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01 19:25:48
Name PKKA
File #1 포위.jpg (64.9 KB), Download : 79
Subject [일반] "8월의 폭풍"으로: 소련과 일본의 40년 충돌사-11





* 본인은 『8월의 폭풍』의 역자이자 연재소설 『경성활극록』의 저자임을 독자분들에게 먼저 알리는 바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5357299
https://novel.munpia.com/163398

11. 할힌골 전투: 포위당한 일본군

주코프는 7월 15일부터 제57특별소총군단을 근간으로 하여 지원배치된 부대들을 총괄해 지휘하는 제1군집단을 창설하여 휘하 병력을 재조직하였습니다.

7월 30일에 재편성을 마친 주코프는 관동군 제23사단과 여타 배치된 일본군을 일거에 섬멸할 작전계획을 고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코프는 제1군집단을 중앙집단과 남부충격집단, 북부충격집단으로 편성하였습니다.

남부충격집단은 제57소총사단, 제8차량화-기계화여단, 새로 배치된 제6전차여단(1개 대대가 빠짐), 제185포병연대의 1개 대대, 제11전차여단의 전차대대와 기관총대대, 대전차대대, 화염방사전차중대였습니다.

남부집단은 공세의 우익으로 남쪽에서 출발해 노몬한 축선으로 공격할 것이었습니다.

북부충격집단은 지원온 제82소총사단의 제601소총연대, 제7차량화-기계화여단, 제11전차여단의 2개 전차대대, 제82대전차포대대, 몽골 제6기병사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북부집단은 공세의 좌익으로 노몬한 호수 북쪽에서 공격할 것이었습니다.

주코프가 직접 지휘하는 중부집단은 제82소총사단의 제601, 602소총연대, 제36차량화소총사단의 제24, 제149차량화소총연대, 제5기관총여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중부집단은 정면공격을 가해 적을 고착견제하고 남부, 북부 집단과 공조해 적을 포위할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제일 많은 화포를 지원받아 대포병 임무도 수행할 것이었습니다.

군집단 예비대는 제9차량화-기계화여단, 제6전차여단의 1개 전차대대, 지원온 제212공수여단이었습니다.

총 전력은 병력 57,000명, 차량 634대, 기관총 2,255정, 전차 498대, 장갑차 385대, 항공기 515대였습니다. 예정된 공세 일자는 8월 20일이었습니다.

주코프는 철저한 보안을 위해 부대 지휘관들에 공세작전 며칠 전에야 작전 전체를 연락병과 연락장교를 통해서만 알려줘서 통신방수를 피했습니다. 또한 동계피복을 보급하며 소련군이 겨울까지 계속 대치상태를 유지할 것처럼 위장하여 일본군을 기만하였습니다.

관동군은 소련군의 기만에 속고 있었습니다.

관동군 정보장교들은 주코프가 공세를 위해 배치한 병력의 규모를 반이나 낮춰 보았습니다.

또한 소련군이 빠르게 대규모 공세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보았는데, 소련군의 수송역량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관동군은 소련군의 긴 보급선 때문에 대규모 병력을 분쟁지역에 집결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주코프는 치타에 있는 자바이칼군관구 사령부부터 수천 대의 트럭과 장갑차까지 동원해 계속 물자를 실어나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서 일본의 항공정찰도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8월 19일에 일본군 조종사들은 할흐강 서안에 소련군 차량이 밀집해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8월 20일까지 이를 보고하지 못했습니다.

관동군 제6군은 소련군이 전황을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8월 24일에 공세를 결정한 후, 일주일 동안 장병들에게 휴가, 외박, 외출을 허용한 터였습니다.

소련군의 공세는 8월 20일 아침에 포격과 공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남부충격집단의 제57소총사단은 일본군 방어종심을 10-20km 돌파했고 할랴스틴강 남쪽의 적을 포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6전차여단이 그 직후 할흐강을 도하해 제57소총사단과 합류, 돌파구를 통해 전과확대를 하면서 북부충격집단과 합류해 포위망을 형서하려 했습니다.

북부충격집단의 몽골 제6기병사단은 흥안군의 2개 기병연대를 섬멸하며 진격했습니다. 제7차량화-기계화여단과 제601소총연대는 일본군이 요새화안 721고지를 점령하려 했으나, 601연대장이 전사하며 공격이 여의치 않아졌습니다.

주코프는 북부충격집단이 성과를 확대하기 위하여 군집단 예비대인 제9차량화-기계화여단과 제6전차여단의 제4전차대대를 급파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에서는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일본군이 대치 동안 방어선을 강력히 요새화한 관계로, 중부집단은 작전 첫날에 1-1.5km밖에 진격할 수 없었습니다.

8월 22일까지 계속 중부집단의 상황이 좋지 않자, 주코프는 중부집단의 공세는 적 고착견제에만 주력하고 양측의 충격집단에 병력을 집중하며 포위망 형성이 될 때까지 공세를 계속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한편 일본군은 아군의 우측방이자 북부충격집단이 공격하는 721고지에 소련군의 공세가 집중되자 이곳이 주공이라고 판단하고 우익을 강화했습니다.

그러자 약해진 좌익인 남쪽에서 소련 남부충격집단이 일본군의 방어를 완전히 박살낼 수 있었습니다.

8월 23일, 소련의 두 충격집단이 마침내 합류하여 일본 제23사단 전체와 제7사단의 2개 연대를 비롯한 분쟁지역 내 일본군을 모두 포위했습니다.

