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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2 13:47:05
Name 탱구와레오
Subject [일반] 강명석 님의 이승환 10집 [DREAMIZER] 리뷰
음악이 사라지는 시대와 '단독전쟁'을 벌이는 몽상가 이승환의 절대 사운드!


대중음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물량 투입으로 사운드를 무장한 블록버스터 앨범 'dreamizer'

대중의 가슴을 찔러 들어오는 흡인력 있는 멜로디의 타이틀 곡 '반의 반'

음악은 죽었다. 물론, 지금 음악은 어디서든 들린다. 벨소리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mp3 플레이어에도 있다. 월 5천원만 내면 수없이 많은 곡들을 들을 수 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듣고 싶은 음악 한 곡을 듣기 위해 밤새 라디오를 켜놓고 카세트의 녹음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시대는 분명히 축복이다. 하지만 음악이 어디에나 있는 이 시대에 뮤지션이 죽어가는 건 무슨 이유일까. 1990년대에 이름을 떨치던 그 많던 뮤지션들 중 상당수는 더 이상 신작을 발표하지 않는다. 자신이 곡을 쓰고 노래 부르던 '싱어 송 라이터'는 대부분 인디로 내려가 음악을 한다. 그리고, 뮤지션들은 더 이상 '정규 앨범'을 내놓지 못한다. 음반이 팔리지 않는 시대, 한 번에 10여곡을 한 꺼번에 내놓으면 그 중 TV 음악프로에 나오는 한 두곡의 싱글만 주목받는 시대에 뮤지션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음악이 완벽한 유행상품이나 듣는 사람을 꾸미는 악세사리같은 BGM이 된 시대에, 뮤지션의 음악적 이상과 야망이 담긴 한 장의 앨범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이승환이 있다. 지난 20년동안 불과 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그의 음악사는 한국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적 욕심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4집 'Human' 제작 당시 한국 최초로 미국에서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프로듀서 데이빗 캠벨과 작업, 한국 대중음악의 사운드의 수준을 바꿔 놓았다. 또한 5집 'Cycle'은 한 개인의 인생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뮤지컬 같은 콘셉트 앨범이었고, 'Human'의 사운드마저 넘어선 6집 'The War in life'와
팝부터 록, 일렉트로니카, 동양 음악까지 수많은 장르를 자신의 음악세계와 조화시킨 더블 앨범 'Egg'는 이승환이 아니면 시도할 수 없는 블록버스터였다. 20년 전 정장을 입고 풋풋하게 '텅 빈 마음'을 부르던 '어린 왕자' 이승환은 이제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이 됐다. 그것은 한국 대중음악의 찬란했던 황금기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승환의 열 번째 정규 앨범 'Dreamizer'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가 대중음악계를 향해 벌이는 마지막 전쟁이다. "지금같은 대중음악계의 상황에서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 이승환은 "후회 없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 현재 대중음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물량을 투입, 'Dreamizer'를 궁극의 사운드로 무장한 블록버스터 앨범을 만들었다. 이는 단지 타이틀 곡 '반의 반' 등 다수의 곡에 화려한 오케스트라가 동원되고,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인 'reason'을 녹음하기 위해 실제 비틀즈가 쓰던 것과 유사한 빈티지 악기가 사용됐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인 윤도현 밴드, 피아, 노브레인 등의 보컬리스트들이 한데 모여 '롹스타 되기'를 불렀다거나, 조규찬부터 보컬그룹 헤리티지, 인디밴드 노리플라이 등 한국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한데 모였다는 사실은 차라리 소소한 이야기 거리다. 이승환이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해외 뮤지션들도 훌륭했지만, 'Dreamizer'를 위해 참여한 스태프들의 면면은 미국에서도 문자 그대로 '일등'이다. 타이틀 곡 '반의 반' 등의 믹싱을 담당한 엔지니어 움베르토 가티카(Humberto Gatica)는 마이클 잭슨의 전설의 앨범 'Thriller'와 'Bad'를 믹싱한 것을 비롯, 최근까지 안드레아 보첼리, 셀린 디온, 마이클 부블레, 조쉬 그로반 등 팝계 정상의 톱스타들의 음반을 모두 믹싱한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이다. 또한 강렬한 록 사운드로 가득찬 '단독 전쟁' 등에 참여한 엔지니어 제프 로스차일드(Jeff Rothschild)는 켈리 클락슨, 본 조비 등 미국 메인스트림 록 뮤지션의 음반에 참여했다. 또한 'Dreamizer'의 여러 곡에서 폭발적인 연주를 선보인 기타리스트 필 엑스 (Phil X)는 도트리, 에이브릴 라빈 등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해 명성을 떨쳤고, 'A/S'에서 관악기 편곡을 맡은 제리 헤이는 전설적인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반에서 관악기 편곡을 맡았다. 이밖에도 'Dreamizer'에는 찾으면 찾을수록 대단한 뮤지션들의 이름이 앨범 크레딧을 가득 채운다. 핸드폰 벨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누구도 사운드의 질에 신경 쓰지 않는 시대, 녹음에 돈을 투자한다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이승환은 후배들이 두고두고 사운드의 교재로 삼을 만한 앨범을 남겼다.

