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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24 15:48:30
Name 요한
Subject [일반] 보컬의 테크닉이 좋아야만 좋은 보컬만은 아닙니다 (Korn의 조나단 데이비스) (수정됨)


일주일전 쯤 고음병 관련해서 글이 한번 올라온적 있길래 그때 생각나는 밴드가 있어서... 써보는 글입니다. 
다소 메탈돼지스러운 글이오니 이점 유의바랍니다.




쌍팔년도라는 최전성기를 뒤로하고 90년대 사장되다시피한 메탈신. 그곳을 비집어 후벼파며 태어난 장르가 바로 뉴메탈입니다.

국내에서도 꽤나 인지도 있는 밴드들이 많죠. 린킨파크라던가 림프 비즈킷이라던가, 여기서 살짝 더 나가면 SOAD나 RATM등도 종종 꼽히구요.

그러한 뉴메탈 밴드들 중에서도 선두주자로 손꼽혔던 밴드가 바론 콘(Korn)입니다. 실제로 메인스트림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뉴메탈 밴드 중 하나기도 하죠. 아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태지가 2000년 컴백당시 음악적인 스타일을 포함하여 음악 외적인(드레드 헤어스타일이라던가, 세션들의 패션)요소 등을 콘에게서 많이 참고했다는 인터뷰도 당시에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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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저러니 해도 콘의 사운드적인 독창성, 그 유니크함은 지금봐도 굉장합니다. 1집과 2집에서 보여주는 그 특유의 암울함. 인간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후벼파는 퇴폐적이고 어둡고 왜곡된 감정.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분노로 치환하여 청자에게 전달하죠.


신경질적으로 한껏 다운튜닝된 멍키&헤드 콤비의 기타리프 위에서 슬랩피킹의 전설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필디 특유의 달그닥거리는 베이스톤이 엎어지고 그 틈새를 꽉꽉 채워주는 파워 드러밍까지. 이 같은 요소들은 콘이라는 밴드가 전해주는 암울한 에너지를 전하는 핵심적인 요소임에는 자명합니다만,



그것들이 정점을 이루게 되는 것은 바로 조나단 데이비스의 보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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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후덕한 인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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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샤프한 시절도 있었다능...







초창기 (그러니까 적어도 3집 이전까지)의 조나단은 [가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결코 [노래]를 하지 않았어요.

전설로 회자되는 그들의 1,2 집에서 조나단이 앨범 러닝 타임 전반에 걸쳐 들려주는 보컬 사운드는 그야말로 원색적인 광기 그 자체입니다.







짖어대고,
읊조리고,
지껄이고,
중얼대고,
울부짖는,


콘이 뿜어내는 그 암울함의 원천에는 그저 [입으로 분노를 뱉어낼뿐인] 조나단의 보컬이 있습니다.








그의 보컬 스타일이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곡을 한 곡 소개해보겠습니다.

2집 앨범의 인트로 트랙으로 1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잼을 선보이는 [Twist]입니다.





가사를 제대로 알아들을수 조차 없을만큼 발음을 완전히 뭉개버린 조나단 데이비스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죠.

혹자는 뉴메탈을 랩메탈이라는 장르로 칭하며 랩보컬의 형태에 조나단의 스타일을 정의하려는 시도도 이따금씩 보이지만 제가 암만 힙알못이어도 단언컨데 이건 랩이 아닙니다.

그래서 혹자는 콘이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면서 그들의 본래 색채를 잃고 상업적인 스타일로의 변모하는 시점을 조나단이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노래]를 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콘의 사운드가 그렇듯이 조나단의 보컬 역시 결코 아름답지도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지저분하고 탁하고 더럽고 거칩니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일종의 소음에 가까워요. 음역대니 가성이니 하는 보컬 테크닉과도 전혀, 완전히 무방합니다.

그로울링과 샤우트닝같은 데스/블랙 등 익스트림 메탈 보컬에게 요구되는 하쉬보컬로서의 소양과도 전혀 무관한, 정말 인간 본연의 울부짖음입니다.


그러한 조나단의 보이스가 있음으로 비로소 콘의 음악은 완성이 됩니다.







밴드 결성 이전에 장의사로서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던 경험 떄문인지 혹은 그 자신이 이제껏 보고 들어왔던 암울한 인생들에 대한 회고인지 모르겠으나

결코 아름답지 않지만 그렇기에 비로소 그 사운드적인 성취를 구축한 보컬 스타일도 있다는 것을 한번 소개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저도 클린 보컬이나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고음 보컬들(디오라던가 머큐리라던가) 역시 좋아하지만, 이런 식의 강력한 스타일의 보컬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자주 듣게 되더군요.











직접 제가 번역 자막을 붙여본 98년 라이브 영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콘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

(직접적인 욕설과 동성애 관련 내용이 가사 전반에 담겨 있으므로 이에 불쾌감을 느끼시는 분은 사전에 주의 바랍니다.)







