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1/09 06:44:45
Name 송파사랑
Subject [일반]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승리. 40년 LG팬은 기쁘지 않다.
어린시절부터 LG팬으로 40년을 살아왔습니다.

뭐 당연히 LG트윈스에 대한 애정이야 엄청나죠.
잠실야구장은 제 놀이터였고, 뜨거운 여름 500원짜리 하나 달랑 들고 야구장에 가서 놀았습니다.
(당시 어린이회원 입장료 500원)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고 LG트윈스를 좋아하는게 취미였는데 말이죠.

이번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가 그렇게 설레지도 않고 어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는데도
대단히 기쁘지가 않더군요. 그냥 뭐 이겼구나 정도.. 경기에 완전히 집중도 잘 안되고..

2013년 플레이오프 때는 두산에 지고 며칠밤을 뒤척이며 분해서 잠도 못잤고,
멀리 갈것도 없이 2021년만 해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정말 공 하나하나 집중해서 간절히 이겼으면
바라면서 경기를 보았는데 말이죠.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인데 왜이런가 참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미 제 마음의 열정이 다 식었더랬습니다.

제가 가장 열정있고 순수했던 청소년~30대 초반까지 LG트윈스 영욕의 세월을 같이 했는데요.
2000년대 그 지긋지긋했던 암흑기부터,
2010년대 어느정도 강팀은 되었지만 계속 한끗이 부족했던 그 시기를 거치면서
너무 LG트윈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바라다 보니 이제는 제 마음이 지쳐버렸습니다.

마치 술먹는데 돈 다 쓰고 밖에 나가 평생 계집질만 하던 남편이 나이 60 70 먹고 다 늙어가지고
가정일 잘 돌보고 열심히 일하고 이런 모습 보는 아내의 마음 같달까요.
뭐 늦게라도 정신 차려 잘하면 고맙긴 한데 이미 늦은거죠.
물론 나이를 먹다보니 스포츠경기에 감정이입이 좀 둔감해진 면도 있고요.

