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3/06 12:13:07
Name 동네노는아이
File #1 지식채널2.jpg (0 Byte), Download : 73
Subject [일반] 아버지...



어젯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몇 번의 승차거부 후에 친절한 택시기사님을 만나서 다행히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아직 학생이세요?"

"네, 학생입니다."

"술 드셨는가 보네요 많이 드셨어요?"

"아뇨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조금 마셨습니다."

"아 손님 혹시 아버지랑 술 같이 마셔 본 적 있으신가요?

"아뇨..."





생각해보니 근 몇 년간  술을 참 많이 마시고 사는 것 같다.

아버지는 술을 못하신다. 술은 어른에게 배우는게  좋다고 들었는데

술을 못하시는 부모님 덕에 처음 배운 술은

10년 전, 수능을 100일 남긴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처음 마신 백일주였다.

그 뒤로 참 오랫동안 술을 입에 달고 산 것 같다. 특별한 날에도 아니면 무슨 타이틀이 없어도

친구들과 만나면 술을 마시며 살았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술이지만 큰 주사가 없다는 게 다행이군 하고  생각을 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자기 아들이 이번에 수능을 쳐서 대학에 들어갔는데

엊그제 아들이랑 같이 술을 한잔 했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으신다.

평소엔 아들과 이야기도 잘 하지 않는데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 좋았다고

손님도 아버지랑 같이 술자리 가져 보라고

"아 네 알겠습니다."





- 생각해보니 아버지와 술을 같이 마신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한번은 우연찮게 저녁을 아버지와 둘이 먹게 될 일이 생겨서

집 앞 고깃집에서 밥을 먹는데 아버지가 소주를 한 병 시키시는 것이다.

"술도 못 드시면서 소주는 왜 시키세요?"

"너가 술 좋아하는 거 같아서 같이 한 잔 하고 싶어서"

"저 술 안 좋아해요. 그냥 할 거 없어서 마시는건데요."

그렇게 같이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소주 세 잔 정도 마시고 좀 지나니 취하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였다.

내가 너 형 나이 일 때 결혼했고 이러쿵저러쿵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어쩌고저쩌고 이야기는 계속 됐고

그리고 밥을 먹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쓰러지셨다.

그 뒤로 같이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게 한 번 같이 술을 마셨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한 것 같다.



2년 전 아버지와 함께 중국여행을 다녀왔었다.

원래는 아버지 휴가 기간에 어머니랑 같이 가시는데

그즈음 어머니가 가벼운 갱년기 우울증 증세가 있으셔서

아버지는 또 그걸 맞춰준다고 이런저런 일들을 했는데

어머니 한테는 그런 일들이 더 짜증이 나셨는지.

어머니가 그냥 자기는 쉬고 싶다고 혼자 갔다 오면 안되냐고 하셔서 아버지가 혼자는 안가신다 그러다가

내가 우연히 따라가게 된 것이다.

어릴 적엔 부모님과 여행을 참 많이 갔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친구들과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녔지만

아버지와는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같이 가보고 싶기도 하고 또  해외여행을 가는 거라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같이 떠난 5일간의 중국 여행.....

즐거운 일들도 많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짜증 나는 일도 많았고 또 이상하게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이상하게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너무 보기가 싫었다.

원래 새벽 늦게야 잠에 드는 습관 때문에 마지막 날 호텔 방 침대에서 그냥 멀뚱대고 있는데

잠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머리에 검은 머리가 하나도 없는 거였다.

평소에도 흰머리 많이 난 건 알았는데 어느덧 이렇게 나이가 드신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참 많이 늙으셨구나....

이제는 쉬면서 자기 시간 갖으셔도 될텐데.......

못난 나와 형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시는구나  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이상하게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많이 들지만 아버지 앞에 있으면 표현을 하기가 참 힘들다.

어쨌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다시 말문을 여신다

"그런데 손님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아 29입니다."

"아 결혼 하실 때 다 됐네요?  여자친구는 있으시구요?

"..........없어요."

"제 생각인데 빨리 결혼하세요. 저는 결혼을 33에 했는데 그래서 자식을 늦게 낳다 보니 이제야  아들이 대학을 가게 되서......"

