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18 23:17:51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명분? 개뿔이 그런게 무슨 필요 있어. 상남자 냄새나는 초한쟁패기의 패기


1. 대장군을 뽑자!




王計必欲東 能用信 信卽留 不能用 信終亡耳

"왕이 동쪽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반드시 한신을 등용 하십시오. 한신을 쓰지 않는다면 결국 그는 떠나갈 것 입니다."

吾爲公以爲將

"내 그대를 보아서 한신을 쓰겠다."

雖爲將 信必不留

"비록 장수로 쓴다 해도 한신은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以爲大將

"그럼 대장으로 삼겠다."



"이 행보관이 장군감 입니다."

"그럼 장군으로 쓰자."

"장군으로 쓰면 안됩니다."

"그럼 대장군으로 쓰자."



문답 한 번에 보급관이 일국의 대장군으로 승격!







2. 수도를 이전하자!


劉敬説是也

"유경의 말이 옳습니다."

於是高帝即日駕, 西都関中.

이에 고제는 즉시 그날로 수레를 타고 서쪽으로 발진해 관중에 도읍했다.


"수도 바꿀까?"

"응."

"알았어. 오늘 가게 이삿집센터에 전화 좀 해라."








3. 황제 되면 뭐가 좋은가?



禦史執法挙不如儀者輒引去. 竟朝置酒, 無敢讙譁失禮者. 於是高帝曰:「吾廼今日知為皇帝之貴也.」廼拝叔孫通為太常, 賜金五百斤.

어사는 법을 집행해 의식을 준수하지 않은 사람은 즉시 데리고 나갔다. 그래서 의식을 끝내고 다시 주연을 베푸는 동안 어느 누구도 감히 시끄럽게 예를 위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제야 고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황제의 귀함을 알았다.” 그리고는 숙손통을 태상(太常)에 임명하고 황금 5백근을 하사했다.




무슨 존엄한 자리에 올라 천지사방을 평정하여 천하 백성을 위문하는 고귀한……그래서 황제 좋은게 아니다. 

애들에게 시키면 시키는대로 빠릿하게 움직이니 황제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4. 신하가 배신을 안 하는 이유가 뭔가?



韓信謝曰:「臣事項王, 官不過郎中, 位不過執戟, 言不聴, 畫不用, 故倍楚而帰漢. 漢王授我上將軍印, 予我數萬衆, 解衣衣我, 推食食我, 言聴計用, 故吾得以至於此. 夫人深親信我, 我倍之不祥, 雖死不易. 幸為信謝項王!」

한신이 사절하며 “신이 예전에 항왕을 섬겼지만, 벼슬은 낭중(郎中)에 지나지 않았으며 지위도 집극(執戟)에 불과했습니다. 바른 말을 아뢰어도 들어주지 않았고, 계책도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초 나라를 배반하고 한나라로 갔습니다.

그런데 한왕(漢王)은 나에게 상장군(上將軍)의 인(印)을 주었으며, 나에게 수만 명의 군대를 주셨습니다. 자기의 옷을 벗어서 나에게 입히고, 자기의 밥을 주어 나에게 먹였습니다. 나의 말은 받아들여지고, 나의 계책은 채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오늘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남이 나를 친히 여기고 신뢰하는데 내가 그를 배반하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짓입니다. 내가 비록 죽을지라도 마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나를 위해 항왕에게 거절해주면 좋겠습니다!”라 했다


韓信曰:「漢王遇我甚厚, 載我以其車, 衣我以其衣, 食我以其食. 吾聞之, 乗人之車者載人之患, 衣人之衣者懐人之憂, 食人之食者死人之事, 吾豈可以郷利倍義乎!」蒯生曰

한신은 “한왕은 나를 후하게 대해줍니다. 자기의 수레로 나를 태워주며, 자기의 옷으로 나를 입혀주며, 자기의 먹을 것으로 나를 먹여주었습니다. 내가 들으니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그의 걱정을 제 몸에 싣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그의 걱정을 제 마음에 품으며, 남의 밥을 먹는 자는 그의 일을 위해서 죽는다고 합니다. 내 어찌 이익을 바라고 의리를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라 했다.




무슨 천지사방을 꿰뚫는 군신의 지극한 도리……그런거 없다. 


