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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8 17:13:23
Name Ascaron
Subject [일반] 후우.... 저도 참 무책임하네요...
정오에 만났습니다.
동생과 그 여자분 모두를 만났어요.
집안의 어른들도 계신데 괜히 나서는 거 아닌가 싶지만
동생이 제가 많이 편했나봅니다.

어제 와이프가 피지알 게시판을 보았고, 그 녀석 만난다고 하니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해서
같이 갔습니다.
여자분의 동네 커피숍으로 가서 만나기로 했는지
그곳으로 가더군요.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자분을 보는데..
많이 불안했고 두려웠는지 밥도 못먹고 그랬나 봅니다. 잠도 못자고요.
많이 야위어 보였습니다.

음식이라도 잘 대접해주자 생각해서 점심부터 먹었습니다.
여자분께서는 많이 긴장했는지 많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얼마 먹지도 못하고.. 뭐, 이해가 됩니다.

커피숍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얘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고, 제 입장을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여자분과 아이 모두에게 좋은 방안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실수지만 결과가 이렇게 되었고, 두 사람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자분께서는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생과는... 살지 않겠다고 합니다.
동생은 그렇게 할 바엔 그냥 지우는게 낫다고 말했고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여자분은 이 남자는 이렇게 해결하려 했고 이건 두 사람의 문제인데 제가 나서는 것도 우습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모습을 보고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뭐, 제가 나서는 것이 우습다면 우습겠지요. -0-;; 저도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지라;;
여자분의 말을 듣고 전.. 충분히 이해를 하겠더군요.
하긴 임신하고 나서 말한지 1주일이 지났는데 이제 만나서 기껏 애 지우자고 하는 남자 누가 믿고 싶을까요;;

동생은 그냥 애 지우고 헤어지자고 말합니다.
.....뭐 할 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커피숍을 나서 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여자분을 보내주었습니다.

"왜 그렇게 회피하려고만 하느냐? 사회적으로 넌 성인이고 직장인이다. 가정형편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식으로 해결하려 하느냐.
저 여자분 많이 좋아하지 않느냐."

물었습니다.
대답은... 아니랍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만나게 되었고 호감이 생겼고, 잠을 자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럼 왜 잤냐?"

그 물음엔 대답을 안하더군요...
이번 일은... 상당히 제 가치관에 금이 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사랑이라는 것에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존재합니다.
인연도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 있습니다...
모든 결과엔 좋고 나쁨이 있는데... 전 낙천적이고 행동주의자라 언제나 좋은쪽으로 해결을 하려 하고 생각을 갖고자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이렇게 어렵네요;

사람의 생각은 각각 다릅니다.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죠.
하지만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사람에게 더이상 뭐라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괘씸합니다.
이런 일로 나의 가치관을 흔들리게 하는 동생녀석이..
아이를 지우자는 녀석에게... 더 이상 여자분 상처주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를 지우면 더욱 그분은 힘들어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분명 아이를 지우는 일이 현명한 판단이란 생각이 들지만... (20살이란 나이만 보면)
동정심이 들었는지..
그냥 안타깝고 불쌍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여자분이 결정하게 냅두자고
말했습니다;;
이 판단이 분명 잘한 판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고 보니 저도 참 무책임하네요...
이러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집안 어른들 다 아시게 될 건 뻔한데...
후........

현명하게 대처하려 했습니다만..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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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eal[cn]
10/08/08 17:22
수정 아이콘
이런 말 해도 될른지 모르겠지만...

그냥 아이 지우는 것을 권유하시는 것도...
그 여자분 나이가 이제 20인데... 저울질 할수는 없겠지만...그 분의 인생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 합니다...
대구청년
10/08/08 17:28
수정 아이콘
책임감이없으면 피임이라도 확실하게 하던지.... 정말 안타깝네요
루크레티아
10/08/08 17:29
수정 아이콘
여자분의 집안 사정과 기타 제반 사항도 좀 더 알아보시고 나가시는게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여자분의 앞으로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사촌동생분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다가왔을 것 같군요.
그런데 동생분 생각이 '애를 지우지 않고 낳겠다면, 그리고 자신과 같이 살겠다면 책임은 지겠다.' 인가요? 만약에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 상황에선 미혼모 혼자 살아가기 힘든 대한민국에 아이와 여성분을 내버려두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여성분을 설득하는 것이 더 좋아보이긴 합니다.
10/08/08 17:48
수정 아이콘
참나...답이없는 남자라고 쓰고 한심한놈이라고 읽고싶네요.

