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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5/21 01:31:35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범죄도시2> 2절과 뇌절 사이 (스포) (수정됨)
※ 이 글은 영화 <범죄도시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재밌다

<범죄도시2>는 재밌다. 마지막 장면까지 재밌더라. 이 영화에 대해 한 줄 평을 하자면 '1편의 매력을 잘 계승한 훌륭한 오락 영화'라고 쓸 것 같다.

마석도는 여전히 슈퍼히어로 같았다. 그가 휘두르는 주먹은 터미네이터 같은 묵직함이 있다. 이를 두드러지게 연출한 촬영과 사운드의 결합도 훌륭하다. 어찌 보면 고전적인 타격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타격감은 여전히 유효하고, 마석도의 매력과 어우러지면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진짜 뻥뻥 터지는 타격감이 끝내준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유머도 좋았다. 마석도라는 캐릭터를 기반에 둔 유머들은 익히 아는 맛이지만, 여전히 재밌더라. 안정적인 맛을 선사하는 유머들이 자칫 심각하게 흘러갈 수 있는 영화의 무게 중심을 편안한 쪽으로 옮겨준다. <범죄도시2>가 범죄 영화지만, 누아르는 아니지 않은가. 이 지점에서 <리썰 웨폰>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다. 뻔뻔한 표정으로 어이 없는 상황을 연기했던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모습이 문득문득 떠오르더라.

리얼리즘과 판타지 사이

너무 리얼하면 대중성을 얻기 어렵다. 훌륭한 범죄 누아르이지만, 두기봉 감독의 <흑사회> 시리즈를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많이 추천했고, 많이 욕먹었....) 반대로 너무 판타지로 흘러가도 별로다. 특히 범죄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우리나라 관객의 취향상, 과도한 판타지는 환영받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적당히 리얼하면서도, 적당히 판타지가 섞여야 한다. 이 균형을 잡지 못했던 범죄 영화들이 떠오른다. <청년경찰>이라든가, <마약왕>이라든가...

<범죄도시>는 1, 2편 모두 이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했다. 소재는 리얼하게, 디테일은 판타지스럽게. 영화에 등장하는 범죄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게다가 그 범죄 장면을 과감하게 보여줌으로써 리얼함과 공포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사람이 마석도다. 슈퍼히어로. 리얼한 범죄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너무나도 판타지스럽다.

<범죄도시2>는 뭉개고 갈 수 있는 부분을 거리낌 없이 뭉개고 간다. 예를 들면 납치 당한 최춘백을 발견하는 장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어쨌든 영화에서는 그걸 해냈다고 치고 넘어간다. 마지막 버스 클라이맥스를 위해서. 이 지점에서 리얼함을 추구하는 게 옳을까? 오락 영화에서? 아니다. 나는 이런 뭉개기야 말로 영리한 각본의 모범이라고 생각한다.

2절과 뇌절 사이

<범죄도시2>는 재밌다. 재밌지만,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아니, 아쉬움이라기보다는 걱정이라고나 할까? 1편과 비슷한 캐릭터 구성, 비슷한 전개, 비슷한 결말... 그게 이번까지는 먹혔다. 그런데 다음에 또 이러면? 그래도 먹힐까? 노출이 잦으면 식상함을 피할 수 없다. 2편에서도 아슬아슬햇다. 2절과 뇌절 사이라고나 할까? 뇌절까지 가진 않았지만, 다음에 또 이러면 명백하게 뇌절이 될 것 같은 기분. <범죄도시2>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3편이 더 기대된다. 과연 뇌절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투캅스> 시리즈와 <공공의 적> 시리즈를 뛰어 넘는 한국 최고의 형사물 시리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덧. 타격감이 좋긴 한데 사운드가 좀 과한 면이 있더라. 정말 마동석 주먹에서 총소리가 난다;;;