"항우는 날 개차반으로 취급했다. 근데 유방은 나에게 좋은 밥을 먹여 주었으니 유방을 돕겠다. 뭐 불만 있냐?"








5. 배신을 한 명분?


今漢王慢而侮人, 罵詈諸侯群臣如罵奴耳, 非有上下禮節也, 吾不忍複見也.

"한왕은 거만해 다른 사람을 모욕하며, 신하들에게 욕하기를 마치 제 노예 욕하듯 해서 위아래의 예절이 조금도 없소. 나는 그러한 꼴을 차마 더 이상 볼 수 없소"



그 인물이 하늘의 덕을 받지 못하고 무도하여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기에 이에 망설이다 못내 떨치고 일어나...그런거 없다.


 "그 놈 입 더러워서 너무 욕만 자주 하잖아. 난 걔 생리적으로 맘에 안드니까 그냥 같은 편 안할란다!"








6. 만물을 굽어살피시는 존엄한 황제 폐하의 언행


豎儒!

"야이 멍청한 유자놈아!"

齊虜!以口舌得官 !

"제나라의 포로놈아!"

豎儒,幾敗而公事!

"멍청한 유생놈아, 너 때문에 이 어르신이 망할 뻔 했다!"

虜中吾指

"이 도적놈이 내 발가락을 맞추네!"



패역무도 하다느니, 감히 망령된 생각을 품어 공사를 흐뜨렸느니 하는 어려운 말하며 비난하는 것 없이 곧바로 터져나오는 쌍시읏 발음




심지어 상 주면서도 욕함





image.jpg



漢王亦悟,因複罵曰:「大丈夫定諸侯,即為真王耳,何以假為! 

(장량등의 조언으로 ) 깨달은 한왕이 욕하며(罵曰) 말했다. "대장부가 제후가 되었으면 진짜 왕이 되어야지, 임시 왕이 뭐라는 이야기인가?"









덧 : 사기에서 유방이 욕을 하는 장면이 과연 몇번이나 나오는지 한번 세어보면...


1. 

豎儒!夫天下同苦秦久矣,故諸侯相率而攻秦,何謂助秦攻諸侯乎?

 "이 멍청한 유자(역이기) 놈아!" ─ 역생 육가 열전


2.

齊虜!以口舌得官,今乃妄言沮吾軍!

"제나라의 포로 놈(유경)아! 제 놈이 세 치 혓바닥으로 벼슬을 얻더니 오늘은 망언으로 우리 군사들의 진군을 막는구나!" ─ 유경 숙손통 열전


3. 

高祖箕踞詈,甚慢易之

고조는 오만하게 다리를 상 위에 내뻗고 앉아서, 거만하게 (장오를) 꾸짖었다. ─ 장이진여열전


4. 

豎儒,幾敗而公事!

"멍청한 유생놈(역이기) 때문에 이 어르신이 공사를 망칠 뻔했구나!" ─ 유후세가


5. 

漢王數項羽曰

(항우의 도전을 거절한) 한왕이 그의 죄를 나열하며 비난했다. ─ 고조 본기


6.

虜中吾指

"저 도적 놈(항우)이 내 발가락을 맞췄구나!" ─ 고조본기


7. 

楚方急圍漢王於滎陽,韓信使者至,發書,漢王大怒,罵曰:「吾困於此,旦暮望若來佐我,乃欲自立為王!

초나라는 형양을 포위하고 있어 한왕은 지원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신의 편지를 본 한왕은 대노하여 욕을 해댔다.

"나는 지금 초나라에 포위되어 아침저녁으로 구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놈은 왕이 되려고 한다는 것인가?" ─ 회음후 열전


8.

漢王亦悟,因複罵曰:「大丈夫定諸侯,即為真王耳,何以假為!

(장량등의 조언으로 ) 깨달은 한왕이 욕하며 말했다. "대장부가 제후가 되었으면 진짜 왕이 되어야지, 임시 왕이 뭐라는 이야기인가?"


9.

"吾惟豎子固不足遣,而公自行耳。"

"나도 그런 조무래기(유방의 아들)가 (경포 토벌에)나서기엔 적절치 않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이 어르신께서 나서겠다." ─ 유후 세가


10.

上大怒曰:「相國多受賈人財物,乃為請吾苑!

