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8/03 13:48:45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838421229
Subject [일반] <비상선언> - 더 괜찮을 수 있었던.(강스포)

<비상선언>을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괜찮을 수 있었던 아쉬움이 좀 엿보이는 영화라고 생각이 드네요. 더 좋은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비상선언>의 장점을 몇 가지 먼저 뽑아보자면 첫번째로는 초반부의 강렬함이 있습니다. 일단 '생화학 테러'와 그로 인한 상황들이 굉장히 괜찮게 묘사가 됩니다. 이건 두번째 장점과 연결이 되는데요, 임시완 배우의 연기에 있습니다. 중반부까지 '사연 없는 악역'의 캐릭터로서 임시완 배우의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개인적으로 퇴장까지도 꽤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보통 인물, 특히 악역을 묘사할 때, 어떤 인물의 충격적 행동으로 묘사를 시작하고선 중반 이후에 그 충격적 행동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인물을 퇴장시킴으로써 꽤 괜찮은 캐릭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선악 대결보다는 재난 자체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중후반부가 되구요.


이렇게 괜찮은 인물 설정을 쌓아올리는 초중반부 까지의 긴박함은 꽤 괜찮습니다. 지상에서의 추적과 하늘에서의 대응, 개인적으로 악역과 부기장(김남길 배우가 맡았습니다.)이 대면하는 장면까지는 꽤 괜찮은 범죄-재난 영화로써 기능합니다.


다만 그 이후로 영화가 조금 아쉽습니다. 재난 영화, 하면 저는 '인간 군상의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족의 이야기, 인물들의 다양한 행동방식과 그에 따른 드라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어느 정도, 재난 영화에는 신파가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 영화의 신파는 그렇게 퀄리티가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좀 튀어요. 질감이나 혹은 들어가는 방식이. 인물의 행동 동기는 괜찮지만, 인물의 전사를 들여다보는 순간 영화가 루즈해지고 지루해집니다.


또 다른 단점은 영화의 핍진성과 관련된 부분인데요. 물론 영화에서 바이러스는 뭐 개인차도 있고, 접촉의 차이도 있고, 다양한 차이로 인해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영화 상에서의 묘사는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게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쉽게 말해서 어느 순간, 영화의 내용을 어느 정도 합의해버리면서 긴장감이 탁 풀리거든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 대자본 블록버스터가 어떤 선택을 하기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곳곳에서 나오면 알고 속는다고 쳐도 영화 상의 일이 영화 안에서 그쳐버리거든요. 어느 순간 몰입을 방해하게 됩니다.


<비상선언>은 매력적인 소재와 좋은 배우를 가지고 화려하게 날아 올랐지만, 덜컹거림과 '괜찮을 수도 있었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더치커피
22/08/03 13:53
수정 아이콘
오 임시완이 메인 악역인가 보죠?
aDayInTheLife
22/08/03 14:00
수정 아이콘
네 임시완 배우의 연기는 좋더라구요.
서쪽으로가자
22/08/03 13:55
수정 아이콘
MBC FM4U에서 영화음악방송을 진행하는 김세윤 작가가, 게스트로 나오는 배철수의 영화음악코너에서 평하길,
앞 2/3은 "뻔하지만 재미있네"이지만 뒷부분은 "재미있지만 뻔하네"라고 하더군요.
재미있다는게 약간 예의상의 표현이라면, 쓰신 글과 일맥상통하는 내용 같습니다.
aDayInTheLife
22/08/03 14:01
수정 아이콘
조금 중반 이후 질척대는게 좀 느껴져서 아쉽더라구요. 재난영화에 신파는 불가분이라지만 좀 심한 느낌이 드는게…
SAS Tony Parker
22/08/03 14:10
수정 아이콘
배댓중에

