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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6/12 00:43:29
Name 머리띠
Subject [일반]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멍청한건가싶었던 국딩시절 gw-basic 배우기
국민학교 다니면서 책읽기 좋아하고 수학이 딱히 어렵지 않았던 제게 처음 이해의 벽에 부딪친 배움이 gwbasic 입니다
억지로 공부시키면 울면 울었지 공부는 절대 안하던 저인지라 어머니께서는 저에 대한 교육열이 그닥 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어머니께서 불어닥치는 컴퓨터 바람에 불안하셨는지, 그냥 유행에 휩쓸리셨는지 저를 컴퓨터 학원에 등록시켰었죠.
전 룰루랄라 컴퓨터 게임이 재밌어서 학원가는게 싫지는 않았습니다. 뭐 오히려 좋았죠.

근데 실제 수업 시간에는 주로 베이직, 그림 프로그램으로 그림 그리기, 음악 프로그램으로 곡만들기, 타자연습 등을 했는데
베이직은 정말 1도 이해할 수 없는 수업이었습니다.
일단 명령어 자체가 영어인데 당시에는 학교에서 영어도 안배우던 시절.
알파벳도 컴퓨터 배운다고 겨우 습득한 저에게
10, 20. 30은 무엇이며 list, save, if, goto, input은 뭔소리며 a=a+1 가 도대체 어떻게 성립이 되는지 큰 혼란에 빠졌었습니다.
살면서 그때만큼 수업 내용이 이해안가는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모르겠다싶으면 그냥 배우는 걸 포기하지만 저때는 억지로 붙잡혀서 몰라도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교재에 있는 내용을 똑같이 베끼며 베이직을 떼고 데이터베이스 라는 걸 배웠는데 그것도 뭐 하하;; 컴퓨터는 내 길이 아닌가보다했죠.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컴퓨터 학원을 그만두었는데 당시에는 학원에서 참 쓸데없는 걸 배웠다, 도대체 저딴걸 왜배웠나 했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그 때 배운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알파벳도 안가르쳐 주고 시작했던 중학교 영어 수업에 적응이 쉬웠던정도.
그것도 차라리 영어학원 가면 더 나았을지 모르지만요.
근데 컴퓨터 게임이 재밌어서 영어 배움에 거부감이 없었던것 같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네요 크크