황제께서는 대노하여 소리쳤다. "나는 네가(소하) 뇌물을 받아 먹었다는걸 알겠다!"


11.

罵曰:「若與彭越反邪?吾禁人勿收,若獨祠而哭之,與越反明矣。趣亨之。」方提趣湯,布顧曰:「原一言而死。」上曰:「何言?」

(황제께서는) 욕을 퍼부었다. "네놈도 팽월과 같이 모반한 놈이냐? 내 말을 무시했으니 너는 모반을 획책했음이 분명하다. 삶아 죽여야 겠다." 

관리들이 물이 끓고 있는 가마솥에 던지려고 하는 순간에 난포가 황제를 향해 말했다.

"한마디만 하고 죽겠습니다!"

황제가 물었다.

"뭘 말이냐?" ─ 계포난포열전


12.

"乃公居馬上而得之,安事《詩》、《書》!" 

"이 어르신께서는 말 위에서 천하를 얻으셨다. 시서 따위가 뭐란 말이냐?"

─ 역생 육가 열전

(乃公이 '네 어르신' 이라는 정도의 어감이고 유방은 이를 자신의 호칭으로 사용하니, 상대는 자연스럽게 '조무래기' '아들' 정도가 됨.)





왠만한 나라의 2200년전 고대사 기록보다 2200년전 사람인 유방이 욕하는 기록이 훨씬 더 상세할듯....










7. 치욕을 삼키며 권토중래를 노리라는 신하의 발언


雖王漢中之惡,不猶愈於死乎?

"항우 떄문에 한중의 왕이 된 것은 좋지 않긴 하다. 그러나 치욕을 참는게 죽는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何爲乃死也?"

"그럼 네가 내 손에 죽겠는가?"

今眾弗如,百戰百敗,不死何爲?

"지금 백번 싸워봐야 백번 다 패배합니다.  어떻게 죽건 무슨 상관입니까?"



비록 분하더라도 일단 치욕을 삼키고 대업을 위해 한 걸음 물러서서 대계를 노리셔야 합니다...  같은건 없다.



"허헛, 야 이놈아. 화나니까 그냥 싸운다고? 니가 지금 싸워봐야 안 죽고 배겨? 걍 참지? 촉 땅으로 들어가서 권토중래나 하자."

"와, 이 놈 신하 주제에 말하는것 보소. 싸워봐야 다 진다고? 그 전에 너 나한테 죽을래?"

"네가 날 죽이나 싸워봐야 홧김에 싸워서 져서 죽나 그게 그거인데 뭐가 다르냐?"

"허허허허, 요놈 보게, 허허허허."

"낄낄낄."



이렇게 해서 설득 성공! 











8. 황상에 대한 신하들의 충심어린 간언


王素慢無禮

"왕은 본래 오만무례 하시다."

陛下慢而侮人

"폐하는 오만해서 다른 사람을 업신여깁니다."

陛下即桀紂之主也.

"넌 딱 걸주 같은 놈이야!"




황제보고 대놓고 오만하다느니, 걸주 같다느니 하는 패기. 

한제국의 존엄한 초대 황제에 초대 상국이 일찍이 남긴 평 "유계는 본래 허풍이나 잘 치는 작자 입니다."









9. (예전에 한번 언급한) 반란을 하는 이유?





原鎮甯山海關總兵官,今奉旨總統天下水陸大師興明討虜大將軍吳,檄告天下文武官吏軍民等知悉:本鎮深叨明朝世爵,統鎮山海關。一時李逆倡亂,聚衆百萬,橫行天下,旋寇京師,痛哉毅皇烈後之崩摧,慘矣!東宮定藩乏顛錇,文武瓦解,六宮恣亂,宗廟瞬息丘墟,生靈流離塗炭,臣民側目,莫可誰何。普天之下,竟無仗義興師勤王討賊,傷哉!國遠夫偈可言?