그러나, 'Dreamizer'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소리의 질이 아니라 그 소리들이 빚어내는 감동의 크기에 있다. 'Dreamizer'는 이승환의 20년 음악 인생이 집결 돼 있는 동시에, 지금 대중의 감성에 단순해 보일 만큼 편안하게 다가선다. 타이틀 곡 '반의 반'은 불과 4분이 되지 않는 러닝타임 동안 록 밴드의 사운드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거대한 코러스까지 수많은 소리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반의 반'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심플하게 곧바로 대중의 가슴을 찔러 들어오는 흡인력 있는 멜로디다. '구식 사랑'은 레게와 재즈를 오가는 자유로운 구성 속에서도 마치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들이 연상될 만큼 기분 좋은 팝 멜로디를 놓치지 않고, 'A/S'는 화려한 리듬 속에서 세련된 모던록 멜로디를 잃지 않는다.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은 록 사운드에는 '롹스타 되기'처럼 시종일관 경쾌하고 신나는 구성이 결합되거나, '단독 전쟁'처럼 최신 댄스곡에 뒤지지 않는 트렌디한 비트가 함께 한다. 지난 20년간 수많은 장르에서 수많은 사운드적 실험을 해온 이승환은 'Dreamizer'에 이르러 자신의 아티스트적인 욕심과 보다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를 완전히 조화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점에서 'Dreamizer'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사운드에 들인 정성과 치밀한 음악적 완성도는 '웰 메이드'지만, 그것의 결과물은 수많은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특히 수많은 사운드가 거대한 스케일을 연출하면서 극적인 감동을 일으키는 앨범의 마지막 곡 '개미 전쟁'은 'Dreamizer'의 백미다.

그래서, 'Dreamizer'는 이승환이 대중음악계에 던지는 최후의 일격일지도 모른다. 음악은 남아도 아티스트는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그는 마치 홀로 적진에 들어간 군인처럼 자신의 음악적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앨범을 내놓았다. 이 무리한 전쟁은 아마도 그가 문자 그대로 Dreamizer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나는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젊게 산다"고 하는 그는 지금 이 순간까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열정 가득한 청년처럼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가 벌인 '단독전쟁'에 누가 함께 싸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몽상가가 너무 정성을 들여 만든 이 '시대착오적'인 앨범은 지금 한국 대중음악계에 오랫동안 기억될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아직은, 뮤지션들이 어디선가 세상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시 한 장의 앨범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는 날들을 꿈꾸며.


글쓴이 : 강명석


출처 : http://www.yes24.com/24/goods/3842357

         http://df.co.kr/bbs/bbs_view.dfc

5월 26일날 이승환 공장장님의 10집앨범 [DREAMIZER] 가 발매됩니다.

아이돌 음악만이 주류를 이루고 음반전체의 조화가 아닌 tv프로그램에 나오기 위한 단하나의 싱글만이

주목받고 있는 현재의 음악에 있어서..

