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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20 17:36:57
Name 마치강물처럼
Subject [일반] [잡 담]'간(肝)' 군의 처절한 절규 - 부제:나도 좀 쉬고싶다구 이 주인놈아
"휴~ 힘들어 죽겠네. 이제서야 겨우 허리 한 번 펴는구나" '간(肝)'군은 지친몸을 잠시 뉘여봅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는 군요.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간'군은 전화를 받습니다.

'헤이 간(肝)~ 수제비 반그릇이 밀려 들어오고 있어. 이 시간에 수제비 반 그릇이 들어 오는걸 보니 오늘도

너 철야 근무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네'

놀리듯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위(胃) 형님이 이럴땐 진짜 싫어집니다.

주인놈은 진짜 인간도 아닌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째서 월 화 수 목 4일 연속 철야근무를 시켜놓고

또다시 수제비 따위를 이 시간에 또 먹고 있다는 것일까요?

후 이 인간이 오늘도 철야근무를 시킬 확률이 99% 이상이 될거 같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다시 전화벨이 울리네요. '간(肝)' 군은 반쯤은 포기한 심정으로 전화를 받습니다.

'헤이 간(肝)~ 자네 철야근무 확정이군. 모닝케어 한병이랑 컨디션 두병이 방금 흘러 들어왔어. 고생하라구 친구'

후~ 긴 한숨을 내쉬면서 '간(肝)' 군은 허리띠를 한번 졸라 매 봅니다.

쉬지않고 계속된 노동으로 근육 투성이가 되어 비대해져 버린 자신의 몸매를 바라보며 '간(肝)' 군은

잠시 옛 생각에 잠깁니다.

선홍빛 피부에 보들보들하고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던 때가 좋았습니다.

8년 전부터 이 주인놈은 툭하면 야근에 철야근무를 주 4회 이상은 주기적으로 시켜대고 있습니다.

그래도 삼십 몇 년을 같이 살아온 정이 있어서 힘들어도 꾹 참고 맡은바 책임을 다 해 왔는데, 이제 더 이상은 힘들거

같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주인놈의 횡포에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정말이지 포기해 버릴까도 했지만 그래도 '간(肝)' 군은 그 놈의 정이 뭔지 다시 일터로 향합니다.

"주인놈 저도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우리를 힘들게 하는거지 사실 저 좋으라고 그러는건 아니니 뭐.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좋은날이~~"

일터로 향하는 '간' 군의 뒷모습이 더욱더 힘들어 보입니다.




2002년 이후 햇수로 8년만에 pgr write 버튼을 다시 누르게 되네요.

하는일이 아무래도 사람 상대를 하는거다 보니 술 자리가 많기도 하고, 또 저라는 놈 자체가 술자리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주 4-5일은 꾸준히 알콜을 섭취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주도 월 화 수 목 4연타석 음주 후에 오늘은 좀 쉬어볼까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술 약속이 잡혀버리네요.
(거기다 폭탄주 40잔 클럽 회원들 접대란 말입니다 흑흑)

과음+폭음 테크가 예상되는 술자리에서 몸은 죽어도 머리는 깨어있는 저만의 비법이라면 비법이, 저녁 먹기전 수제비 반그릇+모닝케어
한병+컨디션 두병 빌드입니다.

이 정도면 저녁자리서 부터 이어지는 소맥 폭탄부터 단란한 술집등지에서 시작되는 폭탄주, 911테러주, 뿅가리주 등등의 공습에도 용케
머리는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집에 도착하는 순간 머리와 몸이 동시에 시to the망 이지만요.

허구헌날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상태로 새벽에 기어들어오는 놈을, 그래도 남편이라고 측은하게 바라봐주는 제 처에게 항상 미안하네요

정말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엄청 떨리네요.

pgr 분들도 다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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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aragüense
09/11/20 17:43
수정 아이콘
금요일에 회식을 잡는 지랄맞은 팀장을 가진 직장인으로써 200% 공감합니다...흑
거기에 내일 결혼식 2건, 일요일에도 1건...
에휴~즐겁지 않은 주말이네요...
09/11/20 17:45
수정 아이콘
본격_미괄식_글.txt...

아리따운 아내분이 있으시군요...-_-+
Into the Milky Way
09/11/20 17:47
수정 아이콘
수줍게 말해봅니다. "미..미안하다..내간아.....근데 오늘도.."
마치강물처럼
09/11/20 17:47
수정 아이콘
Nicaragüense님/ 금요일날 회식이라뇨. 팀장님 정말.... 저도 토 일요일 결혼식2건에 돌잔치 3건이네요 흑흑
sinfire님/ 아.. 아리따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착하긴 합니다. 제가 여자라면 저 같은 놈이랑 안 살아요
09/11/20 18:16
수정 아이콘
날카로운_미괄식_글.txt...
술 때문은 아니지만 지방수치 때문에 간이 안좋은지 항상 피곤하고 술이 안받더랍니다. 흑흑 ㅠㅠ
나해피
09/11/21 03:21
수정 아이콘
저는 술을 거의 안 먹는데(일년 합 소주 3병 정도),
군대를 04년도에 제대하고 우연히 한 헌혈에서 지방간수치(맞는건지요?)가 높게 나와서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허걱 "중증도 지방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우루사를 4달 정도 먹으니 괜찮아졌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의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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