덧2. 이 시리즈가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얼마나 매력적인 빌런을 창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강해상은 장첸에 비해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다. 눈빛도 액션도 강렬했지만, 서스펜스를 유발하진 못했다. 반면 장첸은 확실히 분위기로 조지는 능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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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률
22/05/21 02:13
수정 아이콘
영화 본 분들마다 주먹에서 총소리가 난다고 하시니 대체 어떤소리가 나길래 그러나 궁금해지네요 크크
스타나라
22/05/21 12:17
수정 아이콘
샷건 소리?
일모도원
22/05/21 12:49
수정 아이콘
총보단 진짜 만화에서 나와는 퍼~억~! 하는 효과음이 크크크.
탈리스만
22/05/23 06:48
수정 아이콘
하스스톤급 타격감입니다.
22/05/21 05:04
수정 아이콘
장첸은 3명이기 때문에 더 빛났기도하죠.
처음에 살인저지를때 3명이 저렇게 덤비면 방어도 못하고 죽겠구나 하고 아찔하더라구요.
그 선을 못넘으면 전설의 17대1이되서 조롱되겠지만요;;
알파센타우리
22/05/21 06:27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급결말이 나버리는거 같아 살짝 아쉽더군요.강해상이 저지른 짓거리를 보면 걍 죽을때까지 쳐맞아도 분이 안풀릴 정도인데
마석도 펀치가 너무 세다보니 몇대맞고 뻗어버려서......속으로 더패라 더패라! 이러고 있었음.......
광개토태왕
22/05/21 07:43
수정 아이콘
내용이 뻔한건 있는데 돈값은 분명히 하는 영화 입니다.
마스터충달
22/05/21 11:57
수정 아이콘
근데 요즘 극장 넘 비싸던데요 ㅜㅜ
비뢰신
22/05/21 12:20
수정 아이콘
진짜 주먹에서 샷것 소리가 그런데 그게 찰떡
붕어싸만코
22/05/21 12:58
수정 아이콘
집 근처 메가박스 조조가 만원이더라구요...
[조조로 볼까?!] 하다가 어제 멈칫했는데...
내일 조조로 볼까?! 고민 좀 해야겠네요.
앗!힝!엨!훅!
22/05/21 14:25
수정 아이콘
오히려 주먹 사운드가 타격감이 느껴져서 더 좋았습니다. 흐흐
더치커피
22/05/21 22:36
수정 아이콘
백화점에서 공범 도망가려다 에스컬레이터 땜에 다시 돌아와서 마석도한테 막타 맞고 뻗는 거
장이수가 위장결혼 알선하다가 마석도한테 들키는 거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크크
마스터충달
22/05/21 22:37
수정 아이콘
저도 에스컬레이터가 제일 재밌었습니다 크크크
의문의남자
22/05/22 01:11
수정 아이콘
빌런이 너무 약했어요. 다음건 좀 강했으면
22/05/22 08:39
수정 아이콘
3편은 엄청 머리좋은 범인이 마동석을 살살 약올리고 계속
조롱하고 희롱하다가 결국 잡혀서 개처럼 맞고 잡혀가다가 탈출 하면서 4편 을 알리면!!! 약할려나요...

힘캐가 나와서 마동석과 치고박고 하는건 뭔가 상상이 안되는;;
마스터충달
22/05/22 09:00
수정 아이콘
요거 언젠가 함 나올 듯요
위르겐클롭
22/05/22 09:32
수정 아이콘
어제봤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장면도 재미없는 부분이 없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본거같습니다. 아직까지 두번 반복이라 먹히는걸수도 있긴한데 일단 마동석이라는 배우에게서만 나올수 있는 그 특유의 타격감(이게 단순히 소리뿐 아니라 마동석의 몸집에서 오는 시각적효과까지 더해져서 나오는 타격감이라고 봅니다)과 괜찮은 유머코드들(에스컬레이터씬, 누가 5야? 등 특히 장이수라는 캐릭터가 개그캐로서 완벽하게 구축되었다는 점) 그리고 좀 약했다고는 하는데 저는 빌런으로서 손석구의 연기가 매우 좋았어서 끊임없이 나올 다양한 빌런들(3편에서는 이준혁이 aka 서동재 나온다고 하더군요 잘생긴 미친x을 보여주지 않을지)로 무슨 맛인지 다알지만 매년 먹어도 맛있는 맛으로 구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22/05/22 09:50
수정 아이콘
아는 맛!
22/05/22 11:59
수정 아이콘
내가 아는 바로 그맛!
김하성MLB20홈런
22/05/22 15:27
수정 아이콘
어제 보면서 강해상이 확실히 장첸보다 약한거 같긴하네 하다가 후반 도주하다가 의경들 찌르고 얼굴 부르르 떠는 씬에서 너무 소름돋았습니다;;
장첸은 분위기와 캐릭터설정이 너무 강력했던거고 악함에 대한 연기력은 강해상도 전혀 안밀렸다고 생각합니다.
탈리스만
22/05/23 06:47
수정 아이콘
저도 똑같이 느꼈습니다. 최후전투에서 털린건 장첸도 마찬가지였고
도라지
22/05/23 16:34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입니다.
강해상이 결국에는 쳐맞을걸 아니까 그렇지, 다른 범죄영화였으면 소름돋으면서 봤을거 같습니다.
네오크로우
22/05/23 20:59
수정 아이콘
누가 5야? 이거는 거북이 달린다에서 진짜 빵 터졌던 대사인데 여기서 다시 나와서 저는 어? 이거 그 영화 대사인데? 생각하는 와중에
다른 관객들은 아주 배꼽 잡고 웃더군요. 크크크
22/05/22 09:55
수정 아이콘
제가 아쉬웠던 점은 오히려 디테일한 연출, 대사들이었어요. 이 지점에서 웃어주세요 하는게 조금 티나거나 박지영님이 상가집에서 처음 등장하는 시점, 장이수의 반전 회상씬 등 편집에서 갑자기 위화감이 들 때가 있더군요. 여러모로 1의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확장팩 같은 느낌이었고 (그래서 3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스케일 (등장하는 조직 규모) 이 다운그레이드 되었지만 이 역시 약간 부족한 개연성과 함께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강해상은 장첸보다 못 하지만 손석구는 요새 너무 매력적인 배우라 캐스팅조차 영리했던 것 같네요.
투캅스나 공공의적1 도 생각납니다만 약간은 인정사정볼것없다도 생각나지요. 결은 많이 다르지만요. 어쨋든 한국/형사/액션/시리즈 영화의 정통 후계작이자, 새로운 희망이라고 봅니다.
카바라스
22/05/22 11:13
수정 아이콘
코로나 갈증이 해갈되는 느낌이라 약간의 버프도 있는듯
자존감
22/05/22 23:38
수정 아이콘
오늘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수많은 호평 덕에 너무 기대를 한건지 좀 밋밋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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