임시완 퇴장하면서 같이 나가면 됨 이게 있더군요 크크크크
aDayInTheLife
22/08/03 14:1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전반부가 좋은 만큼 후반부가 아쉽더라구요.
크림샴푸
22/08/03 14:28
수정 아이콘
한산 4DX 돌려내라!
aDayInTheLife
22/08/03 14:33
수정 아이콘
한산 4dx는 저도 못봐서.. 탑건은 4dx 봐야했는데ㅠㅠ
SAS Tony Parker
22/08/03 15:17
수정 아이콘
4D 꼭 보세요
난엘리
22/08/04 09:32
수정 아이콘
그나마 비상선언 4dx효과가 좋아서
스토리랑은 별개로 4dx는 호평입니다.....
22/08/03 15:00
수정 아이콘
감독이 비행기를 잘 띄웠는데 착륙시키는 방법을 몰라요 ㅜㅜ
aDayInTheLife
22/08/03 15:02
수정 아이콘
ㅠㅠ 딱 그 표현을 마지막에서 쓰려다가 말았네요. 흐흐
22/08/03 15:10
수정 아이콘
2회차는 4dx로 봤는데, 바이러스가 어찌나 향이 좋던지 바이러스가 퍼질 때마다 향기 뿜뿜 크크

영상통화 장면만 없어도 체감되는 신파는 훨씬 적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후일담 장면의 화면이 너무 뽀얘서 다들 천국에서 만난건가 순간 놀랐네요 후후
aDayInTheLife
22/08/03 15:16
수정 아이콘
후일담이 딱히 필요했을까 싶기도 하고, 또 좀 영상통화는 과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희생이라는 테마가 좀 나쁘게 제시된거 같은게 제일 아쉽더라구요. 그나저나 벌서 2회차시라니 크크
22/08/03 15:23
수정 아이콘
개봉 전 시사회로 먼저 봐서요 크
일반관 보다는 4dx관에서 확실히 더 몰입할 수 있는 소재의 영화였습니다.

주인공 보정이 좀 심해서, 김남길은 좀비인줄...크
십만전자
22/08/03 20:28
수정 아이콘
초중반부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
비행기 회항시점부터였나 좀 지루해지더니 화상전화씬부턴 '아 왜 이 영화 평이 별로인지 알겠다'싶더군요.
aDayInTheLife
22/08/03 20:46
수정 아이콘
너무 길다.. 는 느낌이 그 근처부터 들더라구요.
22/08/03 23:31
수정 아이콘
스포있는글이니까 쓰자면
송강호 와이프가
우리 착륙하지 말아요 할때까지는
영화가 짜증은 나도

감독이
한재림이라는 이름값을 하느라

그 지루한 상황들을 어떻게든 극장에서 안 뛰쳐나가게 잡고 있었다면
그거 보고 참던 마음이
이병헌 딸의
아토피 친구에게 전염시킬까봐 걱정했다 운운에서
으아아아아 소리가 마음속에서 저절로 나왔습니다
차인표의 짤이 생각나더군요

차라리 비행기 사람들이 빡쳐서
다같이 죽어보자하고 서울공항으로 다이렉트로 내려꽂는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났습니다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뻔~~~한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나니까 내가 생각한 새드엔딩보다는 낫다 싶은...
aDayInTheLife
22/08/03 23:44
수정 아이콘
오락영화로써 해야할 결말이 있는 셈이니까요. 그걸 감안해도 저는 신파가 문제라기보단 그 퀄리티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Rorschach
22/08/04 13:11
수정 아이콘
실제로 임시완 죽는 시점, 좀 더 봐줘서 회항 시점 까지는 제법 볼만했어요. 그 뒤가 해도 해도 너무해서 그렇죠 크크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시간'만 따지면 토르, 외계인, 한산 보다 비상선언이 더 길었습니다. 위에 말 한 대로 앞 부분은 재밌었거든요;;;
하지만 뒤에서 마이너스가 너무 큼...
aDayInTheLife
22/08/04 13:13
수정 아이콘
임시완 배우의 퇴장까지는 긴장감도 치밀함도 설득력이 있는데 갑자기… 개인적으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너무 많이 쓰인 거 같아요. 긴장감과 치밀함이 어느 순간 그렇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죽어버렸…
Rorschach
22/08/04 13:45
수정 아이콘
회항하는 시점부터는 결말까지 다 그려지고 나리타씬 빼면 예상그대로 진행이 되는데 심지어 그게 늘어지고, 또 말씀하신대로 기계장치의신도 너무 많았어요. 게다가 나리타 관련씬은 싹 빼는게 나았을 정도로 이게 뭔가 싶었으니...

