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발단은 금요일이었습니다. 딸내미 생일파티를 위한 케이크와 음료수를 유치원에 넣어줄 때 왠지 느낌이 쌔했지요. 감기 자주 걸려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아, 이거 느낌이 온다. 몸이 처지고 약간 으슬으슬한 게 감기가 왔구나! 하고요.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 밤부터 몸이 처지더니 토요일부터 본격적으로 감기 증상이 나타나더라고요.

  이번 감기는 감기의 거의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났습니다. 기침. 가레. 콧물. 두통. 인후통. 오한. 피로감. 약국에 갔더니 약사양반께서 대뜸 그러시더라도요. 주말에 푹 쉬셔야 합니다. 쉬실 수 있으시죠?

  토요일은 할머니 생신으로 큰집에 가야 하고 일요일은 딸내미 생일이라 놀러가야 합니다, 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고개를 도리질했죠. 약사양반께서는 한숨을 쉬더니 최대한 독한 약을 주었습니다. 다행히도 발열은 없었고, 이 와중에도 소화기관은 끄덕없어서 몸보신한답시고 고기와 기름진 음식들을 잔뜩 퍼먹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내내 가족+친인척 레이드를 뛰었습니다.

  주말을 지나고 월요일이 되니 몸이 더 이상 견디질 못하더군요. 기어서 출근한 후에 병원으로 갔습니다. 과연 병원표 처방약은 대단하더군요. 약 다섯 알을 꿀꺽 삼키고 나니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아뿔사. 반차라도 내고 싶은데 오늘 마쳐야 할 일이 있네요. 다시 회사로 복귀해서 일을 합니다. 물론 제대로 안 됩니다. 평소보다 두세 배의 시간을 투입해서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결과물을 뱉어낸 후 가까스로 퇴근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푹 자고 일어났더니 그나마 살 것 같네요. 약 먹고 출근하니 상사가 없습니다. 오전 행사 때문에 출장나갔다네요.

  그래서 지금 월급을 축내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아미타불 인샬라.  

  피지알러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감기 걸리셨으면 꼭 쉬세요. 안 쉬다가는 하늘이 정말로 누렇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