그나마 마지막으로 열정적으로 응원했던게 2021년이었던것 같습니다.
그건 또 왜그런가 싶었더니 오랜시간 함께 저와 나이를 먹어간 박용택이 있어서 그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야구단이나 선수 입장이 아니라요. 팬 입장에서도요. 우승은 할 때 해야 합니다.
만약 제가 20대 초중반 나이에 어제같은 경기를 봤다면 정말 기뻐가지고 잠도 한 숨 못자고요.
수십만원 암표 어떻게든 구해서라도 한국시리즈 전경기 직관했을겁니다.
굿즈 많지만 사고 또 사고 했을거고요.
스포츠 경기가 정말 내 일처럼 내가 잘된것처럼 진심으로 기쁘고 재미있고 지면 한없이 분하고 이기면 너무나 기쁘고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승을 해야 합니다.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승리를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 마음껏 몰입하며 즐기고 계실 LG팬들에게도 부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제 야구짬밥으로는 어제 승리로 LG트윈스 우승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봅니다.
이번 월드시리즈 1차전 끝나고 텍사스 우승을 완전히 확신했는데, 가을야구에서는 한경기 이상의 한경기가 있습니다.
어제 경기가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가장 아쉬운 시즌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2013년과 2016년, 2021년이라고 답변하겠습니다.
2013년은 꼭 우승했어야 했고,
2016년과 2021년은 우승까지는 무리라고 해도 한국시리즈 무대는 밟았어야 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1/09 07:05
수정 아이콘
한신이랑 텍사스 우승하는 걸 보니 이번에 느낌이 옵니다. 가즈아~
23/11/09 07:50
수정 아이콘
설레발 노노
살려야한다
23/11/09 07:54
수정 아이콘
마음은 식어도 설레발은 똑같군요 크크
일간베스트
23/11/09 08:23
수정 아이콘
크크크 흔치않는 역레발..
미드웨이
23/11/09 08:25
수정 아이콘
진짜 마음이 식은게 느껴지네요. 보통 이정도로 오랜만에 코시 왔으면 아무리 맘식어도 설레발 잘 못떠는데.
23/11/09 08:39
수정 아이콘
이병규 박용택이 우승못하고 은퇴하면서 이제 이팀에 미련이 없다 생각했는데 온갖 욕 다쳐먹어가며 성장해낸 오지환이 팀의 주축이 되고 주장이되어 팀을 이끄는거 보니 그리되지가 않네요
그사이 애기때부터 유니폼입혀서 데꾸다니던 딸애가 응원가 따라부르고 방방뛰면서 응원하는 엘린이 되었구요
앵글링x스키밍
23/11/09 09:06
수정 아이콘
6차전쯤 가면 다시 불이 지펴질지도 모르겠네요..^^
태연­
23/11/09 09:15
수정 아이콘
플래그를 1:1 밖에 안됐는데 세우시면 크크
모나크모나크
23/11/09 09:32
수정 아이콘
우승했구나?했는데 승리였네요.
23/11/09 09:33
수정 아이콘
제 야구 사랑은 2002년 이상훈이 마해영에게 홈런맞았을 때 끝났네요...
하아아아암
23/11/09 09:38
수정 아이콘
송파사랑님....
안전마진
23/11/09 09:43
수정 아이콘
글쓴분 마음이 진심인지 역레발인지 감히 판단 못하겠지만 많이 공감되네요
저는 두산팬으로서 08년이 마음에 그렇게 남더군요
그때 SK를 잡았어야 했습니다
이후에 왕조 비스무리한 성적 낸다고 해봤자 그렇게 신나지가 않더라구요
19년에 정규 최종전에서 기적같이 역전했을때에야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도 그 응어리는 없어지지 않는다는걸..
성불한거죠
그 이후부턴 그냥 라이트한 팬이 됐는데 요즘 이승엽 감독 땜에 슬슬 감정 올라오는게 회춘한 기분이 들어서 꽤 좋습니다?
23/11/09 09:47
수정 아이콘
40년 팬 맞아요??
내가 팬이면 너무 기쁠거 같은데 이상하네요.
뭐 존중합니다, 이해는 못하겠지만요.
Underwater
23/11/09 09:53
수정 아이콘
배부른 글이군요
마음같아서는 LG먼저 우승 보내고 나면 쓸쓸할거 같아 KT를 응원하고 싶지만
그래도 29년차 LG 보내고 나면
31년차 롯데도 갈 날이 오겠다는 생각으로 화이팅입니다
디쿠아스점안액
23/11/09 11:53
수정 아이콘
꼴데는 안됩니다...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안됩니다...
Underwater
23/11/09 14:02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생각이지만
매년 연례 행사처럼 내년 봄에 또 hoxy 하면서 보실거면서
디쿠아스점안액
23/11/09 14:43
수정 아이콘
아 안봅니다 진짜 안봅니다 내년에 보면 성을 갑니다
가이브러시
23/11/09 10:03
수정 아이콘
아 불안한데요..
인민 프로듀서
23/11/09 10:16
수정 아이콘
열정이 식으셨을 수는 있는데, 그걸 굳이 또 기쁘지 않다고 시간내어 장문의 글로 팀에게 훈계를...
及時雨
23/11/09 10:20
수정 아이콘
저는 이해합니다.
솔직한 마음이 느껴지고 어떤 기분일지도 알 거 같아요.
달밝을랑
23/11/09 10: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랜팬인데 우승하는걸 한번도 라이브로 본적이 없어서 진짜 우승하는 순간 어떤 감정일지 저 스스로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반드시 우승을 보고싶고 너무 초조합니다 이번에 엘지가 우승하고 오지환이 mvp로 롤렉스 시계받으면 한이 좀 풀리면서 그때부터는 즐길 수 있을려나 ,,
퀘이샤
23/11/09 10:38
수정 아이콘
마산출신 원년 롯데팬으로써,,, 부러울 따름입니다.
95년도 6,7차 중 한경기는 잡았어야 했고,,,
손아섭이 영웅스윙 정도가 기억나지만,,,
LG는 어쨌든 한국시리즈도 가을야구 더 많이 했어서,,, 부럽습니다.
99년이 마지막 한국시리즈이나,,, 플레이오프에서 6-5 역전승 5,6,7 이겨서 아쉬움은 없네요...

