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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06 00:14:32
Name PAPER
Subject [일반] 피천득의 '이 순간'
이 순간

      - 피 천 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한 사실이다

===============================
이런 저런 일로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한편의 시를 읽고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 순간 내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괄호안에 자신만의 문구를 넣어보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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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10/04/06 00:22
수정 아이콘
세상 만사가 왜이리 마음에 불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우울한 이야기에는 우울한 이야기라 마음이 불편하고
짜증나는 소식에는 짜증나는 소식이라 마음이 불편하고
웃어넘기고픈 소식에는 웃어넘기고픈 소식이라 마음이 불편합니다.

말을 꺼내는 것이 마음이 불편하고, 입을 닫고 있는 것이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이런 댓글조차도 지웠다 썼다를 수없이 할만큼.
마음이 불편합니다.

시 한자락에 위로받고 싶어서 이리 끄적거리는 제 손가락도 불편하고
결국 그럴수 없는 딱딱한 가슴도 불편하네요.

조금더 세상을 쉽고 우습게 보는 연습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자꾸 정의 내리고 싶어서 파고 들고자 하는 이 뇌를 박박 긁어내어 버릴수 없으니
눈이라도 바꿔야지요. 안보고 안들을수 없으니 쉽게 보고 쉬이 듣게 말입니다.

쉬지 않고 떠들다 보면 이 갑갑하고 불편한 가슴 한자락 놓을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하하...좋은글에 이런 중구난방인 댓글 죄송하네요. 그저 핑계 낌에 조금 털어놔 봤습니다. .....
여자예비역
10/04/06 00:23
수정 아이콘
이 순간 내가

다이어트는 팽개치고 맥주를 홀짝거리는게

그 얼마나 화려한(X) 슬픈(O) 사실인가
지금부터
10/04/06 00:30
수정 아이콘
이 순간 내가 출장지에서

사무실에 처박혀 일하고 있다는 것은 이 멀마나

슬프고도 정확한 사실인가
해랑사
10/04/06 00:44
수정 아이콘
친구를 잃고

生과 死는
구슬같이 굴러간다고

꽃잎이 흙이 되고
흙에서 꽃이 핀다고

영혼은 나래를 펴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그 눈빛 그 웃음소리를
어디서 어디서 찾을 것인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피천득님의 시입니다. 요즈음 한숨섞인, 가슴아픈 일이 생각나네요. 해군장병들의 넋을 추모합니다.
Minkypapa
10/04/06 00:48
수정 아이콘
이 순간 내가

아침밥 먹다가 깨문 입안 상처를 혀로 살살 건드리면서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게

그 얼마나 변태적인가
샨티엔아메이
10/04/06 03:39
수정 아이콘
이순간 내몸은 평안하고 내머리속을 미칠듯이 괴롭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Thanatos.OIOF7I
10/04/06 08:22
수정 아이콘
역시 피천득님.. 무한 존경합니다.
Orange Road
10/04/06 10:58
수정 아이콘
좋은 시 감사합니다.
네오제노
10/04/06 22:49
수정 아이콘
정말 좋으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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