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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2 15:05:49
Name 몽키.D.루피
Subject [일반]  The Times They Are A-Changin'

만화 원피스 572화의 제목은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입니다.
뜬금없는 영어 제목의 이유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밥 딜런의 노래였습니다.



Come gather 'round people wherever you roam
사람들아 모여라, 어디를 다니든지간에.
And admit that the waters around you have grown
그리고 변화의 물결이 다가옴을 보여주자.
And accept it that soon you'll be drenched to the bone.
그 물결이 뼛속 시리게 젖어들 것임을 받아들이자.
If your time to you is worth savin'
그대의 세월이 당신 자신에게 소중하다면
Then you better start swimmin' or you'll sink like a stone
흐름에 발 맞추자. 아니면 돌처럼 가라앉을지니.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Come writers and critics who prophesize with your pen
펜으로 예언을 말하는 작가와 논자들이여 오라
And keep your eyes wide, the chance won't come again
눈을 크게 뜨라, 변화의 순간은 다시 다가오지 않으니.
And 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
수레바퀴는 아직 돌고있으니 섣불리 논하지 말고,
And there's no tellin' who that it's namin'.
갓 싹튼 변화를 섣불리 규정하지 말지어다.
For the loser now will be later to win
지금의 패자들은 훗날 승자가 되리니.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Come senators, congressmen, please heed the call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아, 사람들의 부름을 경청하라.
Don't stand in the doorway, don't block up the hall
문 앞을 가로막지 말고 회관을 봉쇄하지 말라.
For he that gets hurt will be he who has stalled
상처입는 것은 문을 걸어잠그는 이들이 되리라.
There's a battle outside and it is ragin'.
바깥세상의 싸움은 점점 가열되고 있으매,
It'll soon shake your windows and rattle your walls
머지않아 그대들의 창문을 흔들고 벽을 두들기리니.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Come mothers and fathers throughout the land
온누리의 어머니 아버지들도 함께하자.
And don't criticize what you can't understand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을 비난하지 말길.
Your sons and your daughters are beyond your command
당신의 아들딸들은 당신의 통제를 넘어서있으니.
Your old road is rapidly agin'.
그대들의 구 노선은 빠르게 낡아간다.
Please get out of the new one if you can't lend your hand
거들어주지 않을 거라면 가로막지는 말아주기를.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The line it is drawn, the curse it is cast
한계선이 그어지고, 저주가 퍼부어지고 있다.
The slow one now, will later be fast
지금은 더딘 변화는 훗날 가속하리라.
As the present now will later be past
지금의 현재는 훗날 과거가 되리라,
The order is rapidly fadin'.
세상의 이치는 빠르게 변해가니.
And the first one now will later be last
지금 정상에 선 자들은 훗날 말단이 되리라.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
.
.
.

시대는 변하고 있다는 말에 동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변하고 있고, 어떤 변화가 옳은지에 대해서는 각자 할 말이 많겠지만 이 가사가 강조하는 것은 어쨌거나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라는 말 입니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시대가 변한다라는 거창한 느낌을 받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살다보면 어느날 문득 어떤 위화감이 생기곤 합니다. 제 멋대로 표현하자면 '균열'이라고 하고 싶네요. 지금껏 내가 살아왔다고 생각되던 세상이, 어쩌면 내가 생각하던 세상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의 균열입니다. 그것을 특정 사건이나 때로는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균열 정도가 아니라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느끼지도 못한 사이에 차곡차곡 변해가던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하나의 아이콘으로 현실화 된 것입니다. 이 아이콘은 다름아닌,




 


























이 녀석입니다. 무슨 식상하게 또 아이패드냐고 하시겠지만 저에게는 보면 볼수록 신기한 물건입니다. 지금 이녀석은 개인용 컴퓨터의 개념을 새로 쓸 기세입니다.

일단, 이 번역된 컬럼을 한 번 보시고..

[  iPad가 내 가족에게 저지른 일 (번역글)  ]
http://pighair.egloos.com/4390840

미국에서 2초당 한대씩 팔려나가는 아이패드는 이미 새로운 플랫폼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패드의 여러 제약 때문이 이게 어떻게 컴퓨터로서의 기능을 하겠냐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180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애초에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발표한 키노트에서 아이패드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아이패드는 넷북도 모바일도 아닙니다. 그 자체로 새로운 플랫폼인 것이죠. 안철수씨도 최근 인터뷰 기사에서 '플랫폼 전쟁'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구글의 넥서스원 또한 단순히 아이폰의 대항마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의 시험이라는 의견도 보았습니다.

