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野) 3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지명 철회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77&aid=0004011076

국정공백이 벌써 몇개월째인지 언급하기도 지겨울정도로 우려스러운 상황속에서
야당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장관 임명이 강행될 예정입니다.

이낙연 총리 청문회때부터.. 아니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부터 이래저래 발목 잡힐 일은 많을거라고
많은 분들이 예측하셨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만 제 예상이 빗나갔던 것은 청문회 풍경이었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맛뵈기 싸움이라 그냥저냥 넘어갔지만,
다들 김상조 청문회야 말로 본게임의 시작이 될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 당선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무수한 의혹들과 단독 보도가 나오면서
이른바 정치적 고단수인 야당의 공세속에서 김상조 선생이 청문회장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김상조 선생의 청문회장 풍경은 ㅡ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 ㅡ 김상조 교수의 교양강의를 보는 듯한
일반적인 양민 학살이 이어지더군요. 과거로 여행을 떠나서 삼국지 시대로 간다면,
제갈량이 오나라에서 키배를 벌이는게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정도였습니다.
야당은 별 어이없는걸 가지고 딴지를 걸고 ( 통장 내역, 카드 사용, 계약직 특혜)
그것들이 하나하나 논파당하는 모습을 생생한 라이브현장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차라리 예전이라면 언론에서 슬그머니 무시해주기만 하면 (...) 격파당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무수히 던진 의혹들만 입방아에 오르내릴텐데, 요즘은 시대가 시대인지라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유튜브에 편집된 영상이 올라오고, 짤방이 돌아다니고, 친절하게 청문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과거 이력까지
설명해주는 글들이 이곳저곳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과연 개그콘서트와 웃찾사가 망해가는 것이 이해가 될법하더군요.

본게임이 그렇게 싱겁게 셧아웃으로 끝나고, 이제 제가 관심을 가졌던건 강경화 후보였습니다.
적어도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문제등 언듯언듯 보기엔 꽤나 굵직해(?)보이는 문제들이 [단독]보도되던
사람이었죠. 이제 와서는 정말 이사람들이 정치적인 고단수인지, 능력이 있긴 있는건지 혼동되는
야당의원들이 드디어 전문성을 발휘하여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는가 생각했습니다.

의외로 맨처음 포문을 열었던것은 논문 표절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 이런걸 발견했네? 하고 보니까 1984년 박사학위 논문의 35개 단어가 출처없이 인용했다는군요..
그리고 맹렬하게 2연타로 나오는것이 [미디어위치].  
신뢰받는 표절 심사 기관인 미디어위치는 그렇게 방송에 첫등장을 했고,
저는 미련없이 tv를 껏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요
지금와서 생각해보자면 머리에 남는건 원유철 트럼프 빙의나 자유한국당이 주선한
헌법재판소장 후보와 버스기사의 화해만이 머리에 남았습니다

북풍은 이제와서 아베나 써먹는 한물 지난 물건이 되어버렸고,
가짜뉴스가 실린 카톡메세지는 여전히 이리저리 돌아다닌다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80%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광화문을 가득채웠던 태극기 부대들은 보수가 떨어져서인지 최근엔 몇 십명 정도 밖에 보이지 않고
진통 애국보수 새누리당은 40억의 공방을 가지고 이리저리 싸우고 있다네요.

이제와서 보자면 부패하긴 했어도 능력은 있었다고 생각한
제 자신이 한참을 착각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할정도로 야당은 그저 떼를 쓰는 모습입니다.

화해와 협력이라는 이름아래에, 야당의 노련한 공격에 지친 문재인 정부가 타협을 하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저렇게 단호히 말하는 것을 보니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인선이 마무리 되고 국정공백이 끝나고 제대로 시작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적폐청산을 해야할텐데

시작부터 이렇게 엄근진하고 단호하니
분명 그때 가서도 타협없이 적폐청산을 신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당분간은 시원하게 히오스나 하면서 지낼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