돈 들어갈 때가 많다며...일찍 결혼해서 자식을 일찍 낳으면

50대쯤 한참 돈 벌릴 때 자식이 대학도 졸업하고 자기 시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이런저런 이야기 하시더니


"아버지라는 게 참 힘든 겁니다." 이러시는 것이었다.



술을 마셔서인가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찡하게 느껴졌다.

"아버지라는 게 참 힘든 겁니다."


아버지......


대학때문에 몇 년 째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어머니와는 거의 매일 전화하는데

아버지랑 통화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새벽 2시가 다되는 시간 택시에서 내려서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무작정 집에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대기음 후에 아버지가 전화를 받으셨다.

"누구세요"

"아버지 저에요."

"밤도 깊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냐?"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 무슨 소리냐? 술마셨냐?"

"아뇨 그냥 생각나서요 ...갑자기 연락해서 죄송해요 건강하세요 자주 연락드릴게요."

하고 끊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버지로부터 문자가 와있었다.

반쯤은 뭉개진 글씨로

-힘들일 있니?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고 너 하고 싶은 것 하며 살아라.



고마운 아버지....

머지 않아 나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아버지가 되면

내가 지금까지 받은 사랑 만큼 갚을 수 있을까?


사랑합니다. 아버지....


이상하게 이 말을 스물아홉이 된 지금까지 아버지한테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새벽에도 이말 하고 싶어서  전화드린 건데 이 말 한마디 꺼내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언젠간 할 수 있겠지라 생각하며....

이번에 내려가면 아버지랑  술 한잔 같이 해야겠다란 다짐을 했다.


==========================================================================================

그냥 어젯밤에 들었던 생각인데 이상하게 아침에 일어나도 잊혀지지가 않아서 글로 쓰고 싶더군요.

오픈된 공간에 쓸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반말 투에  별 내용도 없는 글이지만 양해 좀 해주세요

다들 부모님께 효도합시다.  부모님께 효도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3/06 12:23
수정 아이콘
아 아버지.................. 보고싶습니다............ㅜㅜ

분위기를 전환해보자면 아버지들은 나이가 들면 점점 애로 변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아버지도 단단한 나무처럼 가장을 지키시는 분인줄만 알았는데

최근에 그 우스갯소리를 절절히 느끼게되네요...

나이가 들고 저랑 제 동생이 하나둘씩 밖으로, 밖으로 떠나가니 남는건 부모님과 10살이된 개 한마리..

어머니는 항상 전화나 문자를 해주시지만 아버지는 연락을 잘 안하셔서 서로 연락이 잘 안되었었는데

어머니가 어느날 농담아닌 농담을 하시더라구요..

아버지가 요즘 자식들이 연락도 안해주고 집에 오면 어머니는 운동이나 동창회에 나가있고.. 반기는건 10살이 된 개..

개만 자기랑 놀아준다고 하면서 자기는 왕따라고 투정을 부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연락을 자주 하려고 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동네노는아이
10/03/06 14:31
수정 아이콘
아 저희 아버지도 개 데리고 노시더군요
저희집은 개를 많이 길러서 (5마리) 그중에서 한 마리를 편애 하시죠.
근데 문제는 그 개도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좋아한다는거..
역시 아버지로 산다는 건 힘든 건가 봅니다.
10/03/06 12:24
수정 아이콘
아저도 이제 29인데..후..
결혼하기전까진 어색했는데
결혼하고나서부턴 아버지랑 그나마 사이가 좋아진거같네요..
그래도 사랑한다 말한건 20년 전인거같네요..
Aphrodite
10/03/06 12:25
수정 아이콘
추게로...
BestOfBest
10/03/06 12:41
수정 아이콘
다이나믹듀오 - 아버지(feat.Ra.d)
이 노래가 생각이 나는군요.

저희 아버지는 군인이신데, 2주뒤에 전역이시거든요.
아버지가 군생활한지 30년이 넘으셨는데, 정말 싱숭생숭해 하시는거 같아서
전화라도 자주하고 그런답니다.