[  안철수 "애플 원투펀치에 한국 IT 그로기 상태"  ]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100510183235710&p=ked

[블로그통신]구글 '넥서스원 이야기'  ]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5100192


잡스가 복귀한 이후 애플의 행보를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신제품 발표는 단순히 혁신적인 제품의 차원을 뛰어넘어서 계속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이라는 것은 좀 거칠게 말하면 껍데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무엇에 관한 플랫폼인가가 핵심입니다. 플랫폼 전쟁이라는 말을 곱씹어 봐도 플랫폼 자체를 위한 전쟁이라기 보단 무언가를 위해서 더 우월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과연 그렇다면 플랫폼 전쟁에서 이겨서 얻는 전리품은 무엇일까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애플과 어도비의 갈등, 애플과 오픈소스 진영과의 갈등은 이 전리품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제시해 줍니다.

[  HTML5? Flash?  ]
http://kmug.co.kr/board/zboard.php?id=column&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51

kmug은 친 애플 성향이 강하지만 이 컬럼이 가장 깔끔하고 이해하기 쉬운거 같아서 퍼왔습니다.

pgr에도 브라우저의 역사에 대해 써주신 분이 계십니다.

[  브라우저 간략사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4&sn=off&ss=on&sc=on&keyword=브라우저%20간략사&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002

그리고 kmug에 올라온 해커에 관한 엄청난 번역글입니다.

[  해커파워  ]
http://kmug.co.kr/board/zboard.php?id=column&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57


대충만 살펴봐도 이건 플랫폼 장악이 아니라 웹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는 모두 웹이라는 시대의 맹주가 되기 위한 전쟁 도구(플랫폼)인 것입니다. 잡스는 애플에 복귀하자마자 이것을 준비했던 것이죠.

서두에 시대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시작했으나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이 고작 인터넷이냐!!
라고 하고 싶으시다면 위에 링크된 컬럼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시대의 변화라는 것은 칼로 두부 썰듯이 딱 끊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웹이라는 시대는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왔고 논의되어 왔으며 그 기반이 다 쌓여서 이제 우리같은 범인들도 현실적 환경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하나의 새로운 시대가 된 것입니다. 어찌보면 인터넷이라는 환경도 웹이라는 시대의 큰 틀에서는 지나가는 플랫폼에 불과한 것입니다.

Stephen Fry, Can Steve Jobs Do it Again? (Time)  ]
http://seoul.blogspot.com/2010/04/stephen-fry-can-steve-jobs-do-it-again.html

잡스는 애플의 위치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내가 늘 애플의 위치라고 생각한 곳은 여기다. 인문학과 테크놀로지의 교차로.”




















웹을 그저 가상현실, 가상의 공간 중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곤란합니다. 이미 선구자들은 충분한 인문학적 논의 하에서 웹이라는 기반을 하나의 시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웹은 지금도 우리가 가장 현실적으로 누리고 있는 그냥 현실 그 자체입니다.

필력이 부족해서 그림과 링크로 때웠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만 조금 하고 마치겠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라는 무력감이 이 글의 시작이었습니다.

고작 가상 현실의 키보드 워리어가 현실에 대해 느끼는 회의감은 인터넷을 하는 세대였다면 전부다 느낄 것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독점적 플랫폼에 특화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웹이라는 시대는 이미 열렸지만 웹이라는 시대에 맞는 플랫폼으로 가기위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입니다. 퍼스널 컴퓨터와 인터넷은 걸음마에 불과한 불완전한 플랫폼에 불과합니다.

웹 자체를 하나의 시대로 여긴다면(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만) 이 시대의 변화를 놓치는 사람들은 밥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뒤쳐질 것입니다.
"지금 정상에 선 자들은 훗날 말단이 되리라.(And the first one now will later be last)"

아마 이 쯤 읽으셨으면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인지 대충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애써 무시하고 억누르려고 하는 시대의 변화는 이미 왔습니다. 이 변화에 따른 여러차례 충돌도 있었습니다. 한 차례 승리, 한 차례 패배, 그리고 뼈 아픈 절망도 겪었습니다. 여전히 현실은 암울하고 여전히 우리는 키보드 워리어에 불과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면 사실 우리의 키보드질은 웹 시대의 가장 적합한 소통의 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무기(플랫폼)들이 속속 손에 쥐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시대는 두부 썰듯이 딱 잘라 바뀌지 않습니다. 당장 뭔가 바뀌진 않습니다. 바뀌고 있을 뿐이죠.

그리고 언젠가 지나고 보면 '지금 정상에 선 자'들은 먼 과거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왜냐구요?
.
.
.
.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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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taiji
10/05/12 15:10
수정 아이콘
일하다가 방송관계자로 추측되는 손님이 아이패드를 사용하는걸 봤는데, 별 관심없었음에도 지름신 강림...
장진혁
10/05/12 17:17
수정 아이콘
언급하신 노래는 블랙모어 나이츠(리치블랙모어가 있는)의 리메이크 곡도 엄청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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