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지니어스를 어젯밤에 봤습니다. 스포 피하려고 게시판도 안들어왔구요..

일단 게임 자체는 정말 재미 없었습니다.. 재밌게 흘러갈수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들 연합을 하니
재미가 없게 진행이 되었고, 임은 내가 알던 그 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답답해 미치겠더군요.. 불멸의 징표를 넘겨준 건 그렇다치더라도
아니 5개밖에 안되는 폭탄을 그렇게 낼름 넘겨주고 계속 교환을 해주면 당연히 5인쪽은
금방 완성하고 자기는 늦을 수 밖에 없죠............그런데 그걸 폭탄을 주면 어떻게 합니까..

그나마 불멸징표와 데스매치 관련해서 배신의 연속으로 정말 [그나마] 볼거리가 좀 생겼고
그런데 이두희의 하드쓰로잉으로 데스매치도 완전 노잼.. 방송분량 안나오게 엿먹으라고 던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아 물론 뒤에 화내는 거 보니 그게 아닌 건 알긴 알겠는데..암튼 그렇게
플레이하면 안되죠. ㅠㅠ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 에 대해 살펴보자면
게임을 제일 못한 건 임요환이고 이상민이 제일 잘했고 이두희는 동정과 자업자득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자업자득을 택해버렸습니다. 사업하다 사기당했다는 얘기하던데 고개가 끄덕여지는게
실제로 이런 타입이 사기를 잘 당합니다. 이상한데서 신뢰포인트를 찾고, 라기보다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자기 유리한대로 생각하다보니 뒷통수를 맞게 되는거죠.


1. 신분증을 숨기면 안되는가?

이 게임은 신분증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미리 공시를 했고 실제로 홍-이는 서로의 신분증을 바꿔서
서로 배신할 수 없게 만들려고까지 했습니다. 즉 게임 내에서 신분증 양도가 허가되어 있는 상황.
애초에 신분증의 존재를 별도로 만들어 놓은 것 자체가 게임 내에서 게이머가 아닌 신분증이 효력을
가지게 하여 타인의 신분증을 양도받거나 교환하거나 하는 등 이동을 전제로 하는 룰이었죠.

그런 신분증을 부주의로 잃어버린 것은 이두희의 잘못이죠..-_-

참 긴 시간 배제되어 버린 이두희의 상황이 웃기게 되긴 했는데 (더군다나 이두희 아웃으로
소수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두희가 가지고 있는 자원들은 독점이 불가능해짐..-_-)
게임 자체가 망가져 버렸으므로 방송분량을 위해-_- pd가 개입을 해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게임내 룰적으로는 딱히 잘못이라 보기 힘듭니다.


2. 이상민의 제의를 뒷통수친것.

이건 이두희가 잘한거죠. 사실 빡쳐있던 상황에서 이상민의 능글능글한 멘트도 참 대박이었다고 생각하고..
이상민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으면 이상민은 진짜 불멸의 징표는 유지, 가짜 징표쓰면서
팀원들에게서 우승을 양보받음, 홍진호-이두희 단두대 매치를 시키면서 이두희가 임요환을
불명징표 대상으로 찍기까지 했으므로 다음 라운드에서도 연합불가..라는 실로 라이어게임 요코야급
발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두희가 최소한의 자존심/머리가 있는 인간이었다면 이미 불멸의 징표를 받은 상황에서
그렇게 할리가 없죠. 제가 이부분을 똑똑히 안봐서 이상민이 '네가 홍진호를 찍으면 불멸 줄께'라는 건줄 알고
홍진호를 찍고 이상민에게서 불멸을 받아 임요환을 찍지 않고 조유영이나 노홍철을 찍어서
홍진호와 데스를 시킨다..정도를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이상민이 약속만 받고 먼저 넘겨줄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나 불멸(가짜)를 이미 받았던 상태라 생명징표없는 조-노를 찍었죠. 유야 안중에 없으니..
그나마 이날 제일 볼만했던 부분. 이건 이두희가 잘한거죠.