本鎮獨居關外,矢盡兵窮,淚幹有血,心痛無聲,不得已歃血訂盟,許虜藩封,暫借夷兵十萬,身爲前驅,斬將入關,李賊逃遁,痛心君父,重仇冤不共戴,誓必親擒賊帥,斬首太廟,以謝先帝之靈。幸而賊遁冰消,渠魁授首,正欲擇立嗣君,更承宗社封藩,割地以謝夷人。


不意狡虜遂再逆天背盟,乘我內虛,雄據燕都,竊我先朝神器,變我中國冠裳,方知拒虎進狼之非,莫挽抱薪救火之誤。本鎮刺心嘔血,追悔無及,將欲反戈北逐,掃蕩腥氣,適值周,田二皇帝,密會太監王奉抱先皇三太子,年甫三歲,刺股爲記,記名托孤,宗社是賴。姑飲泣忍隱,未敢輕舉,以故避居窮壤,養晦待時,選將練兵,密圖恢復,枕戈聽漏,束馬瞻星,磨礪警惕者,蓋三十年矣!


茲彼夷君無道,奸邪高漲,道義之儒,悉處下僚;鬥霄之輩,咸居顯職。君昏臣暗,吏酷官貪,水慘山悲,婦號子洋以至彗星流隕,天怨於上,山崩土震,地怨於下,官賣爵,仁怨於朝,苛政橫征,民怨於鄉,關稅重征,商怨于塗,徭役頻興,工怨於肆。


本鎮仰觀俯察,正當伐暴救民,順天應人之日也。爰率文武臣工,共襄義舉,蔔取甲寅年正月元旦寅刻,推封三太子,郊天祭地,恭登大寶,建元周啓,檄示布間,告廟興師,克期進發。移會總統兵馬上將耿(精忠),招討大將軍總統使世子鄭(經),調集水陸官兵三百六十萬員,直搗燕山。長驅潞水,出銅鴕於荊棘,奠玉灼于金湯,義旗一舉,回應萬方,大快臣民之心,共雪天人之憤。


振我神武,剪彼囂氛,宏啓中興之略,踴躍風雷,建劃萬全之策,嘯歌雨露,倘能洞悉時宜,望風歸順,則草木不損,雞犬無驚;敢有背順從逆,戀目前之私恩,忘中原之故主,據險扼隘,抗我王師,即督鐵騎,親征蹈巢覆穴,老稚不留,男女皆誅,若有生儒,精習兵法,奪拔瘓穀,不妨獻策軍前,以佐股肱, 自當量材優翟,無靳高爵厚封,起各省官員,果有潔己愛民,清廉素著者,仍單仕;所催征糧谷,封儲倉庫,印信冊籍, 解軍前,其有未盡事,宜另頒條約,各宜凜遵告誡,毋致血染刀頭,本鎮幸甚,天下幸甚!




 원래 산해관을 방어하는 총병관으로서, 지금 지(旨)를 받들어, 천하의 수륙 군대를 통솔하여 명나라를 부흥시키고 오랑캐를 토벌하려는 대장군 오삼계는, 천하의 문무 관리와 군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알리노라.


 본인은 외람되이 대대로 명나라의 작위를 차지하여 산해관을 통솔했다. 그러나 갑자기 역적 이자성이 난을 일으켜 백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천하를 횡행했다. 이어서 경사를 노략질하니 아프도다, 숭정 황제와 황후의 서거여, 참담하도다. 황태자와 여러 황자의 고꾸라짐이여, 문무가 와해되고 육궁(六宮)이 약탈되었으며 종묘가 순식간에 파괴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게 되었으니, 신민은 두려워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니 누구도 어찌할 수 없었다. 천하에 정의로운 군대를 일으켜, 황제를 보위하여 적을 토벌할 자가 없었으니 슬프다. 나라의 운명에 대하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산해관 밖에 머물면서 화살과 병력을 다 써 버려, 피눈물을 흘리고 마음속으로 애통해하면서도 어쩔 수없이 오랑캐와 혈맹을 맺고 번봉(藩封)을 허가했으며, 그 병사 10만을 잠시 빌려 스스로 앞장서서 입관했다. 이적(이자성)이 도망쳤으나, 돌아가신 선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불구대천의 원수를 값이 위해 반드시 스스로 적의 우두머리를 사로잡아 태묘(太廟)에서 머리를 베어 선제의 영혼에 사죄할 것을 맹세했다. 


 다행이 도적은 도망가고, 괴수의 머리를 베어, 황실의 후사를 세워 종사(宗社)를 계승하고 영토를 할양하여 오랑캐에게 사례하고자 했으나, 교활한 오랑캐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동맹을 어기고, 우리 내부가 허술한 틈을 타 연도(燕都 : 북경)을 점령하여 우리 선조의 황제의 자리를 도둑질하고, 우리 중국의 풍속을 바꾸었다.