이제 쉬쉴 때도 됐는데, 쉬는게 무슨 죄인거 마냥 자꾸 일하신다고,
제 학비댄다고 하실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네요.
너얼마있니
10/03/06 12:43
수정 아이콘
외동딸인데다가 아버지 직업덕에 어릴 적 부터 아버지랑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형제가 없다보니 아버지랑 자주 싸우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이유는 간식. 먹을 것... 하필 식탐을 아버지를 닮아서 서로 먼저 먹거나 숨어 먹거나 과자 숨기기에 바쁨니다.
저는 늘 복받은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이브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쉬는 날이면 늘 차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봤고 대화도 자주 나누고 싸우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은 부모님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전 그런거 없이 커왔으니깐요. 어디 나가면 전화를 자꾸 하셔서 언제 들어오냐고.. 보고 싶다고... 아버지랑 전화통화하면 옆에 사람들은 친구인 줄 압니다.
그런데 점점 더 아버지의 애정표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피하게되네요. 오늘도 날씨 좋다고 같이 자전거 타고 나가자는 것도 나가기 귀찮다고 피하고 저의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걸 알면서도 방에서 컴퓨터하느라 나가지도 않고.. 그래도 내리사랑인지 짜증부리고 화를내고 몹쓸짓을 해도 늘 제편이십니다. 효도해야겠어요... 과자도 양보하고.. 어제 엄마가 사온 과자.. 침대 밑에 숨겨놨는데..
다미아니
10/03/06 13:09
수정 아이콘
젊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어쩌다 술을 마시게 되면 집에서만 부모님과 막걸리, 와인으로 마시는 데 그 시간이 참 좋습니다.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표현은 못했지만, 부모님과 앉아서 가볍게 술이나 커피 마시는 시간이 정말 좋다는 것을 나이 먹고 느낍니다.
곧 목사 될 입장이라 밖에서는 못마시는 것도 있지만, 부모님과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좋은 자료와 좋은 글 따뜻한 마음으로 잘 읽고 갑니다.
이슬라나
10/03/06 13:13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눈물나네요
아버지하고는 정말 초등학교 들어가고 하루에 열마디 이상 나누어본적 없네요
휴.. 좋은 글 감사합니다
10/03/06 13:22
수정 아이콘
좋은 자료입니다. 저는 4%인가요?
전 모든 고민이 생기거나 할때 아버지, 어머니 순서로 상담 합니다.
사실 제가 제 스스로도 부모님께 큰걱정 드리며 자라지 않아서...
부모님도 전 제가 알아서 하려니 하고 생각하세요.
그런걸보면...전 큰 효도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25년 동안 큰 걱정 안드린것 만으로도 그나마 잘 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무튼 빨리 졸업하고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 자영업 그만두시고 편하게 돈 버실수있는 가게하나 차려드리고 싶네요.
물론 전 서울에서 안살껍니다.^^;;;
낼름낼름
10/03/06 14:11
수정 아이콘
10여년전에 돌아가셨지만 살아생전에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본적이 없네요.
항상 하는 식상한 이야기지만..pgr분들은 살아계시고 건강하실때 잘하셔요.
비형머스마현
10/03/06 14:41
수정 아이콘
Rap)YO~ 너무 앞만 보며 살아오셨네
어느새 자식들 머리커서 말도 안듣네
한평생 제 자식 밥그릇에 청춘 걸고
새끼들 사진보며 한푼이라도 더 벌고
눈물 먹고, 목숨 걸고
힘들어도 털고 일어나
이러다 쓰러지면 어쩌나
아빠는 슈퍼맨이야 얘들아 걱정마
위에서 짓눌러도 티낼 수도 없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와도 피할 수 없네
무섭네 세상, 도망가고 싶네
젠장~ 그래도 참고 있네
맨날 아무것도 모른체
오로지 내 품에서 딩굴거리는
새끼들의 장난 때문에 나는 산다
힘들어도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어찌 그렇게 사셨나요
더이상 쓸쓸해 하지 마요 이제 나와 같이 가요

Rap)어느새 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아빠는 바라는 거 딱 하나
정직하고 건강한 착한 아이, 바른 아이
다른 아이 보단 잘 할테니
학교 외에 학원 과외
다른 아빠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무엇이든지 다 해줘야 해
고로 많이 벌어야 해 너네 아빠한테 잘해
아이들은 친구들을 사귀고, 많은 얘기 나누고
보고, 듣고 더 많은 것을 해주는 남의 아빠와 비교
더 좋은 것을 사주는 남의 아빠와 나를 비교
갈수록 싸가지 없어지는 아이들과
바가지만 긁는 안사람의 등살에
외로워도 간다..
여보,얘들아(얘들아) 아빠 출근한다.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어찌 그렇게 사셨나요
더 이상 쓸쓸해 하지 마요 이제 나와 같이 가요~