죽기 전에 우승하는 모습 볼 수 있을런지...

쏟아부은 정 때문에 NC로 갈아타지도 못하네요...
Underwater
23/11/09 14:01
수정 아이콘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고
그게 마지막이었을줄이야
퀘이샤
23/11/09 14:51
수정 아이콘
그 주도기도문,,, 일년에 한두번은 유투브로 복습합니다.
23/11/09 10:43
수정 아이콘
요즘 트렌드가 부두술이라..
23/11/09 10:49
수정 아이콘
류중일-류지현 감독기간동안 한국시리즈는 3번, 우승은 1번 최소 이정도는 했어야 되었는데..
아살이빠진다
23/11/09 11:05
수정 아이콘
??? 신종부두술인가
23/11/09 12:03
수정 아이콘
카바라스
23/11/09 13:02
수정 아이콘
콩산과 역스윕에 질려서 야구 반쯤 끊었는데 김태형이 성불해줬어도 감흥이 별로 없긴했습니다.
23/11/09 13:33
수정 아이콘
2030년에 쓴 글인가요 ?
LG는 1990년에 창단한걸로 아는데..
제가 LG 어린이 야구단 1회라서 ..
산성비
23/11/09 14:50
수정 아이콘
LG가 40년이 안됐는데 무슨 소리에요

MBC 청룡도 아니고
아이힌트
23/11/09 14:55
수정 아이콘
40년 기아 팬과 동일한거죠 어쨋건 구단 인수를 했으니깐 역사를 같이하죠
산성비
23/11/09 15:24
수정 아이콘
보통 MBC청룡 때부터 팬이라고 말 합니다 찐 팬이면
litlwing
23/11/09 15:17
수정 아이콘
저는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부터 삼성팬인데, 그해 준우승으로 시작해서 콩라인 20년 하고나서야 첫우승했었죠.
그래도 우승 확정 순간에는 좋더군요 (고마웠어 2002년의 엘지)
아이폰12PRO
23/11/09 15:23
수정 아이콘
역대급 설레발
원숭이손
23/11/09 15:41
수정 아이콘
음..... 음.....
빠르모트
23/11/09 16:05
수정 아이콘
해치웠나?
아엠포유
23/11/09 16:28
수정 아이콘
LG나 롯데가 우승하는 걸 보고 싶긴 합니다
팬들의 광기가 어디까지 가려나 크크크크
유료도로당
23/11/09 17:01
수정 아이콘
만약 LG vs 롯데 한국시리즈가 열리면 주변과 인터넷에서 얼마나 난리가 날지 궁금해집니다...크크
에이치블루
23/11/09 17:03
수정 아이콘
설레발은 뭐다? 크크크
덕분에 진심으로 즐겁게 웃었습니다
그쵸 이게 피지알
이게 스포츠
이게 끝까지 끝이 아닌 야구입니다
크크크
네이버후드
23/11/09 17:44
수정 아이콘
13년은 그러고 진출했는데 나머지팀들이 모두 매수 ...
서린언니
23/11/09 18:11
수정 아이콘
아이고 선생님 우승하면 기뻐할거면서 허허허
23/11/09 19:27
수정 아이콘
자음연타 마려운 글이네요 크크. 우리 꼴데도 힘 좀 내자. 나도 설레발좀 쳐보게..
10년째학부생
23/11/09 21:07
수정 아이콘
LG의 준우승을 기원하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손꾸랔
23/11/09 21:17
수정 아이콘
LG의 우승을 열렬하게 기원합니다! 마침 가전제품 살게 있어서
닉을대체왜바꿈
23/11/09 21:51
수정 아이콘
우승을 해도 지랄 안해도 지랄할거면 글쓴님같은 분은 무시하고 철저히 무시하고 우승하는게 맞겠네요
toujours..
23/11/09 21:57
수정 아이콘
설레발은 과학인데 대단하시네요
23/11/10 02:19
수정 아이콘
진짜 이분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편이어도 하나도 안반가움
라라 안티포바
23/11/10 09:48
수정 아이콘
저런...송파만큼 사랑하진 않으셨군요
아하스페르츠
23/11/10 12:14
수정 아이콘
한국 시리즈에서의 그런 역전승이 기쁘지 않다면
과거에 팬이었을 지언정 더이상 팬이 아닌 거겠죠.