 바야흐로 호랑이를 막기 위해 승냥이를 끌어들인 잘못으로, 땔나무를 지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오류를 범했으니, 본인은 심장을 도려내고 피를 토하며 끝없는 후회를 했노라. 이에 병사들을 일으켜 북벌, 오랑캐들을 소탕하고자 한다. 마침 주규, 전홍우 두 황친이 왕(王) 태감에게 비밀 명령을 내려, 선제의 세 명의 황자를 안고 도망하도록 했다. 


 나이 겨우 세 살로 넓적다리에 흔적을 내어 표시를 하고 목숨을 맡겨 종사를 잇도록 했다. 그러므로 눈물을 삼키고 인내하여 경거망동하지 않고 벽지의 빈궁한 곳에서 생활하며, 떄를 기다려 장수를 선발하고 병사를 훈련시키고 은밀히 회복을 기대했다. 창을 베개 삼아 빗소리를 듣고, 말을 단속하여 별을 바라보고, 조심하고 또 신중한 것이 30년이 되었다.


 저들 오랑캐의 군주는 무도하고 간사함이 넘쳐서 도의의 유가들은 모두 하급 관직에 있고, 어리석은 무리들은 모두 높은 관직에 있다. 군주는 혼미하고 신하는 몽매하며, 서리는 혹독하고 관리는 탐욕스러워, 산하는 비통해하고 부녀와 자제가 눈물을 흘린다. 혜성이 떨어지니 위로는 하늘이 원망하고, 산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니 아래로는 땅이 원망한다. 관리가 관직을 매매하니 조정에는 사신이 원망한다.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니 향촌에서 백성이 원망한다. 관세를 무겁게 물리니 길에서 상인이 원망한다. 요역을 빈번히 일으키니 점포에서 공인(工人)이 원망한다.


 본인은 위를 바라보고 아래를 굽어보니, 폭정을 벌하고 백성을 구하며 하늘에 순응하고 여망에 부응하는 날이 이제야 이르렀음을 알았다. 문무신공을 이끌고 모두 의거에 참여하여 갑인년 정월 원단 인각에 세 명의 황제를 추봉하여, 천지에 제사를 지내고 삼가 대보에 올라 주계(周啓)라는 연호를 세우고 격문을 반포하도록 했다. 종묘에 고하고 군대를 일으켜 길일을 택해 출병했다. 총통 병마 상장 경(경정충)과 초토 대장군 총통 세자 정(정경)에게 서신을 보내, 수륙 관병 360만 명을 모아 연산을 공격하게 하고, 노수로 말을 달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했다. 


 의로운 깃발을 올리니 사방에서 호응하여 신민의 마음이 크게 통쾌해하며, 천인(天人)의 분노를 같이 설욕하고자 했다. 우리의 신무(神武)를 진작하여 저들의 기운을 없애고, 증훙의 전략을 개발하여 맹위를 떨치며, 만전의 책략을 세워서 은택을 노래할 것이다. 시의를 잘 알고 있다면 바람이 불어도 순풍이 불고, 초목이 손상되지 않고 닭과 개도 놀라지 않는다. 감히 순리를 어기고 역적을 따르거나, 목전의 사사로운 은혜에 연연해하고, 중원의 원래 주인을 잊고 요충지에 거하여 우리 왕사에 저항하면, 철기를 독려하여 친히 소굴을 정복하고, 노유(老幼)를 남기지 않고 남녀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다.


 만일 병법에 정통한 유학자가 있어 암곡에서 분발하고 우리 군에 책략을 제시하면, 재주를 헤아려서 우대 발탁하고 고관의 직과 높은 봉작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각 성의 관원들은 백성을 사랑하고 청렴이 두드러진 자는 그대로 임명한다. 징수한 양곡을 창고에 넣어 두고 인신과 책적(호적 및 토지장부)을 우리 군에게 내놓으라. 아직 다 밝히지 못한 사항은 따로 조약을 낼 것이니 각기 조심하고 경계하여 피를 흘리지 않게 된다면 본인에게도 매우 다행이고, 천하도 매우 다행일 것이다.