회항 이후 부분만 놓고 보면 뺑반 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aDayInTheLife
22/08/04 13:48
수정 아이콘
뺑반, 외계인... 다 거른 영화군요 크크크 영화 블로그도 하고 영화 글 자주 올리는데 이런저런 소위 말하는 '망작'들 보려고 해도 무서워서 못 보고 있습니다. 크크크
한국영화들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올랐다. 라고 생각하지만 올해 생각해보면 아주 결점이 안 두드러지고 재밌게 본 영화가 딱 기대치만큼 해줬던 범죄도시 2편과 헤어질 결심 밖에 없긴 하네요. 한산은 무난했고, 브로커도 아쉬웠고, 비상선언도 더 괜찮을 수 있었던 결점들이 보이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229 [일반] [역사] 괴뢰국가 만주국의 최고 학부 건국대학의 조선인 유학생들 [13] comet219070 22/08/05 9070 16
96227 [정치] 개혁의 명분, 민주당의 세계관, 그리고 이재명 [76] 토루15387 22/08/05 15387 0
96226 [정치] 이준석 “내가 직접 법적 대응…가처분신청 후 회견할 것” [188] 카루오스19344 22/08/05 19344 0
96225 [일반] [국제정세]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 타임라인, 그리고 그 파장 [98] Nacht14955 22/08/05 14955 24
96224 [정치] 이재명의 말 바꾸기를 보니 그 끝이 보이는거 같습니다. [255] 마빠이20134 22/08/05 20134 0
96223 [일반] 갤럭시 버즈 2 프로 렌더링, 사양, 가격 유출 [51] SAS Tony Parker 11061 22/08/05 11061 0
96222 [정치] 갤럽의 이번 주 조사가 나왔습니다. [435] 26607 22/08/05 26607 0
96220 [정치] 한국은 영접 ‘0명’ 이었는데…日, 외무성 부대신이 펠로시 맞아 [188] 잉명20700 22/08/05 20700 0
96219 [일반] 쉬지 않고 40분 달리기에 성공했습니다... [34] 우주전쟁16526 22/08/04 16526 21
96218 [정치] 펠로시 만나려다 바닥에 내팽개쳐진 이용수 할머니.."정신적 충격 심해" [70] 만월19991 22/08/04 19991 0
96217 [일반] (풀스포) 탑건: 매버릭, '친절한 매버릭 투어' [28] Farce8418 22/08/04 8418 15
96216 [일반] (스포일러) 비상선언 - 불쾌한 강요 [40] 어서오고12749 22/08/04 12749 16
96215 [정치] 아아.. 자랑스럽습니다 자랑스러워.. [459] 대장햄토리37712 22/08/04 37712 0
96214 [정치] 대통령실, ‘건진법사’ 의혹에 “어떤 정부에나 있는 현상” [115] 밥도둑17676 22/08/04 17676 0
96213 [일반] 피라미드 상공에 뜬 블랙이글스 비행팀 [23] 어강됴리10102 22/08/04 10102 2
96212 [정치] 똥 싸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다르네요 [106] 크레토스18505 22/08/04 18505 0
96211 [일반] 짧은,탑건-일반 / 한산-4dx 관람후기 [10] Lord Be Goja7968 22/08/04 7968 0
96210 [정치] 하태경 "국회의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226] Odin25959 22/08/04 25959 0
96209 [정치] 중도층의 현정부 우려점 [38] 가나다12095 22/08/04 12095 0
96208 [일반] AMD Ryzen 7000, 8월 29일 발표/9월 15일 출시? [26] Nacht7100 22/08/04 7100 2
96207 [정치] 펠로시 의장 측 의전관련 메시지 나왔습니다 [523] Tiny31837 22/08/04 31837 0
96206 [정치] 윤석열의 방한하는 펠로시와 접견여부가 또 논란이네요. [1077] 앙겔루스 노부스50574 22/08/03 50574 0
96204 [정치] 국민의 힘 상임전국위 5일·전국위 9일 개최 [142] 카루오스17052 22/08/03 1705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