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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3 10:50:24
Name 껀후이
Subject [일반]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문화라는 대회로가 중간에 끊어져버리니

연결되어있던 소회로들도 하나씩 끊어져나간다.



오늘 안타까운 뉴스를 들었다.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고 조부모밑에서 여동생과

함께 지내다가 서울로 홀로 상경하여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매달 8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받으며

일하던 20살 친구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했다는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멋드러진 문구와 함께.

"어제 죽은자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

우리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다."



하지만, 그 소녀는 과연 내일을 간절히 바랐을까?



그 소녀를 죽음으로 내몬 이 사회의 썩은 종양은

자가발전만을 촉구하는 저런 문구로 절단해낼 수 없다.

우리가 오늘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면,

또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내일'을 똑같이 누리려면

'오늘'을 바꾸려는 데에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것이 동경받아야 하는가?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보슬아치'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의 능력은 개의치 않고 상대남성의 능력만을

자신만의 잣대에 비추어 재단하고 평가하는 현대판 여성들을

비꼬는 말이다. 허나 난 쓰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건 비단 그러한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한 여성들의 사고방식이 자리잡기 이전에

그걸 조장한 언론매체가 있었고 부모가 있었고 사회가 있었다.

사람은 절대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사고든지 자신이 살아온 사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박정희 정권 이후 급격한 경제발전과 중공업의 육성으로

소위 말하는 재벌이 등장했다. 그 이후 조선시대 이후 사라졌다고 믿었던 계급제는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반상의 법도가 지엄했다면

현대사회에는 돈의 법도가 지엄하다.



스스로 꽃을 피워야했던 민주주의가

외국의 그것을 보고 따라서 했던 것인데

어찌 사회적인 의식 역시도 따라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신적인 식민지는 아직도 유효하다.

이 나라가 일어서려면 적어도 100년은 걸릴 것이다

라고 장담했던 맥아더의 말은 여지없이 무너뜨렸지만,

그에 따른 대가로 우리는 100년으로는 택도 없는

잘못된 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10년 전, 양심냉장고와 책을 읽읍시다 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요즘 단비와 우리 아버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허나 둘 다 시청률, 사회적 반향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우리 아버지는 끝내 종영했다.



그 사례 하나로도 2010 대한민국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볼 지 모르지만,

난 잘못되었다고 본다. 내 나이에 맞지 않게 생각이 너무나

구식이어서, 10년 전이 그립고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왜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것이 동경받아야만, 그래야만 하는가...?



사람도 동물이기에 본능에 지배를 받게 된다.

몸이 힘든데 그만큼의 댓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속된 말로 일할 맛이 안난다.


나라의 정책을 펼치는 국회의원 왈,

6300원이면 하루를 황제처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걸 또 직접 시연해보인다.

한때 대통령 선거까지 노리신 분은

버스요금이 70원이 아니냐며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농담이 아니고 진 짜 로



예전 한의학에서 큰 병을 얻은 병자를 고칠 때는

순한 약을 써서 먼저 몸의 양기를 보하고

병자가 체력을 회복하면 그때 강한 약을 써서

병을 훑어낸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병은 큰 병에 비유할 수 있다.

사지에 찾아든 병이 아닌,

사람의 골수에 깊이 파고든 중병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탓도 아니고.

다만 고쳐야 할 뿐이다.



강한 약을 쓰기 전에 순한 약을 써서

약해진 체력을 보충해야 할 터,

경제발전이든 사회적인 의식향상이든 사회복지 실현이든

우선 사람, 국민이 살아나야 한다.



일하는 사람이 동경받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노동력을 제공한만큼의 댓가를 받고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다만, 일을 했다면 배불리 먹을 자격이 있다.