아무튼 십수년이 지난 요즘 베이직을 배우던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잘알지도 못하면서 막무가내로 배우던 시절. 비록 효율적인 학습은 아니었고 큰 쓸모가 있는건 아니지만
살다보니 그때 몰랐던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그런걸 배우면서 내가 성장하는데 조금은 보탬이 되었다는 느낌, 이랄까요
이래서 부모님들이 자녀가 싫다는 거 억지로 일단 시켜보나 하는 뜬금없는 결론으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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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금불산입
17/06/12 00:50
수정 아이콘
전 중학교 때 컴퓨터에 관심이 생겨서 비쥬얼베이직 html cgi같은 걸 뭣도 모르고 시도했었는데 고입 대입 입시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손을 놨습니다. 지금은 그것과 상관 없는 문과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때 그걸 놓지 않고 쭈욱 이어갔다면...
17/06/12 00:56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으로 배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gwbasic이었습니다 크크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되니까 와- 했는데
컴퓨터과 와서 10년 넘게 있다보니 이게 엄마의 빅픽쳐였나 생각도 들고..
르웰린수습생
17/06/12 01:03
수정 아이콘
그래도 프로그래밍 언어를 아무 목적의식 없이 무작정 배우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죠.
어름사니
17/06/12 01:15
수정 아이콘
로봇학원에 다니다가 C를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나름 적성이 맞아서 대학도 컴퓨터공학과로 왔지요.
거침없는삽질
17/06/12 01:28
수정 아이콘
저도 영어를 하나도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학교 4학년때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gw-basic을 접하였습니다.
그냥 외웠죠. if - then문, for - next, goto문, input - print , 등등
그냥 선생님이 순서도 알려주고 순서도 그리고 그거에 맞쳐서 그냥 짧막하게 프로그래밍을 하고,
컴퓨터 학원까지 등록하여 2급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지금은 전혀 쓸모없는 자격증이지만, 이 경험이 대학교 가서 C언어 배울때 좀더 쉽게 접하였던거 같습니다.
결국 이걸로 먹고 살고 있네요.
어제내린비
17/06/12 01:55
수정 아이콘
저도 국민학교 4학년때 방과후 수업으로 컴퓨터와 gwbasic을 처음 접했습니다.
컴퓨터라는게 마냥 신기했고 빠져들어서 이것저것 해보았어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걸 재빨리 클리어 하고 숫자를 좀 바꿔본다든지 명령문을 조금 바꿔본다든지 해서 약간의 응용도 곧잘 했었습니다.
재미가 있다보니 열심히 하고 빨리 늘게되면서 담당 선생님한테 칭찬도 받으니 기분이 좋아지고 더 열심히 하게되고.. 선 순환이 됐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약간의 재능(?) 도 있는 것 같아 컴퓨터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싶었는데..
아버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네요.
Soul of Cinder
17/06/12 01:57
수정 아이콘
10 CLS
20 LOCATE 3, 10
30 PRINT "저도 국민학생 때 GW-BASIC으로 입문했었는데..."
어느날 학원 선생님이 BAS 파일 그만 만들고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더군요. 그냥 PRINT만 치면 글자가 나오는 게 쉬웠는데 include stdio.h로 시작해서는 printf라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옛날에 어떤 컴퓨터 잡지 제일 뒤에(아마 부록이었던 것으로 기억) GW-BASIC으로 짠 코드를 디스켓으로 보내서 선정되면 잡지에 코드를 실어주는 게 있었는데 이거 해보려고 꽤나 공들였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나이가 들고선 엑셀을 많이 쓸 일이 자주 생겨서, VBA를 옛날 GW-BASIC나 QBASIC 생각하고 접했는데 엥? 이게 그게 아니잖아! 했던 기억도 나네요 크...
Medalliza
17/06/12 03:40
수정 아이콘
학생과학 부록인 컴퓨터랜드 아닌가요. 혹시나 맞다면.. 저도 여기에 보내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Soul of Cinder
17/06/12 10:42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그 책 이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책 이름은 생각이 안났었는데...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라리오
17/06/12 01:59
수정 아이콘
컴퓨터로는 프린세스 메이커의 dd.lbx를 지우며 게임만 했던 문돌이는 36살이 넘어서 처음으로 python으로 팔자에도 없던 코드를 짜고 있습니다.
codecademy에서 알려주는 대로 if, for, try except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해보고 맨땅에 해딩하며 시작했습니다.
변수는 뭔가요? 리스트가 뭔가요? 딕셔너리는 뭔가요? 분명히 내가 아는 영어단어인데 그게 아니랍니다. 36년간 살아왔던 내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처음보는 에러코드는 구글링을 하면 stack overflow곳에 나와 똑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나만 모르는게 아니었어..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만큼 그런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친절한 사람들도 넘쳐납니다.
처음으로 인터넷 세상도 살만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머리가 쌩쌩 돌아갈때 시작할 껄 이라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40살 전에 이런 세상이 있다는걸 알게되어 기쁘기도 합니다.
무수히 많은 엑셀의 파일 계산식도 코드 몇줄에 해결되는 신세계를 경험해보니 진작에 배울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시간의 노가다로 하던 일들도 단 몇줄의 코드면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 살면서 왜 난 이걸 진작에 몰랐을까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지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하며 쓸 수 있는 python을 알게된게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mac을 사신 후 따로 설치할 필요 없는 python과 shell의 세계로 오세요~
노가다 안녕~~

은 훼이크고 왜 문돌이에게 이런 업무를 맡기시는 겁니까, 사장님....
진돗개
17/06/12 14:19
수정 아이콘
와... 이게 접니다..
왜 저에게 이런걸 맡기십니까 사장님....

저도 팔자에 없는 전산업무를 진행하자니,, 머리가 쥐가내리네요..

완전 처음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
구라리오
17/06/12 14:58
수정 아이콘
울면서 웃으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십 몇년전에 읽었던 하이브리드로 세상살기 책이 제 현실이 될지는 그때 몰랐습니다...후아...
마우스질럿
17/06/12 02:37
수정 아이콘
저도 중학교때 베이직을 학교 기술수업시간에 배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도 대충대충 주의자 여서 제대로 배운건 아니고
수업끝나고 몰래 컴퓨터실 들어가서 갤러그 코드 (아마 3천번대까지 치면 완성인가 그럴겁니다.) 다 치고나서
갤러그 한판 해본 기억있네요
한메타자기 같은것도 없던때라 독수리로 열심히 치고나서 .. 후..

군대시절에 시대에 뒤쳐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영외거주 하면서 학원을 다닌적이 있네요 c언어 배우는거였는데
역시나 학원선생이 뭐 많이 아는 사람도 아니어서 ' 도데체 이게 뭐 하고 있는거지 ? ' 했었고요

다시 복학해서 c++ 배울적에 그 놀라움이란..
역시 제대로된 시스템에서 배우는게 그 이전의 뻘짓거리와는 비교를 할수가 없습니다.
연산을 최대한 줄여서 시스템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
슈도코드 부터 작성하는 방법 => 솔직히 이부분은 언어의 영역이라서 초딩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자원을 무시하고 최대한 퍼포먼스구현에 목적을 둔 코딩 ..

