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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01 17:54:07
Name 나라키야
Subject [전자신문] 게임올림픽 'WCG' 현장을 가다(4)유럽
[전자신문 2003-10-01 11:02:00]


유럽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각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지만 화폐를 ‘유로’로 통합하면서 거대한 하나의 국가처럼 움직이고 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도 인포그램스, 비벤디, 테이크투, 유비아이소프트, 티투스 등 세계적 게임개발사와 배급사를 배출하며 전세계 게임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유럽이 이처럼 세계 게임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배경에는 세계적 문호와 예술가들을 배출해온 뛰어난 창의성(creativity)을 게임분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 뮤지컬, 미술 전시회 등 뛰어난 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게임 시나리오 기획력과 창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은 게임 시장 규모면에서는 미국에 비해 크게 뒤지지만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면에서는 미국에 버금가는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2002년 기준으로 유럽의 전체 게임시장 규모는 85억달러에 이른다.

 대륙마다 유행하는 음악과 패션이 다르듯 유럽 게이머들은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같은 콘솔 게임을 주로 즐긴다. 비디오 콘솔 게임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어설 정도. 초고속 인터넷망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누리는 것과는 매우 대조되는 부분이다.

 장르별로 보면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와 같은 전략적 시뮬레이션 게임에 대한 인기가 높은 반면 유럽에서는 ‘카운트스트라이크’ ‘언리얼 토너먼트’ 등과 같은 일인칭 슈팅 게임의 지지도가 높은 편이다. 또 전통적으로 축구 강국인 유럽에서는 아웃도어 스포츠 활동에 그치지 않고 축구 게임인 위닝일레븐, FIFA 시리즈를 즐기고 있으며 게이머들의 실력도 세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인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은 축국 등 오프라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 만큼이나 높다. 유럽에는 이미 CLP Euro, ESWC(eSports world cup) 등 게임 대회들이 연중 펼쳐져 ‘게임을 한다’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저마다 유럽 랭킹을 보유하고 있다. 이때문에 세계 게임 올림픽으로 자리잡은 WCG에 대한 유럽인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WCG 2003 본선에 출전할 각국 게이머들의 예선이 펼쳐진 곳은 서유럽 13개 국가, 동유럽 12개 국가 등 총 25곳에 달했으며 예선전에 참가한 인원만도 30만명이 넘는다. 대회 규모가 급성장한 것 뿐만 아니라 올해까지 3회에 걸쳐 한국에서 게임 올림픽인 WCG가 열리면서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WCG 본선에 입상해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자 하는 게이머들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 대회 기간 동안 한국을 다녀간 게이머들의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인 크리스토프는 “WCG가 열리는 한국의 게임대회 규모와 프로게이머들의 플레이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본선대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해 앞선 e스포츠문화를 직접 체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CG, 유럽 국가대표 친선 대회 이모저모

지난 26, 27일 양일간 프랑스 파리의 끄니트(CNIT) 컨벤션센터에서는 WCG에 출전할 유럽 각국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합을 펼치는 ‘WCG 2003 유로 사이버 게임즈’가 열렸다. 오는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03 본선 대회에 앞서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19개국의 200여 명의 각국 국가대표 선수가 참가해 저마다 실력을 점검했다. 특히 유럽은 대륙별 친선 대회를 갖는 유일한 곳으로 각국 게임관계자들과 취재진도 대거 참석해 ‘WCG 유로사이버게임즈’가 유럽 최대의 게임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본선 종목에는 따로 없으나 우승팀에게 한국 본선 대회 초청권을 제공한 여성 카운트스트라이크 대표팀. 한국 초청권을 따내기 위해 자비를 털어 프랑스까지 온 각국 여성팀들은 당초 예정시간을 6시간이나 넘긴 새벽 3시까지 열띤 경합이 펼치며 WCG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또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프랑스의 유명 프로게이머인 베르트랑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그의 경기가 있을 때면 수백명의 관중이 베르트랑의 게임 ID인 ‘엘키’를 연호하며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베르트랑을 응원했다. 베르트랑은 프랑스 예선전 7경기에 이어 이번대회 4게임에서도 모두 승리하며 WCG2003 본선 우승 전망을 밝게했다.

 프랑스 대표인 베르트랑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게이머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을 무척 부러워하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난 2번의 WCG 대회에서는 아쉽게 결승전과 4강전에서 패했지만 이번에는 준비를 많이 한 만큼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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