노동을 통한 가치창출이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에

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p.s. 20살 친구...나도 그 마음 알 것 같아요...주제넘은 말이지만...
같은 입장에 있어봤기에...명복을...빌어요...
저 세상에선...이 세상에서 겪었던 아픔 다 잊고...훨훨 날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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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껍질
10/08/03 11:02
수정 아이콘
10년 전이 그립고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 고대 그리스 시절의 석판에서도 비슷한 논조의 글귀가 발견되었죠.. 어느시대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 확률은 100퍼센트라고 생각합니다. 정반합에서 지금은 '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할듯 합니다.
10/08/03 11:10
수정 아이콘
마음에 와 닿는 글입니다. 단 글을 읽다 보면 무위도식하는 무리를 동경하거나 노동을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겠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은 '일해봐야 뭐해?' 라는 태도는 거의 느껴지지 않거든요. 문제는 지적해 주셨듯 일에 대한 보상이 합당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 이면에는 고용없는 성장, 비숙련 젊은층 채용 기피, 해외고용 확산 등 또 다른 이유들이 실타래처럼 꼬여 있어 한숨짓게 하는 거고요. 그 불행한 학생이 겪은 비극도 결국 고용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의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 청년 인턴 양산, 4대강 류 건설 일용직 보급 등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동족방뇨입니다. 결국은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거죠. 노년 세대보다 젊은 세대를 고용하도록 강제하고, 기업들에게 자본축적보다는 고용을 늘리도록 강제하는 등이 필요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요즘 기업들에게 신규 고용을 늘리도록 다그치는 것은 (시늉만이라도) 그나마 잘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탱구랑햄촤랑
10/08/03 11:14
수정 아이콘
확실히
MassMedia 가 어느샌가 MesMedia 가 되어서 대중들의 의식을 개조(?)한다는 느낌을 받고있습니다.
Mes 를 쥐고 있는 것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되네요.

가끔가다 드는 생각인데, 매번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원래 그런 것'들을 제가 잘못 뽑아서 이렇게 되는 건지,
'원래 그렇지 않은 것'을 뽑았으나, 力의 맛을 보면서 다 똑같이 변하는건지..
zanhokcheonsa
10/08/03 11:32
수정 아이콘
오늘 본 가장 와닿는 트윗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라는 약자의 자조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라는 강자의 자조를 들어보자.
10/08/03 11:50
수정 아이콘
'일을 했다면 배불리 먹을 자격이 있다.'는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20세 여성의 자살은 '일을 했다면 배불리 먹을 자격이 있다.'와 관련됩니다. 20세 여성이 일을 했지만 배불리 못 먹은 것이지요.
즉 '노동력을 제공한만큼의 댓가를 받을 필요'가 '노동을 통한 가치창출이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에 서야 한다'는 것을 이끌어 내지는 못합니다.