이밖에 조나단 데이비스의 초기 보컬 스타일이 잘 드러내는 곡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p.s  오히려 조나단은 요새 제대로 노래 부르는게 개인적으로는 더 거석하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제가 꼰대스러워서 바뀐 스타일을 용납 못하는 것일수도 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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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4 15:55
수정 아이콘
잊고 있던 KORN을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리콜한방
17/05/24 15:57
수정 아이콘
고음 위주가 아닌 메탈 보컬들의 저평가는 참 안타까워요. 데프톤스의 치노도 그렇고요.
울나라에서는 더 심하죠.
만약 저에게 역대 한국 보컬리스트 중 베스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크래쉬의 안흥찬 같은 보컬은 반드시 리스트에 넣을 거예요.
Skatterbrain
17/05/25 11:49
수정 아이콘
치노 스크리밍 찢어지는거 들어보면 장난없는데 말이죠. 우리나라는 확실히 깨끗한 고음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7/05/24 15:59
수정 아이콘
저는 말씀하신 류의 가수로 김현식 꼽고 싶네요.
비둘기야 먹자
17/05/24 16:00
수정 아이콘
갠적으로 콘은 blind가 젤 뚜렷하게 조나산 데이비스의 보컬 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함다. 어렸을때 엄청 들었네요 콘.
유튭에 찾으면 98년 woodstock 콘서트가 풀로 업로드 되어있는데 마지막 노래가 압권임다.
마스터충달
17/05/24 16:01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KORN 정말 좋아했는데...
KORN, Limp bizkit, RATM, Linkin park...
이 중에 RATM 제일 좋아했고, Linkin park 젤 별로 였는데
지금와서 제일 많이 듣는건 Linkin park고 다음이 RATM이 되었네요.
17/05/24 16:05
수정 아이콘
락은 아니지만 요즘 대중가수로 말하면 아이유도 이쪽에 속하지 않을까요? 좋은 음색과 감정표현
세렌드
17/05/24 16:10
수정 아이콘
아이유는 보컬테크닉도 좋은 게 함....정?!
IDEAL.OF.IDOL
17/05/24 16:42
수정 아이콘
잘못된 편견이죠 워낙에 음색에 강점을 가진친구라 그렇지 아이유는 다방면으로 최상급인 보컬입니다
5드론저그
17/05/24 17:12
수정 아이콘
아이유 못하는 테크닉 거의 없습니다
17/05/24 16:16
수정 아이콘
비슷한 의미로 <플레이밍 립스>의 보컬 웨인 코인 또한 어찌보면 정말 엉망진창 보컬 테크닉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약하고 불안한 음색과 창법이 절묘하게 플레이밍 립스의 음악과 맞죠. 아마도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부른다면 플레이밍 립스 노래들은 전혀 다르게 느껴질 거 같아요.
치키타
17/05/24 16:27
수정 아이콘
전 커트 코베인..
마법두부
17/05/24 16:29
수정 아이콘
콘 앨범 중에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앨범이 Life is peachy입니다. 오래간만에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Dream Theater
17/05/24 16:29
수정 아이콘
국내에선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의 기준은 테크닉 뿐이죠. 개성과 색깔이 있는 보컬은 그냥 거기까집니다.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게 현실이죠.
미스터H
17/05/24 16:36
수정 아이콘
<Ball tongue>,<Shoots and Ladders>... 콘 1집 테이프를 사서 워크맨으로 늘어질때까지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왼쪽 청력이 심하게 떨어져서 옆에서 소리내도 못듣고 그랬었는데... 그 다음은 Freak On Leash가 좋았고 Somebody Someone 까지 정말 좋아했었죠. 그 다음부터는 저도 걸그룹 듣기 바빠서...
울부짖음 자체로는 슬립낫의 코리테일러가 1집과 2집에서 보여준게 더 강렬하다 생각하지만, 진짜 말씀해주신대로 원초적인 부분은 조나단 데이비스를 넘어설 보컬은 별로 없을거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콘에 취해봐야겠네요.
17/05/24 16:57
수정 아이콘
무키무키 만만수가 갑자기 떠오르는..
미스터H
17/05/24 17:04
수정 아이콘
아무리 그래도 무키무키 만만수는... 으허헝
음해갈근쉽기
17/05/24 17:08
수정 아이콘
조나단은 1집 Daddy때부터 이미 노래하는 보컬로서 면모가 드러났죠

보컬 색깔이 참 다양하다고 느꼈습니다

워낙 특유의 게걸스럽게 울부짖는 톤이 대표적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 래퍼들처럼 찍어 누르는 그루브도 탁월합니다
JackWhite
17/05/24 17:26
수정 아이콘
이런 류의 보컬 스타일로 전 오지오스본이 떠오르네요. 사바스 1집 첫번째 트랙의 분위기는 끝내주죠. 그리고 콘은 보컬 스타일을 떠나서 2집 이후는 자기복제가 심한 느낌이라 2집 이후의 앨범은 잘 듣지 않았네요. 타이틀곡만 변하고 안의 수록곡들은 그 전 1,2집의 그대로 답습하는 느낌이라... 그게 6집에선 정점에 달해서 못듣겠더라구요. 4집은 괜찮았네요.
17/05/25 02:49
수정 아이콘
저도 오지오스본..
노래는 못하는데 목소리가 매력적인걸 넘어서 마력적인 느낌
이워비
17/05/24 18:08
수정 아이콘
조나단데이비스의 매력이 가장 드러나는곡은 freak on leash 라고 생각합니자
Madjulia
17/05/24 18:28
수정 아이콘
제일많이 들었던곡이네요 사실 곡 제목보고 기억을 떠올리는거지 가물가물합니다
그리고 blind 도 많이 들었던거같네요
레몬커피
17/05/24 21:26
수정 아이콘
보컬하면 이분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Ac8rKsNsDzY
17/05/25 06:48
수정 아이콘
adidas 후렴구가 참 공감이 갔던 기억이 나네요
잡상인
17/05/25 14:53
수정 아이콘
Pavement 의 Stephen Malkus 보컬 들으며 기존 보컬에 대한 잣대를 불살라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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