Rap)여보~ 어느새 세월이 많이 흘렀소
첫째는 사회로, 둘째 놈은 대학로
이젠 온가족이 함께 하고 싶지만
아퍼지기 때문에 얘기하기 어렵구만
세월의 무상함에 눈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바뻐보이고
아이고~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어찌 그렇게 사셨나요
더 이상 쓸쓸해 하지 마요 이제 나와 같이 가요~오오당신을 따라갈래요~

세월의 무상함에 눈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바뻐보이고
아이고~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세월의 무상함에 눈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바뻐보이고
아이고~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세월의 무상함에 눈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바뻐보이고
아이고~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네이버에서 퍼왔습니다 ..^^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승기씨가 부르고, 싸이씨가 피처링한 아버지란 노래입니다.

열심히 고생해서 먹여 살렸더니 다른 아버지들과 비교나 하고,

자식, 마누라 먹여 살릴려고 목숨걸고 직장 상사들과 부하들 사이에서 고생하시는 아버지 ..

저도 철들기 전까진 잘 몰랐습니다. 그전까지의 아버지는 말그대로 돈벌어다주는 기계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점점 커가니 아버지라는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네요 ..

윗분 말씀대로 요즘 저희 아버지도 애처럼 자주 삐지시고 투정도 부리시고 하십니다. 중학교때까지 아버지가 인쌍만 썻어도
무서워서 울었떤 제가 요즈음엔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저희 아버지가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습니다 ..^^
10/03/06 15:25
수정 아이콘
저는 아버지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라는 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_=v
希愛來
10/03/06 16:52
수정 아이콘
젠장..밖은 아직도 밝은데 눈물이 나서 감출수 없어서 창피하잖아요..
Mynation
10/03/06 17:22
수정 아이콘
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다보니 일부러라도 매일 아버지와 전화를 한지 5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술 한 잔 하시면 먼저 전화하셔서 기분 조타 캬캬캬 하는 말씀도 먼저 하시고..
빈자리를 채워드릴 순 없겠지만, 아버지의 한 쪽 기둥이 되어드리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마음 변치 마시고, 열심히 살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세요. 전화도 자주 하시고..
그게 최고의 효도입니다.













그리고.. 술 마 고만 무라~







다른 분들께도 감히 훈수 하나 두자면,
훌쩍, 아버지한테 잘해야지, 이런 생각만 하시고 다른 글 클릭하지 마시구요.
지금 스크롤 그만 내리시고 잠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시고 엉덩이 떼신 다음 아버지 옆에 스윽 앉아서 '뭐하세요'라고 해보세요.
99%는 어색하시겠지요..
그거 며칠만 반복하시면, 어떻게 한 발 먼저 다가갈 수 있을까 나름대로 계획이 설거라고 생각합니다..
10/03/06 19:43
수정 아이콘
지금 멀리 떨어져서 학교 생활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알콜중독 증세를 보이고 계십답니다...술을 안 드시면 주무시질 못한대요...목이 너무 메여요.

우리 아버지 정말 정직하고 깨끗하신 분인데...1년동안 끊으셨던 담배도 다시 피기 시작하셨대요.

저희 아버지 정말 효자에 좋은 아버지에 좋은 남편인데 아들인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요.

기껏해야 안부전화 드리는게 전부인데 사랑한다는 말도 드릴 수가 없었어요. 몸도 안 좋으신데 괜찮다고 하시는걸 듣노라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어요...우는걸 들킬까봐 보고싶다는 말을 뒤로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괜찮아 아들. 아빠 걱정하지마, 허허."

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면서도 전 20년동안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도 드리지 못했어요.

웃음 뒤에 섞인 씁쓸한 마음과 가장로서의 사명을 다하시려는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조차 죄송해서 항상 10년, 20년 뒤에 항상 아버지의 곁에 있노라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제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제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되는 것입니다. 비록 세탁소에서 월급 받으시면서 일하는 아버지지만 전 저희 아버지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누구보다 존경합니다. 그래서 전 누가 아버지의 직업을 물어봐도 당당히 대답해요. 보잘 것 없는 작은 세탁소에서 일하시지만 저에겐 아버지가 전부라구요.