─ 청나라, 삼번의 난, 오삼계의 격문(1673)




















布曰:「欲為帝耳。」

경포가 말하길, "황제 한번 해보고 싶었다."


─ 전한, 경포의 난(BC 195)







이것이 바로 bad ass가 판치던, 초한 쟁패기의 진한 수컷 냄새!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바스테트
17/04/18 23:22
수정 아이콘
이 시기 관련 기록들을 찾아보면 유방만큼 대단한 인물이 또 없어요
항우는 툭하면 사람들 학살이나 하는 학살자인데 정작 관련매체에서 되려 항우야말로 남자다운 남자로 나오고 유방은 찌질이로 나오는거 보면 이해가 안 갈 정도..-_-aa
역대 그 어떤 초한지 관련 영상/소설 매체에서 유방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매체는 없는 거 같아요
절름발이이리
17/04/18 23:22
수정 아이콘
반대로 상남자 이미지로 알려진 항우는 막상 툭하면 삐치고 성내고 패션신경쓰고(금의환향) 한번 지고 의욕하락해 지지친 하남자
바스테트
17/04/18 23:22
수정 아이콘
맨날 학살반복하다 어린애한테 팩트폭력 당하고 그제서야 멈췄으나 이미 때는 늦은..
17/04/18 23:26
수정 아이콘
유방 보면 인간미가 느껴지면서 위인이라 참 좋은거같아요. 나같은 황제 크크
푼수현은오하용
17/04/18 23:26
수정 아이콘
아 어릴때 보던 초한지 만화책이 보고 싶네요.. ㅜ 60권 짜리 삼국지 그린 일본분 책인데...
고양이맛다시다
17/04/18 23:27
수정 아이콘
최근에 중국드라마 초한전기를 통해서 전체 스토리를 다 봤는데,
후세대의 이야기인 삼국지와 비교해서도,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저에겐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아이지스
17/04/18 23:27
수정 아이콘
당시 패현은 대체 묫자리를 어디다 썼길래 천 년에 한명 나올까 하는 인물이 여럿 나왔을까요
드러나다
17/04/18 23:30
수정 아이콘
자세히 보면 털털한 수컷 향기나는 쪽은 오히려 유방쪽이고, 항우는 긍지높고 고결한 도련님 느낌이 진하게 나더라구요.
전장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전투력이 항우의 인상을 되려 바꿔놓은 것 같기도 하고..
화성거주민
17/04/18 23:46
수정 아이콘
출신자체가 다르긴 하죠. 유방은 촌구석 평민 출신에 빈둥대면서 놀고 먹던 한량이었고, 항우는 초나라의 명장 항연을 배출했던 가문 출신이었으니....
cluefake
17/04/18 23:47
수정 아이콘
항우는 성격이 드럽게 쪼잔하고 찌질하죠. 보다가 화딱지가 날 정도로. 셀프 트롤링 중 한번만 안한거있어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근데 상남자로 기억되는건 아마..역발산기개세의 포스때문이 아닐지..
아칼리
17/04/18 23:51
수정 아이콘
경포의 스웩이 돋보이는 글이군요.
재활용
17/04/18 23:53
수정 아이콘
캬~ 이맛에 황제한다 아이가!
17/04/18 23:59
수정 아이콘
경포간지 개간지
Paul Pogba
17/04/18 23:59
수정 아이콘
초한지 일반인이 읽기 좋은 책 추천좀 해드려도 될까요?
신불해
17/04/19 00:02
수정 아이콘
시중에 있는 '초한지' 는 기본적으로 삼국지로 치면 연의 종류인 '소설' 이라, 실제 역사적 사실을 보려면 사기, 자치통감, 한서 같은 책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이런 역사서를 통해 접근하기엔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소설책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고 하면 '이문열 초한지' 를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왠만한 초한지 판본은 봤는데, '재미' 는 둘째치고 '역사적 사실' 과의 거리를 따지자면 이문열 초한지가 가장 낫습니다. 심지어 시바 료타로의 소설보다도요. 사기는 물론이고 자치통감이나 한서를 기본 베이스로 삼아서 쓴게 눈에 보이더군요.