이후 전산물리학을 수강하면서 이웃 전산학과의 알고리즘, 데이타베이스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때만해도 학과간 통합 이런 개념이 없던 때라서 타과 학생이 수업들으러오는것에 적대적시선을 보내오는 교수님;;

지나고 보니 중구난방으로 유입된 컴퓨터 관련 지식들이 저를 딱 용팔이 수준으로 만들어준거 같습니다.
17/06/12 06:16
수정 아이콘
저도 초등학교 4학교때. 애플 베이직과 MSX베이직을 처음으로 접했는데....딱 제 취향이었죠.
그리고 5학년때 부턴 테트리스, 갤러그류의 게임을 베이직으로 만들어서 놀곤 했습니다.
AngelGabriel
17/06/12 06:57
수정 아이콘
초5때 GW-BASIC을 접한게 참... 인생을 너무 일찍 결정해버렸습니다.

이 바닥에서 일하면서 못 벗어나는군요, 어흑.
17/06/12 09:05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렸을때 컴퓨터학원 다니면서 배운게 한글이랑 베이직인데 대체 이걸 왜 하고 있나.....유일한 낙이 수업시작하기 전 한 30분 일찍가서 골든액스 하는거였죠
아린어린이
17/06/12 09:06
수정 아이콘
저도 국딩때 배워서 정보처리기능사2급 자격증을 땄는데 대체 이걸 어디다 써먹을수 있을지....
17/06/12 09:08
수정 아이콘
너무 너무 너무 공감되는 글이네요. 이거 제가 언젠가 썼음직한 글인데??? 하면서 봤네요.
저도 국딩 때 이 일련의 배우는 과정들이 너무 이해가 안돼서 (이해를 하고자 노력도 안했지만) 멘붕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글쓴분과 다르게 이 경험이 저에게 어떤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건 이해할 수 없어' 라는 한계를 지어버려서 오히려 제
인생에 굉장히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7/06/12 10:09
수정 아이콘
어릴때 집에 apple II+ 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사오신 프로그래밍 책은 '6502 어셈블리 프로그래밍 입문'이었습니다. 이걸 마스터했다면 저도 스티브 워즈니악처럼 됐겠죠?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3페이지까지 읽다가 포기...
유리한
17/06/12 11:18
수정 아이콘
그때 컴퓨터학원을 다니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제 직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흑흑..
17/06/12 11:41
수정 아이콘
컴퓨터 학원은....게임할수있어서 다녔었는데...그게 직업이 되다니..
17/06/12 12:33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때 컴퓨터학원가서 gwbasic으로 성적표 출력하기 했던거 기억나네요. 나중에 qbasic으로 바꾸면서 대회도 나가고 했는데 거기서는 다른 사람들이 c를 쓰는 것을 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에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너무나 두렵고 베타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게 즐거움이 되어있네요. 그 이후 컴공 전공하고 개발자로 지내고 있는데 제 삶과 지금 제 일이 재미있어서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일찍 접하지 않았다면 다른 일을 무언가 하고 있을텐데 꽤나 고생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크크
raindraw
17/06/12 13:11
수정 아이콘
현직 대략 경력 20년 조금 안되는 프로그래머입니다.
대학 갈 때 컴공에 갔는데 대학 들어가기 전에 프로그래밍 언어 중 베이직이 쉽다고 해서 봤는데 외계어에 좌절했습니다.
현재는 C/C++계열, Pascal 계열, Java, Python, javascript, Go, R, Scheme, +@ 등의 다양한 언어를 다룰 수 있는데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직도 베이직 계열은 안 건들이고 있네요.
멸천도
17/06/12 15:05
수정 아이콘
저는 초등학교때 되게 재밌게 했었고 앞으로의 진로를 프로그래머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그 다음 교과가 ms-dos여서 그 수많은 명령어를 다 외우지않으면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기에
한 2~3일 더 다니다가 울면서 못하겠다고 했었죠.
결국 얘기가 잘 되서 그냥 도스를 제끼고 비쥬얼베이직을 배우기로 됬었는데 울었던게 너무 부끄러웠던 나머지 그냥 학원을 안나갔습니다.
그리고 20년간 프로그램의 프자로 안보고 살다가 어느순간 프로그래머가 제 직업이 된게 유머포인트겠네요.
테바트론
17/06/12 16:00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때 정보처리기능사 실기 예제 그냥 외워 가서 자격증 따신 분 안 계십니까
그땐 그게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불린다는 것 밖에 이해한 게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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