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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13 11:08:38
Name 추천
출처 https://arca.live/b/lastorigin/23702625
Subject [텍스트] 사촌형 연애썰.txt
조금 긴글 주의

8살 터울 사촌형이 있음

결혼 2년차고 금슬 아주 좋음. 집안 사정도 지금은 좋아졌고.

형이 새차뽑은 김에 가장 친한 우리가족까지 시승식을 함께하게 됐는더, 거기서 형수님을 만나게 된 쓸 주욱 듣게 됐음.

운명같은 연애는 소설만 있을 줄 알았는데 형도 그 주인공이더라고.

10년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큰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셨음.

형 고딩때 큰짐을 얹게 된거지. 가족이 큰어머니, 형말고도 동생 둘 더있거든.

놀기 좋아하던 형이라 괜찮은 곳은 못가고 폐교위기 전문대 하나를 간신히 갔음.

이후론 낮엔 공부 밤엔 알바하면서 빚도 값고 열심히 살았음.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존나 답이 안보이는 거임. 취직 해야하는데 그 학교 그 학과에선 답이 안보이는거지.

그나마 형이 잘하는게 물리쪽이니 그쪽 자격증 따는게 답이라고 생각해서 공부하려는데 베이스도 정보도 없는 사람이 알바하면서 가족 부양하고 공부도 쌈쌈히 해서 기사 자격증 을 합격한다? 거의 불가능임.

그래서 형은 어머니한테 무릎꽃고 부탁했대. 1년만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큰어머니는 아예 맘놓고 공부하라고 자취방에 학원비까지 주셨다나봄.

지금에서야 얘기한다지만 큰어머니는 빚을 그때 왕창 지셨다더라.

암튼 기회가 주어졌으니 노력해야지.

바로 학원 등록하고 각종 서적 다 구해서 미치도록 공부했데.

그리고 5개월, 이젠 막히던 문제도 술술 풀리고 『개년 문제집도 외울만큼 다 풀었으니 첫필기 시험을 치렀음.

근데 결과는 불합격.

분명 수십번 테스트한 모의로는 넘쳤는데 실수를 많이했는지 불합격했음.

형은 좌절했지. 자신감을 잃은거임.

고작 한번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1년내로 실기까지 다 쯤내야하는데 촉박하지.

너무 한심해서 펑펑 울다가 지쳤을 때쯤 문득 지인들 근황을 보고 싶었대.

정확히는 친구등록된 사람들 상메랑 프사같은거.

그런데, 이상한게 하나 보였음.

전혀 모르는 사람이 친구에 떠있는거야. 추천친구였나 암튼 상대방이 저장했어야 뜨는 친구같은거 있잖음.

형은 그런거 신경도 안쓰고 애초에 카톡을 잘 열지도 않는 사람인데.…

그날따라 그런거 있잖음. 지 신경쓰이고 궁금한거.

그래서 연락당는 친구들한테 이거 누구냐고 다 물어봤대.

근데 아무도 모른다니까 더더욱 궁금해졌지.

그래서 누구냐고 직접 카톡을 보냈대.

답장이 바로 오긴 했는데, 그쪽도 누구냐고 되물었다는거야.

그렇게 서로 의문만 남긴채 죄송합니다 하고 끝나려는 찰나, 형이 다시 물어봤대. 지금 뭐
하시는 중이냐고.

강 그땐 아무생각없이 오랜만에 누군가랑 카톡을 더 하고 싶었다더라.

근데 저쪽도 공부중이라고 대답했고, 신기하게도 형이 공부하는 자격증이랑 같은걸 공부하는 중이었음.
그 이후로 공부 주제로 대화를 계속 이어갔는데, 서로 너무 대화가 잘통하는거임.
그러다가 저녁까지 대화가 이어졌는데, 놀랍게도 서로 사는곳도 거의 같았음.
이건 기회다 싶어 형은 같이 공부하자고 말했음.

오늘은 같이 저녁 먹으면서 정보도 있음 알려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상대방은 필기 합격했거든.

그래서 만나게 됐는데,

서로 놀랐다더라. 성별이 달라서.

즉 저쪽은 같은 여자라 생각했고 형은 저쪽을 남자라 생각한거임... 그렇다보니 술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됐는데

상대쪽도 원래 카톡 신경 안쓰고 낮도 가리는 성격인데,
하필 오늘이 남친이랑 헤어져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던거임. 그래서 기분전환할겸 나왔던거지.

그렇게 둘은 엄청 친해져서 공부 밥 술 다 같이하는 사이가 됐대.

딱 친구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

하지만 이 관계는 여자쪽에서 정리하게 됨. 아무래도 공부가 잘 안됐나 봐.
서로 시간을 많이 쓰게 되었고 무엇보다 여자쪽에서 형이 너무 좋아져서 신경쓰이니까 공부가 안잡힌거임.

여자쪽에서 번호까지 바꾸면서 그만 만나자고 하니 형도 뭐 손쓸 도리가 없었음.

이제 또 형도 공부 충실해야하니까.…

이후 1년 하고도 수개월 이상 둘은 접점이 없었음. 취직에 필요한 것들 이것저것 결국 다 취득하고 형쪽에서 연락하려 했지만,
지인중에 아는 사람도 없고 번호도 바꾸니 진짜 방법이 없는거야.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운명이 아니지. 무엇보다 지금의 형수님이라 했잖음.

형은 전에 나웠던 대화중, 여자쪽에서 어디어디를 가고싶다고 말했던걸 기억해냈음.

