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0/13 13:29:59
Name Lord Be Goja
File #1 상.png (14.3 KB), Download : 63
File #2 주뮨.png (30.5 KB), Download : 22
Subject [일반] 압력솥으로 라면을 해본 후기 (의식의 흐름 주의)






사용 반년만에 온도조절이 고장나버린  10만원대 SK매직인덕션을 고치려다가 지방에서 서비스센터 이용하기가 너무 복잡한데다가 사용자과실입니다 땅땅! 해버리면 괜히 빡칠거같아 중국산을 인덕션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멀쩡히 10여만원을 버린샘이라.. 괜히 억울하니 뭔가가  억울하지 않습니까.그래서 이 울분을 풀려는데, 자주보는 유튜버가 압력솥을 요리에 쓸때의 장점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인덕션의 높은 화력과 압력솥의 특성을 같이 이용할수 있다면 요리가 정말 맛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압력솥을 일단 사기로 하고..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면요리는 강한화력으로 하면 쫄깃해진다는데,
실질적으로는 높은 열을 가해서 할수 있는 수단은 압력솥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끓는물은 100도,사람이 먹을수 있는 수준에서는 소금이 많이 들어가도 102도를 넘기가 힘드니까요.

그래서 라면을 해야겠구나! 하고 질게에 질문을 해봤는데 부정적의견이 역시 많았으며,유게에서도 슬쩍 물어봤더니 많은분들이 우려를 하셨고,그 근거도 상당히 납득이 가능했고,라면을 압력솥으로 끓인 후기나 동영상도 거의없었습니다.


일단 압력솥이 어제 먼저 도착을 해서..  기존에 있던 120도로 고정되버린 인덕션을 사용해서 라면을 끓여봤습니다.
압력솥은 5중구조의 스탠인데,제가 산건 2인용이라 내부 용량은 라면을 안부수고 넣으면 바닥이 꽉차는 수준이였습니다.

라면은 편의점에서 하나 산  무파마로 했고,이건 물을 550미리,조리시간을 4분30초 요구하는 제품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뚜껑을 닫고,압력레버를 잠근후 솥위의 압력알림 꼭다리가 작동할때까지 물을 끓인다음에  뚜껑을 열려고 보니까 압력을 빼면서 물이 상당히 날아가더군요.
그래서 물을 50미리정도 보충한후 면과 스프를 다 넣고 뚜껑을 닫고,압력레버를 잠근후 가열을 했습니다.
이때 압력솥의 압력알림 꼭다리가 처음 작동할때까지 약 40초가 걸렸으며,그 유튜버분께서 압력조리법에 대해 알려주신대로 꼭다리가 작동하면 인덕션을 끄고,20초쯤 기다렸다가 다시켜고,7초쯤있다가 다시 압력꼭다리가 작동하면 다시 끄고..(사실 불조절을 하라고 알려줬지만,제 인덕션은 온도조절이 고장났죠!) 이렇게해서 3분30초동안 조리를 했죠.
그리고 나서 바로 꼭다리를 제쳐서 압력을 빼는데!



TRmNacb.jpg

호엥엥.. 국물이 바로 무서운 기세로 흐르는 겁니다


udpvmnB.jpg
솥의 꽤 상단부분까지 국물이 올라왔던 자국이 보이네요.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압력에 의해 망가질거라고 말씀해주신 면은 멀쩡하더군요.

면의 질감은 예전에 나왔던 농심의 감자면이 생각나는, 쫄깃하면서 조금 특이한 질감이였습니다.
면에 힘있게 삶아진 스파게티부럽지 않더군요.
다만 국물이 매우 싱거웠는데,생각을 해보니까 일반적인 냄비로 조리를 해도 물은 증발하는건데,그걸 따로 보충한게 실패같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제 쓴 방법은 껐다켰다하는게 너무 번거롭고 뒤처리거리까지 생겼거든요.

오늘은 물은 더 조금 요구하는 열라면을 (500미리) 골랐고,조리시간 4분을 요구하는 제품이엿습니다.
이번에는 물이 압력점에 도달한후,라면과 스프를 넣고 다시 가열,역시 40여초후에 압력꼭다리가 동작한후에 그냥 방치를 해봤습니다.
그렇게 해서 3분후에 압력을 배보니까,수증기는 빠지지만 국물이 따라넘치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면은 어제거랑 별차이가 없었고,국물의 수준도 적당했습니다.

그래서
1.완전히 끓는물에,
2.재료를 넣고
3.압력꼭다리가 작동하면 불을 끄고
4.메뉴얼의 조리시간기준 75% 지점에서 압력을 뺀다
라는 저의 조리법을 만들었습니다.