노동을 통한 가치창출만큼만 댓가를 받는 사회에서도 패밀리레스토랑에 종사하는 20세 여성은 80만원 이상을 받기가 힘들 것입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단순 노동이 창출하는 가치가 8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20세 여성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팔지 않는 한 높은 빈곤층을 탈출하기 힘들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20세 여성을 구제하려면,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슬픈푸우
10/08/03 12:14
수정 아이콘
왕님//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패밀리레스토랑의 단순노동이 창출하는 가치가 80만원일 뿐이고, 사실상의 대부분의 20대 여성이 빈곤층을 탈출하기 힘들다는 근거가 어떠한지 궁금하네요. 거기에 이은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는 사회라 함은 너무 비약적인 말이지 않나요?
동네슈퍼주인
10/08/03 12:15
수정 아이콘
글쓴 분께는 죄송하지만, 좋지 못한 댓글하나 남기겠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것은 둘째로 하더라도, '양심 냉장고'와 '책을 읽읍시다'가 '단비', '우리 아버지'와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인지 의문스럽습니다. 글쓴이님이 이 프로그램들을 다른 행보가 2010 대한민국을 설명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설명하는지요? 양심 냉장고와 책을 읽읍시다가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10년전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에 글쓴이님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궁금한 것이, 양심 냉장고와 책을 읽읍시다란 프로그램이 '일 하는 자에 대한 동경'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양심 냉장고는 법과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고, 책을 읽읍시다는 '문화'의 증진에 대해 이야기한 프로그램으로 기억합니다. 그냥, 그떄의 우리 문화가 '더 착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마지막 결론부분역시 의문이 듭니다. 노동을 통한 가치 창출이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에 서야한다는말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기술집약적산업같은 경우 배척되어야 한다는 의미신가요? 아님, 자본주의체제라도 사람중심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하고 싶으신 것인가요? 두번째 의미라면, 의아스럽습니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노동자에게 생산한 만큼 댓가를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체제입니다. 그것은 올바르지 않았고, 그래서 자본주의체제의 일정부분을 포기하는 소위 복지국가 패러다임이 나타납니다.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에 노동을 통한 가치 창출을 놓는다는 것이 명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다만 자본주의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지 않으면서 사람 위주로 사회를 운영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일하지 않은 자를 동경하는 사회'라는 말이 다른 글쓴이께써 쓰신 근거들이 가르키는 방향과 전혀 다름에도 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글쓴이께서 생각하신 '일'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과문한 탓이기도하지만, 글이 문장 하나하나는 좋지만서도 전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차사마
10/08/03 12:21
수정 아이콘
일을 해서 배불리 먹을 환경은 조성되었지만, 배불리 먹고 않고 그걸 다른 곳에 쓰고 있으니 문제죠.
행복은 쾌락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행복은 곧 본능적인 충동을 꺼리낌없이 발하는 것이라고 볼 때,
한국인들은 참 딱한 존재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문제는 국민들이 월급 300만원 정도 받으면서, 1억이 넘는 집을 사고, 몇 천만원이 넘는 차를 사고, 자녀들을 몇 십만원 짜리 학원 보내는데 몇 십년을 불행하게 살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유럽처럼 기본적인 건 정부에서 도와주고, 번 돈으로 여행이나 가고, 쾌락에 몰두할 수 있을 때, 행복한 사회가 올 수 있습니다.
국토순례자
10/08/03 12:25
수정 아이콘
글의 통일성이 없어 보이네요. 보슬아치 부분은 구지 안넣으셔도 됐을텐데 왜 들어갔는지 의문입니다.
10/08/03 13:19
수정 아이콘
버스 요금 70원 드립 친 회장님은 아직도 요금을 모르실까요
정말 답답합니다 진짜 대가리에 뭐 대단한거 넣고 다니길래 버스요금이 70원이라 할 수 있는지 참...
아무리 아무리 생각하고 이해해보려 해도 진짜 어이가 없어서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진짜 말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사례인듯 싶네요
켈로그김
10/08/03 15:39
수정 아이콘
심정적으로는 "저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옳다" 는 말에 어느정도 동감은 갑니다만,
그 "열심히" 라는걸 잴 수 있는 잣대가 사실 없기도 하고,
이미 "열심인, 억척스러운" 사람보다도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 창출하는 가치가 더 큰 사회입니다.

그 억척소녀의 죽음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 것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탓은 아닐 뿐더러,
모든 가치 창출의 기준을 거기다 대고 맞출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이미 교육에 의한 가치창출이 보편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이런 경우들에 대한 보호가 등한시 되고 있는 현실의 문제이지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 소녀의 죽음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가치는 불로소득, 무위도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이 것은 "약자에 대한 보호의 부재" 가 비판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지요.
루크레티아
10/08/03 17:02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소녀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보호가 부족하다, 복지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비판하는 것이 옳습니다.
말씀하신 생각 없는 여성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사고와 소녀의 죽음을 이어서 비판하는 것은 좀 무리수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놀고 먹는 문화를 추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좀 더 큰 것을, 대박을 추구하는 사회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대박으로 다시 다른 대박을 찾아 나서는 사회이고요. 만약 대박으로 만족하는 사회였으면 우리나라는 진즉에 정체된 사회였겠지요. 하지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대박 추구라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기에 계속해서 커가는 것입니다. 일순간의 대박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야 푸념상으로 많아보일 뿐이지 진짜 대박을 추구하고 이루어 낸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것을 찾습니다. 그 대박으로 놀고 먹는 것이 아니고 말이죠.(단지 그들의 취미, 일을 놀고 먹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그런 분란의 소지를 제공하는 것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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