마침 형 스펙으로 도전할 수 있는데다, 괜찮은 곳들이라 기억나는데로 형은 다 지원을 했
음.

그리고 결국 여자분, 즉 지금의 형수님을 결국 찾아내고 맘.

면접 끝나고 버스타러 가는길에 익숙한 향이랑 뒷모습을 느껴서 이름을 불렀는데, 딱 돌아보더란거야.

서로 마주친 상태로 시간이 멈쳤음. 그 자리에서 형은 고백했고, 형수님은 거의 울듯이 형을 끌어안았대.
아무리 형이 그런 노력을 했더라도 운명이 이끌지 않았으면 결국 못만났을거거든.

더 신기한건, 형이 지원한 곳중 딱 한곳, 그러니까 형수님을 만난 곳에서 합격통보가 왔음.
형수님도 당연하다는듯 그곳으로 취직했고.

이후 1년간 연인관계를 유지하다 결혼까지 했음.

큰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갖은 고생을 했지만, 형은 이게 아버지가 이어주신 인연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함. 돌고돌아 생각해보면 큰아버지의 일 이후부터 시작된 흐름이잖아.

암튼 지금 2년차 부부고 되게 이상적인 부부생활을 즐기는데, 월급은 각자 관리 + 생활비랑 적금만 공동관리 식사도 하루하루 격일로 준비 + 주맡은 외식 집안일은 알아서 분담에 서로 취미는 터치 안함 이게 말이되나 싶은데 형수님이 인정했음.

암튼 울 친적들중 가장 힘든 삶을 살다가 지금은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중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바이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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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비
21/08/13 11:11
수정 아이콘
드라마 바이럴이네요
드라마를 찍네 드라마를 찍어..
21/08/13 11:12
수정 아이콘
카톡 바이럴
21/08/13 11:12
수정 아이콘
이건 바이럴이네
나막신
21/08/13 11:15
수정 아이콘
10년전에 문자시대라 이말입니다!?
21/08/13 11:29
수정 아이콘
2011년에도 카톡 있었을걸요..
앓아누워
21/08/13 12:57
수정 아이콘
근데 2011년에도 추천친구 기능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21/08/13 13:39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11년도엔 추천기능이 없었을꺼구 아마 상대방에서 번호로 저장을하면 그 사람이 카톡명단엔 떴을겁니다,..?
묻고 더블로 가!
21/08/13 11:16
수정 아이콘
시나리오를 쓰고 있네
카루오스
21/08/13 11:16
수정 아이콘
이과 바이럴이네요
블레싱
21/08/13 11:21
수정 아이콘
마지막 전 문단이 딱 결혼 바이럴이네... 아무튼 바이럴임 쉬익쉬익...
21/08/13 11:28
수정 아이콘
결혼 바이럴이네요 아무튼 바이럴임
티모대위
21/08/13 11:30
수정 아이콘
두 사람의 결혼은 감정부터 상황, 그리고 운명적 만남이라는 그 느낌적인 근거까지 모든게 탄탄하네요...
어지간한 갈등으로는 두사람 관계는 생채기도 안 날듯.
21/08/13 11:30
수정 아이콘
마지막 3줄에서 신뢰도 급하락
올해는다르다
21/08/13 11:31
수정 아이콘
리얼크크
월급루팡의꿈
21/08/13 11:31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서 너무 티가 난다 크크크..
보리차
21/08/13 11:41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 2년차면 충분히 가능하죠 외식을 배달로 바꾸면 결혼 4년차 저희랑 똑같은데.. 하.. 이 꿀같은 생활도 애생기면 바뀌겠죠...
StayAway
21/08/13 11:43
수정 아이콘
그리고 3년 후..
개발괴발
21/08/13 11:44
수정 아이콘
시금털털하게 끝났어야 현실감이 있을텐데
21/08/13 11:53
수정 아이콘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말 생각나네요.
우연은 인연이 놓아주는 다리였나..
지금은 기억 잘 안나는데

말이참 예쁘다 생각했는데
지니팅커벨여행
21/08/13 12:36
수정 아이콘
노인 : 운명이란 말이야, 노력하는 사람에게 우연이란 다리를 놔 주는 거야...

이 노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온 견우라고 하죠.
뻐꾸기둘
21/08/13 11:54
수정 아이콘
뭔가 드라마 시놉 같군요.
박보검
21/08/13 11:58
수정 아이콘
개년 문제집 이라니
Zakk WyldE
21/08/13 12:13
수정 아이콘
월급 각자관리 + 집안일 절반씩

이혼할때 편하겠군요?
21/08/13 12:35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생각.. 진짜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이라면 공동관리할텐데.. 각자 관리하면 목돈 모으기 쉽지 않거든요. 뭐 제생각이긴 하지만
21/08/13 12:34
수정 아이콘
90년대 일본 영화 느낌 나네요
밀로세비치
21/08/13 12:49
수정 아이콘
너무 좋네요 이런이야기....부럽기도 하구요
21/08/13 13:21
수정 아이콘
무슨 문제집?
운운이
21/08/13 13:21
수정 아이콘
제 스토리랑 꽤비슷...
에이치블루
21/08/13 13:27
수정 아이콘
야 이건 대놓고 피꺼솟 바이럴
해질녁주세요
21/08/13 14:23
수정 아이콘
이거보다 더 드라마적인, 정말 드라마 만들어도 될 정도의 운명적 결혼스토리를 알지만 그 커플 이혼했네요.
뭐 악연도 운명적 만남이니까...
21/08/13 14:57
수정 아이콘
서로 면접 풀 메이크업 상태로 재회하다니 드라마틱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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