술 취해서 푸념 좀 해봤습니다. 전화드리고 싶었는데 꺼져있네요...
동네노는아이
10/03/06 19:55
수정 아이콘
Mynation님// 담배도 안피지 여자도 안만나는데
술이라도 마셔야 이 힘든 세상에서 견딜 수가 있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오늘도 마실련다.
검은창트롤
10/03/06 20:34
수정 아이콘
미국 드라마를 보면 부자간에 맥주 한잔 하면서 티비 보는 모습이 꽤 자주 나오는데, 저는 정작 한번도 못해봤군요.
담 주말에 아버지랑 술 한잔 해야겠네요...
연아동생
10/03/06 23:43
수정 아이콘
이글 보고 있는데 아버지가 제방에 들어오시네요.. 오늘 술좀 마시고 들어오신거 같은데.. 저 취업 됐다고 아버지 친구들에게 한턱 쏘시고 들어오셨다네요.. 다행히 저는 아버지랑 같이 술을 많이 마신거 같네요.. 단둘이 매번 같이 저녁도 같이 먹었고.. 이게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아버지에게는 정말 큰힘이 되는거 같습니다.. 27년동안 제 뒷바라지 하시느라 정말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003 [일반] 가까운 사람과의 돈거래는 99%가 돈과 사람을 잃는 세상 [30] DynamicToss8393 10/03/07 8393 0
20001 [일반] 강릉에서 오늘 K-리그 홈개막전이 열립니다. [13] 3428 10/03/07 3428 0
20000 [일반] 토요일을즐겁게 해주는 천하무적야구단! [43] 쭈니5851 10/03/07 5851 0
19999 [일반] 무료 컬러링입니다 [29] 오월7099 10/03/07 7099 0
19997 [일반] [자동재생] 아이유 보이는 라디오 20100303 업데이트 [6] ThinkD4renT3784 10/03/07 3784 0
19996 [일반] 한국 여자 탁구의 최고 기대주 양하은 선수 (양하은 선수 이야기) [12] 김스크3568 10/03/07 3568 0
19995 [일반] 2010.03.06 넥센히어로즈 vs LG트윈스 시범경기 [30] 달덩이4177 10/03/06 4177 1
19994 [일반] 아이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43] 물맛이좋아요5164 10/03/06 5164 0
19992 [일반] 다이어트의 최대의 적은 다이어트이다. [42] 석양속으로8130 10/03/06 8130 16
19990 [일반] 알아두면 좋은 타이어상식. [15] LastWeapon그분11956 10/03/06 11956 0
19989 [일반] 웨딩 영상을 제작해봤습니다. [40] Timeless4229 10/03/06 4229 0
19988 [일반] 신호체계가 바뀌는거 알고 계신가요?? [32] 마음을 잃다6128 10/03/06 6128 0
19987 [일반] 차굴리는데 얼마나 들어가세요? [20] wish burn5090 10/03/06 5090 0
19985 [일반] 지난 연휴 나홀로 추자도 조행기... [12] 퀘이샤6374 10/03/06 6374 0
19984 [일반] 아폴로 박사, 조경철 박사님께 드리는 마지막 인사 [24] 뷰티풀드리머4426 10/03/06 4426 0
19983 [일반] 아버지... [18] 동네노는아이5052 10/03/06 5052 10
19982 [일반] 그들은 반란을 꿈꾸었을까? [24] happyend9330 10/03/06 9330 28
19981 [일반] 탁구 얼짱 '후쿠하라 아이' 선수의 놀라운 결승 진출. (2010 쿠웨이트 오픈) [42] 김스크6518 10/03/06 6518 0
19980 [일반] 강도를 잡았다. [14] fd테란4792 10/03/06 4792 1
19979 [일반]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 공부하는 법 [25] 에텔레로사23851 10/03/06 23851 0
19976 [일반] 여동생 바겐세일 후속편 [70] 여자예비역7131 10/03/06 7131 0
19975 [일반] 실제 경험으로 말하는 노무현게이트의 진실(펌질) [28] 틀림과 다름6350 10/03/05 6350 7
19973 [일반] [피겨] 프로토콜 보기... [6] ThinkD4renT3925 10/03/05 392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