일본 제6군은 2개 연대를 파견해 포위망을 돌파하려 했지만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리하여 할힌골 전투는 소련 제1군집단이 분쟁지역의 일본군을 완전히 포위하면서 사실상 소련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히라누마 기이치로 내각은 사태를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히라누마 내각이 나치 독일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936년, 히틀러의 나치 독일,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함께 맺은 반코민테른(방공)협정으로 이 세 극우독재국가는 명실공이한 동맹관계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히라누마 내각은 나치 독일이 유럽에서 소련을 압박한다면, 비록 노몬한에서 큰 피해를 보더라도 결국 정치적으로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히라누마 내각의 희망은, 일본군이 포위되고 있던 8월 23일에 일어난 엄청난 대사건으로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나치 독일이 소련과 불가침조약을 맺었다고 공표한 겁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호풍자
20/07/01 20:14
수정 아이콘
믿을사람을 믿어야지..히틀러를 믿네.
20/07/01 20:58
수정 아이콘
낄낄낄 그러게 말입니다.
미키맨틀
20/07/01 20:38
수정 아이콘
이 시점까지 구소련군의 종심돌파 작전술이 더 여물은 것 같네요.
20/07/01 20:59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종심작전(전투) 이론입니다.
HA클러스터
20/07/01 21:46
수정 아이콘
야마모토 제독전사나 미드웨이 해전도 그렇고 할힌골전투도 그렇게 일본군들은 계속 기만과 정보전에 당하고 시작하는데 그당시 일본군이 원래 이방면을 소홀히 하는 군대였던건지 아니면 원래 지는 군대들은 다 똑같은 건지 궁금하군요.
20/07/02 10:09
수정 아이콘
일본군은 프로이센군의 영향으로 정보 분야를 상당히 소홀이했습니다. 정보참모는 작전참모 못된 열등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았죠
HA클러스터
20/07/02 10:23
수정 아이콘
일본 육군이 창설시 프랑스 조금 본따다가 최종적으로 독일군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런 단점까지 다 이어받았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잉여로운생활
20/07/02 00:35
수정 아이콘
일본제국이 외교를 믿지 않게 된 것은 독소불가침조약으로 큰 상처를 입고 난 뒤부터 일까요? 흐흐 알찬 글 잘 보았습니다.
20/07/02 10: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abc초콜릿
20/07/02 07:55
수정 아이콘
독일은 저 때 일본 통수 쳐놓고 나중에 독소전쟁 발발하고 나서는 일본이 소련 통수 쳐줄 거라고 믿은 건 대체 뭔 심보였을까요..
동맹이란 것들이 동상이몽을 넘어 서로 통수나 치고 앉았으니
20/07/02 10:09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032 [일반]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 방관한 대한체육회는 공범입니다 [23] 잊혀진영혼9460 20/07/02 9460 11
87030 [일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후기 - 그 해 여름은 따스했네 [15] aDayInTheLife7107 20/07/02 7107 2
87028 [일반] [삼국지]제갈량이 굳이 마속을 가정에 보낸 이유 [24] 서현1211594 20/07/02 11594 16
87027 [일반] [도서소개] 대격변: 세계대전과 대공황, 세계는 어떻게 재편되었는가 [11] aurelius9993 20/07/02 9993 13
87025 [일반] [서평]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37] i_terran11118 20/07/02 11118 2
87022 [일반] "8월의 폭풍"으로: 소련과 일본의 40년 충돌사-11 [11] PKKA6790 20/07/01 6790 11
87021 [일반] 순경 체력검사 기준이 2023년부터 달라집니다. [98] 몰랄15861 20/07/01 15861 6
87020 [일반] 백제인을 그림으로 그려남긴 황제 이야기. [18] Love&Hate14395 20/07/01 14395 16
87019 [일반] 파이브 스타 스토리 15권이 정발되었습니다. [65] 김티모12589 20/07/01 12589 2
87017 [일반] 한국 판타지 장르별 효시격의 작품.. [208] 카미트리아13128 20/07/01 13128 2
87016 [일반] 일반인이 소송하면서 느끼는점들 [46] 나른한오후12606 20/07/01 12606 30
87015 [일반] 현재 한국 양산형 판타지 웹소설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 [58] VictoryFood12908 20/07/01 12908 1
87011 [일반] 세계 주요 도시권의 인구 밀도 [24] Ms.Hudson13322 20/07/01 13322 37
87010 [일반] 조언이란게 참 어려운거더군요 [15] 풀풀풀8998 20/07/01 8998 1
87009 [일반] 역사책이 안읽혀진다 역사만화로 대신하자 [34] 부자손10621 20/06/30 10621 5
87008 [일반] [개미사육기]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 (동영상도 있어요) [19] ArthurMorgan8237 20/06/30 8237 15
87007 [일반] 친척들끼리 서로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말이죠... [16] 공기청정기10037 20/06/30 10037 0
87005 [일반] 장례식 치르고 좀 쉬다 이제 정신 들었네요. [23] 공기청정기9140 20/06/30 9140 2
87003 [일반] "8월의 폭풍"으로: 소련과 일본의 40년 충돌사-10 [4] PKKA6336 20/06/30 6336 9
86998 [일반] 소비자시민모임에서 무선이어폰 17종을 조사했습니다 [89] Leeka13558 20/06/30 13558 4
86991 [일반] 유럽연합이 7월 1일부터 입국이 가능한 안전한 나라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45] 어강됴리12080 20/06/30 12080 1
86990 [일반] 후경, 마침내 남조를 무너뜨리다. [6] Love&Hate14207 20/06/30 14207 21
86988 [일반] [개미사육기] 디스트릭트 9 (사진 있어요) + 보너스 추가! [29] ArthurMorgan8377 20/06/30 8377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