이상민은 사실 별로 할말이 없었죠 애초에 가짜를 주기까지 했고..-_-

그게 아니더라도 애초에 이은결도 이런식의 거래를 이미 배신당한 적도 있고
신분증을 숨긴다는 게임외적 룰에 의해 배제된 이두희가 게임외적 합의를 꼭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이상민도 임요환에게 공유하자는 합의를 배제하고 징표를 획득했으니까요.

그런제 이두희는 이 때 이미 은지원에게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않게 해준 건데
(본인도 그런 배신의 룰에 들어섬으로써) 나는 하지만 너는 안된다, 나는 아직도 피해자다 라는 건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의한 거고 이상한 신뢰포인트죠. 뭘 근거로?


3. 은지원을 믿어서는 안되었음

라기보다 은지원이 자길 도와줄거라 믿는 이유가 말이 안되죠. 사석 전화? 아니 끽해야
방송에서 처음 만난 사이에 전화한통한게 어쨌단 건가요..애초에 방송인 연합이 왜 연합인데요.
자기보다는 훨씬 관계가 깊은 도와줄 이유가 있는 인맥들이죠.

그리고 자기 도와줄 사람이 신분증을 왜 숨겨요-_- 앞뒤가 안맞는데.

전화를 받아서 믿었었더라도 그게 시간적으로 먼저인 이상 오늘 신분증 뺏겼을 때 그걸 접었어야 하는 거고
(옛날 친구였다고 돈빌려주고 못받고서도 또 보증서주는 것과 같은 사기피해자들의 심리)
이건 솔직히 은지원이 내편을 들어줘야 내가 이길 수 있으니 얘가 나 도와줄거야 라는
도피와 같은 믿음, 맹신이죠. 홍진호가 지적을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신분증을 숨겨서 미안해서 도와준다? 아니 본인이 이상민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척 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은지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던 시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통수치고
조유영을 찍었을 때 이미 은지원은 더이상 이두희에게 미안해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처음부터 미안해할 필요가 없었지만 (게임이니까) 아무튼 얼굴맞대고 하다보니 미안해질 수도 있긴하지만
이두희도 뒤늦게라도 이건 게임이니까 라고 게임의 룰을 스스로 선택했죠. 그런데 왜 이제와서 다시
'인간적 신뢰'를 들이대려 하나요. 아전인수죠. 내가 피해자였으니까 나는 배신한번 때려도
너희는 나를 또 배신해서는 안돼...라는 건 웃기는 소리입니다.

이상민 말대로 홍찍고 임찍었다 가짜였다 이러면 천하의 바보지만 아무튼 난 바보같이 게임의 룰이 아닌
신뢰의 룰을 따랐으니 그걸 배신한 사람들에게 화를 낼 수 있지만 (제 기준엔 이것도 웃기지만..적어도 본인 안에서는 일관됨)
그것도 아니면서 화를 내긴 왜 냅니까 자기 멍청한 걸..

은지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조유영을 돕는 게 너무 당연합니다. 여기서 이두희 편을 들면
그건 조유영에 대한 더 큰 배신이죠. 이두희는 은지원은 당연히 조유영 편이라고 전제하고 게임을
했어야 합니다. 정상적인 게임이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암전게임입니다..상대팀에 스파이가 있더라도 그 사람은 배제하고 전략을 세우면
스파이가 전달해줄 수 있는 정보도 자기 자신의 넘어감 안넘어감 밖에 없어요.
그런 스파이는 본인도 가지고 있고 말이죠.

정상적인 게임 운영을 하면 이길 수도 있는 게임을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리니 참...

믿는다는 핑계로 날로 먹으려다 망한거죠.


4. 결론

그래서 결론은 이두희가 한번 잘하고 두번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두희가 잘못했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