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쯤 부터 이어진것으로 기억하는 일련의 메갈, 또는 페미니즘 이슈들에서 제게 한가지 흥미로웠던게 있습니다. 남자원죄론 같은 메갈류의 과격한 페미니즘의 주장을 수용하는 남성의 상당수가 마초적성향으로 보인다는 거였죠. 실제로도 메갈옹호하던 남성유명인사중 일부는 과거의 성추행사건 등이 밝혀지면서 욕 엄청먹기도 했구요.
일각에선 그런 이 들을 보빨남등으로 부르면서 여자 인기얻으려고 그런다고 설명하더군요. 물론 그들중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건 여성에게 추앙받으려는 생각에 그러는 사람도 있기야 합니다만 그걸로 모든걸 설명하기엔 좀 부족해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초적 이라 불리는 요소들이 마조히즘(masochism)적인 성향을 띄고 있더라구요.
우리가 흔히 마초적 이라고 불리는 언행들을 보면 명확하죠 “남자가 뭘 그런걸 가지고 징징거려?” “남자가 그것도 못해?” “이런건 당연히 남자가 해야지” “김태희랑 사귀면서도 못생긴여자랑 바람피는게 남자야 임마” “레이디퍼스트”등등..
의무를 짊어지는 것을 당연시하고, 고통을 받아도 감내해야하고 권리는 여성에게 양보해야하고. 자신을 향한 비하를 수용하고 무엇보다 이 모든것들을 하는데에 있어서 ‘쿨하게’ 해야지 징징거리면 안되는거죠.

마초들이 추구하는 강한남성상이란것이 결국 고통을 감내하는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마조히즘적 마초들이 이런 극단적 페미니즘 주장을 쉽게 수용하는 것은 사실 놀라울게 없습니다. ‘약한 여성을 위해서 쿨하게 징징거리지 않고 남성을 향한 공격을 수용하는’ 기존의 마초의 문법을 고스라니 따르고 있거든요.
이것은 그와동시에 ‘인정할것을 쿨하게 인정하지 못하는’ 찌질남 들에 대한 자신의 남성적 우위를 드러낼수도 있으며, 과거 자신이 여성에게 행했던 속이 켕기는 일들을 ‘남자는 원래 그래’라며 일반화 시키고 오히려 그것을 반성하는 자신에게 우월감을 가지는 겁니다.

전 성차별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여성에겐 권리의 제한으로, 남성에겐 의무의 가중으로 드러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평등을 위해서는 남성의 부담을 줄이고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에있어서 고통의 수용을 낭만으로 여기는 마조히스트 마초남들은 진정 남성의 적이자 성평등의 적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