그냥 어쩌다가 잤다...이런 마인드 갖는 남자들 정말 레기처럼 생각합니다.

저도 남자지만, 주변 친구가 저런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정색하고 화를 내더라도 그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이왕 일이 이렇게 된거 여자쪽 부모님들도 알게 해주세요~ 그리고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해야죠.

동생분은 여자가 알아서 하겠지...? 란 생각으로 버팅기고 있는것 같은데, 부모나 가족이 알아서 한번 뒤집어야 될것 같네요.

그래도 정신 못차리는 놈이면 레기중에 레기구요.

아...정말 형님된 입장에서... 때릴수도 없고... 답답하시겠네요.

여자분이..20살이라...여자 분이 가장 걱정되네요...
불한당
10/08/08 18:02
수정 아이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이라는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가 생각이 나는군요.

사람이라는게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지만 이건 진짜...
저번 글 봤을 때보다 더 열받네요.
10/08/08 18:06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저는 여자 분의 주변 분이 "네 인생을 생각해서 이건 아닌 것 같다. 힘들겠지만 아이를 지워라"라고 말한다면 이해하겠지만, 남자 쪽 입장에서 그런 말 하는 건 좀 아닌 듯싶습니다. 물론 그 여자 분을 위해서 하시는 말씀인 건 알지만, 당사자인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애를 지우라는 상황에서 그의 일가족조차 그런 말을 한다면 그걸 정말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까요?

거기다 여자 분이 지금 애를 낳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안 된다, 지워라 하는 것도 여자 입장에서는 다 적으로 느껴질 상황일 듯합니다. 아무리 상대를 위하는 말이라도 때와 상황이 있는 법인데... 그리고 여자와 엄마는 다릅니다. 최근에 미혼모들을 다룬 다큐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당수 많은 사람이 이런 상황에 애를 지우지만, 안 그런 여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엄마가 되는 순간 책임감을 느끼는 거지요. 그걸 한순간의 사고라고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어쨌거나 애를 가진 건 여자입니다. 여자 몸이고, 여자가 느끼는 감정은 남성과 다릅니다.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남자 분이 제 친척이었다면 이미 저한테 죽었을 겁니다.
10/08/08 18:24
수정 아이콘
여자 입장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요...
무려 이제 20살입니다. ㅠ 이제 시작일 나이에...미혼모라니요...
미혼모를 비난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본인에게 평생 안고가야할 숙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아직 자기판단이 떨어질 20살이니... 여자쪽 부모님이 무조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그래야 대책이 설듯...
지금 가장 중요한건 빠른 판단입니다.
아기를 포기하고자 한다면 되도록 빨리 포기하도록 해야되고,
낳고자 한다면 준비를 첨부터 제대로 해야되구요..
해골병사
10/08/08 18:2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빠른 결정이 후유증이 적지 않을까요?
이수철
10/08/08 18:29
수정 아이콘
뭐...다들 본인이 당사자가 된다면...어릴때 그냥 편하게 만난여자애가 임신했다고 한다면 책임질수 있는 사람 별로 없겠죠. 동생분 너무 탓하지 마세요. 뭐 서로 부모님들은 어떻게 보면 모르는게 약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생분보고는 다음부터 피임 못할거면 하지말라고 하세요.
비내리는숲
10/08/08 18:36
수정 아이콘
제목은 확실히 기억이 안납니다. 일본 만화인데, 그 만화에서 주인공은 여성을 임신시킵니다. 그리고 고민하지만 아버지가 된다는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며 여성에게 결혼하자, 책임지겠다라고 말하죠. 그러자 그 여성은 화를 냅니다.