MBC청룡시절부터 팬이었지만
이제는 어떤 선수가 있는 지 조차 모르는 제가
LG팬이라 말하기 어려운 것 처럼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243 [정치] 경기도민 66.3% 김포시민 61.9%, '김포 등 서울시 편입' 반대 [96] 사브리자나16514 23/11/12 16514 0
100242 [일반] [팝송] 댄 앤 셰이 새 앨범 "Bigger Houses" [1] 김치찌개5742 23/11/12 5742 1
100241 [일반] 우주해적 코브라 마츠자키 시게루의 노래들 [7] 라쇼8520 23/11/11 8520 5
100240 [일반] 마블 영화의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다 <더 마블스> [68] rclay15578 23/11/11 15578 9
100239 [일반] 서울영동교회 소식 외..모아보는 개신교 소식 [11] SAS Tony Parker 11166 23/11/10 11166 1
100238 [일반] [독서에세이] 과학기술로 신이 될 사람 (下편): 마리의 춤 [2] 두괴즐6974 23/11/10 6974 5
100237 [일반] [독서에세이] 과학기술로 신이 될 사람 (上편): 「로라」 [2] 두괴즐6417 23/11/10 6417 4
100236 [일반] 삭센다 1년 사용 후기 [49] 카미트리아17615 23/11/10 17615 13
100235 [일반] [주식] 요즘 아는 사람끼리는 핫한 기업 [73] 김유라16829 23/11/10 16829 0
100234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8) 사브라-샤틸라 학살 [12] 후추통7645 23/11/09 7645 15
100233 [정치] 농림축산식품부, 빵서기관 우유사무관 등 임명 [36] Regentag12839 23/11/09 12839 0
100232 [정치] 노란봉투법·방송3법,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통과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철회) [121] Davi4ever16554 23/11/09 16554 0
100231 [일반] [독서에세이] 행성의 입주자들은 얼마나 닮았는가 part4 (『종의 기원담』)[Fin.] [8] 두괴즐6189 23/11/09 6189 5
100230 [일반] [독서에세이] 행성의 입주자들은 얼마나 닮았는가 part3 (『종의 기원담』) 두괴즐6844 23/11/09 6844 5
100229 [일반]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승리. 40년 LG팬은 기쁘지 않다. [50] 송파사랑16179 23/11/09 16179 14
100227 [정치] 서브컬쳐로 부정선거 홍보하는 국힘 정치인 [53] 기찻길14643 23/11/08 14643 0
100226 [일반] 60년대생이 보는 MCU 페이즈 3 감상기 part 2 [18] 이르21880 23/11/08 21880 15
100225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5. 지능과 재능 [23] realwealth10444 23/11/08 10444 4
100224 [정치] 태생적 한계를 가진 인요한의 혁신 [122] 눕이애오17486 23/11/08 17486 0
100222 [일반] 우리는 테일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 (feat. Eras Tour) [22] 간옹손건미축12147 23/11/08 12147 10
100221 [정치]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식당 옆방서 고함지른 이준석 [215] 성격미남28187 23/11/07 28187 0
100220 [일반] [독서에세이] 행성의 입주자들은 얼마나 닮았는가 part2: 『공감의 반경』을 읽고 [2] 두괴즐8078 23/11/07 8078 4
100219 [일반] 일본 젊은층은 더 이상 라노베를 읽지 않는가? [66] terralunar14907 23/11/07 14907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