다만 그런만큼 사서를 통쨰로 복사 붙여넣기 하는걸 보는 느낌도 적잖아서, 아마 '재미' 는 좀 떨어질 수 있겠네요.
alphamale
17/04/19 00:29
수정 아이콘
이문열초한지가 의외로 괜찮습니다. 정비석은 5권인데 솔직히 글빨은 이문열쪽이 더 쫄깃합니다.
물론 이문열이 전성기좀 지나고 써서 삼국지만큼의 흡입력은 없는데, 그래도 그 글빨 어디 안가더이다.
게다가 삼국지처럼 쓸데없는 평을 하지않아서 그건 좀 장점이죠.
아지다하카
17/04/19 08:42
수정 아이콘
아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담백하다고 해야할지, 좀 밋밋하다고 해야할지. 근데 삼국지에서 본인이 정사를 다 아는것 마냥 되도 않는 평을 사학자처럼 읊어놓은게 없어서 좋더군요. 어렸을 때는 그게 다 정설이고 맞는 소린줄 알았는데...
17/04/19 02:33
수정 아이콘
시바료타로 항우와 유방 추천드려요.
짧고 재밌어요!
남광주보라
17/04/19 18:03
수정 아이콘
이문열 초한지에 한표.
소소하고 담백합니다. 사기를 원전으로 써서 역시나 역사에 많이 근접하고 픽션이 많이 가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 ? 항적의 포스가 느껴지지는 않는달까.

그외에 만화로는 한나라 이야기가 참 재미나더군요. 전반부 주인공은 한신인데, 후반부는 진평!
그거 읽고는 장자방보다 진평이 인성은 쓰레기지만 능력은 결코 낮지 않다고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재미로 따지면 고우영 초한지도 엄청 재미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작화나 스토리가 힘이 빠지는게 아쉽지만요.
Normal one
17/04/19 00:03
수정 아이콘
갑자기 조조전 모드인 초한지 유방전이 하고 싶네요 크크크.
alphamale
17/04/19 00:26
수정 아이콘
유방은 처음에 초한지 읽었을때는 뭐이런 무능력자가 천운으로 황제까지 되냐 싶었는데
정말 알면 알수록 그릇의 격이 다른 인물이라는걸 느낍니다.
올스타즈
17/04/19 01:14
수정 아이콘
유방이 저평가(?)되는 이유는 부하들이 너무 빵빵해서 버스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5천년 중국사를 통틀어 최고의 명장, 명재상, 명참모를 데리고 있었으니 크크.
17/04/29 17:44
수정 아이콘
울프군요
카서스
17/04/19 01:35
수정 아이콘
유비가 유방의 풍모를 지녔다고 했죠.

이렇게 유비패왕설 근거가 또...
레이스티븐슨
17/04/19 01:59
수정 아이콘
유게인줄 알았습니다. 흐흐흐흐흐흐 빵터졌네요 크크
17/04/19 08:07
수정 아이콘
저 왕에게 하는 막말의 상당수가 상국이라는게 함정이죠 크크크
17/04/19 09:20
수정 아이콘
경포가 최고네요 크크크크
루크레티아
17/04/19 12:00
수정 아이콘
캬 수컷들 스웩
물푸레나무
17/04/19 13:34
수정 아이콘
사마천이 명문가출신 항우에 굉장히 호의적이었고
반대로 천민이나 다름없던 유방을 벼락출세한 비루한 시골촌놈으로
봤다는건 그의 저서를 좀만 깊이 읽어봐도 알수있죠
보통블빠
17/04/19 13:35
수정 아이콘
한나라 유씨들의 종특은 상남자인가 크크...
서울우유
17/04/19 13:43
수정 아이콘
중국사 통틀어 역대 최고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남광주보라
17/04/19 17:50
수정 아이콘
유막둥이 횽. . .
사실, 대개는 초한지를 처음 읽고나서는 유막둥이를 비호감으로, 항적과 한신에 몰입해서는 그들의 최후를 안타까워하죠? 제가 그랬죠. . .

점차 나이가 들고 사회 생활을 하고, 심지어는 미친 가족 구성원에 고통받다 보면. . 유막둥이를 떠올리고 그리워하며, 그런 양반을 만나서 모시는게 소망이 간절해지더군요. .

