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김경훈을 찾아가서 자신과 사형수 주고받는 교환을 통해서 7점을 달라고 했다.
여전히 김경훈의 손에는 사형수가 남는채로 말이다.
이준석은 어차피 탈락하는 김경훈이니까 연합에 한방이라도 먹이고 탈락하라고 했고,
데스매치를 임요환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는 이유로 김경훈에게 이런 제안을 한다.
하지만, 김경훈은 이 제안을 들어주지 않는다.

이준석은 다수 연합이 맘에 안든다는 이유로 이런 제안을 했지만,
사실 이준석이 자신의 단독 우승을 포기했다면, 다수 연합에게 한방 먹이는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바로 김경훈과 비공식 교환만 했으면 되는 일이다.

김경훈의 사형수 카드와 자신의 카드를 교환하고 이준석은 유유히 4점을 먹기 위해 공식 교환하는 곳으로 간다.
자기보다 먼저 교환을 했던 두사람이 나올때, 이준석은 그들에게 공용 카드를 받고, 자신의 사형수 카드를 그들에게 넘긴다.
그들에게 넘어간 사형수 카드는 연합의 전략대로라면 어느 누구도 확인을 해보지 않는다.

이준석이 교환을 마치고 나올때 받는 카드는 자신이 넘겼던 사형수 카드가 아니라,
다음에 교환하러 들어올 사람의 카드이다. 귀족 아니면 시민이라는 것.

이준석은 김경훈을 구제하면서도, 다수 연합이 사형수 카드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들고 있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것이 자신이 벌인 짓이라는 것조차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었다.
이준석은 연합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 4점이기 때문에 공동우승으로 데스매치 또한 면제된다.

다수 연합의 목적은 임요환 vs 김경훈의 데스매치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연합의 1명이 사형수가 되는 것만으로도 연합의 목적은 실패하는 셈이 된다.



끝나기 몇분 전에 김경훈과 임요환이 자신들에게 사형수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면 연합은 더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었다.
11명 모두가 공동 4점이라고 안심하고 있을때, 사실은 그 중에 한명은 사형수를 들고 있다고 한다면,
누구나 자기가 사형수일까 걱정되서 들고 있는 카드가 뭔지 확인해보고 싶어질 것이다.

김경훈, 임요환의 말을 단지 블러핑이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다가 연합에서 사형수가 나왔다면, 그것만으로도 통쾌한 장면이 됐을 것이다.
아니면 블러핑이 먹혀서 모두가 카드를 확인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는 것도 즐거웠을 것이다.
그 와중에 사형수 카드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을때, 최정문처럼 포커페이스로 이건 사형수가 아니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넘기는지 보는 것 역시 흥미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준석은 이런 모든 가능성을 다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단독우승, 김경훈은 사형수로 데스매치라는,
그다지 김경훈에게 끌리지 않는 선택지만을 제시했다가 이상민을 막지 못하고 데스매치까지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