단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점들이 있는데요

1.온도조절이 고장났어도 대부분의 가정용화기보다 압력점에 빨리 도달시키는 인덕션이라는 조리도구와 작은 가스버너는 다를수밖에 없다.
2.열을 오래보존하는 스탠재질압력솥과 스탠이 아닌놈은 당연히 특성이 다를것
3.특별한 실험이라 생수를 썼는데,수돗물도 같을까?? 또한 이런면이 다른 사람의 식성에도 맞을까??
4.원래는 냉면에 쓰고 싶은 방법이였는데,인덕션의 화력이 좋지 않으면(120도 디폴트고정된 인덕션은 40초나 걸렸는데,이정도면 얇은면은 조리시간이 끝) 압력점에 도달하기도 전에 면의 조리시간이 끝날거같아,냉면중에서도 특별히 조리시간이 긴 제품이나 냉동면에만 쓸수 있을거같다.

5.

mzZNUie.jpg




이 모든 사태를 촉발시킨 인덕션이 엄청늦게.. 그리고 잘못왔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올해는다르다
21/10/13 13:33
수정 아이콘
사진으로만 봐서는 노령층이 좋아할만한 면 같네요.. 잘익어서 부드러울듯
Lord Be Goja
21/10/13 13:35
수정 아이콘
퍼진면보다는 쫄깃한쪽에 가까운 식감입니다.일반 냉면같은 그런거..
BlazePsyki
21/10/13 13:36
수정 아이콘
승우아빠님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디쿠아스점안액
21/10/13 13:37
수정 아이콘
압력솥 다룰 깜냥은 안되지만,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21/10/13 13:44
수정 아이콘
라면은 불 켜기 전에 찬물에다 재료 한번에 다 때려넣고 끓이기 시작하더라도 상상하는 것보다는 최종 결과물이 얼추 괜찮게 나오는데, 처음부터 다 넣고 끓여보시는건 어떨까요?
콩탕망탕
21/10/15 14:48
수정 아이콘
제가 본 sc3님의 댓글 중에서, 가장 "비전문가"스러운, 한편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답변글 같네요.
숨고르기
21/10/13 13:48
수정 아이콘
오직 쫄깃함을 위해서라면 마무리 찬물샤워가 만고의 진리입니다
메타몽
21/10/13 14:06
수정 아이콘
실천력이 대단하십니다 크크크

그런데 국물에서 수분이 증발하면 국물이 짜야 정상인데 스프까지 같이 날아가버린 걸까요?
Lord Be Goja
21/10/13 15:23
수정 아이콘
아마 인쇄된 라면 레시피들이 증발하는 수분을 계산한 레시피같습니다.생각해보면 가하는 총열량이야 압력솥을 쓰건 그냥 냄비를 쓰건 같은데 압력솥은 밀폐되어있다가 한번에 분출되니까 과격하게 증발하는게 비쥬얼로 보일뿐 일반냄비랑 비슷한량의 수분을 날릴거같아요.
21/10/13 14:11
수정 아이콘
승우아빠는 빨리 이 컨텐츠 줍줍해야 크크크
유리한
21/10/13 14:26
수정 아이콘
한 십몇전전에 압력밥솥으로 떡볶이 하다가 증기 분출이 마치 불어팬 효과를 내는 바람에 천장이 떡볶이 국물로 도배된 짤을 봤었는데..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벌어지지 않았네용

다시 찾아보니 전기압력밥솥이었군요 크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9383
밤가이
21/10/13 14:26
수정 아이콘
면만 압력솥에 삶고 국물은 따로 끓이는 것이 설거지가 편하겠네요.
기사조련가
21/10/13 14:26
수정 아이콘
샤오미 미스토리 사이트에서 구매하셨군요.
기사조련가
21/10/13 14:28
수정 아이콘
추가로 처음에 압력상태로 물 끓이지말고 전기포트나 일반 냄비에 물 끓인 다음에 압력솥에 면넣고 물넣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흐흐
초식성육식동물
21/10/13 14:57
수정 아이콘
뚜껑열고 물 끓이신다음 면투하와 함께 뚜껑 닫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집은 압력밥솥으로만 밥을 하기땜에 국물냄새 배일까봐 못하겠어요..흐흐
21/10/13 16:39
수정 아이콘
대단한 요리 실천입니다
고등어자반
21/10/13 23:11
수정 아이콘
참 훌륭한 연구입니다. 저도 '압력밥솥을 이용한 쫄깃한 면발' 연구 설계에 대해 의견을 좀 보태자면

1) 압력밥솥 내의 온도와 기압은 2기압, 121도까지 올라가므로 조리시간이 단축되어야 합니다.
프로토콜에서 제시하신 75% 조리시간이 합리적인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하시는 가열도구의 화력의 정도에 따라 시간을 가감했으면 하는데, 가급적 시간을 줄이는 쪽을 추천합니다.