유막둥이는 남의 말에 귀 기울여주며, 옳다 싶은 것은 실행하고 그에 걸맞게 보상을 주며, 간혹 자기 고집으로 일관하면서 옳은 말을 한 사람을 옥에 가두는 실수도 하긴 합니다. 하지만 후에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가 항상 옳은 판단만 한 건 아니지만, 그것을 깨닫고 수정할 줄 아는 대인의 풍모를 갖추었죠. 그런 양반인데 그 누가 밑에서 모시며 자신의 능력을 쏟아붓는데 마다할까요?

직장상사중에 등신들이 많습니다. 남의 말 안 듣고 몰아붙히다가 일 그르치는 등신. 그러면서도 절대 자기 잘못은 깨닫거나 인정하지 않는 등신. 후에 똑같이 삽질을 반복해서 부하들까지 매번 고통에 빠트리는 등신. 충언해도 절대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버리거나 화만 내는 등신. .
이런 인간들이랑 일하다보면. . 항적이 떠오르고 또 유막둥이도 덩달아 떠오르네요.
휴. .
17/04/20 12:5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올려주시는 글 늘 재밌게 보고 있어요.
그런데 5번 "배신을 한 명분"은 약간 어긋나는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번역만 봐도 "신하들에게 욕하기를 마치 제 노예 욕하듯 해서 위아래의 예절이 조금도 없소"라고 되어 있는데, 군신관계를 제대로 안 지킨다는 건 군주로서 심각한 결격사유가 아닌가 싶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494 [일반] 오늘의 해돋이 [13] 름바름5533 17/04/19 5533 8
71493 [일반] 오늘 서울 하늘이 정말 맑군요(사진8장) [22] 파츠8449 17/04/19 8449 16
71490 [일반] [MARVEL]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예고편 모음 [26] 빵pro점쟁이7832 17/04/19 7832 2
71488 [일반] [드래곤볼 슈퍼 /스포주의] 똥은 애니가 싸고 코믹스가 치운다. [17] 바스테트10387 17/04/19 10387 1
71487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말하길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원문 [27] 테이스터8636 17/04/19 8636 2
71486 [일반] 사진하나없는 자동차 시승 이야기(SM6, 그랜저ig, f-pace) [40] 아말감10054 17/04/18 10054 3
71485 [일반] 명분? 개뿔이 그런게 무슨 필요 있어. 상남자 냄새나는 초한쟁패기의 패기 [33] 신불해12343 17/04/18 12343 21
71484 [일반] 제가 주로 사용하는 어플을 소개드립니다... (;ㅡ;) [25] nexon10524 17/04/18 10524 3
71483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그러는데 사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대요" [73] 아이지스15622 17/04/18 15622 0
71482 [일반] 홍석현 전 JTBC회장, '박근혜에게 손석희 갈아치우라는 외압 받았다' [42] 삭제됨14243 17/04/18 14243 1
71481 [일반] [모난 조각] 11주차 주제 "술" [3] 마스터충달4828 17/04/18 4828 4
71480 [일반] 프로게이머 군면제의 길이 열렸네요 [161] 니드17284 17/04/18 17284 4
71479 [일반] 김어준의 해악이랄까요 [476] 놀라운직관22063 17/04/18 22063 80
71478 [일반]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 장미꽃 [16] 글곰5741 17/04/18 5741 12
71477 [일반] 육군 동성애 관련 -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22] SooKyumStork8163 17/04/18 8163 5
71474 [일반] 2017 극장 관람 영화 20편(1) [23] 오줌싸개7577 17/04/17 7577 3
71473 [일반] 한국에서는 '4월 27일 위기설', 재한 일본인의 보호에 시간이 없다 [51] 군디츠마라11805 17/04/17 11805 4
71472 [일반] 동물의 고백(5) [15] 깐딩5793 17/04/17 5793 5
71471 [일반] 결합을 위해 넘어야 할 산 (일기주의) [21] 삭제됨5816 17/04/17 5816 1
71470 [일반] 터키 대통령제 개헌안 통과. [59] 걱정말아요그대12324 17/04/17 12324 5
71469 [일반] 콜드플레이 첫 내한, 슈퍼콘서트 후기. [70] 여자친구12530 17/04/16 12530 5
71468 [일반] 어제 NCS 시험 후기... [42] 비타에듀21130 17/04/16 21130 1
71467 [일반] 네이버 브라우져(whale)사용 후기 [59] makka15959 17/04/16 15959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