찰서에 협조 받아서 바로 잡았었죠.

직원분들도 첨엔 아 뭘 이런걸 신고해서 귀찮게 하나...란 뉘앙스 풍기다가 저 전화통화 한 통으로 열혈모드 진입 흐흐....
Han승연
10/09/04 15:35
수정 아이콘
전 제목만보고 사고치신줄 알았는데..(죄송..)

저도 지갑잃어버린적이 있었는데 경찰이 집으로 갖다주던..
AttackDDang
10/09/04 15:41
수정 아이콘
전 제목만보고 사고치신줄 알았는데..(죄송..) 22222222

저는 술때문에 정신잃어버린적이 있었는데 경찰이 집으로 몸과 정신을 갖다주던.(아 이건 아닌가...)
10/09/04 15:53
수정 아이콘
전 반대로 제가 지갑을 잃어버려서 경찰서에 가서 찾은 기억이 있네요
10/09/04 16:30
수정 아이콘
전 경찰서에서 혹시나 돈 없어진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주인 올 때까지 여기 있으라고 해서 황당했던 기억이...
RainBooHwal
10/09/04 22:08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섹시 댄스로 정평이 난 모 아이돌 그룹의 리더"

이건 누군가요 크크
딱 떠오르는건 레인보우의 김재경양인데...맞나요?
Winter_Spring
10/09/04 22:52
수정 아이콘
저는 지난 겨울에 지하철 역 화장실에서 5만원 상당의 돈이 들어있는 지갑과 휴대폰을 습득한 적 있었지요.
일말의 망설임없이 주인을 찾아주기로 했고, 역 내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이를 맡기며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직원들이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달라고 하길래 적어주었고,
몇 분 뒤 지갑 주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연거푸 고맙다는 말을 들었더랬죠.

근데, 그 일이 있은 일주일 후, 오락실에서 지갑을 도난당했습니다. 흑 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857 [일반] [잡담] 스물일곱번째 - 요즘 보고 즐기는 게임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 [2] The xian3353 10/09/05 3353 0
24855 [일반] 리얼(Real)해서 고맙습니다 [11] Jz)tOsS5795 10/09/04 5795 1
24854 [일반] [대전]갑천음악회다녀오신분 [2] Brave질럿3221 10/09/04 3221 0
24852 [일반] 전학생은 홍어녀에 대한 잡상 [34] 눈시BB13678 10/09/04 13678 0
24851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9/4(토) 리뷰 & 9/5(일) 프리뷰 [14] lotte_giants3523 10/09/04 3523 0
24850 [일반] 무한도전 불판 올립니다. [203] kapH15966 10/09/04 15966 0
24849 [일반] 윈도우즈용 프로그램 하나 추천합니다 - Launchy [12] 소인배5765 10/09/04 5765 0
24848 [일반] 프로야구 중계 불판 올립니다. [232] EZrock4537 10/09/04 4537 0
24847 [일반] 3가지 걱정이야기 [25] viqq3932 10/09/04 3932 0
24846 [일반] 제가 생각하는 금년의 기아와 작년의 기아의 차이.. [27] 네버스탑5425 10/09/04 5425 1
24845 [일반] [잡담] 경찰서에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19] DavidVilla4653 10/09/04 4653 0
24844 [일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퇴했군요. [58] The xian7038 10/09/04 7038 1
24843 [일반] 제 병아리 사진입니다. / 보드게임 하시는 분??? [31] sogreat6180 10/09/04 6180 0
24842 [일반] 한화의 황금세대가 끝났네요. [15] 오줌똥토5693 10/09/04 5693 0
24841 [일반] [스포주의] 남자의자격,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 영상 [25] 좌절은범죄8470 10/09/04 8470 5
24840 [일반] 지진이라는게 상당히 무섭군요...... [14] 세인4123 10/09/04 4123 0
24839 [일반] 몸도 그대로, 마음도 그대로, 뇌도 그대로... [조금 김] [3] 호타루4176 10/09/04 4176 0
24838 [일반] 대학생활을 하는데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18] 감자5469 10/09/04 5469 0
24837 [일반] 저쪼아래닷컴 공중파 인증 - 섹션 TV : 인기 검색어 Hot 7 선정! [7] kimbilly6024 10/09/04 6024 0
24836 [일반] 아직도 안쓰세요? 지금당장 설치하세요! :D 강추! [93] RealWorlD14273 10/09/04 14273 0
24835 [일반] 오늘 슈퍼스타k2 보셨나요? [80] 완성형토스8952 10/09/04 8952 0
24834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9/3(금) 리뷰 & 9/4(토) 프리뷰 [17] 멀면 벙커링4561 10/09/03 4561 0
24832 [일반] 허세돋는 미팅과 우발적 행동이야기 2부 -완完- [12] nickyo4831 10/09/03 4831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