2) 연수는 글루텐을 약화시키므로, 조리시 경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경수는 에비앙이나 제주용암수 정도이겠지요. 경수를 사용하면, 맛은 몰라도 물성 측면에서는 보다 쫄깃한 면발이 구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조리시간 자체가 그리 길지 않고, 압력솥의 가열에 시간이 걸리므로 사전 가열을 추천합니다.
조리시간이 길어지는 요인은 아무래도 처음 국물을 가열할 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조리 시작 때 이미 끓고 있는 물을 사용하고, 압력솥 또한 뚜껑을 열어둔 채로 가열해 두었다가 재빨리 물과 라면을 섞은 후 뚜껑을 덮고 가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공적인 연구를 기원드리며, 후속 연구결과도 발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켜보고있다
21/10/14 16:41
수정 아이콘
무쇠맨이 맨날 하는거 본거같은데요 크크크크크 이걸 진짜 해보시다니!!
여기에있어
21/10/15 03:13
수정 아이콘
선생님 존경합니다.
콩탕망탕
21/10/15 14:48
수정 아이콘
엄청난 실험을 하셨군요.
이렇게 인류의 지식이 증가하는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3760 [일반] [팝송] 블리처스 새 앨범 "Take the Sadness Out of Saturday Night" 김치찌개6455 21/10/16 6455 1
93759 [일반] [위대한 수업] 오늘 피터 싱어의 4번째 수업이 있었습니다. [110] 통피10823 21/10/15 10823 6
93754 [일반] [뒷부분 약혐주의] 유튜브에서 찾은 시유 「숨바꼭질」 커버들 [6] 카페알파11249 21/10/15 11249 0
93753 [일반] 주린이의 애널리스트 리포트 읽는 방법 [19] 사랑하는 오늘9976 21/10/15 9976 17
93747 [일반] 노래로 이별을 기억하기 [37] seotaiji11374 21/10/14 11374 2
93744 [일반] 토스뱅크 사전신청 가입 대기가 풀렸습니다. [13] 맥스훼인10341 21/10/14 10341 0
93743 [일반] 날 끝장낼 비밀을 디지털로 보관해도 괜찮은 시대는 끝났나 [33] 오곡물티슈15025 21/10/14 15025 5
93742 [일반] 요양병원 54명 집단감염..."간병인이 확진 사실 숨기고 취업" [29] Leeka16992 21/10/14 16992 0
93740 [일반]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논문 쓰는 팁 [66] 해바라기25506 21/10/14 25506 67
93738 [일반] 고3 10월 모의고사 수학영역 공통, 미적분 4점 문제 리뷰 [68] 물맛이좋아요12729 21/10/14 12729 8
93736 [일반] 미스터 우마이, 고로상이라면 이해해 주실거야 + 안산(짤주의) [13] 판을흔들어라10398 21/10/13 10398 6
93734 [일반] 두번째 집을 샀습니다 [55] Goodspeed14038 21/10/13 14038 22
93732 [일반]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안 v3 진짜 마지막 파이널 최종본. hwp [98] 오곡물티슈20296 21/10/13 20296 6
93731 [일반] 압력솥으로 라면을 해본 후기 (의식의 흐름 주의) [20] Lord Be Goja12672 21/10/13 12672 9
93730 [일반]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 걱정대로, 예상대로 (스포) [19] aDayInTheLife9623 21/10/13 9623 0
93726 [일반] 격투기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23] 문재인대통령10149 21/10/12 10149 5
93723 [일반] 미국의 최신 핵잠수함의 비밀이 단돈 1억, 싸다 싸 [27] 오곡물티슈14154 21/10/12 14154 0
93722 [일반] 엄마에게 사랑해요! 라고 처음 말했습니다. [46] 엄마 사랑해요11271 21/10/12 11271 98
93721 [일반] 쿠팡이츠 파트너 한달 후기 [35] 트와이스 채영17199 21/10/12 17199 10
93720 [일반] 고전(?) 무협/판타지 소설 추천 10선 [66] Meliora18834 21/10/12 18834 8
93718 [일반] [역사] 언제나 큰손은 있었다 / 국내 증권시장의 역사 ② [5] Fig.115806 21/10/11 15806 9
93717 [일반] 미국/중국 부동산 시장, 철광석 가격 그리고 한국 경제 [15] kien.15580 21/10/11 15580 0
93716 [일반] 40대 초반 유부남의 일상 [50] 바람의 빛19077 21/10/11 19077 3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