'너는 20대 초반 여자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느냐, 아이를 낳으면서 포기하게 되는 내 인생은 생각해본 적 없느냐. 너의 행복을 위해 왜 내가 희생해야 하느냐'

어린 여성이 아이를 낳으려고 결심합니다. 자신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포기해야 할 것들과 얻을 것에 대해 생각해본적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여성이라면 분명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만, 동생분은 아버지라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 비난받아 마땅하고 그 아이와는 되도록 관계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One Eyed Jack
10/08/08 19:01
수정 아이콘
최선책은 아이를 지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자분 설득에 실패하시면 차선책은 동생을 설득해서 두 사람

같이 살게 만드는 겁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게 된다면 이후에도 아이때문에 두분 계속 엮이는 상황 나옵니다.

아이를 지우는게 이후의 일에서 깨끗하게 매듭짓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게 안되면 살다가 이혼하는 한이 있어도 결혼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아비 없는 아이 만드는 것보다는 이혼 가정이 차라리 아이에겐 낫습니다.

아이는 낳고 둘은 헤어지고 최악의 상황입니다.

여자분은 그분대로 힘들고 아이가 커갈수록 계속 엮이게 되고 동생분 따로 결혼하셔도

미래의 동생 부인분이 그걸 알게되면 동생분 가정까지도 파탄납니다.

어떡해든 동생분 설득하세요. 결혼 뭐 사랑가지고 하나요.

살다보면 정들어 계속 사는거죠. 수많은 중매 커플도 있잖습니까?

부모님께 알리고 동생 분 자유의지는 무시하세요. 자기일에 책임도 못지면서 무슨 자유가 있답니까?

부모님 통해서 강제라도 결혼 하는게 최선의 차선책입니다.

물론 냉정하지만 남자입장에서는 아이 지우는게 최선이구요.
DynamicToss
10/08/08 19:18
수정 아이콘
여기에서 아이를 지우는 말이 쉽게 나오네요. 태아도 하나의 생명이고 낙태를 하면 살인을 하는 건데 아이를 지우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네요. 낙태를 해도 여자분에게 평생의 후유증이 남을겁니다. 아직 다자라지 못한 생명체를 지운 죄책감에 시달릴겁니다. 그리고 그 동생분 듣고보니 답이 없네요 나이 어린것도 아니고 27살에 백수도 아닌데 뭘 그리 기르기 싫은지 아이를 지우자는 말이 쉽게 나오고 피도 눈물도 없습니다. 레전도 오브 쓰레기

살인(낙태) 권하는 사회;;
10/08/08 22:55
수정 아이콘
그 여자분께 해주고 싶은 말은 20살 미혼모로 사는건 정말 힘들어요..
따가운 시선 및 당장 생활 그리고 미래에도 미혼모라는 타이틀은 분명 마이너스입니다..
이건 가족분들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동생남자분 정말 무책임하네요.. 나이도 어느정도 있는거 같은데 심한말로 나이를 거꾸로 먹었나요??
근데 요즘도 병원에서 낙태가 가능해요?? 법 개정되어서 금지된거 아닌가요? 비밀리에 그냥 하는건가요?
그러려니
10/08/08 23:02
수정 아이콘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여자 분 결정(남자 쪽 입장은 뭐 생각하고 말 것도 없네요 나쁘다 뭐다 언급하는 자체도 아깝습니다)에 그 누구도 왈가 왈부 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어느 쪽으로 결정을 하건 여자 분이 너무 어리다는게 마음이 아프네요........

어느 쪽이든 여자 분 인생에 결과적으로 최선의 결정이 되길.. 잠시나마라도 진심으로 비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안타깝습니다.
10/08/09 00:15
수정 아이콘
20세의미혼모는정말 분명 학생신분일텐데..
앞으로 얼마나 힘들까요
그저 하루 재미있게 즐긴댓가를치뤄야하는데 그져 지우라는것으로 회피할려하다니..
아..답답하네요...
부모님들과 상의하고 하는게 최선이겠지만..
남자가조심해야할껀 혀끝이 아니라 다른끝이라는 고등학교선생님말씀이 확 와닿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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