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나오는 단평들은 원피스 극장판 스트링 월드에 대한 평가글입니다. 대부분은 더빙에 대한 비판, 자막판을 원한다는 글들입니다. 그 밖에, 투니버스 게시판은 더빙판으로 방송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비난글로 몸살을 겪고 있고,  이에 투니버스 방송을 통해 더빙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판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다운 받아서 본 분들로, 솔직히 만약 더빙을 안하고, 자막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개봉해도 보러올 사람을 몇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으로 본 사람들이니, 극장판도 이미 불법으로 보고도 남았겠죠. 전부 양보해서 자막판을 사랑하고, 더빙판을 시청하지 않는 자체는 상관없지만, 문제는 왜 더빙판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권리까지 뺏어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자막판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미 불법으로든 DVD로든 시청할 수 있는 통로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빙판 분들은 자막판을 신봉하는 분들에 의해 어쩌면 더빙판을 볼 권리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릴 수도 있는데, 보지도 않으면서 자막만 외쳐대는지 모르겠습니다.

애니메이션 팬들 중 일부는 90년대에 원판(일본어판)을 뛰어넘는 국내 더빙이 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건 90년대 환경상 일본 원작 애니메이션 대신 국내 더빙판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더빙에 길들여진 것일 뿐 과거가 더 뛰어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성우지망생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성우 공채 시험시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 합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더빙판이 일본판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일본판을 먼저 봐서, 일본판에 적응되어 일어난 현상일 뿐 실제로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물론 성우시장 저변에서 일본이 앞서가고 그에 비해 한국 성우 시장은 가야할 길이 멀지만, 각 언어별로 기본적인 발음, 성조, 뉘앙스 등의 차이는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에는 무리라고 봅니다. 비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일본에 장기적으로 머물어 마스터 수준에 놓여 있는 분들이지, 최소한 일본어는 거의 모른채 자막에 의존하는 분들에게는 서로 비교 할 자격이 없습니다.

더빙하면서 따라오는 ‘로컬라이징‘(현지화) 논란 또한, 그 분들은 원작을 망쳐놓는다고 주장하지만 판단력이 부족한 저연령층에 왜색의 애니메이션을 마구잡이로 방영했을 때의 사태는 누구도 장담못하므로 문화보호적 관점으로 로컬라이징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이고요.

자막판을 신봉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우열감에 사로 잡혀있습니다. '퀄리티가 높은 원작이 좋지. 유치하고 미개한 더빙이 뭐가 좋다는 거야?' 하지만, 앞에서 말했던 적응에 의한 부분, 해당 언어에 대해 잘 모르면서 나타나는 막연한 환상(해당 언어를 잘 모르니 당연히 어떤 걸 들어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발더빙은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일본 발더빙에 대해 지적하는 시선은 많지 않죠.)에서 비롯된 오해이지, 실제로 국내 더빙은 외국 성우 전문 사이트에서 일본 더빙과 1,2위를 다툴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튼,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은 점점 자막의 비율이 높아지고,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는 연예인의 더빙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주말에 방영되는 영화 프로그램은 폐지되가고 있는 추세이며, 외화도 케이블 같은 경우는 자막으로 내보내는 상황입니다. 성우가 설자리는 점점 없어지는데, 더빙의 질 운운하는 그 분들이라 말로 자막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더빙판에 대해 편견없이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