후배들을 위한 귀감이 되는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앨범이라도 좀 팔려나가서 여러 뮤지션들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5월 26일날 음반이 발매되면 감상문이나 적어야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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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2 13:5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음반시장 상황을 잘 아실텐데... 엄청난 투자를 매 앨범마다 하시는 거 보면 정말 그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요번 앨범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네요.
어리버리질럿
10/05/22 13:54
수정 아이콘
이미 예약주문 질렀습니다~만빵 기대중
설탕가루인형
10/05/22 13:59
수정 아이콘
진승환무쌍, 외로운 싸움을 계속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파란샤프
10/05/22 14:01
수정 아이콘
이런 앨범은 좀 사줘야 합니다.
forgotteness
10/05/22 14:23
수정 아이콘
공장장님 10집은 질러놓은 상태고...
김동률-이상순 프로젝트 엘범 요즘 버닝중...^^
Luminary
10/05/22 14:32
수정 아이콘
팬으로서의 20년...절대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화잇밀크러버
10/05/22 14:37
수정 아이콘
지름신돋네요. ㅠㅠ
10/05/22 14:40
수정 아이콘
저도 이미 예약 질러놨습니다. 으하하
언제나 기대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줬으니 이번 앨범도 완전 기대...ㅠ
자유를찾는사
10/05/22 15:12
수정 아이콘
아! 공장장님! 드디어 정규 앨범이!!! 한국 귀국에 맞추어 이렇게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군요!
종합백과
10/05/22 15:21
수정 아이콘
좋네요.

항상 이룬 것에 비해 과소평가 받고 있는 듯 해서 슬펐었는데...

공장장의 10집 앨범, 웰컴!
elecviva
10/05/22 15:25
수정 아이콘
음반에 투자를 하지만 음반을 통해 회수할 수는 없겠죠.
다시 수년간 공연을 하며 공연수익으로 다음 앨범이 나오게 될텐데,
언젠가 그가 50대가 되면 소극장에서 조용히 음악하고 싶다고한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머지않은 그때가 되면 이렇게 대형 앨범도 들을 수 없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언제나처럼 강명석님께서 호의적으로 작성해주셨네요.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EX_SilnetKilleR
10/05/22 15:56
수정 아이콘
말랑나오고 군대 왔는데, 제대할 때쯤 10집을 들을 수 있게 되네요.첫날 바로 예약구매 해뒀습니다.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뮤지션입니다.

역시 공장장님!
Grateful Days~
10/05/22 17:17
수정 아이콘
노리플라이.. ㅠ.ㅠ 최근 가장 좋아하는 밴드죠. 앨범에 버릴곡이 없는.. ㅠ.ㅠ
Grateful Days~
10/05/22 17:23
수정 아이콘
엥.. 공장장님 이제 디지탈로만 앨범을 낸다고 하지 않았나요?
체념토스
10/05/22 17:36
수정 아이콘
'아무것도 모른채 살 수 있는 나
아무런 욕심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나
내주위 고마운 사람들 행복을 빌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나

아마 웃을꺼야 철없던 날에
내 덧없는 바램
아주 오랜 후에 부끄럽지는 않을런지

내 부족함을 알고욕심을 알며
내가 가진 것들에 의시대지 않는 나
이해와 용서로 미움 없는 나
사랑의 놀라운 힘을 믿어갈 수 있는 나

아마 웃을꺼야 철없던 날에
내 덧없는 바램
아주 오랜 후에 부끄럽지는 않을런지

마지막 내 진정 바라는 나
더 이상 너 때문에 아파하지 않는 나'

그냥 글보면서 이게 생각났네요. 4집 때문에 승환이형한테 미쳤었는데.. 10집까지 이렇게 별탈없이 내시는 것보니 너무 좋습니다.
무지개곰
10/05/22 17:54
수정 아이콘
승환 공장장님의 앨범은 그저 쫭입니다.
이리프
10/05/22 17:55
수정 아이콘
저도 예약주문 질렀습니다~^^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하리할러
10/05/22 19:28
수정 아이콘
기대되네요...;; 4집만큼의 임팩트를 줄수있을것인가....? 왠지 그럴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듭니다..^^;
DeathMage
10/05/23 00:28
수정 아이콘
아아 너무 기대됩니다! 나오면 바로 질러줘야죠!
10/05/23 00:31
수정 아이콘
믿고 따르는 몇 안되는 아티스트.입니다.
괜히 꿈공장장님이 아닙니다.
전집 앨범을 모두 소장하고 지인들에게 끝없이 선물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저도 제가 일하는 곳에서 이런 꿈을 이룰 날을 기대하면서 싸워보지만 쉽지 않네요.
그의 열정과 패기와 도전에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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